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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는 말
21세기는 인공지능의 시대라고 할 만큼 사람의 뇌의 기능을 기계에 심어 편리함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인간의 두뇌에 대한 연구가 본격적으로 시작 된지 20여년, 비교적 짧은 시간, 휴대폰의 진화속도와 드론의 발달, 각종 로봇의 개발 등 이제 곳곳에 사람의 뇌를 닮은 정보처리기능을 탑재하려 하고 있습니다. 뇌의 작동원리를 밝혀서 인간 뇌를 구현하려는 대표적 시도인 뇌 임플란트(Brain Implant)기술도 개발되고 있다고 합니다. 이 기술은 뇌에 미세전극을 이식하여 뇌속에서 발생하는 생체 전기신호를 컴퓨터로 해석하는 기술로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R, Brain-Computer Interface)라고도 하며 이 기술을 이용하여 척수신경 손상 등에 의해 하지 마비 등 불편한 장애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치료의 길을 열어줄 수 있는 방법을 열어가고 있다고 합니다.
뇌에 대한 해부생리학적 연구를 통해서 과학과 신기술을 창조해 가는 속도가 점점 더 빨라지고 있고 우리는 많은 분야에서 그 혜택을 받으며 최고의 문명을 누리고 있습니다. 뇌의 생물학적 메카니즘을 연구하여 사람이 생각하는대로 편리하게 현실의 변화를 이끌어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본래 인간의 두뇌에 새겨진 원시정보를 알아가는 과정은 자신이 누구인가에 대한 정체성을 알게 해주기에 어쩌면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것을 알고자 하는 노력은 오래전부터 수행이라는 형태로 구전 또는 비전되어 왔습니다. 다행히도 저는 젊은시절 심신수련의 스승을 만나 호흡과 명상, 사람의 의식과 뇌파와의 관계에 대해서 체험을 중심으로한 공부를 하였고 인간의 미래와 긍국적인 깨달음의 열쇠는 뇌에 있다는것을 알았습니다.
누구나 가지고 있지만 그 누구도 그 활용과 개발법에 대해서 명쾌하게 알려주지 못한 분야가 우리의 두뇌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운동과 호흡적인 차원에서 뇌를 연구하고 인간의 완전한 건강에 이르는 길을 제시해 준 지침서가 있어 앞으로 몇회에 걸쳐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뇌호흡(Brain resperation) - 일지 이승헌
뇌의 3층구조
도마뱀도 개도 사람도 모두 뇌를 가지고 있는데, 뇌의 어떠한 특징이 사람을 사람이게 하는가 ? 인간은 수정 6주부터 뇌가 분화하면서 가장먼저 뇌간 부위가 완성되고 태어나서 3년 동안은 구피질이 우선 발달하며 이를 바탕으로 신피질이 발달한다. 이처럼 각기 다른 진화 단계의 특징을 반영한 뇌의 3층 구조가 상호작용을 하면서 사람을 사람답게 만든다.
생명의 관리자 뇌간
뇌의 세 층 가운데 가장 안쪽에 있는 층이 뇌간이다. 뇌간은 파충류의 진화단계에서부터 생긴 것으로 호흡과 순환, 소화, 생식 등 기본적은 생명 기능을 관장한다. 우리가 음식을 먹을 때 씹는 감촉과 맛을 느끼고 그 느낌에 대해서 좋다, 나쁘다를 판단하는 것은 신피질의 관리영역이지만, 음식물이 목구멍을 넘어가는 순간 그것은 뇌간의 관리영역으로 넘어간다. 위장에서 위액이 분비되고 소장에서 영양분이 흡수되게 하는 것은 모두 뇌간의 역할이다.
감정의 왕국 구피질
뇌간의 윗부분을 감싸고 있는 구피질(대뇌연변계)은 포유류의 진화단계에서부터 생긴 것으로 운동신경과 다양한 감정반응 기제들을 관리한다. 예를 들어 개는 자기보다 기운 센 상대를 만나면 꼬리를 내리고 겁을 내며, 반가움이나 친밀감의 표시로 꼬리를 흔들기도 한다. 이러한 포유류의 정적 반응들이 바로 구피질에서 나온다. 도망과 응전이라는 포유류의 일반적인 위기 대응양식이 나오는 것은 포유류가 구피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구피질에서 만들어지는 “두려움”의 수위가 도망과 응전을 결정한다. 역사적으로 이러한 반응기제가 없는 수많은 파충류가 멸종된 사실로부터, 구피질의 이러한 반응기제는 진화 과정에서 매우 유용한 것이었음을 알 수 있다. 두려움이 있기 때문에 살아 남을 기회를 그만큼 더 많이 가진 것이다.
