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제21회 전국합기도연무대회를 개최했습니다. 작년 20주년 행사에는 합기도 4대 도주가 되실 우에시바 미츠테루 선생과 고바야시 야스오 8단 선생을 각각 모시고 두 번에 걸쳐 성대하게 치렀습니다. 이번 21회 행사에서 가장 눈여겨 볼 것은 역대 행사에서 여성 회원 참여가 두드러진 대회였습니다. 특히 본부의 조민수 양과 제주도에 홍지연 양은 수준급의 검술 연무를 보였고, 모든 여성 회원들의 기량 역시 그야말로 괄목상대(刮目相待)였습니다.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연무대회가 끝나고 나면 자신의 연무가 뿌듯하게 느껴지기 보다는 좀 부족했다는 생각에서 아쉬워하며 자책하는 회원들이 더 많습니다. 그런 현상은 연무대회에 참여한 사람이라면 모두 공통적으로 갖는 기분입니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좀 더 잘했어야 하는데 아쉽다는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번 행사를 통해서 다음에는 더 잘해야 겠다는 다짐을 하는 것입니다. 그런 것이 발전입니다. 무엇을 잘해야 하는지 분명하게 인식했다는 것입니다. 참여하지 않은 회원과 구별되는 것이 그런 것입니다.
행사가 끝나고 열린 파티는 지금까지 있었던 어느 파티 때보다 음식이 잘 준비되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먹고, 마시고, 노래와 춤은 신이 인간에게 준 가장 행복한 즐거움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좀 더 완벽한 발전을 위한 노력도 중요하지만 함께하고 있는 주위 사람들과 즐거움을 나누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아이키도는 시합을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무술이기에 승부를 가립니다.
아이키도의 승리는 갈등을 일으키지 않는 것입니다. 갈등이 없는 것입니다. 그것은 기술적으로는 더욱 완벽해 지는 것이고 정신적으로는 더 너그러워지는 것이고 여유롭고 인자해 지는 것입니다. 강한 훈련을 할수록 살기가 넘치고 폭력적인 것과는 상반되는 것입니다. 수련 그 자체가 부딪침을 피하며 너그럽고 자비로운 성인(聖人)의 모습을 갖추는 것입니다. 커다란 자비는 사랑하지 않는 것이 없습니다. 아이키도가 바라는 세상입니다.
저는 많은 강습회를 지도해 왔지만 전국적인 행사에서 지도를 하기는 처음입니다. 잘가르쳐야 한다는 부담이 있긴 했지만 나름 즐거웠습니다. 이번 제21회 전국연무대회에서 마지막까지 열의를 가지고 함께 해준 회원 여러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