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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 판교택지에 위치한 나용채씨 부부의 단독주택. photo 이경민 영상미디어 기자 |
최근 2~3년 사이 단독주택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 아파트에 싫증이 난 사람들이 단독주택으로 눈을 돌리며 아파트를 탈출하기 시작한 것이다. 과거에는 안락한 노후를 보내기 위해 주로 50~60대가 교외 전원주택을 선호했으나 지금은 연령대가 다양해져 미성년 자녀를 둔 30~40대까지 단독주택을 선호하고 있다. 서울시 종로구 부암동의 좋은집 공인중개사 장경숙 대표는 “단독주택에 대한 관심이 계속해서 늘고 있지만 수요에 비해 나와 있는 집이 없다”며 “없어서 못 파는 경우가 더 많다”고 말했다. 주택 수요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평수는 50평에서 70평 남짓으로 개별 세대 차원의 주택 관리가 용이한 평수다.
서울뿐만 아니라 전국의 신도시 내 단독주택 필지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고 있다. LH 광주전남지역본부가 지난 4월 공급한 광주 수완지구 단독주택 용지의 경우 61 대 1의 평균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LH대구경북본부가 공급한 단독주택지의 경쟁률(20 대 1)보다 높아 단독주택 용지에 대한 관심이 상승 추세인 것을 알 수 있다. 거래가 한창인 경기도 판교 단독주택구역에 있는 좋은부동산 권석헌 대표는 “지난해에 비해 판교 단독주택 필지 거래 건수가 2배 이상 늘었는데 아파트 거래 빈도의 10배 가까이 된다”며 “단독주택 선호자가 많아지면서 한 달에 적게는 20건에서 50건까지 계약 건수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리서치 전문업체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올해 말까지 공급이 예정돼 있는 단독주택 용지만 충주 기업도시, 인천 청라지구, 김포 한강 신도시 등 20개 지구 3160개 필지로, 단독주택 열풍을 실감케 한다.
우리나라의 대표적 주거 형태로 꼽혔던 것은 아파트다. 1970년대 초 한강맨션아파트, 반포아파트 등 중산층이 가장 부러워하는 첨단 주택의 상징으로 아파트가 등장하면서 아파트의 인기가 급속도로 상승했다. 현재 우리나라는 주거 형태의 60%가량이 아파트와 같은 공동주택으로 이뤄져 있다. 이처럼 공동주택의 비율이 높은 국가는 세계적으로 드물다. 유럽이나 미국 등지를 보면 아파트는 거의 볼 수 없고 안락한 단독주택들이 즐비하다. 이웃 나라 일본도 마찬가지로 아파트보다 마당과 지붕이 있는 집을 주거 형태의 기본으로 여긴다.
“아파트는 규제 많고 까다로워 싫다!”
하지만 최근 들어 아파트를 떠나 단독주택으로 향하는 사람들이 조금씩 증가하고 있다. 아파트를 떠나는 이들은 공통적으로 아파트의 공동체의식 부재, 층간 소음 발생, 아파트 내의 지나친 규제로 인한 답답함 등을 지적했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대규모 아파트 단지의 한 거주민은 “요즘엔 베란다에 화분 하나 내놓는 데도 아파트관리위원회 허락을 받아야 한다”며 “너무 규제가 많고 까다로워 피곤할 때가 많다”고 말했다.
