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우리말을 살리고 지키고 빛내기 위해 학생 때부터 지금까지 40여 년 동안 활동했다. 1967년 대학생 때 국어운동학생회를 만들고 학생운동으로 시작해서 졸업한 뒤엔 국어운동대학생회 출신 동문들과 또 시민운동 차원에서 일반 국민들과 우리말을 살리고 빛내기 위해 몸과 마음을 아낌없이 바쳤다. 스무 살 젊은 날에 깨달은바 있어 우리 겨레말 독립운동에 나선 게 지금까지 이어졌고 내 일생의 중대한 일이 되었다.
내가 좋아서 걸어온 길, 젊은 날에 뜻을 세우고 그 뜻을 이루기 위해 몸부림 친 지난 40 여 년이 하루 같이 지났음을 새삼스럽게 깨닫고 힘들었던 지난날이 떠올라 흥분된 마음을 억누르기 힘들고 가슴이 짜릿하다. 젊은 날 뜻을 세운바 있어서 스스로 걸어온 국어독립 운동 길, 고달프고 괴로운 길이었지만 난 짜증내거나 싫어한 일이 없다. 내 시간과 돈과 힘을 빼앗아 가는 일이었지만 내가 가야 할 길이 아니란 생각을 한번도 해본 일이 없다. 마치 높은 산을 힘들면서도 올라가듯 이 길을 걸어왔다.
알아주는 사람보다 비웃고 업신여기는 사람이 많은 길,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많은 이 길을 묵묵히 걸어올 수 있었던 건 국어독립이란 큰 꿈이 있고 그 꿈이 언젠가 이루어 질 거란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 글자인 한글이 진짜로 훌륭한 글자요 이 글자가 우리말을 독립시켜 줄 것이란 걸 내다보았기 때문이다. 우리 국민이 바보가 아니니 언젠가 제 나라 글자의 훌륭함과 소중함을 알고 따라주고 반겨 쓸 줄 알았기 때문이다. 한국이 망하고 우리 겨레가 이 땅에서 사라지는 걸 바라지 않는다면 당연히 이 길을 가야한다고 봤기 때문이다. 이 길이 나도 살고 우리 겨레가 살고 내 뒷사람들에게 좋은 길이요 옳고 바른 길이라고 보았기에 이 길을 갔다. 그리고 가다보면 언젠가 한글 세상, 배달겨레말 세상이 올 거로 봤기 때문이다.
가다보니 진짜 내 믿음대로 그렇게 되고 있었다. 우리 한글로만 쓴 책이 책방에 산더미처럼 쌓이고 한글로만 쓴 신문도 나오고 온 국민이 우리말글로 편지도 쓰고 글을 쓸 수 있는 세상이 된 걸 보면서 내 꿈이 이루어지는 줄 알았다. 수 천년 동안 묶여 있던 중국 한자사슬을 풀고 국어독립 꿈이 이루어질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가! 여기 또 다른 훼방꾼이 나타났다. 세계 지배자 미국말, 아주 강력한 미국말이 침략을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우리 지배층은 그걸 막으려 하기보다 스스로 항복을 하고 있다. 중국 한자가 지배하던 자리를 서양 글자인 로마자에 내주고 있다. 얼빠진 지배층이 그러고 생각 짧은 국민이 그들을 따르고 있어 우리 국어 독립이 물거품이 되려 한다.
중국 한자로 쓰던 이름과 간판을 우리 글자로 쓰는 게 배가 아픈 지 미국말로 바꾸고 이제 관공서 공문까지 미국말글로 쓰겠다는 무리들이 나타났다. 미국 말글과 문화를 숭배하는 자들이 정부와 언론과 학교를 지배하고 영어 섬기기에 눈이 벌겋다. 지난날 한글 쓰기를 가로막고 한자를 고집하던 학자, 정치인, 공무원, 기업인, 언론인들이 그들이다. 한마디로 이 나라 지배층들이 한문을 내세우며 국민들 말글살이와 국어독립을 훼방놓더니 이제 영문을 내세우며 우리말글로 자유롭게 말글살이를 하며 착하고 바르게 살려는 국민을 바보로 만들고 괴롭히고 있다.
