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이었다. 웬 낯선 차가 학교 운동장으로 들어왔다. 곧이어 중년의 부부와 마치 개나리를 연상케 하는 샛노란 머리의 남자 아이 하나가 차에서 내렸다. 모든 것이 못마땅한 듯 찌푸려져 있는 아이와 달리 중년의 부부는 뭔가 여유 있어 보였다. 참 묘한 대조였다. 알고 보니 아이의 친부모가 아니라 친척이었다. 다락방교회의 사명자로 헌신하고 계시는 분들이었다.
녀석의 얼굴을 가까이 보니 ‘해괴하다’라는 말로도 표현이 안 되는 생김새였다. 필자가 본 얼굴 중에 가장 기괴한 얼굴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하늘 향해 쭉 찢어진 눈, 구멍이 다 드러나 보이는 코, 아래로 축 늘어진 입, 들쑥날쑥한 이, 자그마한 키에 구부러진 등…. 한마디로 옥동자를 능가하는 생김새였다. 누가 봐도 쉽게 접근하기 힘든 아이의 모습이었다. 누군가의 사랑을 받아본 적이나 있을까라는 의구심이 들 정도였다. 이런 시선이 익숙한 듯 아예 고개를 푹 숙이고 앉아 있는 녀석의 어깨가 갑자기 들썩거렸다. 곧이어 녀석의 한숨소리가 터져 나왔다. 그 순간 녀석의 한숨소리가 갑자기 주님의 탄식소리로 들리는 것은 왜일까?
녀석의 한숨소리를 들었는지 이 녀석을 데리고 온 여 집사님이 먼저 입을 떼기 시작했다. “이 아이는 이 학교 아니면 안 됩니다. 이 학교에서 받아주지 않으면 이 아이는 어쩔 수 없이 이번 주 절에 들어가야 합니다. 이 아이를 받아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절에 들어가야 한다고요? 왜요?” “이 아이의 할머니가 무당입니다. 부모는 이혼을 했구요. 무엇보다 아버지가 아이를 책임질 만한 의지가 전혀 없는 상태구요. 그러다보니 할머니가 이 아이를 떠맡아 오다시피 했는데, 할머니가 이 아이를 지금 절에 보내 중으로 만들려고 하는 것입니다.” 누가 들어도 안타까운 상황이었다. 갑자기 아이의 생각이 궁금해졌다. “너도 절에 들어가 중이 되고 싶니?” 갑작스런 질문에 얼떨결에 녀석의 고개가 올라갔다. 나와 눈이 마주쳐 당황스러워 그랬는지 녀석의 답은 예상을 깨고 곧바로 들을 수 있었다. “아니요. 중 되기는 싫어요.” 퉁명스럽기 그지없는 대답이었지만 단호했다. 녀석의 대답을 듣는 순간 ‘사단이 이놈을 중으로 키우려고 했다면, 반대로 이 녀석을 하나님의 종 목회자로 키워 이 흑암의 세력들을 소탕해야겠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버렸다. 이렇게 이 녀석과의 만남은 시작되었다. 지금은 복음으로 성형수술 해 여자 아이들에게도 인기가 제법 있다''.
나중에 녀석을 통해 알게 된 일이지만 완전 음악 중독자였다. 할머니가 굿 할 때나 새벽에 산에 올라 귀신을 부를 때에도 이 녀석은 북을 치는 역할을 했다고 하니 이 아이가 음악에 빠지는 것이 당연한 결과인지도 모른다. 음악의 완전 노예가 되어 더더욱 악몽과 가위 눌림에 시달려야 했고, 귀신을 늘 보는 영적문제에까지 이르게 된다.
필자가 이렇게 한 아이에 대해 써내려 간 이유가 있다. 바로 ‘뉴메탈(New Metal)’의 선두주자 <콘(Korn)>의 첫 단독 내한공연이 4월 22일로 확정되었다는 2월 23일자 한겨레신문을 읽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2004년 서태지의 ‘04 라이브 와이어’ 무대에 함께 오른 후 단독 공연으로 다시 한국을 찾아 온 이들이 바로 이 녀석의 우상이었다. 그룹 <콘(Korn)>의 경우 공연 때 흰 비둘기 100마리를 풀어놓고는 멤버 중 한 명이 비둘기를 잡아 이빨로 목을 따는 엽기적인 행동을 하곤 한다.
주목할 점은 이 녀석의 말이다. <콘> 음악을 듣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온 몸이 몇 번이고 빙빙 휘돌려지기도 하고, 작렬하는 소음에 매를 맞는 정도를 넘어 아예 머리와 몸이 비틀리고 꼬이는 진기한 경험을 할 때가 많다는 것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녀석의 이러한 이야기가 <콘>의 음악을 다룬 대중매체에서도 언급되어져 있다는 사실이다. <콘>의 음악에 빠진 많은 사람들이 녀석과 동일한 경험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헤드뱅잉 하기에 최고의 음악이라는 <콘>의 음악…. 한마디로 몰아(沒我)와 망아(忘我)의 경지에 이르게 하는 <콘>의 음악…. 결국 좀 더 자극적인 몰아와 망아의 세계를 경험하기 위해 음주, 약물, 섹스를 저절로 찾게 만드는 <콘>의 음악…. 게다가 어릴 적에 당한 왕따의 상처로 반항적 폭력적인 가사와 반사회적, 반기독교적인 메시지로 유명한 <콘>의 음악…. 결국 <콘>은 수많은 청소년들을 몰아와 망아의 상태로 집어넣고 이러한 메시지를 집어넣고 있는 것이다.
올 신년 메시지에서 하나님은 문화싸움 하는 사람에게는 기적의 문을 여신다고 하셨다. 네피림 문화와 싸운 노아, 갈대아 문화와 싸운 아브라함, 애굽의 문화와 싸운 모세, 우상과 흑암 문화와 싸운 초대교회와 바울. 지금 이 시대에 하나님이 우리에게 요구하시는 것이 바로 이 문화 싸움이라 생각한다. 무엇보다 문화싸움에서 이기려면 힘이 있어야 한다. 힘이 없으면 오히려 당한다. 힘이 없으면 끌려간다. 힘이 없으면 진다. 힘이 있어야 끌 수 있다. 그 힘의 근원이 바로 신분(창1:27)과 권세(창1:28)라 생각한다. 신분을 누리는 만큼 권세(충만하라. 다스리라. 정복하라)가 나타난다고 했다. 구원의 맛을 몰라서 거의 다 실패한다고 했다. 우리 렘넌트들이 신분에 대한 자부심이 있다면 어떠한 상황 속에서도 무너지지 않는다고 확신한다. 신분에 대한 자존심이 있다면 절대 어떤 문제가 와도 넘어지지 않는다고 확신한다. 하나님 자녀는 뭐든지 할 수 있다는 자긍심이 있다면 어떤 세상문화도 초월하고, 정복한다고 생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