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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면서, 남의 나라에서
사회주의 경제 시스템의 붕괴가 일어나기
시작한 시점에 그 현장에서 있을 확률...
쿠테타 세력과 시민이 대립하는 현장에 있을 수
있는 확률...
그리고 자본주의 물결이 온 나라를 휩쓸어
가는 모습을 목도하고 경험할 수 있는 확률...
그리고 그런 모습을 이방인이 기록으로
남길 수 있는 확률...
아마도 이 모든 조건에 부합하는 경우는
1억분의 1정도는 되지 않을 까
싶습니다.
그 낮은 확률을 신이 저에게 준 것은
보고 듣고 깨달은 바를,
지금 이 시점부터 크게 떠들어 남북의
공동발전에 이바지 하라는 것은
아니었을지...
러시아에 대한 기록은 주로 사실(Fact)을 기록한
글이라면, 지금부터의 기록은 사실과 함께
저의 주관적 판단이 들어간 글이 될 것입니다.
남북이 공동으로 번영하기 위한 가장 핵심 포인트는
북한이 현재의 사회주의 체제를 보다 견고하고,
성숙하게 유지 발전 시켜 나가야 하는 것이라
저는 주장합니다.
이에 대한 서로간의 이해를 공유하기 위해서
1991년 사회주의 경제체계 붕괴 전후 러시아의 삶과
우리의 삶, 그리고 극심한 인플레이션이 일어난 이유가
뭔지에 대해 다시한번 살펴보겠습니다.
이에 대한 이해 역시 저에게는 너무도 중요한 부분이어서
저의 간절한 마음이 읽는 분들에게도 전달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받는 급여는 우리가 처한 사회-경제적
시스템과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동남아 국가에서 살 때는 한 달에 몇 만원 받고
살았던 사람이 한국에 와서 살려면, 당연히
고향에서 받았던 급여로는 어림도 없습니다.
반대의 경우도 당사자의 삶의 근거지가
자본주의 사회라면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남과 북은 분명하게 다른 사회경제적 시스템을
유지한 채 70년을 살아왔고, 그 시스템에 완벽히
적응한 상태입니다.
이런 두 개의 체제가 어떤 대비없이 통일이라는
가치에 모든 것을 뒤로 미뤄버리고, 급격하게
개방과 함께 전면적인 사기업 중심의 교류가
일어나면, 기회는 순식간에 날라가고, 아케아처럼
일부 사람, 일부 기업은 큰 기회를 얻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과거의 삶보다 못한 상황에
처할 수 있습니다.
그것을 러시아를 비롯한 동구권이 상당기간
우리에게 보여주었습니다.
두 체제가 공존하고, 서로 발전하고, 두 체제에
있는 사람들 모두에게 기회가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서로의 체제에 대한 이해와
각각의 체제 발전을 위한 방법이 찾아져야 합니다.
여기서 이념을 내세워, 특정 체제를 옹호하거나,
비난하는 사람들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입니다.
구체적인 예를 들어 돈이라는 숫자 자체가 아닌
숫자를 이용하여 경제체제를 이해하기 위해 들어가
보겠습니다.
붕괴 전 러시아의 대중교통 수단인 지하철, 버스, 전기열차,
전기버스의 요금은 한 가지였습니다.
모두가 1991년 당시 우리 환율로 1원 50전 이었습니다.
2018년 지금 우리나라 지하철 요금이
평균 1,500원이라 하고 월급이 3백만원이라고
가정하면, 이 월급으로 지하철을 2천번 탈 수
있습니다.
1991년 백만원 정도 받았던 우리나라 대리-과장급
급료를 고려하고, 당시 지하철 요금이 평균 300원
이었음을 감안하면, 3천3백번 탈 수 있었습니다.
(프린키피아님의 지적으로 지하철 요금을
수정했습니다. 감사합니다.)
1991년 당시 가장 저임금에 속한 러시아 대학
강사가 받았던 5천원으로 러시아 지하철을 몇 번
탈 수 있었을 까요?
약 3천 3백번입니다.
임금 5천원을 받는 사람이 삶에서 필수적인
교통수단을 한번 이용하는데 1월 50전이기에
현재 한국에서 월급 300만원을 받는 사람보다도
사회활동을 하기 위한 비용이 적게 들어갔습니다.