일찍이 대한제국이 망해가던 19세기 말 100여 년 전 한글의 훌륭함과 우리말의 중요성을 깨달은 선각자 주시경은 "나랏말이 오르면 나라도 오른다."며 우리나라 말을 살리고 빛내기 위해 힘썼다. 그리고 그 정신을 일제식민지시대에 그 제자와 민족 지도자들이 조선어학회를 만들고 이어서 한글날을 만들고 한글맞춤법과 말모이(사전)를 만들어 오늘 우리 글자 한글로 누구나 쉬운 말글살이를 할 수 있는 밑바탕을 만들어 주었다.
그 토대 위에 지난 50 년 동안 뜻 있는 국민이 우리말 살리기에 힘써 한글 세상이 되고 있다. 그 덕으로 우리 국민이 모두 똑똑해지고 국민 지식수준이 높아져 민주국가와 경제 강국으로 올라 설 수 있게 되었다. 누구나 배우고 쓰기 쉬운 글자 한글을 만들고 다듬어 준 조상과 선배들이 고맙고 우러러 보인다.
이제 선배들이 이루어 논 바탕 위에 우리가 우리 세대에 국어독립을 완전히 이루어서 후손에게 물러주어야 한다. " 젊은 대학생들이여! 나와 함께 국어독립운동을 합시다! 수 천년 동안 못 이룬 겨레의 꿈, 국어독립을 우리가 이루어 후손에게 물려줍시다! 많은 사람이 가면 길이 되고 그 길이 넓고 탄탄해집니다. 우리 함께 국어독립운동의 길을 만들고 같이 갑시다. 여러분이 함께 나서면 우리 국어독립은 이루어집니다."
여러분은 이 나라와 겨레의 빛이고 꿈이다. 여러분이 밝을 때 이 나라가 빛나고 여러분이 좋은 꿈을 가지고 열심히 공부하고 일할 때 이 겨레는 일어난다. 세상이 온통 어둡고 썩었어도 여러분이 밝고 싱싱하면 우리는 희망이 있고 이 나라는 썩었다가도 다시 새싹이 돋아나고 우리의 앞날은 밝아질 것이다. 지난날 이 나라의 민주화도 경제 건설도 젊은이가 해냈다. 나라가 흔들리고 어려울 때마다 대학생들이 일어나 나라를 바로 세웠다.
2004년 5월 29일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 공동대표 이대로
나와 함께 국어독립운동을 하기 위해 알아야 할 이야기
1.내가 국어독립운동을 하게 된 사연
나는 일제가 이 땅에서 물러가고 미국 군대가 정치할 때인 1947년에 충남 서산군 천수만 바닷가 농촌에서 태어났다. 내 어릴 때 이 나라, 우리 농촌 현실은 너무 살기 힘들었고 국민은 거의 글자를 모르는 무식꾼이었다. 6.25 전쟁 중인 1953년에 국민학교에 들어가고 1962년 예산농고에 들어갔다. 6남매의 장남으로서 대학은 가지 않고 농업교육을 받고 훌륭한 농사꾼이 되어 집안을 이끌며 살기로 했기에 학생 때 책을 많이 읽고 지식을 넓히겠다고 도서관에 가니 온통 일본어로 된 책이었다. 한 두 권 우리말로 된 책이 있어도 한자 섞어 쓴 일본어투여서 읽기에 불편했다. 지식에 목마른 자가 책을 읽고 싶어도 읽을 책이 없는 세상이었다. 거기다가 군사혁명과 함께 친일 한자파들이 일어나 일본처럼 한자 혼용해야 한다고 날뛰었다. 그리고 어떤 선생님은 "논밭에 거름 준다."고 하던 걸 "田畓에 施肥한다."고 칠판에 쓰기 시작하며 한자를 강조하셨다. 농업공부 시간이 한자공부 시간으로 바뀌고 공부가 재미가 없었다. 그 때 고교 선배 농촌운동가 한인수님이 와서 "농민들을 무지로부터 해방시키기 위해 한글을 가르쳐서 스스로 공부해 잘 살게 해야 한다."며 농촌계몽운동을 하자고 외쳤다. 우리 말글로 된 책도 없고 말글살이는 일본식 한자혼용으로 가자는 소리를 들으며 나도 대학에 가서 농촌운동과 국어운동을 하겠다고 결심했다. 그리고 대학에 가서 농촌운동에 앞장서고 국어운동을 시작한 것이다.
