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월 26일(화) - 13일차
▷ 락블랑 산장 위 야영터 ~ 폴레제르 산장 ~ 브레방 고개 ~ 발라샤 산장 지나 산정 야영
- 06:00 산행시작
- 07:30 폴레제르 산장(1,877m), 조식
- 11:45 브레방 고개(알바 1시간)
- 15:00 브레방 전망대(2,526m)
- 16:20 발라샤 산장 통과 후 산정 야영
서둘러 일어나 짐을 챙겨 눈아래 보이는 플레제르 산장을 향하여 진행이다
플레제르 산장에서 빵과 맥주와 와인으로 아침을 해결하고 또 술을 잔뜩 사서는 진행한다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산행을 종료하고 바로 눈아래 보이는 샤모니 동네로 내려간다
브레방 고개에서 또 한번 쑈했다
벨기에 부부를 만나 30여분만에 돌아 왔기에 망정이지 자칫 종주도 종료되고 말뻔했다
브레방 케이블카 지점으로 착하게 좌틀해서 가야된다
발라샤 산장에 이르러서는 샤모니로 바로 하산하는 길인 듯 하여 내려가지 않고 계속 능선을 고집했다
대부분의 종주자들이 여기서 샤모니로 내려가 산행을 종료하는 모양이더라
다음날 보니 산장으로 내려가도 다시 능선으로 이어지는 길이 뚜렸하더라
산장이 보이는 곳에 집을 짓고 고인 눈녹은 물이 있어 알탕도 시원하게 했다
5시쯤 깨어나 들러보니 아예 몇마리 산양은 여기가 제 구역인 모양이다
갑자기 궁금한게 이 산양들은 눈내린 겨울을 어떻게 견뎌 지낼까
산천이 눈에 묻혀 먹을 것도 없을 터인데 말이다
저쪽 텐트는 몇일전부터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고 있는 미국인 젊은이다
몽믈랑 산정이 햇살을 받아 이채롭다
호박씨도 장비 다 꾸렸고나
아침밥은 눈아래 보이는 산장으로 이동하여 먹고자 하였다
뭐 속셈이 따로 있겠지
준비해온 술이 바닦난 참이거던
어떤이의 산행기를 보니 이 지점에서 우측으로 나아가 2,300m 고도를 유지하는 산길로 가라던데,
분위기상 락블랑 언덕에서 자고나면 자연스레 눈앞에 보이는 폴레제르 산장쪽으로 하산하게 되어 있다
아직 산장은 영업개시전이다
이런 곳에서 숙식도 당연히 가능하겠지
정말 4발 아이젠 하나 정도는 가져가면 유용하겠더라
생각보다 위험한 곳도 훨씬 많다
나중에 가서보니 저 연못가에도 텐트친 사람이 있더라
아직 스키장이 개장하지 않았으니 누구 간섭하는 사람도 없는 모양이더라
이 일대는 몸블랑 트레킹 구간이라기 보다 말 그대로 스키장인 듯 하다
겨울에는 제대로 스키장 되겠더라
말년에 땅값 오르고 주식 대박나면 스키타러 함 가봐야지^^
산장 인 줄 알고 왔는데 스키샵과 술집 따위들로 스키장 시설들이다
아직 개장하지 않아 풍경이 을씨년스럽기 조차 하다
나중에 지나면서 보니 사람들 제법 붙어 있더군
제법 길더만
생맥주라도 한잔 할 요량이었는데 스키장 시설이라 입맛만 쩍쩍 다시다 조금 내려다 보니 바로 아래 건물이 산장이다
내려가 보니 한참 아침 식사 타임이다
예의 미국 거주 모자를 만나 그들의 도움을 받아 맥주와 와인을 제법 넉넉하게 구할 수 있었다
이 산장에서는 무슨 일인지 모르겠지만 물을 그대로 마시면 안되는지 꼭 생수를 마셔야 한단다
우리처럼 숙박자가 아닌 사람은 500ml 한병당 5유로인가 주고 사 마셔야 하는 모양이더라
난 멋도 모르고 그냥 마셨고, 건우랑 호박은 한국인 아짐이 일부러 가져다 주더란다
남은 양식을 모아 무언가 끓여 먹었는데 기억이 없다
샤모니가 바로 아래로 내려다 보이는 곳에서의 일단사일표음이 마냥 즐거운 한 때 였다
밥을 먹다가 보니 한국인 아들이 제일 앞장서 걷고, 하산하여 같이 쫑파티 하기로 한 사람들이 줄지어 내려간다
'코리아~!' 하고 외치니 일동 멈춰 힘차게 손 흔들어 주고 진행한다