이렇게 누구의 삶의 여건이 더 좋은 가는 급여나
물가의 명목 금액만으로는 판단할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두 체제가 섞일 때는 많은 혼돈이 옵니다.
급여 백만원 받는 자본주의에서 온 사람이 1991년
러시아의 지하철을 타면 무척 행복함을 느꼈습니다.
지하철 뿐만 아니라 모든 물가가 자본주의 사회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체제로 움직이고 있었기에
당시 자본주의에서 급여를 받은 사람이 러시아에
오면 물가를 보고 감탄을 했습니다.
문제는 감탄에 그치지 않고, 러시아와 러시아
사람들을 눈 아래로 보기 시작했고, 러시아 국민들
스스로도 자신의 정부와 국가와 자신들을 비하하기
시작했습니다.
예술작품을 제외한 일상에서 접하는 물건들이
자본주의 시각에서 볼 때는 조잡하게 보이고,
가격도 상상 이상으로 낮았기에, 몇 일만 있어도
자신이 마치 중동의 어느 석유 갑부인양 말과 행위에
잔뜩 거만함이 묻어 갔습니다.
서로의 사회에 대한 폭넓은 이해가 선행이 되면
자본주의에서 온 방문자의 거만함도 사회주의에서
살아온 사람의 위축감도 덜하겠지만, 사람들은
당장 눈에 보이고, 경험하는 것에 영향을 받기에
거만함과 위축은 사람들의 일상적인 모습이었습니다.
그리고 정부가 러시아 국민들을 위한다고 취한
정책이 오히려 러시아 국민들을 더 처참하게
만들었습니다.
러시아에 피자집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피킹이라는
중국 음식점이 생겼습니다.
어디나 그러듯이 여기도 두 개의 문이 있었습니다.
하나의 문은 늘 닫혀 있고, 문 앞에는 긴 줄이 있었고,
다른 문은 늘 열려있었고, 사람들은 자유로이
들고 났습니다.
눈보라를 맞으며 서 있는 줄은 러시아 사람들이고
자신들의 화폐인 루블로 피자나 중국 음식을
먹을 수 있었고, 가격도 저렴했습니다.
문제는 하염없이 기다리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러나 다른 문은 달러로 결재하는 사람들이
들어가는 문이었고, 가격은 러시아 사람들
몇 개월 내지 몇 년의 월급을 줘야하는
가격이었습니다.
영하 20도가 오르내리는 길에서 한 시간이
넘도록 줄을 서다 들어와 자신의 월급의
반이나 되는 햄버거를 놓아두고 차마 손을
뻗어 음식을 집을 수 없었던 아리따운
20대 중반의 아가씨는 눈물을 참아야 했습니다.
비가 오든 눈이 오든, 길가에서 언제
나올지 모를 피자를 기다리는 러시아인들은
키 작은 동양인들이 희희낙락하며 피자집을
유유히 들어가는 것을 곁눈질로 지켜봐야
했습니다.
자존심 강한 모스크바 시민들조차
서방의 가격체계로 밀려들어 온 제품들을
보면서 하루하루 좌절과 비통함을 경험해야
했습니다.
이런 비통함이 쌓인 1년도 되지 않은 경험은
공산당 세력이 쿠테타를 일으키고, 탱크와
총구를 들이밀었을 때도, 꼼짝않고 그 자리에
버티게 하였던 원동력이라 저는 생각합니다.
이런 비통함, 그리고 한편의 거드름은
우리 땅에는 일어나지 않아야 합니다.
그럼 어떻게 할 것인가?
조금만 더 다른 길을 갔다가 돌아오겠습니다.
인플레이션의 기본적인 정의는
평소 유통되는 상품에 비해 시중에 돈이 많거나,
돈은 그대로인데, 유통되는 상품이 줄어야 합니다.
그러나 러시아의 인플레이션은 이런 정의로는
설명이 불가능 합니다.
평소 유통되는 상품도 상품의 양도 그대로였고,
시중에 돈의 양도 그대로였지만,
높은 인플레이션은 일어났고, 하이퍼인플레이션으로
개방 후 1년도 되지 않아 직행했습니다.
인간이 동물과 같은 존재였다면, 러시아에서
하이퍼인플레이션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입니다.