2. 말과 글자의 중요성
사람이 만물의 우두머리요 지배자라고 하는 데 그 건 사람이 말을 하고 글을 쓰기 때문이다. 힘이 세기로는 코끼리가 더 세고, 용맹스럽기는 호랑이나 사자가 더 하고, 키는 나무가 더 크며, 새가 하늘을 더 잘 나르고 노래를 잘 하며, 물고기가 수영을 더 잘하고, 아름답고 곱기는 꽃이 더 하다. 그러나 사람은 말과 글로 더 큰 힘을 만들어 낸다. 말글로 뭉쳐서 더 큰 힘을 만들고 말글로 기계와 도구를 만드는 방법을 가르치고 연구한다.
인류 역사상 제나라 말글을 잘 살리고 빛내 이용한 민족이나 나라는 일어났다. 중국이 한문으로 문화강국이 되었고, 영국이 우리가 중국 한문에 눌려 사는 거처럼 프랑스어와 라틴어에 눌려 있다가 16세기에 영국말을 살리기 운동하여 세엑스피어 같은 문학가가 나오고 강국으로 올라갔으며 이탈리아도 마찬가지 제 나라 말을 살려 써서 단테 신곡이 나오고 나라가 부흥했으며 독일도 뒤늦게 18세기에 우리 한문 같은 상류 지배언어인 라틴어로부터 독일어 독립운동을 해 나라를 일으키는 원동력을 삼았다고 한다. 일본은 우리가 중국 한문 전용을 할 때인 조선시대에 이미 우리 이두를 본 따 만든 제 나라 글자 가나를 즐겨 씀으로서 우리보다 한발 앞선 말글살이를 해서 우리보다 발전했다고 한다. 우리도 뒤늦게 우리 글자인 한글을 살려 써서 50년 동안에 민주화를 이루고 경제 강국으로 가고 있다.
사람이 물과 공기가 없으면 살 수 없는 데 그 중요함을 깨닫지 못하고 꿀과 향수만 귀한 줄 안다. 사람이 말과 글이 없으면 사람답게 살수가 없는데 그 중요함을 깨닫지 못하고 보석과 돈만 소중한 줄 안다. 물과 공기와 말글이 누구나 마음대로 쓸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근래에 물과 공기의 중요함을 알고 환경운동엔 열심인데 말글의 중요성을 깨닫지 못한 사람이 많아 안타깝다. 이제 말글의 중요함도 깨닫고 말글 살리기 운동을 할 때다.
3. "우리말"의 뜻매김
우리 말이란 겨레말과 들온말을 아울러 일컫는 말이다. 겨레말이란 우리가 옛날부터 나날살이에서 써 온, 우리 삶 속에서 저절로 익어 만들어진 말을 가리킨다. 하늘, 땅, 물, 불, 아버지, 어머니 따위다. 들온말이란 본디 남의 말이지만 우리 삶 속에 들어와 깊이 뿌리내린 말을 가리킨다. 회사, 외삼촌, 과녁, 김장, 버스, 택시 따위다. 겨레말과 들온말을 뭉뚱그려 우리말이라 한다. 우리 국민끼리 소리로 들어서 알아들을 수 있는 말이 참된 우리말이다. 글자로 꼭 써야 무슨 말인지 알 수 있는 한자말이나 외국말은 우리말이라 할 수 없다. 이른바 혼자 혼용 주장자들은 일본인이나 중국인이 쓰는 한자말도 되는 대로 마구 들여다 쓰고 한자말도 모두 우리말이라고 말하는 데 틀린 말이다. 또 영어 숭배자들은 국제화 시대라며 미국말을 한자처럼 섞어 쓰면서 우리말로 삼자고 하는 데 이 또한 잘못이다.
4. 국어독립이란?
지난 수 천년 동안 우리 겨레는 우리 겨레말은 있으나 우리 글자가 없어 중국의 글자인 한문을 빌어 썼다. 그래서 우리말은 스스로 바로 서지 못했고 국민들 말글살이가 매우 불편했다. 그 불편을 풀기 위해 조상들은 우리 글자를 만들어 쓰기 위해 힘썼다. 신라 때 이두와 향찰 식 글쓰기로 시작해 조선 때 훈민정음(한글)을 만든 게 그 결정판이다. 그런데 지난 600여 년 동안 한글을 천대하고 쓰지 않아서 우리말이 바로 서지 못했다. 우리말이 살고 바로 서기 위해서 한글로 우리말을 적는 말글살이를 해야 한다. 우리말을 우리 글자로 적어 누구나 쉬운 말글살이를 하고 남의 글자를 빌려쓰지 않고 남의 말에 목매지 않는 말글살이, 남의 말에 기대지 않고 우리말글만으로 학문도 하는 말글살이가 국어 독립이다.
