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비교적 느긋한 날이므로 아침을 먹고 장비 말려 8시도 훌쩍 넘겨 출발이다
락블랑 오르는 길은 두코스다
우리가 간 사다리 코스와 10분쯤 도로를 따라 더 올라가면 있는 지그재그 초반 급경사 길이다
난이도는 비슷할 거 같고 조망은 지그재그 코스가 더 낫지 싶다
정작 산장에서의 조망은 별로라 더 진행할뻔 했는데 일부러 산장위로 올라가 보니 과시 일망무제더라
이 날은 7시쯤 느긋하게 일어나 장비 물끼도 좀 빼고 밥도 해먹고 출발키로 한다
시방 생각해 보니 우리 남은 일정이 충분 했으므로 어데 평평하고 물 좋은 곳에서 하루 휴식을 취하는 것도 맞지 않았나 생각된다
다녀 오고서는 별로 다시 가고 싶은 마음이 없었는데, 산행기를 쓰고 있노라니 우리가 놓친 길과 누리지 못한 여유에 대한 미련이 있어 한번 더 가고픈 마음이 들기는 든다
한번 더 가면 정말 실수없이 제대로 알차고 재미나게 즐기다 올 게다
텐트장에서 뒤쪽 도로로 올라 조금만 올라오면 어제 보아둔 락블랑 들머리다
저쪽 건물이 아직 개장하지 않은 식당으로 보이고 이 길따라 10여분쯤 올라가면 락블랑 들머리를 하나 더 만난다
그 길 보아하니 초반에는 제법 지그재그 급경사더라만 8부 능선에서 거진 평지로 락블랑 산장까지 진행 할 수 있겠더라
하지만 이쪽길도 난이도는 비슷하고 구경꺼리도 많다
어제 지나온 에귀히뽀르테산
몽블랑 산군을 코앞에 두고 진행한다
TMB 트레킹은 말 그대로 몽블랑을 중간에 두고 한바퀴 뺑 도는 길이다
독일 고등학생들이다
아가들이 훤칠하고 인물도 좋더만
저 산양은 모델 많이 되어본 폼이 그대로 나타나더만
저 바위 통과 하는데 5분 정도 걸리면서 요소요소 폼은 다 잡데
한편으로는 아주 강인한 생명력이 느껴진다
다른 한편으로는 참 맛도 없게 생겼다
그래서 더 오래 살아남나?
몽블랑을 열흘도 넘게 쳐다 보면서 걷다보니 저 정상까지도 아주 쉽게 오를 수 있을 거 같은 생각이 든단 말이야
물론 장비만 갖춘다면 일본 북알프스나 몽블랑이나, 오히려 몰블랑이 쉬워 보이더만
안 올라가봐서 모르겠지만^^
보아하니 저 산양도 사람곁에 어른거리다가 어데 건빵 조각이나 얻어먹어 본 놈 같다
나중에는 아예 학생들 1미터 옆에까지 접근 하더만
어찌보면 귀여운 구석도 있군
두어시간 진행하니 생각지도 못한 사다리 구간이 나타난다
아까 들머리에서 미국 살고있는 한국 아짐을 만났는데, 아들은 스릴있는 지그재그로 가고 자기는 사다리 없는 쉬운길 찾아 뺑뺑 돌다가 그냥 이리로 붙었다는데, 고소증이 심하다며 걱정이 태산이더라
나중에 산장에서 만나 어떻게 올라 왔냐니 독일 학생들 중간에 끼여 끌리고 밀리며 자기도 모르게 올라 왔단다
사진의 이곳은 그렇고 사다리 중 한곳은 정말 고소 심한 사람은 제법 쩔쩔 멜 곳도 있더만
저쪽 평평한 곳에서 빵과 한잔 술로 목축이며 쉬다가 출발이다
자꾸 말하지만 그쪽나라 야구 방망이처럼 생긴 기다란 빵 너무 맛나고 유용하더만
