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氣, 몸과 마음을 연결하는 고리
뇌호흡은 파워있는 뇌를 만들기 위해 기 에너지를 이용하는 의식적인 호흡법이다. 그러므로 뇌호흡을 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기에너지를 느끼고 활용할 줄 알아야 한다. 기는 물질적인 몸과 정신적인 마음 사이를 연결하는 고리이다. 기는 무엇으로도 가둘 수 없는 자유로운 생명 자체이고 생명의 흐름이다. 기는 뭉쳐지면 물질이 되고 생명이 되고 형상이 되고 사물이 된다. 기가 끊임없는 흐름속에서 뭉쳤다 흩어지며 모든 존재, 모든 생명 현상을 빚어낸다. 우리가 보고 있는 어떤 것도 변화하지 않는 것은 없다. 생겨나고 머물다가 사라진다. 우리 주위의 모든 사물들 뿐만 아니라 인간 개개인도 기의 흐름이 만들어 내는 일시적인 생명 현상이다.
우리 자신과 주위의 모든 것이 끝없는 변화의 흐름 속에 함께 흐르고 있지만 감각이 깨어 있지 않으면 변화와 흐름을 느낄 수 없고, 사물 속을 흐르는 에너지의 끊임없는 진동도 느낄 수 없다. 그러나 기를 느끼는 감각이 깨어나면 생명의 섬세한 결을 느낄 수 있고, 그 속에 흐르는 에너지의 흐름을 느낄 수 있게 된다. 사실 에너지의 미세한 흐르을 느낄 수 있는 감각은 모든 생명체가 다 가지고 있다. 다만 인간은 언어와 이성에 의존하고 말초적인 오감의 자극에 집착함으로써 그러한 섬세한 감각이 둔해진 것 뿐이다. 기는 언제 어디에나 누구에게나 있는 것이므로 막혀있는 곳을 열면 저절로 통하게 되고, 잠들어 있는 감각을 깨우면 누구나 느낄 수 있는 것이다. 기를 느끼는 감각을 터득하고 기를 다스릴 줄 알게 되면 자신의 몸과 뇌를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에너지를 타고 전해지는 모든 정보를 활용할 수 있게 된다. 기적인 교류속에서 영적인 교류가 이루어 진다.
마음에 의해 발생하는 에너지 진기眞氣
기 에너지는 인간의 몸 속에서 원기, 정기, 진기의 세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원기는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는 에너지이며 정기는 음식물의 섭취와 호흡을 통해 얻은 에너지이다. 진기는 정신 집중과 깊은 호흡 수련을 통해 생긴다. 원기와 정기가 마음을 집중하지 않아도 발생하는 에너지인데 반해 진기는 정신 집중을 통해서 발생하는 에너지이다. 뇌호흡에서 활용하는 에너지는 바로 이 진기이다. 진기는 마음에 의해 발생하는 에너지이므로 마음의 상태에 따라 그 수준이 달라진다. 긍정적인 사고와 감정은 긍정적인 에너지를 만들어 온뭄에 좋은 에너지가 흐르게 한다. 에너지의 흐름이 좋아지면 뇌가 유연해지고 뇌파가 안정된다. 부정적인 감정과 생각은 진기의 흐름을 저해한다. 진기의 흐름이 막힐 때 뇌는 경직되고 뇌파도 불안정해진다.
기가 흐르는 길, 경락과 경혈
우리 몸에는 크게 세가지 연결망이 있다. 잘 알려진 두 가지 연결망은 혈관과 신경이다. 혈관을 통해서 영양분이 흐르고, 신경을 통해서 정보가 흐른다. 혈관을 수도관에 비유한다면, 신경은 전화선에 비유할 수 있다. 그런데 두개의 수조를 파이프로 연결했다고 해서 물이 저절로 흐르지는 않는다. 물이 흐르기 위해서는 동력이 필요하다. 마찬가지로 전화 두 대가 전선으로 이어져 있다고 해서 정보가 저절로 흐르지는 않는다. 정보가 흐르기 위해서는 동력이 필요하다. 우리 몸에 피와 정보를 돌리는 동력원, 그 에너지가 바로 기이다.
