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명일보신춘문예 당선작
노방초 경전
정양자
몸뚱아리 작은 고통 견디지 못하고
생을 놓아버릴 생각만 하던 내가
갈라진 보도블록 틈새에서
허공 밀고 올라오는 작고 여린 풀을 본다
자주내리지 않는 비여도 살아남은 저 끈기
끝끝내 몸 안 어디에 생의 에너지를 저장해두었다가
마침내 꽃을 피우는 것일까
어쩌다 횡포의 발에 짓밟힐 때에도
입 앙다물고 뜬눈으로 올려다보는 눈
꺾인 뼈마디 끝끝내 일으켜 세우고야 마는
풀들의 발버둥은 애절하다
한 번 내린 뿌리
옹골차게 여문 씨를 날리고서야
마감하는 풀꽃의 일생, 놀라워라
힘들어하던 삶이 너로 인해 환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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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선소감
망망대해에서 길을 잃었습니다. 방향을 잡지 못해 표류한 시간들이었습니다. 우왕좌왕 헤매고 다니는 동안 몸은 만신창이가 되어버렸습니다. 정신을 가다듬고 떠내려 왔던 그 길로 선수를 돌리고 있습니다. 파도에 넘실거리는 등부표가 보이는 것 같습니다.
잔인했던 봄의 끝자락에 낭보를 받았습니다.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만난 불빛이었습니다. 벅찬 마음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귀한 자리를 마련해주신 세명일보 사장님과 임직원께 감사의 마음을 올립니다.
설익은 글을 뽑아주신 심사위원님 감사드립니다. 지도해주신 교수님 그리고 형상시학회 문우들과 기쁨을 나누고 싶습니다. 응원과 지지를 아끼지 않는 가족에게도 영광을 돌립니다. 치유와 위안이 되는 시어로 많은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겠습니다. 발전적인 변신을 거듭하는 시인이 되겠습니다.
첫댓글 와우!!! 축하드립니다..짝짝짝
축하드립니다~~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