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월 17(일) - 4일차
▷ 본음므 오름길 야영지 ~ 본음므 고개 ~ 본음므 산장 ~ 사피유 마을 ~ 그레이셔스 마을 ~ 모테산장 인근 야영
- 06:00 출발
- 06:45 본음므 고개
- 07:55 본음므 산장
- 09:00 산장 출발
- 11:40 사피유 마을
- 11:40 랑보랑 산장
- 15:35 그레이셔스 치즈공장
- 16:20 모테산장 인근 야영
새벽 일찍 출발하여 본음므 고개를 넘고, 다소 위험한 눈길을 지나 본음므 산장 지나 사피유 마을에 이르러 점심을 먹고, 그레이셔스 지나 모테 산장으로 향하다.
모테 산장 직전에 예전에 목동들이 사용하던 집으로 추정되는 폐가가 있고, 그 폐가터 앞에 텐트 두동을 칠만한 곳이 있더라는 뚜버기의 말을 듣고 다시 되돌아가 집을 지었다.
이날 우리의 진행은 3코스 쯤 있는 듯 하다.
본음므 산장 지나 사피유 마을을 경유한 코스는 좋았다 치고, 사피유 마을에서는 계속 강의 왼쪽 좋은 길을 고수하며 치즈 공장까지 가는게 맞았다.
안내판이 소개하는 데로 강의 우측으로 갔다가 제법 고생한 길이었다.
이날 출발은 빨리 했는데 죽 한사발씩 먹고 출발했나, 본음므 산장에서도 한시간 이상 지체한거 보니 그곳에서 요기를 했나?
아 산장에서 전날 남은 밥에 물 부어 죽만들어 먹은거 기억나네
전날 하산하는 어느 한국 아지매가 본음브 고개길에 눈 많더라고 걱정을 해 주던데 눈이 많기는 많다
그런데 그리 위험한 편은 아니다
딱 보기 좋고 걷기 좋을 만치다
더구나 이른 아침이니 질퍽하지 않아 좋다
고개에 있는 무인 휴식처다
악천후시에는 여차하면 피난처로 삼아도 되겠더라
그러고 보니 어제 우리 진행하였더라면 여기쯤에서 폭우 맞았을 터인데 그 무인휴게소 요긴하게 쓰 먹을 뻔 했다
우리 정신에 거진 그곳을 아지트로 삼았을 게다
이번에 몽블랑을 한바퀴 뱅 돌아보니 딱 가져가야 할만한게 두개쯤 있다
하나는 타프고, 하나는 네발 아이젠이다
우리야 비는 거진 안 맞았지만 그 지역에 생각보다 이슬이 많다
텐트위에 쳐 놓으면 안심이 된다
그리고 잠자는 사이 비가 내리든 말든 걱정도 없을게다
아이젠은 정말 필요한 곳 몇군데 있었다
다행히 아무도 미끄러지진 않았지만 한번 미끄러지면 시컵하겠다 싶은 곳에서 힘쓴다 욕본다
길 잘못들어 브래방 고개 아래에서 만난 벨기에 아줌마, 한번 미끄러져 내려가는데 우리는 속수무책이더만
아이젠이나 차고 있었으면 쫒아나 갈 엄두가 나지
다행히 중간에 멈추더라만 자칫 바위에 정면충동 할 뻔 했다
벗었다 꼈다 귀찮더라도 가져가면 안심이 되겠다
이곳에서 처음으로 알프스 산군이 멋있다는 생각을 했다
이런곳은 정말 조심해야 한다
걸으면서 보는 경사도는 사진보다 현저하다
한번 미끄러지면 어데 걸려서 다치고서야 멈추지 그냥은 안 멈춰주겠더라
아주 느낌이 좋은 아침이었다
먼 경치를 보여주는 TMB에서 몇군데 안되는 곳이다
TMB는 주로 근경이 아름답다
멀리까지 보여주는 곳은 별로 없다
건 아마도 4,000m급의 산들을 6부나 7부 능선으로 돌기에 그럴게다
그러니깐 일몰이나 일출이 아름다운 곳을 만나기가 힘들다
저쪽 아득한 곳에 산그리메 있고, 그 너머 구름바다 위에 떠 있는 산들은 좀체 보기가 힘들다
사람들이 나보고 일본 알프스가 좋더냐 유럽 알프스가 좋더냐 묻는다
그 말을 산행하면서 만난, 산을 제법 다닌다는 프랑스에 교환학생으로 와 있는 일본인 의과대생에게도 물어봤다
일인들의 특성상 그런 대답은 안한다
다만 일장일단이다 하니 크게 고개를 끄덕이더만
개인적인 생각으로,
일본 알프스는 원경이 멋지고 유럽 알프스는 근경이 멋지다
고산식물도 일본은 종류가 5배쯤 다양하고 꽃이 더 이쁘다
반면 유럽 알프스는 그 식생의 분포가 넓은 거 같다
유럽알프스와 일본 북알프스 대종주 사진이 각각 천장쯤이라 그걸 32인치 모니터에 올려놓고 일일히 원본으로 봐 보았다
TMB는 몽블랑 4,810m 주변을 대략 1,600에서 2,500 고도로 트레킹 하고, 일본 알프스는 대략 고도 3,000 대를 능선을 타고 도니 어쩌면 객관적인 비교는 될 수 없다
물론 고산식물의 종류와 분포도 고도의 차이만큼이나 있다
공짜로 보내주면 어디로 갈레 하고 묻는다면 당연히 유럽알프스다
비용이 비싸니 그런것도 있고, 이제 일본 알프스는 안가본 곳이 없어서 그런 점도 있다
꽃을 보러 간다면 당연히 일본 북알로 가겠다
본음브 산장이 보인다
한잔 생맥주의 기대에 가슴마져 벌렁거리는 순간이다
사람들이 산장 위 저 땅에 텐트를 많이 치는 모양이더라
공금으로 와인 한잔씩 돌리고, 사비로 생맥 한잔씩 돌렸다
여기서 간밤에 남은 밥으로 누룽지 해 먹었구나
그리하면 시간도 절약되고 그럭저럭 아침 요기도 된다
그런데 지도에 의하면 우리가 보고 있는 카메라쪽으로도 확실한 등산로가 있는 모양이다
아마도 그 길은 능선을 넘어가는 제법 힘드나 조망이 훨신 좋은 곳일께다
저 아래쪽으로도 텐트 칠 곳 아주 많다
제비꽃 사촌?