그 아들은 조만간 미국 생활을 청산하고 서울로 들어가 학원강사를 할 예정이라던데 지금쯤 들어 왔겠다
뚜버기 자식 명함이라도 한장 주면서 들어오면 연락하라고 해야지, 그냥 용문동사무소에 전화 하라니 아이가 눈알만 떼굴떼굴 굴리더라
미국서 나고자란 놈이 용문동사무소가 뭐하는 곳인지나 알까
밥을 먹고 길따라 조금 진행하니 막영의 흔적이 있다
어제 락블랑 그 자리를 간과하고 진행해 왔더라면 아마 이곳에다가 집 지었을 공산이 컸다
주변 조망도 그리 나쁘지는 않은 곳이다
몽블랑 정상부
샤모니 방면으로 페러글라이딩 활공장이 있는 모양이다
간간이 페러들이 눈에 뛰기 시작한다
스키장 모습 제대로다
이곳이 생각보다 길이 헷갈린다
어떤 사람들은 길을 잘못들어 이곳에서 샤모니로 바로 하산이 되어버린 팀도 있더라
금매화 종류같다
길이 횡으로 몇군데나 나 있다
나도 지나치면서 외국인 트레커 들에게 이 길이 맞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
물론 질문 당한만큼 나도 물어보며 진행해야 했다
오다가 길을 잘못들어 두어군데 헤메인 곳도 있다만, 이 코스는 그냥 멀리서 저 리프트 하강시설 보면서 대충 진행해 와도 무방하겠다
그러니까 위로 걷든 중간길이든 맨 아래길이든 저 시설을 목표삼아 진행하면 될 일이다
브레방 케이블카가 현저히게 조망되는 곳이다
아하~
이 쯤에 활공장이 있더라
페러글라이딩 타고 샤모니로 하산하는 방법도 있는 모양인지 어떤 사람은 그렇게 했더만
브래방 고개로 나아가는 길이다
그 길 그냥 눈길로 난 길따라 사람들 걸어가는 대로 따라가면 된다
아래에서 가만보니 바로 치고 올라 횡으로 꺽으면 더 쉬울 거 같아 호박씨 데리고 진행했다가 시컵했다
호박은 어느 지점에서 아예 울더만
4발 아이젠이라도 하나 있었으면 아무것도 아닌 곳을 제법 쪼리서 걸었다
저쪽 능선으로도 제법 많은 사람들의 흔적이 보이던데, 우리는 그 길은 클라이밍 루트인 줄 알았다
지금 생각하니 저쪽에서 능선을 따라 진행해 오는 일반 루트도 있는 모양이다
리프트 하차지점과 활공장이 있는 곳이다
저곳에서 이곳으로 잔대가리 굴리다가 진행해 오는데 제법 애 먹었다
브래방 케이블카 하차지점이다
아주 조망좋은 카페도 있고 식당 따위들도 있다
눈앞의 직벽은 아까 폴리제르 산장 주변에서 입간판으로 안내하던 클라이밍 루트다
몇몇 팀들이 벽에 달라붙어 있는 광경이더만
점심 시간도 되었고 제법 조망이 좋은 평지도 있어 자리 잡았다
이곳 정말 점심먹기 좋은 자리더만
베이컨인가 뭔가를 썰어 빵과 함께 아주 맛있게 먹고 지나간 기억이 새록하다
느긋히 점심을 마치고 브래방 고개로 오르다 보니, 한 녀석이 야호~ 하면서 엉덩방아로 내려간다
또 한녀석이 뛰어 들려기에 스톱을 외치고 동영상 모드를 켜 스타트를 외치니 바로 달려든다
나도 이번에 본음므 내려오며 50미터쯤은 맛 보았다
브래방 고개로~
주변 조망이 너무나 탁 튀어 잠시 쉬어가기로 한다
고개마루에 앉아 쉬면서 지도를 꺼내 유심히 살펴 보았다
어느 지점에서 왼쪽으로 거진 90도 꺽어야지 오른쪽으로 갔다간 전혀 다른 길이다
건우에게 손가락으로 짚어가며 갈라지는 지점에서 왼쪽으로 진행하는 것을 잊지 말자고 당부했다
이때쯤 호박이가 나를 보고, 우리가 앉아있는 곳에서 왼쪽 케이블카 하산지점 방면으로 좀 뛰어가 확인해 보고 오라한다
나는 사실 갈 마음이 있었다
건데 뚜버기가 강력하게 그쪽은 그냥 케이블카 하산지점이다
길은 저쪽으로 직진해야 한다기로 또 별 마음도 없이 진행이다
5분쯤 진행해 오니 중국인 부부로 보이는 젊은 사람들이 되돌아 오며 묻는다
레우쉬 방면이 우리 뒤쪽 아니냐 하길레, 뚜버기 또 강력하게 우리가 진행하는 방향이 레우쉬라 한다
물론 나도 그렇게 생각했다