단독주택이 가진 매력은 바로 자신의 생활방식을 반영해 집을 지을 수 있다는 점이다. 단독주택 건설업체 노블하우스 기획실 전진 주임은 “맞춤을 선호하는 젊은 세대들은 주택에서도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내 집을 바라고 있다”며 “각자의 개성이 반영돼 단독주택 형태가 매우 다양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30~40대들의 단독주택 수요도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라며 “요즘 소비자들이 남에게 간섭받지 않는 자신만의 공간을 중시하기 때문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단독주택을 지어 입주하는 사람들은 설계에 적극 참여한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택지에서 살고 있는 나용채(59)·권명선(58)씨 부부 역시 올 10월 결혼을 앞둔 아들 내외와 함께 살 것을 고려해 집을 설계했다. 두 가구의 독립성이 최대한 보장될 수 있는 방향으로 설계를 주문했다. 지상 2층, 지하 1층으로 총면적 281㎡(85평)의 집은 현관문에서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바로 연결돼 있고 거실과 복도 사이엔 미닫이문이 있어 출입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있다. 1층 안방과 2층으로 올라가는 통로도 거리를 뒀다.
“손이 많이 가는 만큼 정도 많이 간다”
과거에 아파트는 관리사무실에서 주택 관리를 해주기 때문에 편리함의 상징이었던 반면 단독주택은 난방, 보안 등의 문제로 기피 대상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단독주택도 아파트 못지않게 난방시설이 발달한 데다 단독주택을 전문으로 관리해주는 보안업체가 활성화되면서 단독주택에 대한 선호도 향상에 일조하고 있다. 심지어 집을 비웠을 때 택배 물건을 받기 힘들었던 기존 단독주택의 단점을 보완하는 무인 택배기기를 갖추고 있는 경우도 있다. 판교의 좋은부동산 권석헌 대표는 “요즘 짓는 주택은 예전의 주택과 수준 차가 크다”며 “개방형 마당식 단독주택이라도 마당에 들어서는 순간 경보가 울려 ‘도둑 잘 드는 단독주택’이란 편견이 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파트에 비해 주변 눈치 많이 안 보고 자유롭게 생활할 수 있는 단독주택에 거주하기 위해서는 대가가 만만치 않다. 편차는 크지만 평당 600만∼700만원 선의 평균 건축비, 평당 900만∼3000만원 선에 형성된 매매가뿐만 아니라 유지·관리에 손이 많이 간다는 게 단독주택에 사는 사람들의 공통적 의견이었다. 관리비만 내면 일괄적으로 관리해주는 아파트와 달리 하나부터 열까지 직접 챙겨야 하기 때문이다.
분당 판교택지의 단독주택에 거주하는 권씨는 “아파트는 짜여진 대로 있으면 되는데 여긴 내가 하나부터 열까지 다 해야 하니까 손이 많이 간다”면서 “집안 구석구석 다 신경 써야 하고 아파트 관리실에서 해주던 일도 내가 다 해야 한다”고 말했다. “물론 귀찮죠. 그런데 손이 가는 만큼 정도 가더라고요.”
단독주택을 관리하는 데 드는 비용은 아파트 관리비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게 입주자들의 말이다. 인천시 논현1택지의 한 거주자는 “아파트에 살 때 관리비가 매달 50만원 정도 나왔는데 단독주택에서도 관리 명목으로 들어가는 비용이 한 달에 40만∼50만원이라 크게 부담되진 않는다”며 “집이 노후화해서 한 번씩 크게 보수비용이 들어갈 순 있겠지만 그 정도는 지불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소호주택건설 김호진씨는 “수도나 보일러 같은 문제는 시공사만 잘 선택한다면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봐야 할 정도로 기술이 발전했다”며 “의뢰인에 따라 다르지만 오히려 지금은 내부 기능적 부분은 시공사에 위임하고 인테리어에만 신경 쓰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아파트 값 정체도 한몫
