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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국내 유통산업 결산
윤명길교수/을지대 의료IT마케팅학과, (사)한국유통과학회 고문
2011년 대외 경제 여건을 살펴볼 때 세계 주요국 경기 상승세는,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미국, 유로, 일본 등 선진국 경제 성장세가 약화되는 가운데, 중국 등 신흥국 경제 역시 성장률이 하락되나 선진국 보다는 높은 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세계 교역 증가 속도는 신흥국 중심의 세계 경제 성장이 2011년에도 지속될 전망이나 세계 경제 성장률이 2010년 보다 하락할 것으로 보여 교역 증가율도 낮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제 원자재 가격상승세는 완만한 세계 경기 회복세가 유지되면서 국제 원자재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여 국제 유가를 포함한 주요 원자재 가격은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이다. 특히, 달러화는 미국 경기 회복세 미흡, 미국 국채금리 하락 등으로 당분간 약세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2011년에 국내 경제는 대외 경제 여건의 악화속에서 성장세가 둔화될 전망이라 한다. 특히, 2011년은 경제위기 이후 5% 내외의 지속적인 성장 기조를 이어가기 위한 국면 전환의 시점으로 보았다.
국내 유통업계는 2010년도에 들어서서 여러 가지 이슈가 발생했다. 국내 유통산업의 주요 이슈를 살펴보고자 한다. 즉, 유통업계를 중심으로 학계와 관계 등 전반의 시야를 넓혀서 2010년 국내 유통산업 결산을 광범위하게 조명하고 서술하고자 한다. 주요 이슈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인수ㆍ합병(M&A)과 해외시장 진출의 빈익빈 부익부현상이다. 둘째, 신사업영역의 확산과 중소상인의 반발의 심화이다. 셋째, 중소상인의 쇠퇴와 정부의 규제 확대. 이상의 세 가지 이슈를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이를 상세히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1. 인수ㆍ합병(M&A)과 해외시장 진출의 빈익빈 부익부현상
국내유통업체는 대부분 국내시장의 점포출점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부분의 유통업체가 해외에 진출할 자금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반면에 롯데는 다른 경쟁사와 달리 국내시장의 점포출점 뿐 만 아니라 공격적인 인수ㆍ합병(M&A)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즉, 유통업체에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장기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롯데의 선두고수가 지속될 가능성이 큰 것이다. 국내시장의 진출과 해외시장의 진출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롯데가 국내에서는 올 초 인수한 바이더웨이와 GS리테일 백화점ㆍ마트부문, AK면세점 등을 인수한 바 있다.
둘째, 국내시장에서의 성장성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유통업체들이 해외시장 진출에 관심을 두고 있다. 그러나 점포를 출점하거나 진출하기 위해서는 여유자금 확보가 관건이다. 그렇기 때문에 인수ㆍ합병(M&A)`의 대표주자는 단연 롯데가 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예를 들어 중국의 중국 홈쇼핑 3위 업체인 럭키파이를 인수한 것이 대표적이다. 또한 롯데마트는 작년 65개점인 타임스를 인수한후에도 지속적으로 점포를 출점하고 있다. 그래서 올해 9월기준, 중국 선양시에 중국 79호점인 위홍점을 개설하여서, 중국 79개, 인도네시아 20개, 베트남 2개 등 해외 3개국에 101개 점포를 운영하며, 국내 86개 점포를 포함하면 국내외에서 총 187개 점포를 운영하면서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국내 전 사업부문에 걸친 신규 출점과 쇼핑몰 사업, 카테고리킬러 및 아울렛몰과 같은 신규사업 진출을 꾀하고 있다. 특히, 러시아,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해외에서의 유통업체 인수나 백화점, 대형마트 등의 신규 점포 개점으로 글로벌 소매유통업도 강화하고 있어 향후 성장가능성도 매우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점은 국내시장에서 맴도는 다른 경재사와 대별되는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차별화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은 국내 유통업체에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참고적으로, 빈익빈부익부가 이루어지는 힘은, 2008년 9월 리먼브러더스 사태, 2009년 지속된 유럽발 경기 침체 등 글로벌 경기 침체가 지속되는 상황이 롯데의 기업 인수에는 오히려 유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여겨진다. 한편 롯데그룹차원에서 볼 때, 보수기업의 전형인 롯데가 공격적 M&A 행보를 보이기 시작한 것은 2006년 롯데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롯데쇼핑을 상장한 이후다. 기업 공개로 차입이 쉬워졌고 특히 일본이나 유럽 쪽 해외 자금 도입이 수월해졌다. 실제 롯데그룹의 2000년 이후 2000~2006년 중반 사이의 인수기업은 6개에 불과한 데 반해 롯데쇼핑 상장 이후부터 최근까지의 인수기업 수는 19개에 달한다. 인수 금액은 2000~2006년 초 총 1조6706억원이었지만 2006년 중반 이후 인수에 소요된 자금은 6조7381억원으로 급증했다.
