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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야인시대의 쌍칼처럼 핵 위협에 재미 붙인 김정은
오래전에 절찬리에 방영되었던 드라마 야인시대에서 쌍칼은 매우 위협적인 존재였다. 쌍칼은 원래 만주 일대에서 활동을 했으나, 쌍칼로 사람(야쿠자 두목)을 죽이고 조선으로 피신해 와서 주먹패가 되었다. 그의 칼 다루는 솜씨는 대단하고 날렵하여 주변 사람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그는 모든 싸움에서 단검 두 자루를 날렵하게 활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드라마에서는 1:1 결투에서 칼을 쓰는 것은 일종의 비겁한 행위로 인식되었기에, 직접 칼을 사용한 경우는 거의 없다. 그가 종로를 떠날 때의 회상 장면에서 그에게 일본 야쿠자 보스를 죽일 때가 유일한 살생 장면이었다. 그는 쌍칼을 위협용으로 사용할 뿐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살생에 활용하지 않았다.
그는 당시 경성 최고의 주먹으로 알려진 구마적의 일등 부하로 종로 이정목을 맡았다. 후에 조직의 후계자인 김두한의 심복인 김무옥, 문영철. 삼수, 최털보, 병수 등도 원래 쌍칼 휘하의 부하들이었다. 김두한의 유년기 시절 수표교 위에서의 구마적의 종로패와 하야시의 혼마찌패의 패싸움이었을 때, 그는 첫 등장을 하는데, 그때 구마적의 부하 중 에이스로서 야쿠자 여럿을 때려 눕히고, 쌍칼을 하야시에게 날렸으나 하야시는 차고 있던 검을 꺼내 받아 튕겨 날렸다. 하야시는 쌍칼 이상의 검객이었다.
쌍칼과 김두한의 만남은 쌍칼의 부하인 털보가 김두한에게 사기를 치는 바람에 분노한 김두한이 김무옥과 문영철을 박살 냈다. 이를 계기로 쌍칼은 김두한을 만나게 되었고, 사건의 전말을 알게 된 쌍칼은 김두한에게 사과하면서 돈을 돌려주었다. 그리고 종로회관의 술자리에서 쌍칼은 “이 총을 들고 싸우는 독립군도 있지만, 우린 이 주먹을 쓰는 거리의 독립군이다. 왜놈들로부터 조선 상인을 보호하는 거리의 독립군 말이다”라는 말을 듣고 만주로 가서 독립군이 되기로 마음 먹었던 김두한은 만주로 가는 길이 어렵게 되자 종로에 남게 된다. 당시 김두한과 쌍칼은 종로를 일본인들에게서 지킨다는 것에 큰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 그래서 자신의 나와바리였던 종로 이정목(종로 2가) 야시장의 상인들에게도 구마적보다 더 큰 신임을 얻고 있었다. 하지만 구마적이 하야시와 손을 잡는 바람이 서로는 등을 돌렸다. 그래서 혼마찌의 하야시와 손을 잡은 구마적에게 불만을 품게 되면서 쌍칼은 구마적에게 결투를 하였지만 패배한다. 그리고 조직을 김두한에게 넘겨준 뒤 만주로 떠난다. 그는 쌍칼이란 이름처럼 칼을 사용할 때 진정한 모습을 보여 주었다.
