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시쯤이 지나도 아무도 오지 않아 저 혼자 카드를 깔아 봅니다.
느낌 카드를 한장씩 깔다보니 오늘 하루가 거슬러 올라가 집니다.
아~그 순간 그랬지 해 보면서 말입니다.
생각보다 많은 순간들이 있었습니다. 미처 그 순간과 연결하지 못하고 지나간 장면들이 말입니다.
아이와 아빠가 산돌학교를 다녀왔습니다.
서류전형과 인터뷰, 부모교육을 마치고 2박3일간의 학교 체험을 끝으로 이제 아이의 선택이 남았습니다.
개인적인 일정으로 이번 체험은 함께 참여하지 못한 제가 그들의 경험이 궁금하여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듣고 나누며 오늘 하루를 보낸 중이었습니다.
느낌 카드를 한장씩 바닥에 깔때마다 내 안에서 다시 생동하는 움직임들을 확인합니다.
안심이 되는 마음과 고마움의 마음과 닮아 있습니다.
그리고 작은눈이 해주던 이야기도 함께 떠올랐습니다.
"교장 선생님의 부모 교육시간에 '참나'에 대해 이야기 하셨는데 누가 질문을 하나 했어. 삶에서 전환이 있었던 어떤 순간들이 계셨는지. 그 질문에 너무 무겁지 않게 편하게 이야기 하시더라구. 아내가 암에 걸려서 수술을 했는데 3개월 시한부 판정을 받았다구. 딸아이와 그 시간들을 하루하루 기적인것처럼 살게 되었다구. 그리고 그렇게 7년을 더 사셨대. 누군가는 짧은 시간일거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기적같이 산 하루하루가 어떻게 짧을 수가 있었겠냐고 말씀 하시더라"
작은눈의 목소리에도 울컥함이 전해져 왔습니다.
하루하루를 기적처럼 사셨다는 말에 안심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고마웠습니다.
왜냐하면 '순간 순간의 자기 진실에 솔직하게 살아가는 것'이 지금의 제게는 너무도 소중한 가치이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가 서툴고 혹은 만족스럽지 못하더라도 축하하고 애도하면서 지금 여기를 사는 것.
그것을 삶의 경험으로 간직하고 계실 교장선생님이 고맙습니다.
아이가 그런 삶의 가치속에서 보살펴지고 지원 받을 수 있겠구나 하는 안심입니다.
이제 저도 아이와 함께 지냈던, 우리가 선택했던 시간들을 감사하고 애도하면서 잘 마무리 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경험의 장으로 아이를 떠나 보내며 보살핌과 우정의 에너지로 응원하고 싶습니다.
이 시간을 확보한 덕분으로 내 삶의 과정도 추수합니다.
11월 삶을 나누는 공감 부엌은 11월 5일 토요일 늦은 8시 입니다.
첫댓글 기적같이 산 하루하루...
덤으로 얻은 인생이라 생각하며 산 하루하루..
그것이 기적이고 그것이 덤이라 여기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린 것 같아, 많은 길을 돌아온 것 같아 아쉬움이 남습니다.
하.지.만.
조금 돌아오느라 시간이 걸렸어도 지금 제가 여기에 있다는 것. 감사한 일이지요
덕분에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