의, 식, 주와 관련된 기본적인 모든 것이
갖추어져 있었지만, 러시아 사람들이
원한 것은 소위 서방이라고 부르는 곳,
자본주의에서 들어오는 제품들을 가지고
싶어 했습니다.
저는 러시아의 하이퍼인플레이션을 일으킨
주요 원인 중 하나가 우리나라의 소비재
차관이라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한국은 당시 10억 달러는 현금으로 4억7000만
달러는 전자재품 및 과자류등 소비재 차관으로
제공했습니다.
약 5천억원어치의 소비재가 러시아에 풀렸을 때
처음에는 국영상점 중심으로 저가에 구매할
수 있었습니다.
감동을 하면서 먹었던 초코파이와 도시락라면,
부드럽고, 이쁜 팬티스타킹, 화려한 브레지어...
6개월 정도 시중에 풀렸던 우리나라 소비재
재품들은 러시아 국민들의 눈을 단기간에
높여 버렸습니다.
이와 함께 들어온 세련된 삼성과 LG의 가전
제품 역시 과거 자신들이 보유하고 있던
투박한 TV와 냉장고를 초라하게 만들었습니다.
초코파이와 비슷하게 생긴 러시아 초콜렛 빵이
있었지만, 러시아 사람들은 이 빵 보다 훨씬 부드럽고,
달달한 한국산 초코파이를 원했습니다.
문제는 이런 제품들이 더 이상 공급되지
않게 되었을 때입니다. 더 이상 한국산 제품들을
러시아 화폐인 ‘루블’로 싸게 살 수가 없었습니다.
더 심각한 문제는 러시아는 한국을 비롯한 서방에서
들여온 소비재를 만들 생산시설이나 생산업체가
없었고, 그런 시설과 업체가 등장하기 까지는 앞으로
10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했지만, 러시아 국민들은
지금 당장 자신들이 맛보고 입어보고, 사용한 제품들을
구매하길 원했습니다.
결국 발빠르게 무역 업체들이 세계로부터
소비재를 수입하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이들은 결재 수단으로 달러를 요구했습니다.
대도시, 중소도시, 시골 할 것 없이 사람들은
서방의 제품을 사기 위해 달러를 구하고자
했습니다.
달러는 결국 루블을 주고 바꿔야 하기에 러시아
돈의 가치는 점점 떨어졌습니다.
사회주의 국가와 물물교환 형태로 물자를 공급받은
러시아 정부의 금고에는 달러가 없었고, 국민들도
달러가 없기는 마찬가지 였습니다.
그랬기에, 단기간에 달러의 가치는 치솟았고,
그만큼 ‘루블’의 가치는 곤두박질 쳤습니다.
50배, 100배, 1천배 이상 가치가 떨어졌고,
우리는 이것을 하이퍼인플레이션이라 불렀습니다.
러시아의 하이퍼인플레이션의 본질을 정리하면,
첫째, 보다 좋은 것을 갖고자 하는 인간의 욕구
둘째,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생산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추어져 있지 않음
셋째, 원하는 것을 살 수 있는 화폐가 없음이라고
저는 정의 합니다.
북한의 경우, 개성공단, 금강산관광 그리고 자본주의
생산시스템을 갖춘 중국의 영향으로 지속적으로
예방주사를 맞아 왔지만, 본격적인 교류가 되면
러시아에서 벌어진 상황이 일어날 확률은 매우
높습니다.
2018년 데이터를 통해 유추해 보면,
질이 어떻든, 주택, 교육, 의료가 무상으로 지원되고
있고, 노동자 임금은 달러 환산해서 1달러가 되지 않으나,
확대되는 장마당의 물가는 매우 높고, 많은 제품이
중국에서 들여오고 있으며, 유통되는 화폐는
달러, 위엔화, 북한화폐입니다.
여기에 중국산 정도의 소비재를 만들 생산시설은
턱없이 부족하고, 철도나 도로등의 여건은
형편이 없습니다.
러시아 초기 개방의 모습과 닮아도 너무 닮은 모습
이면서도 기반시설은 더 취약한 상태입니다.