5. 우리말 독립운동 역사
우리나라 역사는 5000년 긴 역사를 가졌다고 한다. 우리말은 아주 옛날부터 있었지만 우리 글자가 없어 중국의 글자 한문을 빌어다 썼다. 고구려 신라 백제 3국 시대에 한문으로 쓴 불경을 중국에서 가져온 게 그 시초로 보고 있다. 그러나 한자를 많이 쓰기 시작한 건 신라 때 중국 당나라가 이 땅에 들어온 때 신라 관리의 직책 이름도 사람이름과 땅 이름도 중국식으로 바꾼 것이다. 그러나 중국 한문이 불편함을 깨닫고 향찰과 이두란 우리 식 표기를 했다. 이두 식 표기는 통일 신라 때부터 고려를 거쳐 조선시대까지 이어졌다. 그러나 한자를 빌어 만든 그 글쓰기가 불편하기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조선시대 세종대왕은 우리 글자인 훈민정음(한글)을 만들었다. 한글은 오늘날 보아도 기막히게 훌륭한 글자다. 그렇지만 우리 조상들은 한문 멍에를 벗지 못하고 한글을 쓰지 않았다. 그러다가 한문 나라 중국의 지배를 벗어나면서 19세기 고종 때에 우리 글자인 한글을 쓰기 시작해서 이제 한글이 나라글자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이두를 만들어 쓰던 때가 국어독립운동 시초요 19세기 고종 때 공문서에 한글 쓰기 시작한 게 그 가운데요, 오늘날 한글전용운동과 우리말 살리기 운동이 그 마무리 단계라고 본다. 우리 국어독립은 1000년이 넘은 겨레의 소원이고 한이다. 이제 우리가 하는 우리말 살리기 운동은 우리 겨레의 1000년 소원과 한을 푸는 일이다.
6. 누가 국어독립운동가인가.
우리 글자를 만들어 쓰기 위해 애쓴 분들과 우리말을 살리고 지키고 빛내기 위해 애쓴 분들이다. 신라 때 이두를 만들어 쓴 분들, 설총. 훈민정음을 만든 세종대왕과 그 아들딸, 도와 준 학자들. 19세기 주시경과 조선어학회 학자들, 20세기 외솔 최현배와 한결 김윤경, 그리고 오늘날 국어운동가들, 국어운동시민단체들. 그리고 우리말을 살리기 위해 애쓰는 모든 사람들이 국어독립운동가다. 그래서 나는 스스로 국어독립운동가라고 말하고 있다.
7.누가 국어독립 가로막는가
신라 때 중국 한자 들여다 쓰게 한 사람들. 한글 만드는 거 반대한 최만리와 그 무리들. 한글 쓰는 걸 막은 연산군. 우리 말글 쓰지 못하게 한 일본제국 식민통치자. 오늘날 우리말 살려 쓰기와 한글 쓰기를 방해하는 한자혼용주의자와 영어 공용주의자. 한국어문회를 만들어 한글 쓰기를 방해한 이희승과 그 제자 남광우와 후배들. 조선일보와 신문 방송 언론인, 김종필과 민관식 같은 정치인과 공무원. 한글날 공휴일에서 빼고 한글날 국경일 제정 못하게 하는 전경련과 경총 등 경제단체. 오늘날 영어를 숭배하며 공용어로 하자는 자들.
〔참고 자료 1〕
尊體 安康하심을 祝願합니다. 別添 內容과 같이 擧國的으로 漢字敎育推進運動을 展開하기 위하여 全國漢字敎育推進總聯合會를 結成함에 있어 貴下를 發起委員으로 推戴하오니 公私間 多忙 하시더라도 國家와 民族의 將來를 위하여 承諾하여 주시기를 仰望합니다.
*下記 承諾書를 暑名 捺印하시어 早速히 郵送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發起委員大會의 日時와 場所는 추후 연락 드리겠습니다.
8. 한글만 쓰기는 국어독립 첫걸음이다.
