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천 사업 논란과 국비에 대한 생각
시민의 휴식은 커녕 청소하기 바쁘고 수해의심 까지 사는 약사천 2단계 사업까지 쏟아 부은 496억원도 모자라 국비 100억원 반납을 핑계로 200억원의 시비를 불법투표까지 하면서 지출해야 하나
최근 춘천시에서 추진하려고 하는 약사천 3단계 사업을 두고 논란이 많다.
논란의 핵심은 국비100억, 시비 200억이 소요되는 약사천 3단계 사업 예산을 지난 10월 춘천시의회에서 부결시키는 바람에 기왕에 확보한 국비를 반납하게 됐다는 것이었다. 결과적으로 춘천시의회는 지난 11월 21일 임시회를 다시 열어 관련 예산을 통과시켰지만 씁쓸함을 지울 수가 없다. 약사천 3단계 사업 논란을 지켜보며 가장 안타까운 점은 기존에 진행됐던 사업에 대한 평가와 추가로 진행해야 할 사업에 대한 검증 없이 국비를 따왔기 때문에 예산이 낭비되던 말던 무조건 쓰고보자는 안일한 생각이 여전히 만연해있다는 것이다.
약사천 복원 사업은 현재 전국적으로 부실 논란이 일고 있는‘청계천+20 프로젝트’ 사업에 선정되어 지난 2009년부터 이광준 춘천시장이 핵심적으로 추진해온 사업이다. 2단계 사업까지 국비와 지방비를 합쳐 무려 496억원의 예산이 소요된 대규모 사업이다. 이 사업은 도심 하천을 생태적으로 복원하여 시민들에게 휴식공간을 제공한다는 목적으로 추진됐다.
하지만 2단계까지 추진된 약사천 사업을 보면 당초에 목표로 했던 정책적인 효과를 전혀 찾아볼 수 없다. 결과적으로 예산이 낭비된 것이다.
복원해놓은 하천은 전혀 생태적이지 않다. 매주 인위적인 방법으로 청소를 해야 할 정도로 수질이 엉망이다. 이런 하천에 시민들이 휴식을 취하기 위해 올 리 없다.
이에 더해 춘천시의회 수해복구특위는 올 여름 집중호우에 따른 도심 침수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약사천 복원사업을 지목하기도 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국비 100억을 쓰기 위해 약사천 3단계 사업을 또 다시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초등학생들도 다 아는 비밀투표의 원칙도 어기고 집단적으로 표를 검사받으면서까지 이 사업을 통과시킨 새누리당 의원들은 과연 누구를 위해서 일 하는 사람들인가?
국비를 낭비한 사례는 춘천뿐만 아니라 강원지역에서도 수도 없이 찾아볼 수 있다.
태백시에는 폐광 지역 활성화라는 명분으로 총 사업비 1790억원(국비 1133억, 지방비 657억)을 들여‘365세이프타운’을 만들었다. 하지만 지역경제에 도움을 주기 위해서 추진한‘365세이프타운’사업은 개장한지 1년 만에 지역 재정에 오히려 부담을 주는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한 해 운영비만 40억원 가까이 들어가고 태백시도 해마다 20억원 이상을 이곳에 쏟아 부어야 한다. 하지만 개장 1년 동안 방문객은 고작 8만1480명에 불과했다.
지난 2011년 철원 월정리역 부근에 국비 63억원 등 263억원을 들여 조성한‘DMZ 평화·문화광장’은 민통선 북방에 위치해 있다 보니 찾는 사람이 거의 없어 공원으로서의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화천민속박물관, 토속어류생태체험관, 월남파병만남의장 등 화천지역에서 수천억의 예산을 투입했지만 관람객이 찾지 않아 운영비 부담만 키운 예산낭비 사례 역시 최근 다른 지역 언론에서 지적한 바 같이 문제다.
춘천의 약사천 3단계 사업에는 국비 100억뿐만 아니라 시비 200억이 들어간다. 이 돈으로 뭘 할 수 있을까? 춘천시장이 예산을 세우지 않아 또 다시 춘천지역 학부모들만 돈을 내야 하는 무상급식, 걱정 없이 아이 키울 수 있는 보육지원, 어려운 이웃들을 위한 복지 예산 확충, 대중교통 개선 등등, 예산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시민의 삶의 질을 개선해야 할 가치이며 정책이다. 이 소중한 예산을 함부로 대하는 자치단체장과 일부 시의원들은 마땅히 퇴출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