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옛날 이야기 -47-
(6.25의 소용돌이 속에서 -1-)
전번에 이야기 한대로 6.25가 터지고 곧바로 동네 사람들이 모두들 남쪽으로
피난 가느라 정신이 없을 때 어머님의 별세로 인하여 우리 식구는 피난을 못
갔다.
그런데 우리동네 사람들이 모두 남쪽으로 피난 갈 때, 대전에 살고 계시던 당숙
들 식구가 오히려 우리 동네로 피난을 오셨다. 얼마 안 있다가 청주 남일면에
살고 계시는 고모부네 식구 20여명이 소까지 몰고 우 리 집에 피난 오셨고 또
청주시에 살고 계시는 당고모부네 식구 10여명도 오셨다.
우리동네는 할아버지가 늘 말씀하셨던 피난처였던것이다. 즉 우리동네는 지리
적으로 추풍령을 넘어 경상도로 가는 현재의 경부고속도로가 서쪽산넘어로 비
껴가고, 동쪽으로는 청주에서 추풍령으로가는길이 멀리 비껴가는 중앙에 위치
하고 있는 곳이다.
갑자기 식구가 50여명으로 늘어났다. 그러니 잠자리가 문제였다. 우선 부녀자
는 우리 집에서 자고 남자들은 바로 옆에 있는 초등학교 교실을 하나 빌려 거기
서 잠을 자기로 하였다. 학교 선생님들은 다 남쪽으로 피난을 갔으니 자연히
학교는 휴교가 된 셈이니 교실은 어차피 비어 있었다.
다행히 그해의 보리농사가 풍년이 들어 양식은 걱정이 없었다. 다만 식구가 많
았음으로 매일 겉보리 두가마니를 연자방앗간에 소로 싣고가서 보리쌀로 만들
어와야 했다. 그리고 밥그릇도 모자라 큰 냄비에 담아 5~6명씩 함께 먹어야
했다. 전시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집은 매일같이 잔칫집같이 북적이고 활기찬
나날을 보냈으니 그런대로 좋았다
그리고 동네사람들도 하나둘씩 돌아오고 있었다. 왜냐하면 피난 간다고 남쪽
으로 떠났는데 가다보니 피난민보다 인민군이 먼저 앞으로 가버렸기에 갈 곳
이 없어진 것이다. 그러니 죽든 살든 다시 고향으로 돌아온 것이다.
어느 날 학교에서 잠자고 있는데 밤중에 밖에서 전등불이 번쩍였다. 아버지께
서 문을 열고 나갔더니 거기에 인민군 둘이 문 양쪽에 비켜서서 총을 겨누고
있었다한다.
생전 처음 보는 인민군였으니 아마도 아버지께서는 무척 놀라셨을 것이다. 그
리고 그 인민군 장교가 아버지에게 여기 국군이 있느냐고 물어보기에 없다고
했더니 손을 들고 신호를 하니 여기저기서 숨어있던 인민군 수십 명이 나타났
다한다.
그중 여자도 있었다니 아마 특수부대였던 것 같다. 그리고 지도를 꺼내더니 다
음 동네까지 안내해 달라 했다는데 그 지도가 얼마나 세밀한지 농로인 소로까
지 표시되어 있었다 한다.
다음 동네인 거먹골이라는 동네를 지나 새길이라는 동네까지 안내한 후 그 동
네 사람에게 인계하고 오셨다. 아버지께서 십년감수했다고 하시며 웃으셨다.
그리고 얼마 안 있다가 인민군이 와서 동네의 젊은이들을 의용군으로 뽑아가
기 시작하였다. 즉 한 번에 몇 명씩 또 다음에 와서 몇 명씩 뽑아갔다.
누구는 가고 누구는 안 간다는 것은 있을 수 없어 동네서 회의를 열어 적령자
들을 모아놓고 제비뽑기를 하기로 하였다. 제비뽑기로 뽑히면 영락없이 격전
지에 총알받이로 끌려가야 했다.
그때 의용군이라는 명목으로 뽑혀간 젊은이들은 하나도 살아온 사람이 없다.
어디서 어떻게 죽었는지도 아무도 모른다. 나도 21세로 적령기였음으로 함께
제비뽑기를 하였다.
한두 번은 용케 안 뽑혔지만 다음에는 안 뽑힌다는 보장은 있을 수 없는 노릇
이었다. 또 전쟁터로 가야될 운명인가보다. 초조한 나날을 보네고 있었다.
가끔 소도 한 마리씩 동네서 차출해갔다. 이것도 제비뽑기로 정하였으니 어쩔
수 없는 노릇이었다.
그리고 동네의 장년들은 밤을 이용하여 인민군의 포탄을 지게에 지고 永同까
지 운반해 가는데 동원되었다. 즉 낮에는 유엔군 비행기가 무서워 움직이지
못하고 밤에만 움직이고 있었던 것이었다.
멀리서 대포소리가 연신 들려오고 있었다.하늘에는 유엔군의 비행기가 날아
가는것이 자주 보였다.우리는 이것을 쌕쌔기라 하였다. 그러나 우리동네는
가끔 인민군의 정치부? 사람들이 오긴 하였으나 아주 조용하였다.
-계속-
첫댓글 잠시 머물다 갑니다.....................^&^
찾마주시고 댓글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일교차가 심합니다
감기 조심하시고 즐거운 날 되시기 바랍니다
6.25 전쟁 무서웠지요.
찾마주시고 댓글주심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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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소용돌이 속에서.좋은글 잘보고 갑니다.고맙습니다.
찾마주시고 댓글주심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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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 조심하시고 즐거운 날 되시기 바랍니다
잘보고 갑니다.
찾마주시고 댓글주심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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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보고
나감니다 수고 하셨읍니다
찾마주시고 댓글주심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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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땅에 다시는 같은동포를 죽이는 참극이 없어야 합니다.
글로 쓰니 그렇지 그당시 얼마나 황당하고 겁도 났을까요
아무튼 소설이 아닌 팩트니 진실로 님의 입장을 알만 합니다.
찾마주시고 공감하여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일교차가 심합니다
감기 조심하시고 즐거운 날 되시기 바랍니다
잘 보고감니다,
찾마주시고 댓글주심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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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게 잘보고 고맙습니다.
찾마주시고 댓글주심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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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재미있게 잘 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늘 즐거운 날 되세요.
찾마주시고 댓글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일교차가 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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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옛날 이야기.47 글 감사한 마음으로 즐감하고 나갑니다 수고하여 올려 주신 덕분에
편히 앉아서 잠시 즐기면서 머물다 갑니다 항상 건강 하시기를 기원드립니다
찾마주시고 좋은말씀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일교차가 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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