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說 話 |
"충 국사에게 탐원(躭源)이 하직했다" 함은 마치 문수(文殊)가 부처님을
하직하고 남쪽으로 떠난 것과 같으니, 자기의 일을 충족한 뒤에는 어디론
가 가서 교화의 문을 열어, 사방에서 오는 이를 제접(提接)해야 하기 때문
에 '끝내 극칙이 되는 일〔畢竟極則事〕'을 물은 것이다.
"딱하기도 하구나〔辛自可憐生〕……"라 함은 극칙이 되는 일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뜻이요, "호신부자(護身符子)"는 위(魏) 무제(武帝)가 형화환(螢火
丸)을 팔에 간직하고 있으니, 화살이 백 보(百步) 이내에는 들어오지 못했다
고 하는 고사이다.
오조(五祖)의 착어에서 "노파심이 간절하다" 함은 국사의 노파심이 간절한
줄 비로소 알았다는 것인가? 아니다. 노파심이 간절한 곳에 기대 엎어졌다
는 것이다.
해인(海印)의 송에서 위의 두 구절 중 '호신부적'이란 자기의 영〔己靈〕을
소중히 여기는 것이다. 자기의 영을 소중히 여기지 않는 것도 옳지 않거늘,
하물며 자기의 영을 소중히 여겨 호신부자를 필요로 하겠는가? 그렇다면 모
든 성인도 흠모하지 않고 자기의 영도 소중히 여기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대에게 언어 밖의〔爲君旨外〕……"라 한 것은 "자기의 영도 소중히 여기
지 않는 것도 옳지 않다……"한 것이니, 곧 언어〔旨〕요, "가을 달〔秋月〕…
…"이라 한 것은 물결마다 활짝 나타나는 것이 곧 용(用)이라는 뜻이다.
지비자(知非子)의 송에서 "몸에 지닌 장대〔隨身竿木〕"라 함은 "작대기 하
나를 몸에 지니고 다니면서 장터를 만나면 광대놀이를 벌인다〔竿木隨身逢場
作戯〕"한 것의 한 구절이니 등은봉(鄧隱峰)의 말이요, "험한 벼랑 무릅쓰다
〔冒崎嶇〕"함은 석두(石頭)로 가는 길이 미끄럽기 때문에 험하다고 하였다.42)
"마음에 들기는〔好箇〕……"이라 함은 제대로 만나 보았으니 대장부요, 호신
부자를 필요로 했으니 애석하다는 것이다.
41) 부처가 되는 최고의 법칙, 즉 길을 뜻한다.
42) 등은봉이 마조에게 작별 인사를 했을 때, 마조가 어디로 갈거냐고 물어 석두로
가겠다고 대답하니, 석두로 가는 길은 험하다고 했다는 기연에서 나온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