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가토리신토류 캠프 IN 춘천
좋은 날씨에, 맛있는 술과 음식에, 피톤치드 가득한 맑은 공기를 실컷 마실수 있는 가토리신토류 캠프가 올해도 열렸습니다.
사실 이번 캠프도 역시 스가와라 테츠타카 선생님께서 오실 예정이었는데, 바로 직전 아테네의 공항에서 여권이 들은 지갑을 통째로 도둑맞으시고 여권 재발급 문제로 오지 못하시는 사정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사범대리로 아드님이신 스가와라 유지 선생과 교사2분, 목록 1분, 미국인 수련생 한분이 오셨습니다.
"아버지가 여러분께 전달하라는 몇몇 가르침이 있습니다. 또, 아버지가 가르치실때는 왠지 워낙 높은 분이고,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심정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오늘 온 우리 4명은 여러분과 같이 수련하는 사람들입니다.
선배, 친구라고 생각하시고 부담없이 수련을 청해 주세요, 함께 수련합시다."F.스가와라 유지 작은 선생
세미나 시작전 스가와라 유지 작은 선생님이 하신 말씀대로, 1박 2일간 잠시의 쉴틈도 없이 함께 수련해주시고 칼을 보아 주신 여러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나카다 교사, 기도 교사를 포함해 이번에 교사이상이 총 9분(한국의 윤대현, 송은석, 문영찬, 윤준환, 신인득,송경창)이나 참가하신 것인데,
9분 선생이 잠시도 쉴틈이 없이 수련생들이 맞상대를 청하도록 열정적인 2일이었습니다. 오모테건 보건, 한 기술군만 수련하고 나와도 숨이 턱밑까지 차오르고 땀이 비오듯 하는데, 이 수련생 상대하고 나니 또 다음 수련생이 붙잡고 배움을 청하고, 좀 쉬고 싶은 기색이 역력하신데, 저처럼 눈치 제로인 수련생이 가서 팔끌어 붙잡는 모습이 참 죄송하고 안타까웠습니다.^^(어쩌겠습니까, 수련생 저희도 이런 귀한 기회를 놓칠수가 없는 욕심이 너무 강한 걸요....ㅜㅜ) 감기로 좋지 않은 컨디션에 지긋한 연세의 기도 교사가 피곤에도 불구하고 제 봉을 받아 주시던 모습이나, 정규타임이 아닌데도 봉과 나기나타를 한스텝, 한스텝 따로 밞아주시고 결국 발목을 주무르시던 송은석 교사의 모습이 기억에 남습니다.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캠프에 참가하기 전에 기술은 외워서 오도록 하세요, 이 캠프에 와서 기술을 외워가겠다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 f. 문영찬 교사
"어떻게든 일단 외워오고, 당연히 부정확하지...그것을 다시 갖고 와서 세미나에서 교정을 받으면서 갭을 메꾸고, 또 어느 순간엔가 갭을 메꾸었다고 생각하면 이번에 변화기와 우라와자때문에 지금과는 반대 방향의 갭이 생기기 시작하거든, 그럼 또 그걸 다시 메꾸고....선배들도 다 그런 과정을 반복해 온거야. 종우도 그렇게 해야 하고..." F.송은석 교사.
스가와라 선생님이 오시지 않은 것이 다소 아쉽지만, 개인적으로는 이번 캠프가 4년 수련중에 가장 알차게 배운 캠프가 되었습니다. 이전 캠프가 부실했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캠프를 준비하는 제 입장때문에 그랬던거 같은데, 유투브와 부정확한 서로의 기억에 의지해서나마 기술을 외워왔고,
그렇게 기술을 외운지 4년만에 겨우 타점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입문 1년만에 유투브로 대충의 기술을 외웠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캠프를 지나고 보니, 그게 외운게 외운게 아니라는 것도 새삼 알게 되었고, 그렇게 약간씩 더 알게 되니까 조금더 보이고 짚이는 게 생기면서 엄청 재미있어진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가토리 신토류를 하다 보면, 전에 검도를 배우던 시절 들었던 전문 용어들이 새로운 느낌으로 들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손안에서 칼이 매 기술마다 마치 기어가 맞물려 돌듯 착착 돌아가는 테노우치의 느낌이나......아, 이번 캠프 준비 기간과 캠프중에 정말 각인 된 것인데, 진짜, 칼은 일족 일도더군요.....모든 병장기는 발로 운용하는 것이다라는 말이 제게는 전혀 다른 의미, 새로운 의미로 다가왔습니다.