구마적과의 결투에선 맨주먹으로 대적하여 처음에는 날렵함을 보였으나 구마적의 특종무기인 박치기에 두개골이 금이 가는 부상을 입고 패한다. 이때 쌍칼은 싸우기 전에 이미 자신이 질 거라 예감하고 김영태와 상의하여 김두한을 차기 오야붕으로 지정해놨다. 결투 전날 쌍칼이 신마적과 만났을 때, 신마적은 ‘구마적의 박치기가 일품이라 잡히면 끝이니 조심’하란 말을 들었지만, 쌍칼은 미리 칼을 사용하지 않았다. 승리를 확신하고 옷을 챙기려는 구마적에게 쌍칼은 칼을 던져 위협하였지만 결국 나머지 하나를 던지지 못하고 땅에 쓰러져버린다. 드라마에선 첫 번째 던진 칼도 일부러 빗나가게 던진 것으로 묘사되었다. 쌍칼의 이런 행동에 감명받은 구마적은 쌍칼에게 “내가 널 이긴 것 같지는 않구나. 역시 넌 진정한 주먹이야”라며 쌍칼의 솜씨를 인정한다. 구마적은 훗날 부하들 앞에서 그 결투를 회상하며 “그래도 쌍칼은 내게 칼을 겨누진 않았어. 만약 쌍칼이 내 심장을 노렸다면, 난 아마 이 자리에 있지 못할 거야. 그게 바로! 사내라는 거야. 그런 점 아우들도 배워둬야 해.”라고 말하여 쌍칼을 치켜세운다. 아마 쌍칼은 자신이 모시던 오야봉에게 비겁하게 칼을 쓰는 것을 스스로 용남하지 못한 의리였는지 모른다. 칼을 든자가 협객으로서의 도리와 의리를 버리면 무사시처러 망나니가 된다. 쌍칼이 떠난 후 곡예사 출신인 무사시라는 자가 다시 쌍칼로 등장하지만, 그는 잡배였고 결국 김두한에게 패배하여 떠나게 된다. 어쨌든 쌍칼은 뛰어난 칼 솜씨 하나만으로도 모두에게 위협적이었고, 사람들은 쌍칼의 전설적 위력에 지레 겁을 먹었고, 쌍칼은 세상을 손아귀에 넣을 수 있었다.
북한 김정은이 핵과 미사일로 지속적인 대남 위협을 계속해 왔다. 심지어 초강국인 미국까지 위협을 했다. 물론 미국과 싸워 이길 수 없지만, 미국이 김정은의 핵 한두 발에 입을 치명적인 상처로 인해 함부로 하지 못한다는 것을 안다. 미국은 김정은이 핵과 미사일 도발을 하면 온갖 엄포로 그를 위협했다. 미국 함대를 극동에 배치하는가 하면 전투기를 띄우고 군사훈련을 강행했다. 그런데 최근에 와서 미국의 그런 군사적인 위협은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김정은도 조심스럽게 미사일 도발을 하는 것 같다.
김정은은 2018년 4월까지만 하더라도 ‘핵과 경제의 병진 노선’을 내세우다가 남북한 대화 미북 대화의 분위기를 타고 핵 노선은 중단되었다. 그러다 하노이 회담 결렬이후 한참의 침묵 끝에 다시 도발의 고개를 들고 있다. 북한 노동신문 5월 8일자 사설에서 “(우리 공화국은) 적대세력들과의 결사적인 대결속에서 (핵.경제)병진의 역사적 대업을 성취하고 평화로 향한 정세흐름을 주도하고 있는 불패의 강국이다....지난 3년간 우리 국가의 자주적 존엄과 전략적 지위가 최상의 경지에 올라섰다....그 어떤 폭제와 광태도 단호히 제압. 분쇄할 수 있는 자위적 전쟁 억지력을 보유했다.”고 했고, 지난 4월12일 김정은 위원장은 최고인민회의 시정 연설에서 “최근 제국주의와의 결사적인 대결 속에서 병진의 역사적 대업을 성취하고 평화에로 향한 정세 흐름을 주도하고 있는 우리 공화국의 전략적 지위와 영향력은 날로 강화되고 있다.” 하면서 핵보유국의 지위를 강조 했다.