섣부르게 북한의 경제를 자본주의처럼 바꾸겠다는
시도는 북한을 대 혼란에 빠뜨릴 수 있고,
이는 남한에도 전혀 득이 되지 않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북한은 사회주의 체제로 발전해 가야 하고,
남한은 자본주의 체제로 발전해 가면서
공존과 번영을 함께 누려가도록 해야 합니다.
어느 진보주의란 자가 개성공단의 임금은
북한의 노동력을 착취하는 것이라 주장한
적이 있습니다.
북한을 정복 대상으로 보는 꼴통보수나
일부 기독교 세력도 문제지만,
이런 자칭 진보주의자들도 못지않게
남북 발전에 장해가 될 수 있습니다.
개성공단의 임금은 북한의 노동자가 받는
월급의 수십배에 해당됩니다.
서두에서 말했지만, 급여나 물가는 해당
국가의 사회경제적 여건과 맞물려 이해해야
합니다.
사회주의에서 제품의 가격과 임금이 왜 낮을 까요?
그럴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있습니다.
국가가 실시하는 무상교육, 무상의료, 무상주택...
개인이 가장 크게 비용을 지불해야할 항목들에
대해 돈이 필요가 없습니다.
거기에 철도를 포함한 교통, 우편을 포함한 통신,
전기와 가스를 포함한 원료부분을 국가가 관장하기에
이 부분에 대한 가격에도 인플레이션이라는 개념이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러시아는 전기와 가스도 무상으로 지원했었습니다.
이런 가격 시스템을 고려한다면,
우리는 철저하게 급료를 해당 사회에서의
실질구매력을 가지고 평가해야 합니다.
이를 기초로 비교를 하면,
1991년 당시 러시아의 저임금 강사의 급여가
2018년 현재를 사는 중소기업 대리-과장급의
300만원 월급보다 더 높은 수준이 됩니다.
모스크바와 베를린 왕복 기차, 그것도
특급 객실의 비용이 왕복 6천원이고,
일반 객실은 1천원이면 가능했습니다.
세계적인 명성이 있는 러시아의 악단이나
발쇼이극장(볼쇼이), 일반 영화도 단돈
몇십원으로 관람이 가능했습니다.
삶의 윤택함을 고려하면, 사회주의 체제의
사람들이 보다 풍성하게 살 수 있었습니다.
이들이 좌절한 것은 생필품이 없어서가 아니라,
자신들이 먹고, 입고, 사용한 것 보다 미적으로,
질적으로 우수한 제품을 순식간에 먹어보고,
입어보고, 사용해 보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강조해온 복지시스템을 살펴보면
저들의 한국, 일본, 미국과 서방 사회에 대한 감탄은
분명 사실보다 과장된 감탄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사회주의 사회에서 주거, 의료, 교육을 무상으로
국민들에게 공급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정부가 돈이
많아야 하고, 그러기에 돈은 정부로 집중될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서 개성공단 직원들의 100불 이하의 급료 전액이
직원들에게 지급되지 않는 것을 이상하게 볼 필요가
없고, 임금 착취라고 생각할 필요도 없습니다.
북한이 해 나갈 일은 국가가 지급하는 물자가
국민들이 보았을 때 서방의 것과 미와 품질에서
차이가 나지 않도록 시설을 마련하고, 개선해 가는
것이고, 우리는 그렇게 할 수 있도록 협력해 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왜나면...
그렇게 해야 우리가 지속적으로 북한의 인력과
물자를 세계와 넉넉히 경쟁할 수 있도록 제공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를 절대로 착취의 개념으로 보면 않됩니다.
남한과 북한이 지속적으로 발전해 가기 위한
전제를 정리해 보면,
첫째, 두 체제가 각기 발전해 가야 합니다.
둘째, 북한의 낮은 임금 체계와 낮은 물가 체계가
지속적으로 유지되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북한 스스로 소비재를 생산할
수 있는 공영기업들을 양성하여야 하며,
그 재원은 남한 정부와 기업들을 통해서 마련할 수
있습니다.
셋째, 남한은 북한을 판매 시장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저임의 인력과 저가 원료의 구매시장으로 인식해야
하고, 부의 창출은 북한이 아닌 남한을 비롯한
외국에서 일어나게 해야 합니다.