알고보니 중국인 부부도 가다가 길을 잘못 든 줄 알고 되돌아 오던 참이었다
서로 말이 안통하니 그들은 되돌아 가고, 우리는 틀린 길대로 계속 진행이다
나중에 한시간이 지나서 케이블카 하산지점 레스토랑에서 중국인 부부를 만났다
우리가 틀렸더라 하니 자기들도 그랬다며 그냥 마주보고 싱겁게 웃고 말았다
그러니깐 왼쪽으로 거진 90도 꺽어 진행해야 하는 지점이 우리가 앉아있던 브래방 고개마루였던 셈이다
여하튼 이 쯤에서 길이 왼쪽으로 급하게 꺽여야 되는데 계속 오른쪽으로 진행이다
마침 맞은편에서 벨기에 부부가 오신다
손짓발짓 하다가 보니 그들은 오늘 발라샤 산장까지 진행해서 잘 계획이라 한다
우리도 발라샤 산장을 지나야 하니, 그때서야 아뿔사 우리가 길을 영판 잘못 걸어가고 있었던 것이다
이 분들 그날 발라샤 산장에 주무실 계획이 없었다면 우리가 어디까지 가다가 되돌아 왔을꼬
같이 되돌아 오다가, 저 아주머니 어느 지점 눈길에서 아래쪽으로 비명을 지르며 미끄러져 내려가기 시작하는데 그 참 난감하더만
아니젠이라도 신고 있었으면 무조건 뛰어가 잡을 것인데 내 코가 석자니 그럴수도 없고, 다행히 10여 미터쯤 미끄러지다 대략 멈춘다
케이블카 승강장 지나치는 삼거리에서 올라 가볼까 말까하고 고민하고 있는데, 마침 지나치던 한국 아짐이 올라가 보라 한다
배낭을 삼거리에 두고 맨몸으로 올라 보았다
유럽여행 경험이 있는 뚜버기는 좀도둑들 많다고 교육 받았다며 여권 챙겨 가는걸 잊지 않는다
샤모니역에 승강장이 있다던가
나는 애초 이곳을 에귀디미디 인 줄 알았다
주문 잘못하면 또 이상한거 나올라
저쪽 중국인 부부가 영어를 아주 유창하게 하더만
일부러 가서 인사하고 주문을 부탁했다
프레쉬 비주~라고 영어와 중국어를 짬뽕으로 말하니 대충 알아듣고 생맥주를 시켜준다
예전에 샤모니에서 동계 올림픽 한번 하지 않았나
그에 비추어 보자면 동네가 좀 작은 듯도 하고~
우리는 시간이 널널하므로 발라샤 산장에서 샤모니로 하산하지 않고 계속 진행하기로 했다
일단의 러시아 단체객들이 오기로 레우쉬 방면을 물으니 계속 진행하라 한다
산장으로 하산해도 우리가 텐트 친 곳으로 양호하게 등산로가 있는 줄 알았다면, 들러서 생맥주나 한잔 더 했을 터이다
이곳에서도 느릿느릿 움직이는 마모트 한마리 포착하다
저런 돌탑들은 이정표 역활일까
안그러면 무슨 샤머니즘의 한 형태일까
대충 넓은 평원이 나타나기로 그냥 그곳에다 집 짓자하니, 지대가 약간 낮다며 뚜버기 우리를 기다리게 하고 둘러보러 간다
잠시 후 죽이는 곳이 있다며 우리를 불러 올린다
정말 그럴 듯 하더만
무엇보다 눈 녹아 생긴 물구덩이가 몇개인가 있고, 한곳에서는 위에서 녹아 흐르는 눈 물이 작은 도랑을 이루며 웅덩이로 들어오고 있는 곳도 있다
서둘러 텐트를 치고서는 알탕마져 한판하다
어데 나무랄데가 없는 알탕소다
물도 깨끗하여 그대로 마셔도 아무 탈이 없다
산에서 나는 물 마시는 경우 이런게 있단다
우리처럼 산으로 돌아 댕기며 자주 산에서 나는 물을 마시는 사람들은 그걸 마셔도 탈이나지 않는 소화효소가 있단다
반면 어쩌다가 산에가서 물 마시고 꼭 탈나는 사람이 있는데 그런 효소가 없어 그렇단다
뚜버기가 근 2주 가까이 김치를 아꼈다
우리의 셰프가 부실한 재료 이용해서 김치 볶음밥을 만들었다
경쟁이 치열하므로 4등분 후 가위바위보하여 이기는 순으로 자기 분량을 정한다
산에서는 유치해 보이는 그런 걸로도 잠시 웃을 수 있어 좋다
이날도 이 곳에서 술자리를 세번쯤 옮겼지 싶다
그 즈음 한국은 찜통더위 였던 모양인데 바깥에서 오래토록 앉아 있을 수 없을 정도로 공기가 차다
그렇게 10시쯤 해 넘어 가고도 한참이나 시간을 죽치다 그 하루도 그렇게 보냈나 보다
노을이 환상적인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