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과 유기농업 이야기
한중열
16편 - 흙과 유기농업 이야기를 총정리하여 본다.
1) 농업은 과학이다.
사전적 의미는 다음과 같다.
“ 농업이란 학문은 자연에서 볼 수 있는 현상에 대한 지식 체계와 자연 현상을 설명하려는 탐구 활동 모두를 포함하며, 자연에 대한 합리적인 지식과 자연현상의 규칙성을 이해하기 위한 탐구적인 활동이다.”
즉, 사물의 현상에 관한 보편적 원리 및 법칙을 알아내고 해명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지식 체계나 학문이 과학이다.
현재의 관행농업은 화학비료를 많이 주어서 다수확하고, 농약을 사용하여 병해충을 없애는 것이다.
이것도 과학의 한 부분이기는 하지만 생물의 다양성을 줄이고, 자연환경에 나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지속가능한 농업은 아니라고 본다.
생물다양성이란? 모든 생물끼리 더불어 살아가는 것을 말하며, 그 생물들이 환경오염으로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본래 우리가 알고 있는 해충⦁익충, 해균⦁익균이라는 것은 본래 없는 것이다.
모든 생물들은 어떠한 목적을 위해 나타났고, 이 대자연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살다가 어느 한쪽이 많아지면 그것을 줄여주는 천적이 발생하면서 서로의 균형을 유지하게 되는 것이며, 그래서 커다란 피해도 없이 평온을 유지한다.
옛날 농업이 이런 방식이었다. 이렇듯 자연계는 생존과 소멸을 반복하면서 유지해 왔고, 균형이 잘 이루어지면 그 생태계는 오래 유지되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지속가능한 삶을 위해서는 균형잡힌 자연을 유지해야만 하는 것이다.
균형이 깨지면서 한쪽이 창궐하게 되면 그것이 해충이고 해(병원)균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 농민들이 농사를 지으면서 병충해 피해를 일부분 발생하는 것은 가장 자연스러운 현상이라 생각하고, 그것을 어느 정도는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60여년 전 옛날의 관행농업은 “유기농업”이었다.
2) 유기농업의 원칙을 4가지로 정리한 자료가 있다.
① 건강의 원칙 : 유기농업은 자연과 함께 건강해지는 삶을 살자는 것이다.
② 생태의 원칙 : 유기농업은 사람과 자연을 이어가는 순환의 고리다.
③ 공정의 원칙 : 만물은 공공의 것이고 그 속에 인간도 일부다.
④ 배려의 원칙 : 그런데 이미 공정의 원칙이 무너져 세상을 인간이 지배하고 있기에 우리는 생물다양성을 위해, 미래 우리의 후손을 위해서 배려하는 마음이 꼭 필요하다. 세상은 더불어 사는 공동체이기 때문이다.
아래는 친환경(유기)농업과 현재의 관행(산업)농업을 비교한 미국의 자료이다.
관점 | 친환경(유기)농업 | 관행(산업)농업 |
1. 건강 | - 자연식품, 유기농식품 | - 제초제, 합성농약, 화학비료 |
2. 환경 | - 자연환경을 깨끗하게 | - 환경파괴와 오염의 주범 |
3. 동물 폐기물 | - 두엄을 퇴비로 활용 | - 분뇨처리가 문제점, 해양투기 불가로 토양에 매립하여 악취 등 공기, 토양, 수질오염 |
4. 토양 | - 유기물 투입으로 토양이 비옥해진다 | - 화학비료는 토양의 양분 불균형을 초래하여 길항작용 등 생리장애 발생 |
5. 농약 | - 자연자원을 이용한 생물학적 방제(천적 등) | - 농약은 환경과 인체에 해롭다 |
6. 항생물질 | - 동식물이 아플 때만 투여 | - 병을 예방하려고 지속적인 남용으로 사람의 치료량보다 가축에게 8배나 더 사용된다. |
7. 호르몬 | - 투여하지 않음 | - 부드러운 육질과 생장촉진용으로 인공 호르몬을 사용한다. 예) rBGH호르몬 사용으로 우유 생산량 증가 |
8. 생물다양성 | - GMO 문제점 없음 | - GMO 사용으로 생물다양성 파괴 |
9. 화석연료 | - 문제점 없음 | - 석유화학제품의 과다사용으로 인한 종합적인 문제점(탄산가스 등) |
10. 동물복지 | - 흙을 밟고 사는 가축 | - 갇힌 상태에서 사육되는 가축 |
11. 수송 / 로컬푸드 | - 인근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 | - 미국은 푸드마일리지가 평균 2,400km - 한국은 수입농산물 의존으로 수천~수만km |
12. 노동자 / 지역경제 | - 지역에 일자리 창출 - 지역경제 활성화 | - 주변지역과 상관없는 고용으로 일자리 감소 - 지역(농촌) 경제 침체 |
이렇듯 이제 유기농업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다. 세상은 혼자서 사는 것이 아니고 더불어 살아가는 것이라 생각하면 유기농업의 4가지 원칙은 반드시 지켜나가야 할 것이다.
