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암의 치료 및 관리
간암의 치료에서 염두에 두어야 할 사항은 만성간염 또는 간경변증이 동반되어 간기능이 저하된 경우가 많아 암치료에 걸림돌이 되는 경우가 있으며, 이러한 간염이나 간경변증은 간이식을 하지 않는 한 계속 존재하므로 치료 후 간암의 재발을 흔하게 초래한다는 사실입니다.
2009년에 대한간암연구회와 국립암센터가 공동으로 최근까지의 국내외 자료와 치료법의 발전을 토대로 한 ‘간세포암종 진료 가이드라인’이라는 지침을 제정하였습니다. 아래의 내용은 이 지침을 근간으로 기술하였습니다. 간암으로 진단되면 암의 진행 정도(병기), 간기능(Child-Pugh 등급) 및 전신 상태(‘수행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치료방침을 결정하게 됩니다.
간암이 너무 많이 진행된 단계에서 발견되었거나 간기능이 매우 좋지 않을 때, 심각한 전신 질환이 동반되어 있거나 고령 등으로 전신 상태가 좋지 못할 경우 등에서는 간암 자체에 대한 치료보다는 통증이나 간경변증의 합병증 등에 대한 치료가 주로 행해지게 됩니다.
간기능이나 전신상태로 볼 때 간암에 대한 치료가 가능하다고 판단되면 병변을 완전히 치료할 수 있는 경우에는 수술(‘간절제술’) 혹은 간이식, 고주파 열치료술 혹은 에탄올 주입술 등을 통해 완치를 목적으로 치료하게 됩니다(‘근치적 치료’). 간암이 보다 진행되어 이러한 치료법을 적용할 수 없는 경우에는 경동맥화학색전술 (흔히 ‘색전술’로 칭함), 방사선 치료 혹은 항암화학요법(흔히 ‘항암제’로 칭함) 등을 받게 됩니다(‘비근치적 치료’).
1. 간암의 치료방법
1) 근치적 치료
(1) 간절제술
암에 대한 수술은 완치를 목표로 할 때 근간이 되는 치료법입니다. 간암에서도 암이 절제가 가능하면서 간경변증이 없거나 그 정도가 심하지 않아 간기능이 충분하다고 판단될 경우 우선적으로 고려하게 되는 치료법이 바로 간절제술입니다. 최근 수술 전 검사 및 수술술기의 발전, 수술 후 환자 관리의 향상으로 국내 전문기관의 간절제술 사망률은 1~3%이하로 감소하였고 5년 생존율은 50% 이상으로 높아졌습니다 간 절제술은 일반적으로 크기가 작은 1~2개 종양에서 시행될 때 최상의 예후를 보이지만 종양의 크기가 크고, 다발성이거나 고령인 환자들의 일부에서도 좋은 예후가 보고되었습니다.
간절제술 후 5년 동안 추적관찰을 해 보면 수술 받은 환자의 약 70%에서 재발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들 중 대부분은 간에서 재발하는데 그 이유는 앞서 설명한 대로 간암의 원인이 되는 간염이나 간경변증이 계속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수술 후에도 재발을 조기에 발견하여 다시 치료를 받기 위해서는 일정한 간격으로 영상 검사 및 종양표지자 검사를 반복해서 시행하는 것이 추천됩니다.
(2) 간이식
간이식은 간암뿐 아니라 간암의 원인을 제공한 병든 간을 완전히 제거하고 새로운 간을 이식하기 때문에 이론적으로 가장 이상적인 치료법입니다. 최근 초기 간암 환자에서 간이식을 시행하였을 때 좋은 결과가 보고되면서 일부 간암 환자에서 간이식은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인정되고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초기 간암은 아직 확실한 기준은 없지만 대개 한 개의 종양만 있으면 5cm 이하일 때, 여러 개의 종양이 있으면 3개 이하(각각 3cm이하)이면서 암이 혈관을 침범하지 않아야 하고 간 바깥에 전이가 되지 않은 상태를 말합니다.
