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推句集-01]
天高日月明이요 地厚草木生이라
月出天開眼이요 山高地擧頭라
하늘이 높으니 해와 달이 밝고, 땅이 두터우니 풀과 나무가 자라도다.
달이 나오니 하늘이 눈을 뜬 것이요, 산이 높으니 땅이 머리를 든 것이로다.
[推句集-02]
東西幾萬里요 南北不能尺이라
天傾西北邊이요 地卑東南界라
동서는 몇 만리인가? 남북은 자로 잴 수도 없어라.
하늘은 서북쪽 가로 기울어져 있고, 땅은 동남쪽 경계가 낮도다.
[推句集-03]
春來梨花白이요 夏至樹葉靑이라
秋涼黃菊發이요 冬寒白雪來라
봄이 오니 배꽃은 희고, 여름이 다가오니 나뭇잎이 푸르구나.
가을이 서늘하니 노란 국화가 피어나고, 겨울이 차가우니 흰 눈이 내리누나.
[推句集-04]
日月千年鏡이요 江山萬古屛이라
東西日月門이요 南北鴻雁路라
해와 달은 천년의 거울이요, 강산은 만고의 병풍이로다.
동과 서는 해와 달의 문이요, 남과 북은 기러기들의 길이로다.
鴻 큰기러기 홍, 雁 기러기 안
[推句集-05]
春水滿四澤이요 夏雲多奇峯이라
秋月揚明輝요 冬嶺秀孤松이라
봄물은 사방의 못에 가득하고, 여름 구름은 기이한 봉우리도 많아라.
가을 달은 밝은 빛을 드날리고, 겨울 산엔 외로운 소나무가 빼어나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