구슬붕이 사촌?
피나물도 닮았고,
일본알프스에 많은 시나노킹바이도 닮았다
박새와 고바이케이소우하고 같은 종류일거야
미나리랑 닮았다 치자
꽃이랑 산이랑 같이 찍으면 확실히 이뻐
꽃봉우리를 보니 박새하고는 좀 그렇고, 고바이케이소우랑 같네
이 친구 사진 찍은 거 볼라면 최소 100일은 기다려야 된다
차량도 파킹시키니 텐트쳐도 아무말 안하겠구마
참 말문이 막힌다는 말이......,
차 한대 제대로 쳐박혀 있더만
사람은 안 다쳤을까?
천상의 화원이로다
산장에서 두시간 이상 내려와야 마을인데 정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내려온다
인터넷에서 자주 본 집이다
이곳에서 식사하는 사람들 많던데, 현지인들도 많이 오더만
시간만 나면 술이고 틈만 보이면 충전을 해야한다
특이하게 산장이나 이런집들은 와인을 리터 단위로 팔데
우리 막걸리 식으로 한주전자 더 주라면 대번에 알아들어요
빈병이 있으면 추가로 시켜서 담아 가다가 마셔도 되고~
말이 안되니 뭘 시킬수가 있나
손짓발짓 하다가 보니 닭고기가 나왔는데 이게 오늘의 점심 특선인 모양이라
그쪽나라 빵이 나는 참 맛있던데 그냥 빵시켜 먹으모 되지 왜 굳이 어려운걸 시키고 그랬을까
참 복받은 놈들이다
한평생 그래도 저리살다 죽으니~
똥오줌물 위에서 살다가는 대부분의 한국 소들이 불쌍하다
정말 물걱정은 없더만
물맛도 좋아요
칭구루마 무더기로 피었다
찻길로 가다가 이 강쪽으로 내려오는게 아니 었는데 이정표가 그리 되어 있으니 뭘 아나
아마도 이 길은 찻길로 다니지 말라고 최근에 그쪽 지자체에서 조성해 놓은 듯 하다
사진의 왼쪽 상단에 보이는 그 길로 그냥 쭈욱 걸어가면 된다
이건 두어번 먹어 보았는데 식용이 맞는거 같아
밥 먹을때 쌈싸 먹어 보는건데~
저쪽길이 훨 정겹고 편하다
이쪽 길은 아직 만들어 지고 있는 참이라 울퉁불퉁도 심하고, 오르내리막도 꽤 있다
그러니깐 저쪽길로 가다가 사진의 저 치즈공장에서 이쪽으로 와 냇가를 건너면 된다
치즈를 살 수 있다기에 가 보았더마 이 날이 일요일이었나
문이 닫혀 있데
그쪽나라 치즈나 버터는 꽤 먹을만 하더만
치즈공장
냇가를 지나서~
목동들이 살다가 버린 곳인지,
옛 모테 산장인지는 모르겠지만 폐가들이 일정하게 모여있는 곳이 있다
뒤쪽 뚜버기가 오고 있는 곳 왼쪽에 텐트를 칠만한 곳이 있다기로 되돌아 갔다
현재의 모테 산장은 5분쯤 더 진행하면 등산로에서 약간 벗어난 곳에 있다
뚜버기랑 호박씨 물뜨러 가면서 우리는 텐트치고 있으란다
착한 건우는 서둘러 텐트를 치고 있다
'어이~ 건우야,, 비도 올 것 같지 않으니까 일단 한잔하고 치자~'
건우 혹해서 나랑 무언가 한두잔씩 홀짝거리고 있는데 갑자기 비다
비와 함께 그들도 물 떠 왔다
아따 욕 들으며 텐트치니깐 속도가 더 빨라지데
조금 있다가 24살 먹는다는 프랑스 총각이 왔던데,
내가 폐 건물안에 누워 잘만한 공간이 있더라 하니 그대로 그 곳에 자리 깔아 버린다
그 청년 그날밤 우리하고 제법 마시고, 된장국도 윽지로 먹는다고 제법 욕봤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