간 이식은 뇌사자 간이식과 생체간이식으로 나뉘며 뇌사자 장기 기증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우리나라에서는 생체간이식이 주로 시행되고 있습니다. 생체 간이식이란 건강한 정상인의 간 일부분을 수술로 떼어내서 간질환 환자에 이식해 주는 방법으로 생체 간이식에서는 기증자(공여자)의 안전을 반드시 고려해야 합니다. 생체 간이식 기증자가 간의 일부를 기증하는 수술을 한 후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고, 중증 합병증에 따른 사망까지 보고된 예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경험이 축적된 간이식전문병원에서는 대개 중증 합병증의 빈도가 1-3%로 낮게 보고되고 있습니다. 공여자는 자발적인 공여 의사가 있고, 신체적, 정신적으로 건강해야 하며 수혜자보다 크거나 같은 체격이어야 합니다. 또 혈액형(ABO)이 같거나 수혈이 가능해야 합니다. 간 외에 암이 있거나 감염 혹은 패혈증, 심한 심장 혹은 폐 질환, 알코올 중독 등이 있을 때는 수혜자가 간이식을 받을 수 없습니다.
간이식 후에도 간암의 재발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그 빈도는 앞서 설명한 ‘초기’에 해당하는 경우 5년에 10-20% 정도이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50% 이상에서 일어납니다. 대개 2년 이내에 발생하고 일부는 3년 이후에도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간 이외 부위, 특히 폐나 뼈 등에서 재발하는 경우가 흔합니다.
(3) 국소 치료술: 고주파 열치료술 및 에탄올 주입술
국소 치료술은 초음파와 같은 영상검사를 하면서 종양의 위치를 파악하여 바늘을 찌른 후 전극을 통해 전류를 흘려서 열을 가해서 종양을 괴사시키는 고주파 열치료술과, 전류 대신 에탄올을 넣어 치료하는 에탄올 주입술이 있습니다. 이러한 치료법들은 하나의 종양만 있으면 5cm이하일 때, 혹은 여러 개의 종양이 있으면 3개 이하이면서 각각이 3cm 이하일 경우에 주로 시행하게 되는데, 작은 간암의 치료에 있어 수술에 필적할 만한 결과가 보고되고 있어 널리 쓰이고 있습니다. 크기가 2cm 이하인 종양에서는 두 가지 치료법이 결과에 큰 차이가 없지만, 2cm 이상인 종양에는 에탄올 주입술보다 고주파 열치료술이 더 효과적인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고주파 열치료술은 에탄올 주입술에 비해 시술 후 합병증이 조금 더 흔하고, 종양 주위에 혈관이 있거나 대장, 담낭 등 다른 장기가 인접한 경우 등에서는 효과적으로 치료를 하기가 곤란하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에탄올 주입술은 종양 내부에 격벽이 존재하는 경우 효과가 감소됩니다.
2) 비근치적 치료
(1) 경동맥 화학색전술(transarterial chemoembolization;TACE)
수술 혹은 국소 치료술이 우선적으로 고려될 수 없는 여러 개의 종양, 혹은 혈관을 침범한 진행된 종양을 갖고 있거나 간기능이 저하되어 있는 경우 가장 흔히 사용되는 치료법이 경동맥 화학색전술(이하 ‘색전술’)입니다.
이는 간암이 혈관이 잘 발달한 경우가 많다는 점을 이용한 치료법으로 사타구니의 혈관으로 가느다란 도관을 집어넣어 간암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을 찾아 들어간 다음 그 혈관을 통해 항암제와 리피오돌이라는 성분을 혼합하여 주입하고 이어서 그 혈관을 ‘색전물질’이라는 것으로 막는 것입니다. 항암제에 의한 효과뿐 아니라 종양에 혈액 공급을 차단하는 두 가지 효과를 노리는 방법입니다. 종양이 큰 경우에는 색전술로 완전히 괴사시키기가 어려워 소위 ‘근치적’인 방법으로 분류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수술로 절제할 수 없는 간암에서 생존율을 향상시킴이 입증되어 있는 표준치료법입니다.