넷째, 북한은 일부 개인이나 기업들이 외화벌이를
독점시키는 것이 아니라, 자원이나 인력을
공급하여 획득하는 외화는 국가가 독점적으로
관리하여, 점점 더 개선되는 교육, 의료, 주택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다섯째, 남한은 커져가는 경제규모에 맞게
더욱 복지수준을 높여 가야 합니다.
할 수 있을 까요?
없는 것을 억지로 짜내거나
어느 한쪽만 이윤이 발생하는 구조라면 어렵지만
남과 북은 현재의 조건에서 얼마든지 할 수 있습니다.
하늘이 도와 북한은 세계와 경쟁할 수 있는
천연자원과 관광자원을 가지고 있고,
남한은 세계와 경쟁할 수 있는 생산기술과
서비스, 금융과 무역의 경험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짐 로저스의 책을 읽을 때, 저는 그와 동질감을
많이 느낍니다.
극히 소수만이 다녀온 러시아의 나호뜨까를 가보았고,
북한의 미래에 대해 비슷한 견해를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로저스는 김정은위원장이 성장기를 유럽에서 보냈기에
술집도 없고, 오락도 없고, 차도 없고, 너무 많은 것이
없는 북한을 그대로 놓아 둘리 없다는 의견을 피력했습니다.
그리고 그의 생각은 옳았습니다.
그는 남북이 통일하는 것을 반대하는 나라는
미국과 일본 뿐이라고 했는데, 미국은 단순한 타성 때문에
그렇다고 하고, 일본은 반대하는 이유가 명백하다고
했습니다.
남북한이 통일되면, 일본은 현재 남한보다 훨신 강력하고
거대한 경쟁자를 맞이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인구 7,500~8,000 만의 대국, 북한의 값싸고 숙련된
노동자와 천연자원, 그리고 남쪽의 자본, 기술, 경영
능력이 결합하면, 단숨에 남북한은 일본을
넘어설 것이라고 그는 생각합니다.
저 역시 그렇게 생각합니다.
남북한의 경제적으로 협력했을 때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한 것은 골드만삭스였습니다.
2009년 9월 21일 Global Economics Paper No : 188,
A United Korea? Reassessing North Korea Risks를
통해 의미있는 자료와 분석을 제시했습니다.
이들은 우리가 독일 형태의 통합보다는 중국과
홍콩 형태와 유사한 통합을 예측하고, 통일 비용도
감당한 만한 수준으로 줄어 들 수 있다고 예측합니다.
북한의 산업구성과 농촌인구구성은 남한이
경제개발을 막 시작할 시점인 1970년대와 매우
유사한 형태 입니다.
북한의 노동인구 구성과 도농의 인구등은
남한의 농업기술과 북한과 협력해야할 산업부분을
감안하면, 북한의 지역별 인구구성은 큰 변화를
겪을 것이고, 이는 남북 경제협력에 긍정의
효과로 작용할 것입니다.
이에 더해, 북한의 인력배치를 정부가 주도한다는
점에서, 남북한이 합작해서 추진하는 업종별로
북한의 인력을 공급받기가 수월할 것입니다.
우리 뿐만 아니라 세계가 알고 있는 북한의
천연광물은 남북한 협력의 가능성을 한층 높여
줍니다.
동구권과 소련의 15개 공화국의 주요 산업이
러시아에 의해 통제되었고, 인력마저 러시아인들이
대거 진출했기에, 분리독립이 된 후에도 전쟁까지
치르는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독립국가로 지금까지 유지해 왔고,
대부분의 산업을 국가가 장악한 상태이기 때문에
우리와 협상할 수 있는 큰 가능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북한 기반시설에 투자하여 투자비를 회수하는
방식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그 중 가장 직접적인 방법은 북한 주요 광산에 대한
개발권, 판매권을 갖는 것입니다.
아무것도 줄 것이 없는 가난한 나라라면 우리의
투자는 쉽지 않겠지만, 북한은 우리에게 줄 것이
많은 나라입니다.
골드만삭스는 천연자원에서 북한은 풍부하고 남한은
빈약하다는 표현을 쓰는데, 주의 깊게 봐야할 것은
남한의 수입하는 비율입니다.
남한이 거의 100% 수입에 의존하는 광물은
북한이 풍부하게 가지고 있다는 것은
남북 경제 협력 가능성과 효과에 큰 의미가
있는 것입니다.
