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인드라망 심심학교에서 사용할 자료다.
올해는 한 회에 이야기를 하려고 하니까. 압축하면서도 핵심 테마를 다뤄보고 싶은데, 어떨지 모르겠다.
‘사람’이 된다는 것
--논어(論語)를 통해 본 성찰(省察)
사람은 우주 안에서 가장 뛰어난 ‘자유욕구’와 그것을 실현할 수 있는 ‘지적능력’을 가진 존재이다.
사람의 자유 욕구는 세 가지 방향으로 나타난다.
첫째는 육체적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물질적 결핍으로부터 해방되는 것이다.
둘째는 사회적 관계에서 발생하는 억압이나 착취로부터 해방되는 것이다.
셋째는 인간의 특성의 하나인 ‘관념으로부터 발생하는 부자유’로부터 해방되는 것이다.
이 세 가지 분야에서 사람의 자유의지와 지적능력이 힘을 발휘해 온 것이 ‘역사(歷史)’라고 할 수 있다.
현대의 최대의 모순은 인간의 지적능력이 행위능력을 발전시키는 방향으로는 고도로 발전하였지만, 자신의 관념을 자유롭게 하는 방향으로는 그다지 발전시키지 못하였다는 것이다.
모든 고등종교의 지향은 사실 이 세 번째 방향으로 사람의 지적능력을 최대한 발전시키는 것이다.
‘논어’는 그런 점에서 현대적으로 해석되고 기여할 수 있는 가장 뛰어난 고전의 하나이다.
1. 물질로부터의 자유
행복의 첫째 조건은 물질적 수요를 충족시키는 것이다. 그러나 물질적 풍요는 정신적 성숙으로 이어질 때만 사람은 행복할 수 있다.
<공자께서 위나라에 가실 때 염유가 수레를 몰고 따르니,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백성들이 참 많구나.”
염유가 말씀드렸다.
“백성이 많아진 다음에는 무엇을 해야 합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부유하게 해주어야 한다.”
염유가 다시 여쭈었다.
“부유해지면 다음에는 무엇을 해야 합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가르쳐야 한다.”
子適衛 冉有僕 子曰, 庶矣哉 冉有曰, 旣庶矣 又何加焉 曰, 富之 曰, 旣富矣 又何加焉 曰, 敎之 (子路 第十三)>
<자공子貢이 여쭈었다.
“가난하면서도 아첨함이 없으며, 부유하면서도 교만함이 없으면 어떠합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좋은 말이다. 그러나 가난하면서도 즐거워하며, 부유하면서도 예를 좋아하는 것만은 못하다.”
자공이 여쭈었다.
“《시경》에서 말하는 절차탁마切磋琢磨란 바로 이를 말하는 건가요?”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사賜야, 비로소 함께 시를 논할 만하구나. 하나를 말하면 그 다음을 아는구나!”
子貢曰, 貧而無諂 富而無驕 何如 子曰, 可也 未若貧而樂 富而好禮者也 子貢曰, 詩云, 如切如磋 如琢如磨 其斯之謂與. 子曰, 賜也 始可與言詩已矣 告諸往而知來者 (學而 第一)>
<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부를 구함이 옳은 것이라면 비록 마부 노릇이라도 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내가 좋아하는 바에 따라 살리라.”
子曰 富而可求也 雖執鞭之士 吾亦爲之 如不可求 從吾所好(제 7편 술이)>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거친 밥을 먹고 물을 마시고 팔배개를 하고 살더라도 즐거움이 또한 그 가운데 있는 것이니, 의롭지 않은 부귀는 나에게 있어 뜬구름과 같은 것이다.”
(子曰 飯疏食飮水 曲肱而枕之 樂亦在其中矣 不義而富且貴 於我 如浮雲)<제 7편 술이 >
2. 사회적 관계로부터의 자유
사람은 사회적 존재이다.
인(仁)은 사회적 관계 속에서 사람의 생명력을 최대로 신장시키는 작용이며, 그것이 가능한 사람이 군자(君子)다.
<안연이 인에 대하여 묻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극기복례(克己復禮)가 곧 인이니, 하루 극기복례하면 온 천하가 다 인으로 돌아가게 마련이다. 인을 이룸이 자기로 말미암은 것 이니, 어찌 남에게 연유하는 것이겠는가.”
