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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어린학교가 순천시민과 함께 하는 야단법석(野檀法席)
생명평화결사, 순천작가회의, 순천시민의 신문과 함께 뜻을 모았습니다.
실은 적잖이 고민 했습니다.
가장 우리다운 만남이란 과연 무엇일까...
학교 식구들끼리 사랑어린방에서 오롯하게 만날 것인가
아니면 대상을 넓혀 지역 주민들과 함께 할 것인가...
그 고민의 중심에 장소 문제가 있었습니다.
돈을 우선하지 않으며 진심의 마음을 내어주실 곳,
마감시간 독촉하지 않고 맘편히 맞아주실 곳,
그런 곳을 찾기란 생각만큼 쉽지가 않아보였는데요...
바로 이 분이 고민을 해결해 주셨네요.
해바라기가 다니는 요가 수련원 원장님이신데요,
"제가 오히려 감사하죠. 목사님 얼마나 뵙고 싶은지 몰라요. 막 설레요."
이런 벗님을 보내주셔서 얼마나 감사한지요!
귀한 손님 맞으신다며
먹거리를 손수 준비해 주신 요가 수련원 가족... 고맙습니다.
원래 거울이었던 벽면을 광목으로 내려 가리고
꽃잎.열매들이 마돈나와 함께 꾸민 글씨로 소박하고 예쁜 무대도 꾸몄어요.
각자 집에 있던 관옥 목사님 책들을 모아 봤습니다.
이 책들만 다 읽어도... 사람되겠다 싶었어요.
아, 드디어 도착하셨네요.
저희가 원래 준비했던 자리는
저기 보이는 낮은 책상과 약간 높인 방석이었는데요
목사님께서 의자 하나 갖다달라고 하시더군요.
푸른솔의 소개로 야단법석을 엽니다.
마음을 모읍니다... 고요히...
소중한 만남...
감사한 만남
홍복을 흠뻑 누리시길...
드디어 목사님을 모십니다!!
정중히 모십니다...
"자, 우리 앞으로 조금씩만 나오실까요?
여기 한가운데 태평양을 좀 채워봅시다."
"뻥 뚫렸던 태평양을 채우니 한결 좋지요?"
"네에~~!"
'잘 듣기'와 '있는 그대로 보기'로 말씀을 시작하셨습니다.
"우리 귀는 이상하게 스크린 여과장치가 있어요.
자기가 듣고 싶은 얘기만 들어요. 하긴 그러니까 살지만... (웃음)
그러니 말을 할 때도 상대방에게 내 말이 다 전달될 거란 착각을 하면 봉변 당해요.
들리는대로 듣는 것, 여간 마음공부 한 사람 아니면 안돼요.
들리는대로 안 듣고 마구 소설을 씁니다. 머리 좋은 사람은 엄청난 소설을 써요."
"성경 얘기해서 미안한데요 내가 아는 게 성경 얘기 뿐이라서...(어색한 침묵)
이럴때는 좀 웃어줘요. (그제서야 대중 웃음)
중요한 얘기예요. 앞에서 얘기하는 사람과 눈 마주쳐주고
고개도 끄덕여주고 웃어주는 것 만큼 말하는 사람에게 힘이 되는 게 없어요."
그렇지요. 그런 거지요!
이런 당연한 것도 가르쳐주셔야 행동하는 우리...
예수님을 사랑한 마리아 이야기를 들려 주셨어요.
결론은 마리아가 예수님의 시신이 있던 동굴을 막았던 돌이 없어진 걸 보고
자기가 본 그대로 말하지 않고 "우리 예수님의 시신을 누가 도둑질 해 갔다"고
소설을 썼다는 말씀이었는데요 저에겐 다른 말씀이 더 가슴에 남았습니다.
"마리아는 본능적으로 예수님을 알아봤습니다.
자기를 창녀가 아닌 하나의 인간으로 봐 주시는 최초의 남자였음을...
그러니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었겠어요."
"마리아가 예수의 발에 향유를 뿌리고 머리칼로 닦아드렸지만
아마도 마리아는 몸을 주고 싶었을거야.
내가 드릴 수 있는 가장 소중한 것을 드리고 싶었을 거예요.
하지만 사람들이 손가락질 하는 자기의 비천한 몸을 차마 드릴 수 없어
값비싼 향유를 대신 뿌려드린 걸거예요. 그건 신앙의 차원을 넘어서는 일이지요.