"아버지가 전세계를 돌아 다니시고, 본도장에는 세계 각지의 외국인들도 모여 수련하다 보니 알게 된것인데, 국가에 따라 칼에 국민성이 배어 드러납니다. 재미있는 현상이죠..." F. 스가와라 유지 작은 선생
그래서인가요...빨리 빨리의 우리 국민성이 칼에 배어 나는지, 매 캠프때 마다 스가와라 선생님은 천천히 해라라고 하셨습니다. 문제는 제 수준이 뭘 천천히 해야 하는지 몰랐다는 것인데, 이번에 그점도 많이 교정을 받았습니다. 특별히 송은석교사와 윤낙준 목록께 감사드립니다. 송은석교사는 이번 여정에 함께할 기회를 받아서 정말 기술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많은 가르침을 받았고요,
윤낙준 목록께는 작심하고 찰거머리처럼 엉겨 붙었더랬습니다...ㅋㅋㅋ 이덕에 아, 칼을 어떻게 운용해 가는 구나, 뭘 천천히 연습해야 하는 구나를 어렴풋이나마 알수 있었습니다. 두분 선배께 다시한번 정말 정말 감사드립니다. 이렇게 여러 사람이 칼을 못맞춰봐서 안달인 인기 스타들에게 한시간씩이나 들러 붙어 그러고 있었으니, 아마 주변 동료 수련생들이 저를 많이 미워하셨을거 같습니다. 다른 수련생들께는 죄송함을 전합니다.
"중심이 뜨고 자꾸 높아 집니다. 낮추어야 합니다." 쉬는 시간에도, 회식중에도, 뭘 못나누어 주어 안달이 난 듯한 고마우신 마음을 받습니다. 피곤한 수련뒤에도 어설픈 일본어에 질문이라 하기 조차 민망한 수준을 가지고도 열정적으로 설명을 주시던 작은 선생님과, 정규 수련 시간이 아닌 아침 식사후의 한시간 휴식중에도 수련생들을 데리고 따로 봉과 나기나타를 가르치던 기도교사, 송은석 교사, 부정확한 타점에 짜증이 날만한 상황에도 친절하게 하나하나 일일이 짚어 가며 설명하던 나카다 교사,
연배 지긋해 보이는 데 끝까지 파이팅을 놓지 않으시던 다카하시 목록, 수업후에도 떠나지 않고 부정확한 봉을 잡아주던 신인득 교사, 한목에 두세번 뛴것 같은 긴장감과 체력 소모를 주시고, 큰칼에 체중을 싣도록 티칭하신 윤준환 교사를 비롯해서 이번 수련에 함께 칼맞추어 주시고, 가르침을 주신 모든 선배, 동료 도반들께 감사드립니다. 아울러 이번에 목록을 받으신 분들께 축하전해 드립니다.
또, 오월당 수련의 영원한 스태프 춘천클럽 이우림 클럽장과 백여명 수련생 알뜰히 챙겨 주시던 우리들의 어머니, (신숭겸 장군의 후손이신...^^) 신미애 사모님께 특별한 감사를 드립니다. 이런 기회를 열어 주시고 함께 수련하며 가르침 주신 윤대현 선생님께도 큰 감사 드립니다.
"어깨가 무겁네....교사라는 이름에 비해 성장이 많이 부족했던 것을 느꼈던 캠프였던거 같아...사람이 늘 긴장하고 살수도 없고, 게으름도 부릴수 있겠지만, 게으름 부리다가도 바로 다시 제자리에 돌아와야겠지....이번 세미나는 내 부족함을 많이 일깨워준 세미나인거 같다..." F. 송은석 교사.
내년 세미나를 기약합니다. 더 성장한 모습으로 뵙겠습니다. 내년에는 좀더 부족한 면을 메꾸어 가는 모습이 되도록 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PS1. 일본에서 온 미국인 숀씨...가토리가 좋아서 일본에 왔고, 영어선생을 하면서 가토리를 수련합니다. 모든걸 버리고 이런 하나에 매진하는....이런 사람들을 보면 정말 스스로를 많이 돌아보게 됩니다.(애석하게도 배우 타스쿠 선배와 한장찍는 중에 낀 얼굴밖에 없네요...왜 사진 한장 같이 안찍었지...ㅜㅜ)
PS2. 스가와라가의 가풍은 겸손인거 같습니다. 절대 코를 높이지 말고, 항상 겸손하게....이번에 작은 선생님을 보면서도 그게 느껴지네요...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느껴집니다...향기롭습니다...
一生懸命, 平生修道, 修德政劍...
*가토리 검술은 도장장의 추천으로 선생님께 입문을 허락받은 회원에 한해서만 수련이 허락됨을 양해 바랍니다.
https://blog.naver.com/pjwch/2213776520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