사고의 근원지 신피질
대뇌 바깥 부분을 둘러싸고 있는 신피질에서는 언어활동을 토대로 기억하고 분석하고 종합하고 판단하고 창조하는 인간 고유의 두뇌활동이 이루어진다. 신피질은 영장류가 출현하면서부터 형성된 것이지만, 현재 인간의 뇌처럼 신피질이 고도로 발달하게 된 것은 훨씬 이후의 일로서 언어의 사용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한다. 그러고 보면 우주 진화의 긴 역사에 비추어 볼 때 흔히 영원한 진리라고 여겨지는 종교나 사상 그리고 과학도 신피질의 활동결과로 생겨난 비교적 최신의 정보들이고 우주의 뉴스들인 셈이다.
신피질은 사람에게만 특히 발달했기 때문에 “인간의 뇌”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신피질에 저장된 종교나 도덕을 중심으로 한 여러 가지 규범적 관념들은 구피질의 감정을 억제하고 뇌간의 본능적 욕구가 사회적으로 허용된 방식으로 충족되도록 조절한다. 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가는 한 신피질의 합리적인 지시를 무시할 수는 없지만 구피질의 본능적 욕구와 감정적 욕구는 살아있다는 증거이므로 억제하지만 말고 적당한 리듬을 타고 해소시킬 필요가 있다. 자연스러운 두뇌의 생리를 무시한 채 신피질에 새겨진 관념에 억지로 자기 자신을 맞추려고만 하면, 구피질이 스트레스를 받아 정서적 안정을 잃게 되고, 구피질이 계속 스트레스를 받으면 결국 뇌간까지 영향을 미쳐 기본적인 생명활동에까지 장애를 가져오기도 한다.
신피질의 진화과정에서 특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은 신피질이 수행하는 두가지 중요한 특성, “성찰”과 “창조”의 기능 때문이다. 신피질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자신이 누구인가를 자문하고 자신을 돌아보는 “성찰”을 하며, 자신의 내면의 욕구를 현실화하는 “창조”활동을 할 수 있다. 전자의 기능이 종교나 철학 혹은 명상의 형식으로 발전해 온 반면 후자는 주로 기술문명의 발달로 나타났다.
인류가 지구에 존재하는 수많은 생명체 가운데 지금과 같은 진화의 정점에 이를 수 있었던 것이 바로 신피질의 이러한 특성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 결과 우리는 “만물의 영장”이라는 이름으로 인류가 지구에 대해 배타적 소유권을 가지고 있으며 자연을 지배하고 있다는 위험하고도 오만한 생각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는 신피질이 과연 진화 과정에서 유용한 것인지 아직 판명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우리의 문명이 자신이 가진 힘을 주체하지 못해 스스로를 파괴할지도 모르는 서툴고 거친 사춘기를 지나, 지구상에 조화로운 생명 공동체를 이룩했을 때 우리는 신피질이 유용했다고 말할 수 있다. 인간은 신피질 활동의 최근 성과물이 소립자물리학과 유전자공학의 발전을 통해 스스로를 파괴할 수 있는 힘과 자기와 닮은 생명체를 만들어낼 수 있는 힘을 동시에 가지게 됨으로써 이제 마지막 테스트에 접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만약 이 테스트에서 신피질이 자기파괴적이며 진화 과정에서 유용하지 못한 것으로 판명된다면 그 결과를 지켜보는 것은 우리가 아니라 의연한 지구뿐일 것이다.
뇌간의 놀라운 힘
다시 뇌와 가장 깊숙한 곳에 있는 뇌간으로 돌아가 보자. 뇌의 마지막 성역인 뇌간은 아직 미지의 영역이지만 그 놀라운 기능에 대해서는 흥미로운 몇 가지 사례들이 알려져 있다. 뇌간은 생명을 직접 관리하기 때문에 신피질의 변덕과 오판에 영향을 받지 않도록 기능적, 구조적으로 분리되어있다. 예를 들어 삶의 의욕을 잃어버린 어떤 사람의 신피질이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고 해서 호흡을 담당하는 뇌간의 연수에서 숨을 멈추어 버리면 어떻게 되겠는가 ?