안주되지 밥 되지 간식 되지
어제 우리가 장보러 내려갔던 마을이다
동네 이름은 모르겠고 그냥 텐트장에서 자그마한 산 하나 넘고 기차역에서 2번 버스 기다려 타고 내려가면 된다
버스 타는 곳에 우리와 비슷하게 동그란 입갑판이 하나 서 있는데, 그곳에 버스시간 적혀 있으므로 별로 불편도 없다
저쪽 에귀히 뽀르테 산은 우리가 걸은대로 왼쪽 봉우리까지 능선을 타고와 하산하는 방법도 있는데 한번 더 간다면 그 길은 택하지 않겠다
정상에서 왼쪽 능선으로 조금만 오면 아래 마을로 하산하는 길이 몇군데선가 있더만
그 길로 하산하여 저쪽 스키장 마을에 문 열어놓은 슈퍼나 식당 있는가 살펴보고, 여의치 않으면 그곳에서 바로 2번 버스 타고 내려가 시장을 보고 다시 기차역까지 원위치 하여 산하나 넘어 텐트장으로 가면 훨 편하겠다
산이래야 5분 정도밖에 안걸리는 야산이다
멋나다야
저 빙하가 메르데 글래스 빙하일까
가만,
저 오른쪽 눈 하얀 둥그런 곳이 몽블랑 정상부제
벌써 샤모니가 보이는군
거진 한바퀴 다 돌은 셈이다
첫날 샤모니에 가서도 그 동네가 몽블랑 바로 기슭에 있으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지
사람들이 사진을 짝고 난리 부르스를 치길레 난 락블랑 산장 다 온줄 알았다
여기서 한시간 넘게 더 가야 되더만
그래서 우리도 난리부루스를 쳤다
정말 정상에 다 오른 사람들 같다
저쪽 건물이 플레제르 산장쪽이다
보이는 건물이 산장인줄 알았더만 건 스키장에서 운영하는 바와 샵 건물이더만
락블락 산장은 이곳에서 우측으로 한참 올라가야 된다
락블랑으로 올라가는 방면의 산도 볼만하다
나중에 보니 저쪽 산에서도 등산로가 있는 모양, 내려오는 산객들이 있더라
락블랑으로 오르는 중의 몽블랑 조망은 너무 좋다
하여 자꾸만 손이 간다
락블랑의 뜻이 호수를 지칭한단다
이런 저런 호수들이 산정에 많이도 있다
백두산 천지에서도 수영해 보지 않았는가
정말로 한번 들어가 보고 접은 마음이 있더라
몽블랑 정상
락블랑 산장에 이르니 재미교포 아들이 바위에 누워 있다
자네 어머니가 이 코스로 오르고 있다하니 깜짝 놀랜다
그 친구 사교성이 얼마나 좋은지 항상 주변에는 사람들이 모였더라
다음날 폴리제르 산장에서 하산할 적에도 약 10여명이 같이 하산 하던데, 샤모니에 내려가 쫑파티를 할 예정이란다
반면 그 어미는 그런 아들이 자기 한테는 무뚝뚝하여 조금 서운 하단다
산장에 누웠는데 사람들이 어디론가 간다
따라가 보니 이런 호수다
이름도 거창하게 있던데 모르겠고, 산장 주변에는 이런 호수들이 몇갠가 있더라
저 십자로 길에서 저들이나 우리처럼 폴리제르 산장을 향하여 직선으로 하산하지 말고 2,300 고도를 유지하며 능선으로 나아 가다가 산장으로 하산하는 길이 있단다
다녀온 입장에서 대충 짐작이 가는 길인데, 우리는 그 길이 클라이밍 길인줄 알았는데 트레킹 이었다니 다만 지나간 시방에야 아쉽기 그지 없다
먹거리 빵빵한 2일째다
버터를 저렇게 쓸어 딱딱한 그 빵에 넣어 먹으니 정말 훌륭한 식사가 되더만