이보다 많은 지표를 비교 분석한 후 결론적으로
골드만삭스는 다음과 같은 그래프를 보여줍니다.
통합된 남북의 GDP가 30-40년내
프랑스, 독일을 넘어, 일본도 넘어설 것이라 예측합니다.
과연 그럴 까요?
저는 그 시점을 15~20년으로 봅니다.
왜냐면 도로, 철도, 항만을 개선하고, 새로운 공장을 짓고
운영을 개시하는 시간이 과거에 비해 월등이 빨라졌기
때문입니다.
이 보고서가 언급하지 않은 것 몇 가지만 더 짚어보면,
첫째는 관광사업입니다.
제가 공사에서 처음 검토한 부분은 북한의 관광사업
부분이었습니다.
개마고원, 백두산, 삼지연, 금강산, 명사십리등
북한의 자연은 세계 어느나라와 비교해도 그 규모와
아름다움에서 뒤지지 않는 것입니다.
은둔의 나라라는 이미지까지 포함한 북한에 대한
관광사업은 북한 스스로 발전시키는 데 한계가
뚜렷합니다.
개마고원-백두산 관광 하나만으로도 남한에
수백개 여행사에게 일거리를 제공할 것입니다.
둘째는 물류사업입니다.
남한은 사실 섬 아닌 섬이었습니다.
우리가 러시아나, 중국, 유럽등에 물건을 보낼려 하면
항만을 주로 이용해야 했고, 항공도 북한을 피해
돌아서 다녀야 했습니다.
그러나 남북이 철도와 도로로 연결되면,
중국의 그 방대한 물자가 북한을 통해 남한과 일본으로
향할 수 있으며, 우리의 물자는 그 길을 따라
중국과 러시아, 유럽으로 향하게 됩니다.
지금까지 없었던 도로와 철도의 물류서비스가
생겨나야 하고, 물류기지 역시 건설되어야 합니다.
셋째는 러시아 천연가스 육로 수입과 중계업무입니다.
그동안 남한은 천연가스를 액화(LNG,liquefied Natural Gas)를
시켜 배로 수입을 해왔습니다.
그러나 러시아의 천연가스를 그대로 수입하면, 액화의 비용이나
배의 수송관련 비용이 줄어들어 우리 국민전체에 저렴하고
청정한 에너지를 공급할 뿐 아니라 기업들에게도 생산 원가를
낮출 수 있는 큰 기회를 제공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러시아 사할린에서 개발되는 천연가스는 남한을 통과해
중국과 일본으로도 향하길 원합니다.
이렇게 되면, 북한과 우리는 천연가스 사용자이면서도
중계권자가 되어, 일거양득이됩니다.
이상과 같은 관광, 물류, 에너지 사업은 큰 산업분야로
성장할 것이고, 그에 따른 많은 인력이 요구됩니다.
인구증가가 정체된 남한에 비해, 상대적으로 북한은
인구중가율이 높아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럼에도 통합된 남북한의 경제는 이 땅이 배출하는
인력 이상의 노동력을 요구할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남북한 경제협력을 본격적으로 하면
북한의 경제는 20년 이내에 우리와 비슷한
수준에 도달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런데도 북한이 지금과 같은 사회주의 시스템을
갖추어 나가면, 주민들은 남한과 동일한 삶의
질을 살면서도 남한 기준 저임과 저물가를 유지한
나라가 되고, 그에 따라 남한은 계속해서 저임과
저물가를 바탕으로 세계에서 상품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
북한은 정부의 곳간에 돈이 쌓여 국가가 주도하여
복지를 이뤄가고,
남한은 정부와 국민 개인의 곳간에 돈이 쌓여
복지를 이뤄가는 것입니다.
이것이 막연하고, 이루지 못할 꿈이라 생각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1991년 이후 지난 27년동안 러시아와 중국이
우리에게 보여준 선례를 본다면,
남북한이 못할 이유는 하나도 없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세계 속에 웅비할 한반도의 미래는
남북한이 각자의 시스템을 유지하면서
발전해 나 갈 때 더욱 밝아질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을 저는 확신합니다.
고맙습니다. 지속가능한 양국의 발전을 위한 대안이라 오랫동안 생각해 왔습니다.
감사합니다. 대한민국이 이룰 역사적 비상을 생각하니 가슴이 벅차 오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