생명 그 자체를 보호하기위해 각 층은 서로 정보 전달을 하고 영향을 주고받으면서도 서로의 영역을 함부로 넘나들지 못하도록 되어 있다. 따라서 아주 특별한 경우가 아니고서는 신피질은 뇌간에서 이루어지는 체온, 심장박동, 혈압 등 생명 유지에 필요한 기본적인 기능에 마음대로 관여할 수 없다. 신피질에서는 시간, 공간, 모양, 냄새, 맛, 무게, 온도 등 여러 가지 항목에 관한 판단을 내리는데,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약52가지의 판단 기능이 있다. 이 모든 판단 기능이 모두 “참”이라고 판단한 정보, 다시 말해 0.01%의 의심도 없는 100%의 확실한 판단이라야 뇌간에 접근할 수 있다.
깊은 최면상태에서 손바닥에 보통 동전을 올려놓고 “지금 당신의 손 위에 뜨거운 동전이 있습니다.”라는 암시를 주면 실제로 화상으로 인한 것과 같은 물집이 생긴다. 최면 상태에서는 신피질의 모든 판단 기능이 차단되어 주어진 암시를 그대로 뇌간까지 전달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생명을 유지하는 기능을 맡은 뇌간은 일단 어떤 정보가 자신에게 도달하면 그 정보를 100% 그대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실제 화상을 일으킬 정도의 자극이 주어졌을 때와 똑같은 방식으로 반응하게 된다.
뇌간의 기능과 관련해서 흥미로운 선문 기사가 있다. 반신불수의 중풍환자들이 모여있는 병실에 어느 날 커다란 뱀 한 마리가 들어왔는데, 평소 몸을 움직이지 못해 화장실 출입도 못하던 환자들이 뱀을 본 순간 벌떡 일어나 병실 밖으로 달음박질쳤다는 내용이다. 생명의 위기에 처한 순간 그들의 자신들이 움직이지 못한다는 사실을 순간적으로 잊어버린 것인다. 이것을 뇌간과 신피질 사이의 정보 전달 관계로 설명하면, 뱀을 본 순간 환자들의 신피질은 자신이 움직일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해 전혀 의심하지 않았고, 이러한 100%의 긍정적인 정보가 뇌간의 잠재능력을 일깨운 것이다.
창조주의 깊은 배려
뇌간의 에너지가 터져 나오면, 이렇듯 초인적인 힘이나 기적적인 치유가 일어나기도 하는데, 왜 우리는 뇌간의 그러한 기능들을 우리 마음대로 활용할 수가 없을까 ? 우선 그전에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져 보자.
“나는 내가 의도한 대로 생각할 수 있는가 ?”
“나는 내가 의도한 대로 느낄 수 있는가 ?”
일반적으로 우리의 생각이나 상상, 감정은 우리 마음대로 되지는 않는다. 사실 우리가 생각한다기보다는 마음의 작용에 우리가 끌려 다닌다는 표현이 더 정확한지도 모른다. 만약 이러한 상태에서 신피질이 뇌간에 접촉하여 뇌간의 무한한 기능과 에너지를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게 되면 어떻게 될까 ? 나쁠 뜻이 없다 할지라도 마음을 마음대로 쓰는 법을 모르기 때문에, 뇌간의 기능과 에너지로 자기 자신의 몸과 마음에 그리고 다른 사람에게 해악을 끼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렇게 보자면 신피질의 활동이 직접적으로 뇌간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도록 한 것은 창조주의 깊은 배려인 셈이다.
뇌호흡 수련을 통해 생각을 바르게 하고 감정을 고요하게 가라앉히면 뇌간의 기능과 에너지를 제대로 사용할 수 있는 지혜와 힘을 갖게 된다. 뇌간의 힘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되면 우리 안의 자연치유력을 우리 의도대로 활용할 수 있다. 또한 무한한 생명의 잠재력을 일깨우고 확인하는 과정에서 뇌의 기능도 극대화된다.
의심과 두려움을 넘어 뇌간에 이르는 길
앞서 뇌간은 우리 몸에 깃들인 생명의 관리자이기 때문에 외부의 부정적인 영향, 특히 우리 마음의 변덕과 오판으로부터 영향 받지 않도록 몇 겹의 방어막으로 보호되고 있다는 점을 이야기 하였다. 그 가운데서도 가장 중요한 두 가지는 의심과 두려움이다. 의심은 신피질의 방어막이며 두려움은 구피질의 방어막이다.