한편, 신세계 이마트도 1997년 중국 유통시장에 뛰어들어 13년 동안 25개 점포를 열어 중국 진출 성공 사례로 꼽혔었지만 현실은 다르다. 즉, 아직도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마트가 국제금융위기 여파로 98년부터 2003년까지 중국 시장에 신경을 못쓰고 국내시장에 전력을 다하고 있을 때 세계적인 유통업체인 월마트와 까르푸는 중국 시장을 선점하기 위하여 적극적인 출점정책으로 중국내 1-2위기업으로 성장했다.
이와같이 기업에서의 의사결정이 그 회사의 미래를 결정하는 것이다. 모든 기업들이 해외 진출했다고 모두 다 성공할 수는 없는 것이다. 따라서 단기적인 관점에서 장사가 안된다고 포기하거나 지연시키면 장기적으로 볼 때 기업의 경쟁력 상실의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할 것이다. 유통업은 독과점을 시장내에서 형성하지 못했다면 손해보더라도 미련을 버리고 포기해야 한다. 전략적으로 국내시장에서 철수하면서 10억달러 내외의 거액을 챙겨서 중국시장에 적극투자를 하고 있는 글로벌기업인 까르푸나 월마트의 전략을 우리 유통업체도 배워야 한다.
2. 신사업 영역의 확산과 중소상인의 반발의 심화
올해 두드러진 현상은 복합쇼핑몰과 대형슈퍼마켓을 출점 강화이다. 이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유통업체들이 점포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하여 복합쇼핑몰에 관심을 가진 한해였다. 한 건물에 여러 업태가 공존하는 “이업태공존전략”을 추구하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여러 사례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예를 들어서 신세계는 최근 고양 킨텍스에 복합쇼핑몰을 개발하기로 했다. 여기에 이마트와 백화점, 영화관, 전문쇼핑상가 등 다양한 업태를 함께 넣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 근처에 들어선 복합쇼핑몰 ‘레이킨스몰’(현대백화점·홈플러스·메가박스 등 입점)도 운영하면서 더욱 “이업태공존전략”이 부상하고 있다. 이외에도 현대 킨텍스점, 롯데백화점의 부산 광복점 및 청량리역사점, 신세계 천안점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개설하는 다수의 유통시설들이 이러한 전략을 추구하기 시작했다. 그럼 왜 이러한 복합쇼핑몰을 강화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것은 차별화 측면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고객에게 동일한 업태와 규모라면 동일한 경쟁력을 갖게하고 차별화가 어렵다. 즉, 고객에게 비교구매하고, 다양한 편의성을 제공함으로서 고객이 경쟁점포 보다 방문하는 고객을 늘리는 전략인 것이다. 집객의 시너지효과 극대화가 차별화인 것이기 때문이다.
둘째로, 신사업영역으로 각광받는 업태로 가장 관심을 갖게하는 신업태는 5백평 안팎의 규모로 개설하는 대형슈퍼마켓(SSM)이다. 그러나 이러한 점포들은 지역의 영세상인들의 반발로 출점이 만만치는 않다. 그렇다 하더라도 3천평이상의 대형의 종합슈퍼마켓을 개점하는 것에 비해서는 용이한 편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서 일부지역에서는 이들이 진출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경우도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특히 지역 영세상인의 가장 표적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은 유통 대기업이다. 즉 ‘빅3’인 롯데슈퍼(롯데쇼핑)와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삼성테스코), GS슈퍼마켓(GS리테일)이다.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올해 5월 말 현재 대형슈퍼마켓의 총 점포 수는 773개에 이른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 가운데 빅3의 대형슈퍼마켓 점포는 롯데슈퍼 216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200개, GS슈퍼마켓 163개로 모두 579개점 수준이다. 전체 대형슈퍼마켓의 75%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중소 영세상인들이 운영하는 소형 슈퍼마켓(매장면적 150㎡ 이하)의 점포수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한편, 일각에서는 중소상인의 보호에만 너무 집중하는 측면이 있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이마트 등 종합슈퍼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자 유통업계에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대형슈퍼마켓의 출점을 선호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대형슈퍼마켓의 출점을 자연스러운 시장 흐름으로 여기고 유통산업 발전의 한 단계로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지나친 규제는 자유로운 기업 활동을 침해하고 고용 창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주장도 한다. 즉, 좋은 상품을 저렴하게 살 수 있는 소비자의 욕구와 권리, 유통시장의 성장, 시장 효율성 확보 등 여러 요인을 제거하기 때문에 문제가 있다는 논리이다. 그러나 이러한 논리는 일각에서 조용히 숨죽여 이야기하는 소리일 뿐이다. 왜냐하면 국내 중소상인의 몰락은 지역의 표심에 매우 지대한 영향을 주는 사안인 관계로, 현실적으로는 경쟁논리보다, 형평성과 공공성 논리가 더 중요하게 여기게 하는 것이다.