색전술 역시 근치적 치료가 아니므로 1회로 끝나는 경우는 매우 드물며 대개는 경과를 추적하면서 치료가 미흡하거나 간 내 다른 부위에 재발이 발견되는 경우 색전술을 반복하게 되는데 치료 회수나 간격은 개개인 환자의 상태에 따른 차이가 큽니다. 색전술을 이미 시행한 경우라 할지라도 필요에 따라 수술, 고주파 치료, 방사선 치료, 항암제 치료 등 다른 치료 방법과의 병행치료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2) 방사선 치료
간암에 대한 방사선 치료는 수술적 절제가 불가능하거나 국소 치료술, 경동맥화학색전술 등으로 근치적 치료가 되지 않는 환자에서 시행되고 있습니다.
방사선 치료는 간 문맥에 종양이 침범한 경우에도 안전하게 시행할 수 있고, 색전술과 방사선 치료를 같이 시행하면 색전술만 시행하는 경우보다 효과가 좋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방사선 치료는 색전술을 포함한 각종 비수술적 치료 후 재발한 경우 시행할 수 있고 암에 의한 통증 등 증상의 완화에도 효과적입니다. 종양이 담도를 막아 황달을 보이는 경우 및 종양으로 인한 동정맥 단락이 심하여 색전술이 어려운 경우 등에서도 이용되고 있습니다.
(3) 항암화학요법
림프절 전이, 간 이외 부위, 즉 폐나 뼈 등의 전이 및 다른 치료법에도 불구하고 계속 진행하는 경우에 항암화학요법(흔히 ‘항암제’로 알려짐)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기존에 사용되어 오던 소위 ‘항암제’라고 하는 세포독성 화학요법제로 여러 약제가 간암 치료에서도 시도되었고 일부 효과가 보고된 경우가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볼 때 치료 반응이 충분치 않고 생존율의 향상도 입증되지 않았을 뿐 아니라 간경변증 등으로 인해 간기능이 저하된 환자들에서 독성의 우려 때문에 표준으로 인정되는 항암화학요법은 없는 실정이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먹는 표적치료제인 소라페닙이 개발되었고 이는 대규모 연구에서 생존 연장 효과가 입증되었습니다. 그러나 이 역시 주로 진행된 간암에서 사용되는 만큼 치료 효과가 충분히 만족스러운 것은 아니고, 피부 부작용, 설사, 피로 등의 부작용이 상당수에서 있습니다.
3) 임상적 시도중인 치료법
국소 치료법으로서 고주파 열치료술과 에탄올 주입술 외에 초단파 소작술, 레이저 소작술, 냉동 소작술, 경피적 아세트산주입술, 고강도 집속 초음파치료(HIFU), 홀뮴 주입술 등이 시도되고 있으나, 아직까지 다른 표준적 치료법들에 비해 더 우수하다는 근거가 부족합니다.
약물방출미세구라는 물질을 이용하여 항암제가 서서히 방출되게 하는 새로운 방식의 색전술과 방사성물질을 이용한 방사선색전술 등이 시도되고 있고, 이들 역시 아직까지는 기존의 색전술보다 확실히 우수하다는 증거는 없습니다.
2. 간암 치료의 부작용
간은 다른 장기와는 달리 재생력이 있어 정상인의 경우에는 약 80%의 간을 절제하여도 남은 간이 재생하여 기능을 회복합니다. 그러나 간암 환자는 상당수가 간 기능이 저하되어 수술 후 간이 회복하지 못하고 기능이 더 저하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간 절제술 후에 사망하는 주된 이유로 간 기능 저하, 출혈, 패혈증 등이 있는데 이 중에 간 기능 저하로 인한 경우가 가장 많습니다. 그러므로 수술 전에 잔여 간 기능을 여러 가지 방법으로 측정한 다음 안전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 수술을 시행하게 됩니다.
1) 간이식 수술 후
이식 후 감염은 생명을 위협하는 가장 위험한 합병증이 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감염은 첫 1개월 이내에 발생하는데, 이 시기는 거부반응이 많이 발생하고 최고 강도의 면역억제요법을 시행하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간이식 후 수술 합병증과 거부반응 등이 발생하기 쉬운 3-6개월을 경과하게 되면 면역억제의 수준도 낮아지고 면역억제제 사용에 따른 여러 가지 약물 부작용도 감소합니다. 따라서 이때부터 일상적인 사회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감염에 대한 저항력을 가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대개 3-5년이 경과하면 면역억제제는 최소한으로 투여하게 되고 그러한 경우 감염 등의 위험은 현저히 낮아집니다. 또한, 바이러스간염이 동반된 간암에서 이식 후 기존의 간염이 재발할 수 있고, 이식 후에 거부반응이 나타날 수 있어 조기 관리가 필요합니다.