아, 가슴 설레잖어. (말씀하시고 조금 열적으셨는지) 아, 나는 그렇다고요. (웃음)"
"우린 대체로 그렇게 살아요. 있는 그대로 안듣고 안보고..."
"우리가 말을 할 때 분명한 것 보다 ~인것 같다 정도로 말하는 법을 알면 좋겠어요.
그래야 말로 서로 상처받지 않고 말하고 들을 수 있어요."
무위당 장일순 선생님과 20년 세월을 스승과 제자로 지내셨다지요.
마지막 스승이신 예수를 만나기 직전의 스승으로 모신 분이라고 하셨어요.
'노자'로 만나셨을 때 말씀도 들려주셨습니다.
이 때 두 분이 나누신 말씀은 <무위당 장일순의 노자이야기>란 책으로 발간되기도 했지요.
"무위당 선생님과 노자를 만났어요.
노자는 낳고 보니 이미 머리가 하얀 80살 노인이었단 설화가 있어요.
80살 노인을 우리는 푹 익은 인간으로 보잖아요. 가장 완숙한 인간의 나이예요.
그 분과 가장 비슷하게 살다 가신 분이 예수였습니다.
육체와 정신이 젖먹이처럼 부드러워진 상태로 태어났다는 노자나
베들레헴 마구간에서 (가장 낮은 자의 모습으로) 태어나신 예수나
그 분들의 삶을 그대로 보여누는 탄생설화를 가지고 있지요.
예수의 베들레헴 탄생설화는 신약성서의 가장 끄트머리에 만들어졌어요.
탄생설화는 그 분의 철학을 가장 잘 구현하는 이야기로 만들어집니다."
"노자와 예수도 다 사람인데 그렇다면 그 분들은 어디서 누구에게 배우셨을까..
그런 질문이 생기더라 이 말입니다. 그래서 무위당 선생님께 여쭈었죠.
그랬더니 '그것은 바로 자연(自然)이다' 그러셨습니다."
"왜 자연입니까?"
"자연은 가르치려고 하지 않잖어~"
그러니까 자연에서 배운 사람은 믿을만 하다고...
"자연스럽게 살자"란 말이 얼마나 좋은 말인지...
저절로 그러하게...!
갓난아이는 자연과 거의 비슷한 존재여서 만물과 한 몸이라고 하셨지요.
엄마가 철수세미로 신발을 닦는 걸 보고 어떤 아이가 울었다지요.
"그렇게 하면 신발이 아프잖아~~"하면서요.
그러고보니 우리 아이들도 그런 것 같아요.
어떤 아이는 수선화에서 종소리가 들린다 하고,
나무를 친구삼아 이야기를 나누구요 (정말 들린대요),
제가 그렇게 오라해도 들은 척 안하는 사랑이가
은결이가 이리와! 하면 얼른 갑니다. ㅠㅠ
모세와 다른 이야기를 하는 예수의 이야기도 나눠 주셨어요.
남을 치지 않는 예수의 '사랑의 혁명'
"모세 시절에는 눈에는 눈, 이에는 이였어요.
예수는 달라요. 왼뺨을 때리거든 오른뺨마저 내어 주거라.
원수를 사랑하라 하시잖아요.
누가 나를 때리고 도망갑니다. 도망가는데 에너지가 필요하잖아요?
쫓아가서 잡아 그 놈을 때려줍니다.
멀리 도망가면 차 타고 가야돼요. 기름값 들잖아요.
그런데 왼뺨을 때리면 그저 오른뺨을 내어줍니다. 그 뿐이예요.
자, 어떤 게 쉽습니까? (웃음)"
"강순례 할 때였어요. MB에게 감사하다 했지요. MB가 아니었으면
어떻게 우리가 강의 소중함을 알고 이렇게 걸을 수 있었겠냐.. (웃음)
실낙원을 해봐야 낙원을 압니다.
부자연을 경험해 봐야 자연스럽게 사는 것을 압니다."
"나 같은 바보 살리려~~ ♬"
노래 선물도 주셨어요. (개사하셨다는데 기억이 가물가물...)
순천까지 버스 타고 오시면서 이 노래 흥얼거리시며 눈물이 나셨답니다.
한원식 선생님도 목사님 오셨다는 소식에
한달음에 승주에서 달려오셔서 함께 듣습니다.
