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의 복음화 사명
지난 5월 10일 대전가톨릭대학교에서 열린 <복음의 기쁨> 학술 세미나 강의록 연재를 이어갑니다. 프란치스코 교황 권고 <복음의 기쁨> 제3장 ‘복음 선포’에 관한 한정현 신부의 강의록을 12회로 나누어 싣습니다. ―편집자 |
프란치스코 교황은, 사도적 권고 <복음의 기쁨>의 세 번째 장에서, 역사적이고 지리적인 영역을 뛰어넘는 교회의 복음화 사명이야말로 멈출 수 없는 꾸준하고도 필수적인 활동임을 살피고자 하는 원의를 표현한다(110~167항).
이미 이 사도적 권고의 서언 16~17항에서 표현되었듯이, 교황님은 “복음화”라는 교회의 큰 사명과 시대적 상황을 성찰하기 위해,
제2차 바티칸 공의회 교회헌장(Lumen Gentium)을 바탕으로, 2012년에 ‘그리스도 신앙의 전수를 위한 새로운 복음화(Nova evangelizatio ad chritianam fidem tradendam)’를 주제로 개최된 세계주교대의원회의 제13차 정기총회의 의제들의 중요성을 거론하신다.
이 회의 최종문건들을 기본 토대로 하는 사도적 권고 <복음의 기쁨>의 이 셋째 장은, 바로 이 총회 중에 논의된 다양한 주제들 중에 지역과 문화의 이질적인 부분에 기인하는 다양성을 염두에 두면서, 새로운 복음화에 관한 교황님 자신의 걱정과 관심을 표명하는 장으로 구성된다.
셋째 장 서문(110항)은 보편교회 안에서 복음화의 주제를 성찰하는 교황님의 시각이 드러난다는 점에서 매우 흥미롭고 중요한 부분이다.
교황님께서 110항 첫 부분에서 강조하시듯이, 이 장에서 지속적으로 강조되는 해석의 열쇠는 바로, 복음화와 관련된 모든 활동은 “예수님은 주님”이시고, 시대와 장소를 뛰어넘어 “예수 그리스도에 대해 선포”하는 것이, 복음화에 있어 첫째이며,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여기서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4월 27일 성인품에 오르신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의 교황 권고 <아시아 교회>(Ecclesia in Asia)를 인용하신다.
(* 2000년 대희년을 앞두고, 1998년에 아시아 주교대의원회가 열린 후, 그 후속 문헌으로 성인 요한 바오로 2세 교황께서 1999년 11월 6일 교황 권고 <아시아 교회>를 반포하셨는데,
이 권고는, 아시아 교회가 놓인 종교적, 문화적, 경제적, 사회적, 정치적 현실 안에서 어떻게 예수님께서 주님이시며 구세주임이 선포되어야 하는가에 집중한다.
이를 위해 아시아 교회가 직면하는 종교간 일치, 타종교와의 대화, 또한 인간 발전을 위한 봉사와 복음의 증인들에 관하여 심도 있게 성찰한다.)
사도적 권고 <복음의 기쁨>이 지니는 여러 특징들 중 하나가 5대륙 가톨릭교회를 향해 발표된 교황 문헌과 지역교회 주교회의의 문헌들이 많이 인용된다는 점이다.
이는 복음화의 주제가, 중세로부터 20세기에 이르기까지 긍정적이면서도 때론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며 가톨릭교회 문화를 독점했던 서구 그리스도 사회의 관점에만 머물지 않고,
가톨릭교회의 보편성을 재확인하면서 동시에 교회 진리의 일치성과 그 진리의 전파 방법이 문화의 다양성 안에서 성찰될 필요가 있다는,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시선이 담겨져 있기에 대단히 중요한 사실이고,
이 시선이 <복음의 기쁨>의 세부 내용뿐 아니라, 교황 직무 수행의 전반에 자리 잡고 있음을 볼 수 있다.
(* 이미 제2차 바티칸 공의회가, 역사적으로 큰 전환을 이룬 사건들에 비교될 만큼, 유럽 중심의 교회로부터 세계, 보편교회로의 전이, 전환에 주목했고, 이것이 순수한 지지만을 받은 것이 아니라, 강한 저항에도 부딪치고 있다는 점을 상기한다면, 프란치스코 교황의 역설도 그에 비견할 수 있을까?)
셋째 장은 네 부분으로 다시 나뉜다. 첫 번째는, 복음화의 주체를 다룬다. 즉, 누가 복음화하는가(111~134항)?
그 후에 교황은 두 번에 걸쳐 복음화의 도구로서의 강론의 중요성(135~144항)과 그 준비(145~149항)에 대해 강조하는데 대단히 흥미로운 부분이다.
마지막 부분에서는 케리그마, 즉 첫 선포이며 신앙고백의 근본적인 선포가 지니는 역할을 재발견한다.
한정현 신부 (스테파노)
대전가톨릭대학교 교수, 대전교구 버드내성당 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