우리말을 우리 글자인 한글로만 적는 말글살이는 우리말이 독립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다. 이게 끝나면 우리말 다듬기와 좋은 글쓰기가 시작되어야 한다. 한국사람끼리는 한국말로 말하고 한글로 글을 써야 가장 잘 통한다. 말은 통해야 하고 잘 통하려면 말글살이가 쉬워야 한다. 우리말을 우리 글자로 적는 말글살이가 가장 편하고 바람직한 말글살이다. 우리말 속에 한문이나 영문 같은 외국말을 섞어 쓰면 우리말과 글이 빛나지 않는다.
9. 한자 섞어 쓰기는 일본 식민지시대 찌꺼기로서 빨리 쓸어내야 한다.
일제 세력과 문화가 이 땅에 들어오기 전에는 공문서와 여러 책이 한자전용이었다. 대한 제국 시대 일제가 이 나라를 짓밟기 시작하면서 한자와 일본글자를 섞어 쓰는 일본의 말글살이를 보고 우리도 한글과 한자를 섞어 쓰기 시작했다. 일제시대 공문서가 한자를 섞어 썼는데 그에 40여 년 길들여져서 이 땅에 한자 섞어 쓰기가 뿌리내리게 되었다. 그리고 일제가 물러간 뒤에도 일제 교육을 받아 한자 섞어 쓰기에 익숙해진 일제세대가 공무원, 정치인, 학자, 언론인으로서 그 습관을 고집해서 한글만 쓰기가 되지 않았다. 북쪽은 일제 찌꺼기 청산이 잘 되어 오래 전부터 한글만 쓰기를 하고 있다. 한마디로 남쪽에선 친일 찌꺼기를 쓸어내지 못해 일제 때 잘 나가던 자들이 광복 뒤에도 판치게 되었고 우리말글 독립에도 큰 걸림돌이 된 것이다.
10. 외국말보다 우리말이 더 중요하고 잘 알아야 한다.
우리 한국사람은 한국말을 더 많이 하게 되고 한국말과 한글로 지식과 정보를 얻고 한국말로 생각하고 삶을 만들어가면서 새로운 문화를 창조해가기 때문에 한국말이 한국인에겐 가장 중요하다. 한국사람이 한국말을 못하면 한국인으로 살아 갈 수 가 없다. 마치 사람이 물을 가장 많이 먹고 물을 먹지 못하면 죽게 되듯이 물아 가장 소중한 데 꿀을 더 소중하게 여기듯, 우리말보다 외국말을 더 소중하게 여긴다. 꿀이 있고 외국말을 알면 좋지만 꿀은 안 먹어도 살고 외국말을 몰라도 살 수 있다.그래서 한국인은 한국말을 가장 잘 알고 잘 해야 한다. 그런데 많은 한국인이 한국말보다 외국말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건 매우 잘못된 것이다.
11. 한국인이 한국말을 제대로 못하는 건 부끄러운 일이다.
많은 한국인들이 한국말을 제대로 못하면서 그걸 부끄러워하진 않고 외국말 못하는 걸 매우 부끄러워한다. 난 외국말 못하는 건 부끄럽지 않다. 한국인으로서 한국말을 잘 모르고 잘 하지 못하는 게 부끄럽다. 당신은 한국말에 자신이 있나? 한글로 글쓰기에 자신이 있나? 한국말을 먼저 잘 하고 외국말도 잘 해야 한다. 그런데 대통령도 서울시장도 대학총장도 신문과 방송사 사장은 말할 거 없고 국회의원과 장관 교수도 우리말을 잘 알지 못하고 글을 잘 못쓰면서 외국말만 잘하려 하는 거 같아 답답하다.
12. 한자말이 모두 우리말이 아니다.