2) 경동맥화학색전술 후
시술 후 ‘색전술 후 증후군’이라고 하여 흔히 발생하는 증상으로 복부 통증, 발열 및 오한, 구역질 및 구토 등이 있으나 대부분 하루 이틀 내에 증상이 좋아지거나 진통제 등 약제로 조절이 가능합니다.
3) 고주파 열치료술 후
부작용은 드물어 시술 후 2% 안쪽으로 발생합니다. 치료한 부위에서 출혈이 있거나, 감염과 농양(고름) 형성이 있으며 담관이 손상될 수 있습니다. 주위의 다른 장기 손상으로 담낭(쓸개)염, 장 천공이 생길 수 있으며 혈관 손상으로 동맥류 형성과 간의 경색이 올 수 있습니다.
4) 방사선 치료 후
급성 부작용으로 전신 피로감, 식욕감퇴, 오심, 구토, 설사, 속쓰림, 피부 발적, 가려움증, 간기능 저하가 일어날 수 있으며, 만성 부작용으로는 방사선 치료로 인해 간기능이 영향을 받을 수 있으므로 방사선 간염, 위.십이지장 궤양, 방사선폐렴 등이 부위에 따라 일어날 수 있습니다.
3. 간암의 재발 및 전이
간암의 초기 상태에서 치료하는 경우, 완치와 같은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대부분 만성 B형 혹은 C형 간염이나 간경변증 등 간암의 원인이 되는 질환은 계속 가지고 있게 되고, 암을 발견했을 때에는 진행된 경우가 많으며 간경변증과 같은 간 기능이 나쁜 경우가 많아 최선의 치료를 하더라도 재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간 이외에 폐나 뼈에 전이가 일어날 경우가 가장 많으므로 정기적 점검이 필요합니다. 재발되거나 전이되더라도 적절한 치료 방법을 잘 선택하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으므로 끝까지 최선을 다한다는 마음가짐이 꼭 필요합니다.
4. 간암의 치료현황
이미 진행된 상태에서 진단되거나 간경변증 등을 동반한 경우가 있어수술이나 간이식과 같은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치료는 대략 30% 전후의 간암 환자에서만 시행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에 과거로부터 간암은 예후가 매우 불량한 암으로 인식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간암의 가장 흔한 원인인 만성 B형 간염에 대한 효과적인 치료제들이 도입되어 널리 사용되고 있고, 최근 간암의 조기검진이 확대 실시되고 특히 영상의학의 발전으로 조기에 진단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으며, 수술기법과 간이식술의 발전, 경동맥 화학색전술 및 고주파 열치료술 등 국소치료술의 진보와 함께 새로운 방사선 치료, 표적치료제의 개발 등으로 간암의 치료는 최근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전반적인 생존율은 아직 다른 암들과 비교하면 낮은 편이지만 과거에 비해 현저히 향상되어 5년 생존율이 1990년대 말 13.2% 이었던 것에 비해 최근 23.3%(2010년 국가 암등록 통계)로, 이는 서구의 치료 성적이 15% 전후임을 감안할 때 우리나라의 간암 진료 수준이 세계적 수준임을 암시하는 결과입니다.
5. 간암 환자의 관리
1) 피로
피로는 암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들이 가장 흔히 느끼는 증상이며 암치료를 받고 있다고 해서 무조건 안정과 휴식이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간 기능이 괜찮다면 오히려 적당한 운동과 일상생활을 하는 것이 권장됩니다. 치료하는 동안 침대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고 나면, 근육의 힘이 빠져 더 피로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적당한 운동으로 근력이 생기면 피로감도 줄어들고 우울한 기분도 상쾌해져 더 밝은 생활을 영위할 수 있습니다.
첫댓글 좋은정보 잘보고 감사드립니다.
좋은정보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건강하세요.
좋은자료와 정보 감사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