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5월 새로 나온 책 소개

[전주 박선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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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5월 새로 나온 책 소개

사무국

2018.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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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나온 책

어린이도서연구회에서는 달마다 새로 나온 책을 읽고 소개합니다.
평가는 목록위원회에서 여러 갈래를 나눠 맡아서 합니다. 어린이들과 함께 책을 읽은 경험에 비추어 보면서, 어린이들이 재미있게 읽고 독서의 즐거움을 느낄 만한 작품을 찾으려 애씁니다.
소개하는 책은 크게 문학과 지식책으로 나누어 문학에는 그림책, 동화, 소설, 옛날이야기, 동시, 생활글, 만화로 나누고 지식책은 주제에 따라 사회, 자연의 세계, 생활과 과학, 예술, 역사로 구분하였습니다. 동화는 우리나라 창작동화 발전을 중요하게 여겨 창립 초기부터 ‘우리동화’와 ‘외국동화’로 나누어 소개하고 있습니다.

책의 독자는 크게 유아(1~7세), 초등(초저/초중/초고), 청소년(13~15세/16~19세)으로 나누었습니다. 달수에 따라 발달에 차이가 큰 유아는 소개 글 끝에 나이를 적었고, 청소년은 발달상에서 보이는 연속성과 변화를 고려하여 초등 6학년부터 중등 2학년까지와 그 이후 시기로 나누어 13세와 16세로 적었는데, 모두 ‘시작나이’를 뜻합니다.

평가는 네 단계로 나누어 평점을 매깁니다. 우수한 작품은 ◎, 부족한 점이 있으나 장점이 많은 작품은 ◦, 읽을 만하나 평이한 수준의 작품은 ▵, 부족한 점이 많아 읽을 만하지 못한 작품은 ×로 적습니다. 여기에는 우수한 작품과 장점이 많은 작품을 소개하고 때에 따라 나머지 작품들도 소개합니다.
소개할 때는 한눈에 알기 쉽게 서지정보 앞에 평점을 표기하고 소개하는 글을 붙입니다. 평점은 목록위원회에서 합의하지만 글에는 글쓴이의 생각이 주로 담김으로 글쓴이의 이름을 밝힙니다.
해마다 ◎〜△ 평점을 받은 작품들을 종합 검토하고 다른 회원들의 의견을 반영하여 다시 조정을 합니다. 정리한 목록은 그 해의 《어린이도서연구회에서 뽑은 어린이·청소년 책》과 ‘도서관용 목록’으로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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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에 <새로 나온 책>으로 소개하는 책은 그림책 4종, 동화 2종, 사회 1종, 소설 1종, 만화 2종, 교사학부모 1종 모두 11종입니다.

◦큰 말 작은 말
길상효 글｜이경준그림
씨드북｜2018.1.25.｜24쪽｜11,000원｜그림책｜3세
 
표지에 제목이 있고 그 아래 큰 말과 작은 말 그림이 있어 흔한 말 이야긴가 생각하게 된다. 그러나 내용을 보면 동물인 큰 말과 작은 말뿐만 아니라 의성어 의태어의 큰 말 작은 말도 보여 주고 있다. 책장을 넘기면 한 쪽 면에는 “큰 말이 터벅터벅” 다른 면에는 “작은 말이 타박타박” 하면서 큰 말과 작은 말이 걸어가는 장면이 나온다. 한 장에 한 마디씩 짧게 보여 주는 큰 말과 작은 말의 대구가 단순하면서 쉽고 재미있다. 큰 말은 크게 표정을 짓고, 크게 동작을 해 보고, 크게 소리를 내고, 작은 말은 이와 반대로 표현하면서 읽어 볼 수 있다.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큰 말과 작은 말의 의미도 알게 된다. 《친구가 되었어요》, 《재미있게 놀았어요》를 함께 읽어도 좋겠다.(정영화)