우리말이 자꾸 엉뚱한 길로 빗나가는 것은 한자말을 모두 우리말로 보는 잘못된 눈 탓이다. 한자말은 모두 우리말이 아니다. 나날살이(일상 생활)에서 쓰는 말 가운데 열에 예닐곱이 한자말이기 때문에 한자말도 우리말이라고 우기는 분이 있지만 그렇다고 한자말을 우리말이라고 할 수 없다. 한자말과 우리말은 본디 그 뿌리가 다르기 때문이다. 또 신라 때부터 2천 년 가까이 한자말을 썼다지만 "향가"를 보면 비록 한문글자로 적긴 해도 한자말이 아닌 겨레말을 썼다. 그 때도 한문을 쓰는 사람이 있었지만 그것은 몇몇 사람의 글살이(문자 생활)를 말하는 것이고 모든 겨레가 다 겨레말인 배달말로 말살이를 한 것이 잘 나타나 있다. 겨레말이란 겨레 삶 속에서 저절로 배어 나와 엉겨 굳어진 것이므로 그 겨레라면 누구나 귀로 말소리를 듣고 바로 뜻을 알아차리는 말이다. 한자말이라도 말소리를 듣고서 뜻을 바로 알 수 없는 한자말-글자를 보아야 뜻을 짐작할 수 있는 일본 한자말은 우리말이 아니다. 말소리를 듣고 누구나 알아들을 수 있는 한자말만 우리말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도 한자를 알고 써왔다고 일본과 중국 한자말을 무조건 우리말이라는 사람이 있다.
13. 한문글자는 우리 글자가 아니다.
글자란 모름지기 말소리를 담을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한문글자로는 우리 말소리를 담을 수 없다. 겨레말인 "아버지, 하늘, 땅, 구름, 비"를 한문글자로 적어 보라. "부친(父親), 천(天), 토양(土壤), 운(雲), 우(雨)"같이 뜻에 맞는 한문글자로 적을 수는 있지만 우리 말 소리대로 적을 수는 없다.
우리는 예부터 겨레말이 있었지만 말소리를 적는 글자가 없어서 어쩔 수 없이 한문글자를 빌려 썼다. 오랫동안 한문글자의 뜻과 소리를 따 우리 말소리를 적어 보려고 무던히 애를 썼다. 향찰이나 이두 따위가 그것이다. 하지만 한문글자로는 끝내 우리말을 제대로 적을 수 없었다. 한문글자는 중국말을 적도록 만든 글자이기 때문이다. 우리 말을 적을 수 없는 글자는 우리 글자가 아니다.
어떤 이는 한문글자를 옛 우리 한아비(조상)가 만들었다고 하지만 우리 말소리를 적을 수 없는 글자를 우리 한아비가 만들 까닭이 없다. 또 "집 가(家) 자"가 "갓머리" 아래에 "돼지 시" 자를 쓴 것으로 보아 제주도에서 기르던 "똥돼지"를 들먹이며 한문글자를 우리 나라 사람이 만든 것처럼 말하지만 이 또한 터무니없다. 우리나라엔 제주도 말고 "똥돼지"를 기른 곳이 없고 이런 일은 중국 변두리 나라에 흔히 있는 일이다.
14. 한문글자로 쓴다고 뜻이 똑똑히 드러나는 것은 아니다
한문글자는 뜻글자이므로 처음 보는 말이라도 한문글자만 알면 낱말 뜻을 저절로 깨칠 수 있다고 한다. 그럴 듯하지만 한문글자를 안다고 해서 낱말 뜻을 알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은행(銀行)이나 조삼모사(朝三暮四)를 한문글자 뜻으로 풀이할 수 없다. 회사(會社)와 사회(社會)를 한문글자 뜻으로 가름할 수도 없다. 한문글자 뜻과는 아무 이음고리가 없다. 낱말 뜻을 따로 익혀야 뜻을 알 수 있다. 한자말은 아무리 많이 배운 사람이라도 글자를 보거나 앞뒤 말을 듣지 않고는 뜻을 알 수 없다. 대충 뜻을 알아도 바로 느낌이 와 닿지 않는다. 우리말이 아니기 때문이다. 해변(海邊)이 "바닷가"라는 것은 거의 다 안다. 하지만 보통 "해변" 뒤에 우리 말 "가"를 덧붙여서 "해변가"라 한다.
역전(驛前)을 "역전 앞"이라 하고 처가(妻家)를 "처갓집"이라 하고 월요일을 "월요일날"이라 하고 9일을 "9일날"이라 하고 박수(拍手)를 "박수친다"라 하는 것이나 결실(結實)한다를 "결실을 맺는다" 하고 미인(美人)을 "아름다운 미인"이라 하고 수상(受賞)하다를 "수상을 받는다"고 하는 것은 한자말과 한문글자로는 뜻이 똑똑히 드러나지 않기 때문이다.
