#014. 부모들에게 울리는 경종
중국 유학생의 늘어나는 숫자만큼 유학을 가는 나이도 점점 낮아지고 있다는 걸 느낀다.
조기 유학의 열풍이라는 것이 중국 대륙에도 번지고 있다. 애들을 밖으로 보내지 못해 안달이라도 난 것처럼 난리다.
품안에 있어야 자식인데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라고 그렇게들 서둘러 보내는지 모르겠다.
아직은 부모의 사랑과 정을 더 받아야 할 때 인 것 같은데도 억지로 젖을 떼어내는 것처럼 그렇게들 보내댄다.
중국의 최대 명절이자 우리나라의 설날인 춘지에가 다가오고 있었다.
어차피 홀홀단신 맨몸으로 온 터라 명절에 대한 큰 기대나 감흥은 일찌감치 접고 있었다.
방학 기간이라 친구들도 대부분 각자의 고향과 나라로 돌아갔다.
방학을 이용해 학원을 잠시 다니고 있었는데 같은 반에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아이가 있었다.
평소에는 그 아이에게 관심이 가지 않았었다. 당연히 가족들과 함께 있을 나이라고 생각했고 돌봐줄 부모가 함께 와 있을 것이라
고 생각했나보다.
그런데 어느 날 손에 얼레처럼 붕대가 감겨져서 수업을 온 것이다. 그래서 나는 자연스럽게 물었다.
“손은 왜 그렇게 됐어?”
“자전거 타다가 넘어졌어요.”
“자전거 조심해서 타야해. 엄마가 걱정 많이 하시겠다.”
“엄마 몰라요. 한국에 있어요.”
엄마가 한국에 있다는 말을 하는 아이의 표정은 손보다 마음이 더 아파보였다.
“그럼 밥은 누가 해줘?”
“밥 해주는 아줌마가 와서 해줘요.”
“그럼 매일 혼자 먹니?”
“네.”
“설날에는 한국 가니?”
“아뇨..”
매일 혼자 밥을 먹는 나와 같은 처지에 있는 그 아이를 보고 있자니 마음 한구석이 저렸다.
난 저 나이 때 혼자 밥 먹는 일이 거의 없었던 것 같은데 이 아이는 벌써부터 매일을 혼자 그것도 외국 땅에서 보내고 있었다.
그래서 설날에 우리 집으로 초대를 했고 맛은 없지만 나름의 떡국을 끓여주게 되었다.
그렇게 나도 그 녀석도 떡국은 챙겨먹게 되었다.
아침 체조하는 아낙들(매일 아침 학교갈 때 보였던 풍경)
대한민국 부모들에게 바라는 것이 있다면 어린 아이들은 최소한 동행을 하거나 혼자는 보내지 말라는 것이다.
왜 그렇게 무책임 한가? 그저 돈만 꼬박꼬박 보내주면 중국어 실력은 알아서 늘고 쑥쑥 자랄 것 같은가보다.
그렇게 어릴 때 보내지 않아도 된다. 나도 다 커서 했지만 아무 문제가 없었다. 오히려 남들보다 더 빨리 배웠다.
정 조기 유학을 원한다면 함께 와서 곁에서 사랑으로 보살펴 주길 바란다.
자전거를 타다가 손을 다친 것도 엄마가 모르고 있다는 건 좀 너무 하지 않은가?
한번은 학교를 마치고 점심을 먹기 위해 한국 식당에 들어갔다. 식당 딱 한 가운데에서 버라이어티 쇼가 벌어지고 있었다.
교복을 입은 중학생들이 한국 식당에서 한국의 어르신들이 보고 있는데도 버젓이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중국 학생들인 줄 착각할 정도로 의연하고 당당했다.(중국 학생이라고 용서된다는 건 아니다.) 조기 유학을 보내면 뭐하는가.
조기 흡연과 비행과 탈선이 더 빠르게 학습되고 있는 것을.
이국 땅에서의 생활이 군대까지 다녀온 나도 하루하루가 힘들었는데 어린 아이들은 여북할까.
혹시나 아이를 유학 보내려거든 같이 가던지 성인이 된 후에 보내기를 권장한다.
적어도 아이가 자전거를 타다 손목이 부러지면 내 손목 부러진 것보다 더 아파해 줄 사람은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첫댓글 정말 중국유학에 관심있는 분들이 잘 알아두어야 할 사항입니다. 현지경험이 풍부한 분이라 이런 글도 쓸 수 있지요,.
제 경험이 많지도 않고 아직 나이도 어리지만 북경에 있으면서 안타까웠던 부분 중 하나입니다..ㅠㅠ
아이를 위해(?) 어린아이를 떼어놓는 어불성설에.. 아이만큼은 아니겠지만 참 가슴이 저리네요. 그저 엄마로써 진심으로 감사드림니다.
저 역시 지금은 부모가 되어보니 더 와 닿습니다.
부모의 바램이지만 제대로 어학공부 시킬려면 한국학생이 거의 없는 아주 외진곳으로 보내야 오로지 공부만 하지 ...
북경은 위낙 한국유학생들이 많아서 대화중 90%이상은 한국말로 하니까 어학공부는 안될듯 하네요 물론 전공이 다른분은 그렇다고 치지만 ...
아무턴 내생각은 어학으로 보내는 유학이라면 아무도 없는 곳으로 가서 공부할 수있도록 권장합니다
울산아제님 안녕하세요~ 도심이냐 외진 곳이냐..이 문제는 장단점이 있는 것 같아요. 저도 공부할 땐 몰랐는데 일을 하다보니 꼭 물어봅니다. 중국 어디에 있었느냐..북경이나 상해처럼 대도시는 사람들이 인정을 해주는 느낌과 더불어 많이 가본 곳이라 얘기꺼리들이 생겨요. 외진 곳은 어딘지도 모르는 사람이 너무 많더라구요. 한국 사람이 많아도 적어도..해내는 사람은 어떤 환경에서든 해내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슴이아프네요.
집 떠나면 고생이잖아요..ㅠㅠ
자전거 타지 말라고 전화 해야겟네요
다치지 말아야 되니까요.
하하 제 조크는 항상 썰렁하다니까요
부모는 자식 잘되라고 보낸는데 이런 아이러니가 또 있을까요?
공감합니다
담배부분에 대해서 전 참 이해가 안 가는게..
그제 지하철 입구에서 여고생 세 명이 학교 체육복 입은채 서서 답배피우는 것 보고 충격받았어요..중국애들은 이런가요..
의미있는 말 자식 보낸부모들이 깊이생각해야될것같군요.
왜
잘보고 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