(제12편 안연)
顔淵 問仁 子曰, 克己復禮爲仁 一日克己復禮 天下歸仁焉 爲仁由己 而由人乎哉
>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삼(參)아, 나의 도는 하나로 관철되어 있다.”
증자가 말했다. “예, 그러합니다.”
공자가 나가시자 제자가 물었다. “무슨 말씀이신지요?”
증자가 말했다. “선생님의 도는 충(忠)과 서(恕)일 따름이니라.” (제4편 이인)
子曰, 參乎 吾道 一以貫之 曾子曰, 唯. 子出 門人 問曰, 何謂也 曾子曰, 夫子之道 忠恕而已矣>
< 자공이 여쭈었다. “만일 널리 백성에게 은혜를 베풀고 능히 대중을 고난에서 구제한다 면 어떠합니까? 인자(仁者)라 할 수 있겠습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어찌 인자에 그치랴. 반드시 성인(聖人)이로다. 요순(堯舜)도 오 히려 근심하신 바이니라. 인자란 자신이 서고 싶으면 남을 세우며, 자기가 이루고 싶으면 남을 이루어주느니라. 능히 자신을 미루어 남을 헤아릴 수 있다면, 이것이 곧 인에 이르는 방법이라 할 수 있느니라.” (제6편 옹야)
子貢曰, 如有博施於民 而能濟衆 何如 可謂仁乎
子曰, 何事於仁 必也聖乎 堯舜 其猶病諸 夫仁者 己欲立而立人 己欲達而達人 能近取譬 可謂仁之方也已 >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군자는 화합하되 같게 하려 아니하고, 소인은 같게 하려 하되 화합하지 못한다.”
子曰, 君子 和而不同 小人 同而不和 >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군자는 태연하지만 교만하지 않고, 소인은 교만하지만 태연하지 못하다.”
子曰, 君子 泰而不驕 小人 驕而不泰 >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군자는 긍지를 가지면서도 다투지 아니하고, 여러 사람과 어울리면서도 편을 가르지 않는다.”
子曰, 君子 矜而不爭 群而不黨>
3. 관념으로부터의 자유
사람은 관념을 지닌 존재이다.
관념에 지배되지 않고, 관념을 활용할 수 있을 때 비로소 동물계로부터 업그레이드된 ‘사람’이 된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아는 것이 있겠는가? 아는 것이 없도다. 그러나 어떤 사람이 나에게 물어오더라도, 텅 비어 있는 데서 출발하여 그 양 끝을 들추어내어 마침내 밝혀 보리라.” (제9편 자한)
子曰, 吾有知乎哉? 無知也 有鄙夫問於我 空空如也 我叩其兩端而竭焉 >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군자는 세상 모든 일에 옳다고 하는 것이 따로 없고 옳지 않다고 하는 것도 따로 없이, 오직 의를 좇을 뿐이다.” (제4편 이인)
子曰, 君子之於天下也 無適也 無莫也 義之與比>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군자는 무겁지 않으면 위엄이 없으며, 배워도 완고하지 않다. 충(忠)과 신(信)을 중심으로, 자신보다 못한 사람과 벗하지 말며, 허물이 있거든 거리낌 없이 고칠 일이다.” (제1편 학이)
子曰, 君子不重則不威 學則不固. 主忠信 無友不如己者 過則勿憚改>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열 집이 사는 작은 고을일지라도 충(忠)과 신(信)에서는 나와 같은 사람이 반드시 있겠지만, 나만큼 배우기 좋아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제5편 공야장)
子曰, 十室之邑 必有忠信如丘者焉 不如丘之好學也>
<공자께서 자로에게 말씀하셨다. “유야, 너는 육언육폐(六言六蔽)라는 말을 들은 일이 있느냐?”
자로가 대답했다. “아직 듣지 못했습니다.”
“앉거라. 내가 너에게 그것을 말해 주겠다. 인을 좋아한다면서 배우기를 싫어하면 그 폐단은 어리석어지고, 지혜를 좋아한다면서 배우기를 싫어하면 그 폐단은 허황해지고, 신의를 좋아한다면서 배우기를 싫어하면 그 폐단은 의를 해치게 되고, 정직함을 좋아한다면서 배우기를 싫어하면 그 폐단은 가혹해지고, 용기를 좋아한다면서 배우기를 싫어하면 그 폐단은 난폭해지고, 굳세기를 좋아한다면서 배우기를 싫어하면 그 폐단은 무모해지는 것이다.”
(제17편 양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