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 카드를 촛불주위에 깔아두며 한장 한장 바라봅니다.
11월 부터 연습모임을 통해서, 지하철을 타고 홀로 움직이는 길에, 틈틈히 한해를 거슬러 보고 있던 중입니다.
어떤 역할이나 목적을 가진 내가 아닌 온전한 나로서 이 한해를 바라볼 때,
'진실, 온전함, 회복'을 선물로 받게 된 것을 알게 됩니다.
슬프다. 평온하다. 느긋하다. 든든하다. 푸근하다....
슬픔이 내 안에 새벽 안개처럼,
평온함과 느긋함이 내 안에 강물처럼,
든든함과 푸근함이 내 안에 김이 모락 나는 밥 한 그릇 처럼 배경이 되어
지금의 나와 함께 있습니다.
그녀가 만나는 올 한해의 삶도 그것과 많이 다를 것 같지 않습니다.
자기안의 진실들을 만나며 스스로를 믿어 가게 된 시간들입니다.
때로는 자신의 민낯을 만나게 될 때 불편하기도 하고, 그러면서도 반갑고,
늘 마음이 두 갈래이며, 진실이 드러날 때는 상대에게 고마운 마음도 찾아옵니다.
신뢰로움을 경험하며 걸어가는 온전함으로의 여행 같습니다.
함께 나누며 가슴과 회음부 사이에 그득 차 오르는 에너지를 느낍니다
그 에너지가 품어진 내 몸은 이제 다시 뭔가를 도전하고 , 실험할 준비를 마친 것 처럼 편안합니다.
2016년 한해 공감부엌을 만나면서 나의 어떤 것들이 보살펴 졌을까 잠시 떠올려 봅니다.
많은 분들이 찾아 오시지는 않았으나 한분씩 만날 때 마다 삶의 깊은 진실들을 만났습니다.
어떤 날은 내 삶의 어느 시공간의 경험들과 닮아 있었고,
어떤 날은 내가 아직 걸어보지 못한 삶의 측면을 만나기도 했습니다.
정말 감사한 것은 그렇게 삶을 난누면서 '내가 어떻게 살아가야 하나'에 대해 길이 밝혀지는 신비였습니다.
누군가 유능한 전문가의 책도 말도 아닌, 그저 아프고, 슬프고, 즐겁고 따뜻한 평범한 우리의 삶을 나누는 것으로
나는 삶이라는 것을 믿으며 어디로 걸어가야 할지 알 수 있었습니다.
신뢰로움, 일치함, 따뜻함, 우정, 평화....
자신의 삶을 드러내어 준 모든 분들에게 고맙습니다.
가슴과 회음부 사이의 이 가득찬 에너지가 그 시간들로부터 받은 선물입니다.
첫댓글 이야기들이 뱃속의 단단함이 생기는것 같은 속근육 같습니다. 들어낼 필요도 없지만 단련되어 올라오는 속근육의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