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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지킴국민행동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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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글자유게시판] 스크랩 아버지 겨울 이상부
이순신 추천 0 조회 30 17.12.15 06:21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아버지 겨울/ 이 상부


1982년 서울 봉천동 산동네 월셋방

언제부터 아파트가 숲을 만들어 주웠습니다

인공 벽이 바람길을 막고

아토피로 밤잠을 못 이루던 아이들은

옛날을 애타게 찾습니다

지금

1982년 겨울눈이 펑펑 내리던 밤

가난마저 타는 목을 적실 때

재래시장에서 막 잡은 돼지고기는

비계가 전부였던 보신용 찌게로 변해

그날 내 아버지가 우리가족에게 베푸는

마지막 만찬이었습니다


12월 동장군이 시퍼런 칼을 차고

동상으로 곪아터진 흉부를 도려낼 때

비명 한마디 못 지르던 단칸방

그해 겨울은 유독 추웠습니다


울음소리마저 잠잠히 고여드는 밤

아버진 말없이 누워만 계셨습니다

내 누이가 장의사를 찾아간 이유이기도했습니다

문창호지 틈새바람을 막아준 미닫이문

지난 흔적만이 지금껏 기억에 남는 이유는

아마 가난이란 이름이 올 겨울 도심을

또 춥게만 할 것 같습니다.

 

 

 

 

 

 

 

 

 

 

 

 

 

 

 

 

201710. 17일 다시 올리는 글입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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