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겨울 숲 속으로 달려갑니다.
강아지와 고양이들도 따라 갑니다.
겨울에 접어들면서부터 해랑원 아이들의 못말리는 집짓기 놀이가 시작 되었지요.
뒤늦게 터벅터벅 따라 가면서 생각합니다.
나에게 신나는 일은 뭐지?
살아 있는 나무를 축으로 집터를 정하고 숲 속 여기저기서 모아온 나무를 선별하여 기둥을 세우고 도리를 얹습니다.
두명 이상씩 알아서 모둠을 정하고 구상, 재료구하기, 집짜기가 여러번 반복 됩니다.
겨울 숲 속의 어둠은 빠르게 찾아 오지만 아이들에겐
아랑곳 없습니다. 어두운 숲 속에서 놀아보기는
아이들이 어른이 되기 전에 해볼 100개 놀이 중 하나입니다.
여러 해를 넘긴 아이들의 솜씨는 보다 능숙합니다.
숲 속에서의 규칙은 자연의 재료만을 사용하고
조명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조명은 눈앞을 밝게 해주지만 아이들의 한계상황을 빼앗아 갑니다.
별빛만으로도 사물을 구분하는 아이들이 되어 갑니다.
집터를 이리저리 옮겨 봅니다.
의견을 묻고 나누고 다투고 헤어지고 화합하고...
무슨 회의를 하는것 같기는 한데
가온은 멀리서 지켜만 보는 입장이기에....
완성된 아지트에서 밤이라도 샐 기세입니다.
아이들이 저마다 학교에 있을 시간에
숲 속에 가볼까요?
작은 소도의 문을 지납니다.
높은 지대에 망을 볼 수 있는 참호가 있군요.
숲 속 셀터들의 입문자들 작품인 듯한 원형 움집인데
선배들의 조언이 있었음이 분명합니다.
이 또한 초기 원시인들의 구조물이군요.
<작은 인디언의 숲>에 들어온 기분입니다.
고래등의 갈빗살처럼 무한정 확장이 가능한 이 집은
원추형 티피 또는 피라미드 집의 단점을 극복 할 수 있는 구조물입니다.
아무튼 인디언의 숲은 날마다 진화합니다.
지난주 목요일
해랑해온이가 안보여 추적 해보니
어릴때 무지개가 사준 장난감이 삽과 호미였는데....
드디어 드디어~
형제는 두더쥐가 되었어요.ㅜㅜ
일요일 원주 궁방에서 돌아와서 주차를 하고는
곧바로 산에 가봤습니다. 역시~예상대로 입니다.
인근의 마른 나무가 동이나서 숲 속 먼곳에서부터 한두개씩 끌어 왔을텐데....얼마나 신나고 진지 했을까!
억새로 감싸면 따뜻하겠어.
아마도 곧 분가하려나 봅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