우리 몸 내부를 흐르는 기의 통로를 경락이라고 하는데, 이것이 바로 잘 알려져 있지 않는 세 번째 연결망이다. 그러나 신경이나 혈관과는 달리 경락은 고정된 통로가 아니라 에너지의 흐름을 말한다. 혈관 안에서 피가 흐르듯이 경락 안에서 에너지가 흐르는 것이 아니라 에너지의 흐름 자체가 경락을 형성하는 것이다. 경락을 통해 흐르는 것은 에너지만이 아니다. 경락은 정보가 흐르는 통로이기도 하다. 물론 우리 몸에서 정보 전달을 주로 하는 연결망은 신경이다. 그러나 신경을 통해 전달되는 정보와 경락을 통해 전달되는 정보는 성격이 서로 다르다. 신경을 통해 전달되는 정보가 혈압, 맥박, 체온 등의 정량적 정보라면, 경락을 통해 전달되는 정보는 기분이나 느낌 등의 정성적 정보니다.
신경을 통한 커뮤니케이션이 낮에 사무실에서 문서를 통해 처리하는 공식적인 교류라면, 경락과 기를 통한 커뮤니케이션은 저녁에 차를 마사면서 대화 사이의 침묵과 느낌으로 서로를 알아가는 비공식적인 교류에 비교할 수 있다. 삶의 방향을 유지해주고 원활하게 돌아가도록 해 주는 것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비공식적인 교류이다. 물 아래 잠긴 90%의 빙산이 있기 때문에 10%의 빙산이 물 위에 떠 있을 수 잇는 것처럼, 우리 몸의 비공식적인 커뮤니케이션을 맡고 있는 것, 기분과 느낌 등의 정보를 전해 주는 것이 바로 기의 흐름이고 경락이다. 기를 기차에 비유하고 경락을 철도에 비유한다면, 그 경락 중간 중간에는 철도역에 비유할 수 있는 혈이 있다. 혈은 구멍이라는 뜻인데, 기는 주로 혈을 통해 우리 몸의 안팎을 드나든다. 또한 기가 경락을 흐를 때는 혈에서 잠시 머무르며 우주 에너지와 교류하고 혈 자리 근처의 내부 기관에 에너지를 전달한다. 우리 몸에는 365개의 혈과 12개의 경락이 있다. 혈이 열려있고 기가 경락을 통해 잘 흐르면 온몸에 에너지가 고루 순환되어 뇌도 최적의 상태를 유지하게 된다. 반면 혈과 경락이 막히면 에너지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 몸 전체와 뇌의 기능도 따라서 저하되고 심하면 병이 들게 된다.
머리의 주요 혈자리
다음은 뇌호흡 수련에 필요한 머리의 주요 혈자리 이다. 이 혈들은 매우 기본적인 것이므로 위치를 숙지해두는 것이 좋다.