◦쩌저적
이서우 그림책
북극곰｜2018.1.19.｜40쪽｜14,000원｜그림책｜7세
 
무리 지어 있는 펭귄들 사이로 난데없이 요상한 소리가 들린다. “쩌적, 쩌저적” 펭귄들이 서 있던 빙판이 갈라지고 있다. 아무 소리도 못 들었는지 펭귄들은 여전히 한가롭고 무심하다. 잠시 후 “똑” 하는 소리가 나자, 펭귄들은 소리의 진원지를 향해 일제히 고개를 돌린다. 아뿔싸, 꼬마 펭귄이 서있던 빙판 한 귀퉁이가 갈라져 떠내려가고 있다. 먹이에 정신 팔린 나머지 뒤늦게 상황을 파악한 꼬마 펭귄은 목 놓아 울어 보지만 때는 이미 늦었다.
혼자가 된 꼬마 펭귄은 물이 흐르는 방향을 따라 얼음 조각을 타고 세계 곳곳을 여행한다. 신비롭고 아름다운 오로라와 거대한 석회 동굴도 보고, 높은 산 위의 예수상과 산토리니의 푸른 마을도 만난다. 멋진 풍광 앞에서 외로움과 두려움은 눈 녹듯 사라지고 세상을 보는 꼬마 펭귄의 두 눈엔 경이감과 호기심이 그득하다. 그러는 사이 얼음 조각은 녹아 두 발을 겨우 딛을 정도로 작아지고 만다. 이대로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 채 꼬마 펭귄의 여정은 여기서 끝나고 말 것인가? 독자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반전이 있으니 끝까지 유쾌함을 잃지 않으리라.(박은경)
 

◦어느 날 아침
로버트 맥클로스키 글, 그림｜장미란 옮김
논장｜2018.1.3.｜66쪽｜12,000원｜그림책｜초저
 
아이가 처음으로 경험하는 일을 주변의 모든 사물과 사람들과 나누는 일상이 즐겁게 펼쳐진다. 샐은 어느 날 아침 이가 흔들린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걱정한다. 엄마는 이가 흔들리는 것은 아픈 게 아니라 그만큼 자랐기 때문이라 말해 주고 샐은 안심한다. 그리고 빠진 이를 베게 밑에 놓고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고 하자 비밀 소원을 간직한다. 샐은 아빠한테 가는 길에 만나는 물수리, 되강오리, 바다표범 등에게 “나 이가 흔들린다.”라고 자랑한다. 그런데 아빠한테 흔들리는 이를 보여 주려 할 때 이가 없어졌다는 걸 알고 슬퍼한다. 샐은 없어진 이 대신 우연히 발견한 비둘기 깃털에 소원을 빈다.
젖니가 빠지고 새 이가 나는 성장 과정에 호기심을 갖고 뿌듯해 하는 샐의 모습이 귀엽다. 아이 곁에서 지켜봐 주고 인정해 주는 어른들의 모습도 미소를 자아낸다. 아이 주변의 자연환경을 단색으로 섬세하게 묘사했다. 2004년에 나온 책의 개정판이다.(김미경)

◦추억을 담은 지도
프란 누뇨 글｜주잔나 첼레이 그림｜김지애 옮김
씨드북｜2018.1.2.｜32쪽｜12,000원｜그림책｜초저
 
조이는 한 곳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하지만 전쟁 때문에 가족들과 낯선 곳으로 떠나야 한다. 떠나기 전날 밤 조이는 식탁 위에 지도를 펼친다. 지도 속에서 지난 10년 동안 행복한 시간을 보냈던 장소를 찾아본다.
태어나고 자란 집, 처음으로 사회생활을 경험한 학교, 친구들과 신나게 뛰놀던 집 근처 공원과 놀이터, 환상의 세계로 이끌었던 도서관. 이 모든 공간에는 즐겁고 아름다운 추억이 있다.
조이는 지도 위에 빨간 색연필로 자신이 갔던 장소들을 순서대로 연결한다. 그러자 ‘조이’라는 글자가 그려지는 마법 같은 일이 벌어진다. 조이는 추억이 담긴 지도를 가방에 챙기며 어딜 가도 이곳에서 보낸 행복한 추억과 함께 하리라는 위안과, 다시 돌아올 수 있다는 희망을 품는다.
전쟁으로 집과 건물뿐 아니라 그들의 평범한 일상마저 무너지는 상황이 안타깝게 전해진다.(김현정)