순천 작가회의 박두규 시인도 함께 하셨구요.
언젠가 두더지 사시는 댁 해우소에 붙어있던 걸
사진찍어 둔 게 있어 이 날 함께 나눴는데요...
이 글을 읽고 든 생각과
돈에 우선하지 않는 反 자본주의적 삶에 대한
솔직한 자기 고민을 털어놓고 여쭙니다.
다리 밑에서 부잣집 불구경 하던 거지 父子가 있었대요.
"아빠, 우리는 집이 없어 불 탈 걱정이 없으니 행복해요."
아빠 거지 왈, "그게 다 애비 덕분인 줄 알아라."
석가와 암소 이야기를 해 주셨던 것 같아요.
암소가 없으면 도둑질 당할 걱정이 없지 않느냐.
내 맘 속의 암소 리스트를 지워나가라 했던 페마 최드렌의 말씀도..
("그래도 한두마리는 남겨 두고..."에서 웃음 빵!)
간디가 말씀하셨다지요.
"앞서가는 사람들이여 뒤에 오는 사람 채근하지 마시오"
함께 동행할 수 없는 사람들이 있음을 인정하고
자기가 갈 길을 갈 뿐 싸울 필요도 애쓸 필요도 없다 하셨어요.
"집단이 자본주의에 구애받지 않고 사는 시대는
아직 도래한 것 같지는 않지만 머지 않아 올 것입니다.
그때까지 개인적으로 그렇게 사는 것은 가능하지요. 제가 살아보니 그래요.
자(資)를 본(本)으로 삼지 않아요. 내 삶의 뿌리로 물질을 두지 않는다는 거예요.
돈 없이도 됩니다. 우리 김민해 목사가 십년 넘게 발행하는 <풍경소리>란 잡지가 있지요.
돈받고 팔지 않아요. 돈이 들어온 만큼 원고도 들어온 만큼...
그래도 이 날까지 한 번도 거른 적이 없어요. 잡지 이름 그대롭니다.
풍경이 '나 천원만 줘 봐 그럼 울려줄게' 그러지 않잖아요. (웃음)
풍경소리는 들을 만한 사람에게만 들려요.
아무리 풍경 밑에 있어도 딴 생각하고 있으면 안 들려요.
예수님도 그러셨잖아요? 들을 귀가 있는 사람은 들어라.
얼마 줄테니 섬겨줄게.. 이게 섬김입니까?
의지나 목적없이 열리는 감나무처럼,
뜻없이 흘러가는 물처럼 그렇게 자연스럽게 가는 겁니다.
권정생 선생이 그러셨다잖아요.
제안 받으신 원고지 한 장 값이 그 동네 사람들이 농사지은 배추
한 리어카 가득한 거랑 맞먹어서 거절하셨다고. 그렇게 비싼 원고료 받고는 못 쓰시겠다고."
"어떻게 하면 제 말이 아이들에게 힘있는 말이 될까요?"
"지금 그 질문을 하신 분이 자기 어머니에게 어떻게 했는지 반성부터 하쇼! (웃음)"
"귀로 듣는 것과 몸으로 듣는 것이 다릅니다.
참말이고 믿음직스러우면 움직입니다. 내가 아이들 듣기에 빈말을 하지 않았나 생각해보세요.
어떤 엄마가 아이들에게 거짓말 하면 안된다 막 설교를 하다가
전화벨이 울렸어요. '엄마 없다그래' (웃음)
이래서야 어찌 말에 힘이 있겠습니까?"
"자녀 세 분이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요 어떤 기도를 해 주셨나요?"
"글쎄요. 저는 아이들을 위해 기도 해 본 적은 없는 것 같아요.
아이 때문에 기도 한 적은 있어요. 아이가 태어났을 때 그랬어요.
이 아이는 제 아이가 아닙니다. 당신의 딸입니다.
그러니 굵직한 문제를 결정하는 일에 저는 빠지겠습니다.
저는 사소한 일만 결정하겠습니다.
즉 소속을 분명히 하자는 거였죠. (웃음)
그리고 아이들에게 내가 이런 기도를 했었다는 건 알려줬지요."
"아이들이 아플 땐 어떤 기도를 하시나요?"
"안 아프게 해 달라고... (웃음) 당연한 거 아냐?"
"아이가 잘하는냐 잘못하느냐는 아이에 달려있지 않아요.