백회百會
| 머리 맨 위, 즉 정수리에 위치한다. 머리 위로 양쪽 귀 끝을 잇는 선과 척추와 코를 잇는 선을 그었을 때 두 선이 교차되는 지점이다. 백 가지 경락이 만나고 교차한다는 뜻으로 수련을 통해 감각이 회복되고 마음이 열리면 이곳으로 우주의 에너지가 흘러 들어오게 된다. |
전정前頂 | 백회 앞 4-5cm에 위치하며 정수리의 앞에 있는 혈이라는 뜻이다. 백회와 마찬가지로 우주 에너지가 잘 흘러 들어오는 곳이어서 백회를 대천문(대천문), 이곳을 소천문(소천문)이라고 부른다. |
인당印堂 | 양 눈썹 사이 바로 위의 모목한 곳에 위치한다. 제3의 눈이라고도 불리며 이 혈의 기능이 가동되면 투시력 등의 잠재능력이 발현된다. |
미간眉間 | 양 눈 사이 콧마루가 쑥 꺼진 지점에 위치한다. |
태양太陽 | 관자놀이에 위치한다. |
아문亞門 | 제1경추와 제2경추의 사이에 위치한다. 목과 머리가 만나는 부분의 정중앙 오목한 곳에 위치한다. 아는 벙어리라는 뜻이며 이곳이 막히면 언어 장애를 일으킨다. |
옥침玉枕 | 뒷머리의 정중앙 아래쪽에 돌출한 곳이 있는데 이 곳에서 각각 좌우로 2.5cm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다. |
뇌호흡과 단전시스템
단전이란 기운의 밭이라는 뜻으로 몸의 에너지가 합성되고 저장되는 곳을 의미한다. 해부학상으로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수련이 깊어지면 누구나 몸 안의 에너지 시스템인 단전을 느낄 수 있다. 우리 몸에는 내단전 3개와 외단전 4개, 모두 7개의 단전이 있다. 7개의 단전은 주위에 연결된 혈들과 함께 하나의 시스템을 이루고 있는데 이를 단전시스템이라고 한다. 아랫배에 있는 하단전, 가슴 부위의 중단전, 머리 쪽의 상단전을 가리켜 내단전이라 하고, 양 손바닥의 장심과 양 발바닥 용천을 합한 4개를 외단전이라고 한다. 그냥 단전이라고 할 때는 보통 하단전을 의미한다. 7개의 단전 체계 중에 한 곳이라도 이상이 생겨 막히면 몸 속의 기 에너지 흐름이 정체되어 병이 생긴다. 호흡을 통해 각 단전 체계를 원활하게 해 주면 기 에너지 흐름이 복구되어 육체적 건강이 증진되고 심리적으로도 안정되어 내면세계로 깊이 몰입할 수 있다.
단전과 뇌의 3층구조
3개의 내단전은 위치한 장소에 따라 기능이 각기 다르다. 육체, 즉 피지컬 바디의 기능과 관련이 깊은 하단전은 배꼽 아래 약 5cm 정도 위치에서 안으로 다시 5cm 정도 들어간 곳에 그 중심을 두고 있다. 하단전은 육체적 활동을 책임지고 있으며 기 에너지를 몸 안에 축적하고 온몸에 순환시키는 역할을 한다. 하단전이 강화되면 몸의 기적인 균형 상태가 저절로 이루어져 최적의 건강상태를 유지하게 되며 자가 치유력도 높아진다. 또한 집중력과 인내심이 길러지며 일의 추진력도 왕성해지고 자신감이 솟는 등 심리적인 부분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 하단전을 상징하는 에너지는 붉은색이다.
에너지체, 즉 에너지 바디를 주관하는 중단전은 양 젖꼭지의 중앙에 위치한 단중에 있다. 이곳은 감정의 에너지가 자리하고 있어 중단전이 발달되면 평화롭고 고요한 마음의 상태를 느끼고 사랑의 마음이 솟아난다. 반면 부정적인 감정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으면 중단전의 에너지 순환에 장애가 생기면서 신경계와 순환계에 영향을 주어 각종 질병이 야기된다. 중단전을 상징하는 에너지는 황금빛이다.
정보체 즉 스피리추얼 바디를 주관하는 상단전은 뇌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단전 자리이다. 상단전이 발달되면 정보체(spiritual body)가 깨어나고 우리의 의식이 우주와 하나로 연결되어 있음을 알게 된다 상단전을 상징하는 에너지는 파란색이다. 하단전, 중단전, 상단전은 서로 다른 기능을 가지고 있으나 하나의 시스템을 이루고 있으므로 고도의 협력 체계 아래에서 움직인다. 뇌호흡에서 단전시스템과 뇌의 3층 구조는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우리 몸에서 신피질 영역의 중심은 하단전이고 구피질 영역의 중심은 중단전이다. 뇌간 영역은 하단전에서 상단전까지 세 개의 단전을 관통한다.
글 인용 : 뇌호흡 (일지 이승헌 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