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 이다라니무진보(以陀羅尼無盡寶)
ㆍ다라니의 한량없는 보배로서이다.
『화엄경』은 법신, 일심, 법계, 진여, 정토, 연기 등 다양한 사상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특히나 다른 경전과 달리 부처님의 설법 방법이 색다른 방법으로 전개되고 있습니다. 주불인 비로자나불께서 삼매에 들어 광명을 놓으시고, 문수, 보현 등 많은 보살님이 등장하여 설법합니다. 설법장소도 천상, 천하로 7번 옮겨가며 부처님의 깨달음 세계를 설법합니다. 그런데 『화엄경』에는 사실 다라니(陀羅尼)에 관한 설명은 잘 보이지 않습니다. 『화엄경』 사상 자체가 그대로 부처님의 자내증 세계를 다양하게 설명하고 있어 넓은 관점에서 보면 인간의 주관적인 마음의 세계에 대한 진실 진여성을 밝히고 있습니다. 이러한 법신의 세계, 즉 존재의 궁극성인 법성의 문제를 어떻게 인식하고 체현하는가에 대한 실천적 방법을 보여주고 있고 현상의 사법계가 무궁무진하게 연기되어가는 진리의 오묘함을 보여주고 있는 경전이 바로 『화엄경』입니다. 그런데 「법성게」에서는 다라니의 한량없는 보배라고 하였습니다. 이것은 다라니의 본질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다라니는 총지(摠持), 억지(億持), 능지(能持), 능차(能遮) 등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총지는 일체 우주의 진리인 법의 공덕을 모두 지니고 있다는 것이고, 억지는 경전 암송, 염송, 수지, 독송에 기억하는 힘을 가질 수 있는 기능을 나타내고, 능지는 일체 선과 복덕, 지혜, 공덕 등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며, 능차는 일체의 악한 법을 능히 차단하고 단멸시키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는 뜻입니다. 이처럼 다라니는 세간과 출세간의 측면에서 행복과 깨달음을 성취하는 데에 있어 위신력을 나타내는데 또 다른 측면에서는 다라니의 근본 성품이 어떤 것인가 하는 문제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다라니가 세간과 출세간에 공덕과 복덕 지혜를 성취할 수 있는 수단이라고 한다면 다라니의 원리는 법신 대일여래의 범음이며 깨달음의 경지를 일체지(一切智)로 하여 문자로 표현한 것입니다. 이런 내용을 『대일경』에서는 밝히고 있습니다. 따라서 다라니의 문자에는 세간에서 사용하는 소리가 아니라 불타의 소리, 우주의 소리, 진리의 소리가 응축되어 있어 본래 소리의 원초적이고 원형적인 소리로 구성되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다라니는 삼매정수(三昧正受)의 원리로 본질을 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다라니는 그 자체가 무의어(無義語)로 되어 있어 삼매인 적정 열반의 깨달음 진여법계의 상태로 되어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화엄경』에서는 법성(法性)을 표현하는 방법 중 삼매의 적정상태로 작용하고 있는 다라니의 공덕을 비유시켜 설명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즉, 해인삼매의 경지가 다라니의 본질과 동일함을 갖는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볼 때 다라니에는 한량없는 보배가 담겨 있다고 설명하는 것입니다. 법계, 진여, 삼매, 깨달음 모두 그 본성과 드러나는 작용은 번뇌가 없고 차별과 구별이 없으며 청정과 진리로움이 빛나고 있는 것이기에 다라니는 참된 깨달음의 소리인 진언(眞言)으로 설명한다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