글자란 본디, 말소리를 담는 그릇이다. 글자는 소리만 틀림없이 제대로 적을 수 있으면 된다. 글자 속에 들어 있는 뜻이란 아무 쓸모도 없다. 한문글자로 적고 눈으로 보아야 뜻을 알 수 있는 말은 말로서 아무 값어치가 없다. 중국에선 제 구실을 하겠지만 우리 나라에선 다르다.
말은 바뀌게 마련이다. 따라서 요즘 사람들은 옛말을 잘 모른다. 하지만 한문글자는 뜻글자이므로 세월이 흘러도 뜻이 바뀌지 않는다고 한다. 모르는 사람이라면 믿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같은 한자말이라고 반드시 예와 이제와 뜻이 같다고 할 수 없다.
인간(人間)은 사람이다. 그런데 "조침문"이란 옛글을 보면 "인간 사람이로다"란 말이 나온다. 이때, 인간은 사람이 아니다. 글자 풀이하면 "사람 사이"고 앞뒤 말을 가지고 풀이하면 "사람서리" 곧 "세상"이다. 또 옛날에는 사람 가운데 얼된 사람을 가리켜 "인간"이라 했다. 우리 옛말과 마찬가지로 옛 한자말은 거의 다 사라지고 요즘은 새로 만든 한자말을 쓰고 있다.
한문글자가 말뜻을 더 알아보기 힘들게 한다. 한자말을 한자로 써야 그 뜻이 뚜렷하게 드러나는 게 아니다. 經濟나 先生이란 글자만 보고 그 뜻을 분명히 알 수 있는가.
경제 (經濟)[명사][하다형 자동사]
1.인간이 공동생활을 하는 데에 필요한 재화(財貨)를 획득·이용하는 활동을 함, 또는 이를 통하여 이루어지는 사회관계. 경제의 활성화./ 경제 활동이 위축되다.
2.비용이나 시간 따위를 적게 들이는 일. 경제 속도로 주행하다.
3.<경세제민(經世濟民)>의 준말. 경제=살림살이, 경제주체=살림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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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영어 공용어화, 상용화는 우리말 짓밟기다
오늘날 세계 지배자 미국인들이 영어를 쓴다고 우리도 영어를 공용어로 하고 상용하자는 정치인과 학자, 글쟁이들이 있다. 소설가 복거일과 소설가협회, 전경련 자유기업원이 앞장서고 정부 중앙부처와 서울시청이 그러고 있다. 제 나라 말은 제대로 알고 바르게 쓰지도 못하는 자들이 외국말만 쓰면 돈이 저절로 굴러 들어오는 거로 착각한 거 같다. 세계화와 영어 공용화를 미국화이고 나라 망치는 얼빠진 짓이다. 김영삼 전 대통령과 이명박 서울시장은 이 시대 우리말 훼방꾼이다. 언제까지 남의 나랏말이나 배우고 섬기다 세월 다 보낼 것인가. 지금 우리가 갈 길이 바쁘고 할 일이 많다. 중국 지배받을 땐, 중국말글, 일본 지배받을 때 일본말글, 미국 지배받는 오늘날 미국말글 좋아하고 잘 해야 출세하기 좋겠지만 제발 정치하는 자들이나 공무원 학자들은 그러지 말라.
16. 우리가 인터넷을 이용한 정보통신 강국이 된 건 한글 덕이다.
오늘날 우리가 일본보다도 인터넷 정보통신이 발달했는 데 그 가장 큰 원인이 한글과 한자에 있다. 한자 섞어 쓰는 일본은 컴퓨터와 찰떡궁합인 한글만 쓰는 우리보다 불리하다. 우리가 우리말글을 잘 이용하면 더 빨리 자주문화가 꽃피고 그 바탕 위에 정치, 경제, 과학, 산업이 빨리 발달한다. 그래서 더 잘 살 수 있다.
17. 인터넷에서 한글을 잘 이용하자.
한 때 인터넷은 영어가 아니면 이용할 수 없는 거처럼 말하면서 영어 조기교육과 영어 공용어화를 강하게 주장한 얼간이들이 많았다. 그러나 지금 한글만으로도 인터넷을 얼마든지 이용할 수 있다는 게 증명되었다. 인터넷 주소와 인터넷우편도 한글로 할 수 있다. 자국어 인터넷주소쓰기와 이메일 쓰기는 우리가 종주국이고 선진국이다. 한글인터넷주소는 정보격차를 해소하고 정보통신이용률을 높여준다. 여러분은 전국 대학 인터넷영문주소를 다 아는가. 여러분은 여러분의 선생님과 우리 정부기관 인터넷주소를 다 아는가. 한글로 쓰면 누구나 알 수 있고 정보통신이 더 한층 빨라진다. 그런데 그 한글인터넷주소 쓰기를 정보통신부가 반대하고 방해하고 있으니 안타깝다.