이러한 분위기에 대하여 켄고스 미 해군분석센터국장은 4월7일 한미경제연구소(KEI)에서 열린 ‘북한 내부정치와 김정은의 핵무기’란 주제의 세미나에서 “북한은 국제사회의 경제지원을 받을 생각이 애초에 없었다. ...북핵 프로그램은 김일성.김정일 시대를 거쳐 내려온 유훈인 만큼 김정은이 이를 포기한다면 북한 내부에서 정통성에 도전을 받을 것이다. ...경제발전을 원하지만 정작 체제동요 때문에 받아들이기 어려운 모순된 상황 때문에 김정은과 북한 지도부는 더욱 핵무기에 집착할 것이다”고 했다. 이는 드라마의 상칼처럼 핵 포기는 지위와 위상을 잃는 일이기 때문에 포기할 수 없다는 것이다.
얼마 전 미국은 항공모함 전단과 폭격기를 중동에 배치했다. 벌턴 보좌관은 미국은 항모전단이 홍해를 거쳐 아라비아해안 페르시아만으로 향하며 폭격기들도 아라비아반도 내 기지에 배치되고 있다고 했다. 그래서 페르시아만은 더욱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은 이런 조치가 이란의 위협에 대한 대응조치라고 명시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과거 북한에 했던 것과 다르지 않다. 이란은 미국과 핵 합의를 하고 난 후에도 은밀하게 핵을 추진해 왔으며 군사적인 긴장을 고조하고 있다고 판단하여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과 핵합의 파기를 선언했다. 이란은 점차 드러내 놓고 군사적 행동을 보여 왔다. 그래서 미국의 대 이란 정책은 강경일변도로 흐르고 있다. 미 정부는 지난 4월 이란 혁명 수비대를 외국군 가운데 처음으로 테러 조직으로 지정했으며 중국․일본 등 8개국에 대한 이란산 원유 수입 금지 제재를 복원했다. 레바논 무장 단체 ‘헤즈볼라’ ‘예멘 반군’ ‘후티’ 등 ‘시아파 초승달 동맹’에 대한 이란의 원조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난해 왔다. 미국의 볼턴 보좌관은 AP 통신을 통해 이런 조치가 “이란 정권을 향해 미국과 동맹국에 대한 어떠한 공격이라도 가차 없는 대응에 맞닥뜨리게 될 것이라는 분명하고 틀림없는 메시지를 보내기 위한 조치라며 미국은 이란과 전쟁을 추구하는건 아니지만 대리 조직이든 이란 혁명 수비대든 어떠한 공격에도 대응할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런 일련의 사태를 보면, 북한도 이란도 내부에 비장의 무기(핵)를 가지고 있으며 이를 가지고 위협하고 있음을 드러낸 것이다. 타국의 추종을 불허하는 미국은 각종 참단 무기와 함공모함으로 위협을 하지만 북한과 이란은 핵과 미사일이란 그들 최고의 무기로 위협하며 그들의 요구를 관철시키고자 한다. 드라마에서 누구도 쌍칼을 함부로 대하지 못했듯이, 그들은 어떤 강대국도 자기들이 가진 그 비장의 무기에 입을 한방의 치명상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망설이고 달랠 수 밖에 없으며, 자기들을 함부로 대하지 못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미국으로선 일본이 몰래 갈고 딱아 준비했던 쌍칼로 진주만을 기습하여 치명적인 상처를 입은 과거도 늘 회상하고 있을 것이다. 따라서 본토가 위협의 대상이 되는 것은 더욱 묵과할 수 없다. 그래서 섵부른 군사행동은 하지 못한다. 다만 위협할뿐이다. 그리고 달랠 것이다. 이것을 특히 김정은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것이 바로 김정은의 핵과 미사일 위협일 것이다. 다만 더 큰 걱정은 김정은에게서 드라마에서의 진짜 쌍칼처럼 쌍칼을 아무데나 사용하지 않는 협객의 도리나 의리를 찾기 어렵다는 점이다. 시정잡배의 무사시 쌍칼처럼 의리나 도리를 잊은 쌍칼처럼 김정은은 핵위협에 더 재미를 느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2019년 5월 21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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