의심이 자신의 삶에서 어떤 역할을 해 왔는지 잠시 생각해 보자. 의심은 때로 도전의 순간에 발목을 잡기도 하지만 수많은 위험을 피하고 위기를 넘어설 수 있도록 우리를 보호해 온 생명의 보호자이기도 하다. 두려움도 마찬가지다. 두려움은 평생 동안 우리와 동행하며 우리를 위험으로 부터 지켜 온 인생의 친구이며 수호자이다. 두려움이 없었다면 지금껏 자신이 생명을 유지할 수 있었을지 한번 자문해보라.
신피질의 의심과 구피질의 두려움은 우리의 의식이 충분히 자라 우리 내부의 생명의 힘을 스스로 주관할 수 있을 때까지 우리를 지켜온 수호천사인 것이다. 뇌간에 이르는 길, 그것은 우리의 수호천사이며 오랜 친구인 의심과 두려움을 떨쳐내고 가는 길이다.
밝은 지성과 힘있는 기쁨
의심을 넘어서게 하는 것은 믿음이 아니라 앎이다. 이치가 밝아지면 의심은 저절로 사라진다. 믿음에서 앎으로 넘어가는 과정은 약 600년전 한 천문학자를 통해 “그래도 지구는 돈다”라는 말로써 예시되었다. 의심은 알지 못하고 보지 못해서 당할 수 있는 위험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바로 보고 알게 되면 의심은 불필요하게 되어 애쓰지 않아도 스스로 사라진다. 의심으로부터 자유로울 때 우리는 생각에 끌려 다니는 것이 아니라 의도한 대로 생각할 수 있다.
두려움은 의심보다 더 오래, 더 가까이에서 우리와 동행하고 우리를 지켜온 수호자이다. 구피질에서 일어나는 모든 감정적 반응은 궁극적으로 두 가지, 사랑과 두려움으로 단순화 된다. 그리고 이 두가지의 상호작용에 의해 수용과 거부, 나아감과 물러섬 등 인간의 기본적인 행동 양식이 결정된다. 사람의 에너지가 나누고 어울리고 놀고 싶어하는 것으로 표현된다면, 두려움의 에너지는 피하고 숨고 싸우려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러첨 존재 자체에 깊이 뿌리박은 두려움을 어떻게 넘어설 수 있을까 ?
우리가 분노할 때 두려움은 한 걸음 물러서고, 용기를 낼 때 두려움은 두 걸음 물러선다. 하지만 필요로 할 때면 언제라도 달려와 우리를 보호하기 위해 여전히 우리를 지켜보고 있다. 두려움이 녹아 내리기 시작하는 것은 우리가 기뻐할 때이다. 두려움과 두려움에서 비롯된 모든 부정적인 감정은 기쁨의 힘에 의해 녹아 내린다. 기쁨의 힘으로 두려움을 넘어섰을 때 우리는 구피질의 기능을 완전히 쓸 수 있게 되고, 느낌과 감정에 끌려 다니는 것이 아니라 의도한 대로 느낄 수 있게 된다.
기쁨의 에너지를 생산하는 “웃음”과 “놀이”가 뇌호흡 수련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바로 이러한 이유에서이다. 많이 웃고 잘 놀면 그 기쁨속에 두려움은 녹아 내리고 구피질의 저항은 사라진다. 명쾌한 지성과 힘있는 기쁨으로 의심과 두려움을 넘어섰을 때 우리는 비로소 창조의 맥박이 고동치는 생명의 근원, 즉 뇌간에 가 닿을 수 있고 그 환희를 체험할 수 있는 것이다.
신피질의 발달은 우리에게 성찰하고 창조하는 능력을 가져다 주었다. 그리고 창조의 능력은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명체의 생사를 좌우할 만한 정보와 에너지로 우리를 무장시켰다. 이제 우리는 인류 의식의 성장과, 무엇보다도 우리 자신의 생존을 위해 성찰의 능력으로 우리 자신을 깊이 살피고, 우리 안에 깃든 새명의 실체를 만날 때가 되었다. 그렇게 될 때 우리는 그 깨달음을 바탕으로 이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가 큰 질서와 조화 속에 어울려 사는 생명의 공동체를 건설할 수 있을 것이다. 뇌호흡은 이 장대하고도 아름다운 여행의 길잡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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