18. 사이버 시위, 인터넷통신을 이용한 학생운동을 제안한다.
지난날 민주화를 위해 학생들이 거리로 많이 나갔다. 그 때 최루탄이 터지고 길이 막혀서 학생도 고생하고 시민들도 많은 피해를 봤다. 이제 인터넷정보통신시대다. 시위와 학생운동방법도 시대에 맞게 바꾸자. 말글을 이용한 평화시위, 인터넷시위를 하는 것이다. 그 방법으로 세상을 바꾸고 바로잡은 본보기가 많다. 정치개혁을 위해 노사모란 시민모임이 그 한 본보기다. 이제 거리로 나가지 말고 과학과 평화를 살리는 학생운동을 할 것을 강력하게 호소하고 제안한다. 남북 말글통일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다. 정부에 남북이 인터넷을 마음대로 통할 수 있게 해달라고 하고 말글이 하나되기 위해 만날 수 있게 해달라고 하고, 남북방송과 신문을 마음대로 보게 해달라고 하자. 우리말글로 새말을 만들어 인터넷통신으로 알리자.
19. 쉬운 우리말글살이 시대를 열자.
우리말이 없으면 새말을 만들기도 하고 토박이말을 찾아 쓰고 될 수 있으면 한자말과 외국말을 우리말에 섞어 쓰지 말자. 한자말과 외국말을 섞어 쓰면 말이 어려워지고 혼란스러워진다. "야로(夜路, 冶爐, 夜露, 野老, 野路)"란 한자말이 대여섯 가지나 있는데 중국 사람과는 달리 우리는 읽는 소리를 듣고서 뜻가름을 할 수 없다. 우리말이 아니기 때문이다. "밤길, 풀무, 밤이슬, 시골 늙은이, 들길"처럼 우리말로 쓰면 누구든 바로 뜻을 알 수 있고 헷갈리지도 않는다.
그 밖에 이야기 : 국회의원 한자이름패와 배지, 한국은행 한자 현판 바꾼 이야기, 국무총리를 검찰에 고발한 이야기,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을 만들고 지킴이와 훼방꾼 뽑기한 일, 한글기계화선구자 공병우박사님 이야기, 한글날 국경일 제정추진 활동, 재테크와 이벤트란 외국말이 퍼진 이야기, 한글이 우리에게 자신감과 긍지를 심어준다.
마무리 말
여러분을 만나니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아 줄인다. 다음에 또 이야기할 기회가 있기 바란다. 끝으로 우리말이 죽으면 우리 겨레도 나라도 죽는다. 한국말과 한글을 한국인이 지키고 살리고 빛내지 않으면 누가 하겠는가. 우리말이 우리의 힘이고 우리말에 우리의 살길이 있고 삶이 있다. 우리말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우리말부터 잘 하고 남의 말도 잘 하자. 그리고 우리말을 짓밟는 자들을 함께 혼내주자. 다 못한 이야기는 한글인터넷주소 이대로, 한글, 전국국어운동대학생동문회 누리집에 와서 하자.
[글쓴이 소개]
1967년 동국대학교 국어운동학생회 창립 초대 회장
1968년 전국국어운동대학생회 창립 초대 감사
1973년 전국국어운동대학생동문회 초대 회장
1989년 한글학회 특별회원(현) .
1989년 한글문화원 고문
1990년 한말글사랑겨레모임 공동대표.
1992년 (사)국민문화연구소 이사
1993년 외솔회 감사 1994년 한글문화단체모두모임 이사(현)
1994년 한글지킴이 바로모임 총무.
1994년 민족문제연구소 후원회 조직위윈장
1995년 한국바른말연구원 사무총장
1996년 국어정보학회 감사(현)
1997년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 공동대표(현).
1997년 외솔회 이사(현)
1999년 인터넷신문 대자보 고문(현).
2000년 한글세계화추진본부 상임이사(현)
2001년 한글날국경일제정범국민추진위원회 부위원장(현)
2002년 한글인터넷주소추진총연합회 본부장(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