그것을 판단하는 부모인 나에게 달려있어요."
"목사님도 화 나실 때가 있나요? (웃음)"
"그럼 있지. 안 나면 심각한 거지.
그런데 대개 화는 이 사람이 이러이러하게 해야한다는 '나의 생각' 땜에 화가 나요.
저 사람은 저럴 것이다 충분히 예축하면 화가 나지 않아요.
불처럼 화 낸다 하지 물처럼 화낸다 하진 않잖아요?
땔감을 넣어주면 활활 더 타요.
남의 말에 놀아나지 않는 연습, 차근차근 해 봅시다."
공동체에 대한 질문도 있었는데요
공동체 생활하던 어떤 미망인 이야기에 웃음보~!
"말로는 공동체 어쩌고 하면서 밤되면 각자 짝지어 방으로 들어가더라!
그게 무슨 공동체야!!" 푸하하!
꼭 같이 사는 것만이 공동체는 아닌 것 같다.
사람은 자신만의 고유한 공간이 필요한 법이라고...
법륜스님과 공동 기자회견장에서 어떤 기자가 물었답니다.
"오늘 이 자리에 불교 신자도 많이 오시고 기독교 신자도 많이 오셨는데요..."
"그래요? 제가 보니 그냥 사람들이 많이 오셨는데요?"
이데롤로기로 보지 않고, 종교로 보지 않고 그냥 사람으로 보고싶다고...
두더지방 한 켠에 걸린 목사님 글씨의 서각 한 점이 떠오릅니다.
"사 람 예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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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된 원고 없이 두시간 반 넘게
쉼도 없이 말씀을 나눠 주셨습니다.
군중속에 한그루 나무처럼 서 계시는 스승님을
멀리서 카메라에 담으려니 하릴없이 또 코끝이 찡했습니다.
만남 장소를 준비하며 저의 기도는 딱 한가지,
"이곳을 적절한 사람들로 적절히 채워주소서."
그 기도도 들어주신 것 같아요.
"최고의 스승, 영어로는 terminal teacher라고 하지요.
그 최고의 스승을 만나기 위해서는 중간에 여러 선생을 거친다고 해요.
여러분도 꼭 선생님 한 분 모시고 사시길 바랍니다.
학생이 준비되면 스승이 나타납니다.
그런 복된 인생이 되길 바랍니다."
공식 자리를 마치고 도담도담 이야기 꽃을 피웁니다.
진짜 야단법석 같지요?
자연을 닮은 어린아이와 큰 스승님...
반갑게 나눕니다.
평소에 잘 못 만나던 아빠들도...
와, 반가워요 태식태현 엄마~
못다한 말씀도 나누구요...
책 속에서 스승님의 지혜를 배웁니다.
미리 와서 완벽하게 자리세팅 해 준 소리샘, 해바라기와
프론트 데스크에서 안내양을 자청해 준 무지개에게도 스페셜 땡스!
이렇게 자본에 얽매이지 않는 실험도 해 보았구요~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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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서 순천까지 장거리 이동에
교사들과의 만남, 야단법석...몇시간 열강 노곤하실 법도 하련만
하룻밤 묵으실 집에 오셔서도 귀한 말씀을 나눠 주십니다.
"은호야 노래 하나 해 봐라. 검은 장갑..."
"네? 제가요. 아닙니다. 아휴 못합니다."
조목사님 노래 사양하시는 거 첨 봤습니다. 결국 두 곡이나 하셨지만.
관옥 목사님의 노래도 들었지요.
"눈을 감고 걸어도 눈을 뜨고 걸어도
보이는 것은 초라한 모습 보고싶은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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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감사한 하루
이렇게 익어갑니다. 편히 주무소서!
첫댓글 중간쯔음에 있는 사진, 선생님께서 마이크들고 한쪽을 보면서 웃고 계신 그 사진은 제가 바탕화면으로 가져가야겠어요. 꼭 저한테 한 말씀하시는듯해요. 사진찍어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귀하신 모습들! 감사합니다.
감동의 시간 이었습니다. 사진으로 다시 보니 다시금 감동이 밀려옵니다...^_____^;
막내 이모!
그대가 마리아입니다!
귀한 섬김 배우겠습니다!
아주 뜻 깊은 소중한 자리였네요.
이렇게 사진과 글로라도 만나게 되어 감사하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