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진다고 바람을 탓하겠느냐.
다만, 한 잎 따서 차 위에 띄워 마시면서 살겠다'
옛 실세 정치인이 최근 구속되면서 밝힌 일단의 '소회'이지만,
그와는 전혀 상관없이,
우리의 인생 하산길에도 띄워놓고 음미하면 어떨까 싶네요.
일상의 번잡함에서 잠시 나오셔요,
옛 고3으로 돌아가도 좋구요,
그냥 '주-욱' 훑으면서 읽어 내려가셔요.
청록파 시인, 조지훈님의 '낙화'입니다.
낙화(落花)
꽃이 지기로소니
바람을 탓하랴.
주렴 밖 성긴 별이
하나 둘 스러지고
귀촉도 울음 뒤에
머언 산이 다가서다.
촛불을 꺼야 하리.
꽃이 지는데
꽃 지는 그림자
뜰에 어리어
하이얀 미닫이가
우련 붉어라.
묻혀서 사는 이의
고운 마음을
아는 이 있을까
저허하노니
꽃 지는 아침은
울고 싶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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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진다고 바람을 탓하랴'
박동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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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99
03.06.20 23:20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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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꽃지는 슬픈 아침을 지나 햇살을 담뿍 받아 다시 새 꽃잎을 피워낸 뜨거운 여름, 그 오후의 끝자락에서 가벼운 바람에 실려오는 기분좋은 꽃향기의 이미지는 어떤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