옆에 이탈리아 고교생들이 소풍을 온 모양인데,
점심을 마치더니 그냥 그대로 드러누워 잠자거나 카톡질 자유롭게 하고 있다
참으로 이런 모습은 부럽더라
사진에서는 나오지 않았지만 우리 저쪽으로 대학생쯤 되어 보이는 아주 가슴 풍만하고 이쁜 여대생으로 추정되는 딸네미가 있었난데,
그놈도 우리는 개의치 않고 썬크림을 바르는데 아주 대 놓고 보란듯이 젓가슴에도 바르고 그러더만
하이고,
너무 그러하니 보는 우리가 민망하더만
한국이라면 나무라며 말렸을거라
점심을 아주 느긋하게 먹고 락블랑의 명소,
머시기 호수에 가 보기로 한다
그래봤자 10분 상관이다
이 호수땜시 이곳 명칭이 락블락인 모양이다
영어로 레크가 호수이니 뭐 라틴어는 대충 저거끼리 어느 정도 통하는 갑다
우리가 점심을 먹은 산장 데크에서 보니 TMB 최고의 야영지가 락블랑이니 어쩌고 해샀터니만 별로 조망이 없다
하여 사람들이 가는 그 호수나 따라 가보고 내쳐 눈 아래 보이는 폴리제르 산장 주변에서 자기로 합의한 바다
뚜와 건우는 호수 보고서 바로 산장으로 내려가고, 호박을 꼬드겨 산장 위로 올라가 보았다
아따, 다만 100여 미터 올라 왔을 뿐인데 이래 조망이 달라지나
동서남북 사통팔달이다
이래서 그 사람들이 그런말을 했구나 싶다
서둘러 그들을 꼬드기려 내려오는 중에 설앵초 사촌 있구나
우리 이번에 이 자리 자칫 놓칠뻔 했다
아직 개장하지 않은 산장 마루에서 빵으로 점심을 떼우고 그냥 저 위에 있는 호수나 둘러보고 아래 산장에 이르러 대충 한잔마시고 그 주변에서 자자 되었다
호수를 둘러보고 건우랑 뚜버기는 산장으로 바로 내려가고 박이와 난 내려오는 길에 혹시나 싶어 산장위로 가 보았다
사람들이 락블랑 정상부가 알프스 최고의 야영지라 하는게 이해가 되었다
산장에서는 조망이 막혀 그저 그랬는데 100m만 올라가니 사방팔방 일망무제다
즉시 일행들에게 내려가 촬영한 동영상을 보여주며 올라가면 후회는 없으리라 하니 다들 따른다
사실 내가 좋다하니 따라 올라온 뚜와 건우의 첫 마음은 별로 였을거다
건데 올라와 보니 아니거던
그렇게 좋을 수가 있다니~
제일 좋은 자리는 베이스 캠프로 활용하다
뚜비 저 자식은 자리가 좋아서 웃는게 아니라 그 자리에서 술마실 생각에 좋아서 웃는 줄 안다
그리하여 세프의 칼질이 시작된 것이었다
여하튼 별거 없어도 요리는 잘해
맛 나
그렇다고 식당 채리지 말게
망할 확율이 통계학 적으로는 92% 일세
아따 좋더만
내는 엊그제 삐낀 내력도 있고하여 미안한지 노래도 몇곡이나 부르고, 아껴둔 양주도 몇잔인가 뺏어 먹고 그랬다더만
참고로 뚜버기 자네도 호박이 한테 찍혔어!
비몽사몽 중에 나서보니 산양 두마리 호박이 텐트 주변에 얼쩡 거리고 있고,
우리 오줌 싸자 마자 산양들이 덤벼들어 그걸 빨아 먹고 그러더라더만
아마도 오줌에 염분이 섞여 있으니 그러한 모양이라고 뚜버기 결론 짓더만
여하튼 그렇게 또 열이틀의 밤은 지나간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