3) 국민의 먹거리를 책임지는 농민은 병들어 가는 흙을 살려야 하고, 국민은 올바른 먹거리를 선택해야만 한다.
① 건강하고 좋은 토양 만들기
토양검사를 해서 내 토양에 유기물 함량, 질소, 인산, 칼리 등의 비료성분과 양이온치환용량, pH, EC(전기전도도) 등을 알고 농사짓는 것은 좋은 토양을 만들기 위해서는 매우 중요한 참고자료다.
좋은 토양의 조건은 기본적으로 통기성, 보수력, 보비력 3가지를 갖춰야 한다.
유기물이 많아 부식화가 잘된 토양(5% 이상)은 이 3가지 조건을 모두 갖추고 있으며, 미생물도 다양하게 존재한다. 바로 이런 토양이 입단화(때알구조)가 잘된 토양이고 살아있는 흙이다.
흙은 살아있는 생명체다.
입단화가 잘된 토양에서는 매우 많은 생명체(미생물 외)가 살고 있고, 그들은 서로 유대관계가 있으며, 그 관계가 깨어지면 여러 문제점인 병해충, 길항작용 등이 발생하는 것이다.
② 국민은 올바른 먹거리를 선택해야 한다.
먹거리의 선택에 대해서는 많이 심사숙고해서 선택해야 할 것이다.
제초제가 처리된 유전자변형 식품, 농약에 묻은 농산물, 유해 식품첨가물, 믿지 못할 중국산 농산물 등, 과연 우리는 무었을 먹어야 할까?
이런 생각을 하면서도 사람들은 벌레의 흠집이 없는 깨끗한 농산물만을 찾는다.
요즘 TV를 보면 결벽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제법 많은 것 같다.
흙이나 흠집이나 이물질이 조금만 묻어도 질색한다.
그런 사람들은 우리가 먹는 물이 흙이 걸러냈다는 걸 아는지 모르겠다.
흙은 이런 정화작용까지 한다는 것을 꼭 알아야 한다.
③ 자연의 자원은 유한하다.
특히 석유자원이 그렇다. 화석연료가 바닥나면 식량위기가 오는 것은 당연하고, 이런 것은 경제논리로 해결이 문제가 아니다. 화학비료, 합성농약, 대형농기계 등 현재의 농업은 너무나 많이 화석연료에 의존하고 있다.
이제부터라도 화석연료를 최소화하는 농업을 준비해야 한다.
바로 이것이 유기농업이다.
현재의 우리나라의 농업과 먹거리를 짚어보면
첫째 80% 농산물을 수입에 의존,
둘째 수입농산물의 대부분은 유전자변형(GMO)농산물이다.
셋째 화석연료에 의존과 다량 사용으로 인한 기후변화의 이상과 병해충의 발생,
넷째 농업인력 부족하고 특히 후계자가 없다. 이것 외에도 많다.
요즘 농산물 가격이 상승한다고 하는데, 옛날엔 쌀 한말 얻어오면 댓가로 며칠동안 일을 해주었던 시절을 생각하면 절대로 비싼 것이 아니다.
농산물값이 비싸다고 하지말자! 특히 친환경농산물이 그렇다.
그래야 농촌경제가 살아나고 젊은이가 귀농한다. 이젠, 옛날의 관행농업인 유기농업으로 가자!
흙을 알아야 농사가 보인다. 과연 우리는 어떻게 농사짓고, 어떤 먹거리를 찾을 것인가? 생각하고 실천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