단독주택의 선호를 가져오게 된 또 다른 배경에는 주거 가치관의 변화뿐만 아니라 재산상의 가치 변화도 함께 자리잡고 있다. 최근 수년간 아파트 값이 지지부진하면서 과거처럼 아파트를 사놓으면 큰돈을 버는 일이 옛말이 됐기 때문이다. 오히려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있던 단독주택의 투자 가치가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올해 6월 경기지역 기준 작년 대비 토지 거래 면적 증감률은 단독주택의 경우 14.71% 증가했으나 아파트는 5.68% 하락했다. 이에 대해 회원 수 4000여명의 온라인 커뮤니티 ‘단독주택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의 이용민씨는 “아파트 자체가 너무 비싸고 재테크 효능이 떨어지다 보니 단독주택에 로망을 품고 있던 사람들이 조금씩 용기를 내어 집을 지으려고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수도권 택지지구 내 주거 환경이 잘 갖춰진 곳의 경우 아파트 못지않은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명지전문대학 부동산경영학과 이상영 교수는 “아파트를 떠나 단독주택으로 가는 양상은 사람들의 소비수준 향상과 함께 가치관의 다양화가 표면으로 드러난 것”이라며 “단독주택의 환금성이 예전에 비해 좋아진 것도 한몫했다”고 분석했다. 단독주택의 향후 전망과 관련, 단국대 부동산학부 유정석 교수는 “전세대란이 지속되다 보니 전세 가격으로 살 수 있는 단독주택이 대안 주택으로 떠오르는 것”이라며 “앞으로 전세 가격이 안정화를 이루지 못할 전망인 이상 단독주택 매매 패턴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주거 환경에 대한 선호도도 중요하지만 결국 소득을 기반으로 주택을 매입하는 것이기 때문에 단독주택이 활성화되려면 상대적으로 저렴한 교외지역의 교통 발달이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단독주택 경험자들이 말하는 시공 시 유의사항 단독주택을 짓기 위해선 시공업체를 잘 선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단독주택은 시공업체에 따라 품질의 수준 차이가 크게 나기 때문에 시공업체를 선정하기에 앞서 많은 정보를 구하고 경험자들에게 조언을 구하는 것이 좋다. 1. 합리적 공사 가격 제시하는 업체를 선택하라. 지나치게 싼 공사비를 제시하는 경우 부실 시공을 초래할 수 있다. 또 처음 견적을 낮게 잡았다가 공사 진행 과정 중 예상치 못한 공사비가 추가로 발생해 건축주의 경제적 손실과 공기 지연이라는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다. 2. 주택 시공에 대한 풍부한 시공 경력을 가진 업체를 선택하라. 시공사의 건설업 등록 유무, 전문 분야, 기술력 보유 상황, 시공 경력과 하자보수 관계에 대한 처리 등을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 가능하면 주택 시공을 전문으로 하는 업체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3. 공사 현장과 인접지에 위치한 시공사를 선택하라. 비교적 건축 현장과 근접 지역에 있는 업체를 선택하면 비용과 시공 속도 면에서 유리하다. 4. 중규모 이상의 시공업체를 선택하라. 대규모 시공업체는 개인주택을 취급하지 않는 경우가 많으며 수주를 해줘도 하청을 줘 실질적인 관리업무에 소홀하기 쉽다. 소규모 시공사의 경우 공사 공정 관리가 허술해 공사가 연기되거나 도중 도산할 우려도 있다. 5. 경영자의 인격과 성실성을 점검하라. 시공은 경영자의 사람 됨됨이나 경영 마인드에 의해 많은 영향을 받는다. 시공업자를 직접 만나 상담을 하고 의사소통이 잘되는 사람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
단독주택 용지 잘 고르는 법 부제목 토지 구입 시 지도만 보고 결정하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지도와 실제는 다른 경우가 왕왕 있기 때문이다. 자신이 고른 땅을 찾아 주변 경관과 편의시설 등 인프라 이용의 편리성, 학교 등을 직접 확인한 뒤 용지를 구입하는 것이 후회를 방지할 수 있다. 부동산 관계자들은 “단독주택은 아파트에 비해 환금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반드시 직접 땅을 확인하라”고 조언한다. 1. 햇볕이 잘 드는 땅을 골라라. 2. 코너 땅을 골라라. 3. 녹지나 공원을 낀 땅을 골라라. 4. 소음이 심한 곳은 피하라- 버스가 지나는 대로변은 피하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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