3. 중소상인의 쇠퇴와 정부의 규제 확대
이러한 사실은 1997년 환란이래, 대형유통업체들이 공격적으로 지방에 점포를 출점하면서 부터 시작되었다. 이로 인하여 10년 남짓 된 초단기간내에 국내 유통시장의 판도를 완전히 뒤바꿔 놓았다. 즉, 대형유통업체는 중소상인이 주도하는 전통시장 등의 입지를 거의 잠식하였다. 올해에도 어김없이 잠식해 나가고 있다. 격국, 이를 해소하기 위해 중소기업청 산하 시장경영진흥원등을 통해서 지원정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현재의 상태로는 역부족이다. 워낙 전통시장이 안고있는 문제가 구조적인 모순덩어리이기 때문이다. 즉, 전통시장은 대형 유통업체에 비하여 주차시설이나 편의시설이 비교도 안될 정도로 열악하다. 정부지원하에 시설현대회를 통하여 변화가 일어나고 있지만 전통시장은 악순환이 연속되어서 더욱 더 침체 되는 것을 막을수는 없는 대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형슈퍼마켓이라는 신업태의 급속한 출점은 생업형인 지역 중소상인의 반발을 불러 일으킬수 밖에 없는 것이다.
한편, 이러한 요인으로 인하여 대형 유통업체의 골목상권 진출을 막기 위해 마련된 유통산업발전법(유통법)이 올 11월 초 국회를 통과했다. 지난 2008년 11월 해당 상임위인 국회 지식경제위원회에서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된 이후 2년만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공격적으로 진행된 대형슈퍼마켓의 사업 확장에 제동이 걸렸다. 즉, 유통법 개정안은 지방자치단체가 조례를 통해 전통시장과 그 일대를 전통상업보존구역으로 지정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 법안이 시행되면 대기업의 계열사가 운영하는 직영 점포나 대형 유통업체의 체인점 형태의 대규모 점포 등이 등록제의 적용을 받게 되고, 3년간 전통상업보존구역의 반경 500m 이내에 출점할 수 없다. 그러나 이 법안에는 이미 출점한 점포에 대해선 등록을 마친 것으로 규정하고 있어서 전통시장 등 중소상인을 보호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즉, 이것의 대안이 ‘대중소기업상생협력법(상생법)’ 인 것이다. 이 상생법은 대기업의 대형슈퍼마켓 가맹점을 사업조정신청제도 대상에 포함시키는 것을 골자로 한다는 점에서 점포 출점의 규제가 효율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
한편, 정부는 지난해 점포 출점 제한을 위해 유통업에 사업조정제도를 적용해 왔지만, 대형 유통업체들이 사업조정제도의 일시정지 권고를 무시한 채 개점을 강행하거나, 점포 입점 뒤 일시정지 권고가 불가능하다는 점을 이용해 심야에 기습 개점을 하기도 하여 해당 지역 중소상인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때문에 효율적인 규제를 위해 통과된 유통법 뿐만아니라 아직 통과 안된 상생법도 조속히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일각에서는 가맹점을 사업조정제도 대상에 포함시킬 경우 세계무역기구(WTO) 서비스 협정에 위반되는 조항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상생법 처리에 대하여 부정적인 입장에 동의 하기도 한다. 이와같이 찬반이 나누어지긴 했지만, 여론은 규제 방향으로 기울어지고 있고, 결국은 중소상인을 보호하는 방향으로 추진될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결국 대기업의 대형 점포 출점이 국내시장에서는 갈수록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유통업체는 새로운 시각을 가져야 할 때가 온 것이다.
6. 논의를 마치며
상기한 바대로 국내 유통업계는 중소상인을 살리자는 취지의 법안 통과라는 대세를 거스를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즉 국내 현실은 시간이 지날수록 대형유통업체에게 불리하게 진행되고 있음을 감지해야 한다. 이제는 국내시장은 대형유통업체의 입장에서 보면 한계에 봉착하고, 경쟁은 심해지고, 어려움이 더해질 것이다. 결국 국내 유통업체들이 살아 남기위해서는 이젠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무장할 때가 되었다. 먼저, 롯데와 같이 경쟁업체들도 새로운 유통시장에 눈을 돌릴 시점에 와 있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 즉 외국의 시장개척과 국내 새로운 업태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이를 통하여 대형유통업체는 새로운 활로를 찾고, 더 나아가서 국내시장에서는 살아 남기 위해서 중소 상인과 상생할 수 있는 협력체제 구축에 더욱 필요한 시대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