⦾구름송이 토끼야, 놀자!
백은석, 유혜린 글|오승민 그림
창비｜2018.1.26.｜116쪽｜9,000원｜우리동화｜7세
 
또또롱이와 살랑이는 털이 새하얗고, 눈은 새까맣고, 꼬리는 뭉실뭉실 구름처럼 생긴 토끼들이다. 또또롱이와 살랑이의 아기자기하고 즐거운 일상을 담은 이야기 여섯 편이 들어 있다.
또또롱이와 살랑이는 코를 씰룩대며 무슨 재미있는 일이 없는지 귀를 쫑긋거리는데, 도와 달라는 소리를 듣는다. 꼬마 먹구름이 나뭇가지에 끼어 있는 것을 본 또또롱이와 살랑이는 꼬마 먹구름을 이리저리 잡아당겨보지만, 꼬마 먹구름은 꼼짝하지 않는다. 또또롱이와 살랑이가 나뭇가지를 갉아내자 꼬마 먹구름은 나뭇가지에서 빠져 나온다. 그러나 꼬마 먹구름 몸에 작은 구멍이 생겨 비가 펑펑 쏟아진다. 또또롱이와 살랑이는 꼬마 먹구름의 구멍을 메워줄 수 있을까?
또또롱이와 살랑이는 꼬마 먹구름 외에도 여러 친구들을 만나서 재미있게 논다. 무지개 농부 도도새를 만나 무지개 위를 걸어 다니고, 소리를 먹는 메아리인 아리를 만나 신나는 하루를 보낸다. 구름송이 토끼들이 천진난만하게 노는 모습에 웃음이 절로 지어진다.(김인숙)

◦알렙이 알렙에게
최영희 글｜PJ.KIM 그림
해와나무｜2018.1.10.｜192쪽｜11,000원｜우리동화｜초고
 
이야기는 핵폭발로 지구가 망하고 많은 세월이 흘러 찾아낸 새로운 행성 ‘테라’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알렙은 ‘마마’라 불리는 인공 지능이 관리하는 ‘마마돔’에 사는 여자 아이다. 사냥꾼 시험에 통과하자 돔의 바깥세상을 볼 수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설렌다. 그러나 알렙은 사냥을 나가면서 혼란을 겪는다. 마마가 자기 뜻에 따라 마마돔을 통제하기 위해 많은 진실을 숨겨 왔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다. 한편으로 알렙은 마마에 대항해서 싸워 온 사람들로부터 빛의 딸 알렙을 찾아가라는 이야기를 듣는다.
알렙은 친구 피터와 ‘알렙’이라 쓰인 추적 장치를 단 동물과 같이 알렙을 찾아 모험을 떠난다. 마마가 보낸 사람들에게 쫓기면서도 마마가 해로운 동물이니 죽이라고 했던 유령선이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지적 생물체임을 알게 되고, 하늘의 아름다운 별에 감탄하게도 된다. 이렇게 마마의 벽을 하나씩 깨 나간다.
낯선 시공간에서 인공 지능이 지구인을 복제한 사람들을 통제하고, 이에 대항하는 사람들이 그 통제에서 벗어나 새로운 세계를 꿈꾼다는 상상이 신선하게 펼쳐진다.(곽현주)
 

◦가족, 사랑하는 법
선혜연 글 | 이혜란 그림
사계절 | 2018.3.2. | 60쪽 | 13,500원 | 사회 | 초중
 
야채 김밥, 참치 김밥, 김치 김밥, 치즈 김밥 등 들어가는 재료에 따라 같은 김밥이라도 맛이 다르다. 재료에 따라 맛은 다르지만 하나의 요리가 만들어지듯이 가족도 다양한 개성을 가진 여러 사람들로 이루어진다. 이 책은 여러 재료가 들어가 하나의 요리가 만들어지는 것처럼 가족도 마찬가지 아닐까 하는 생각에서 시작한다.
가영이는 무엇이든 음식에 비유하는 율이 그림을 보고 음식도 날마다 먹고 가족도 날마다 보니 ‘가족’을 주제로 하는 조별 과제도 가족 요리책으로 제안한다. 네 명의 친구들은 자기 가족을 요리로 비유하면 어떤 요리일지, 가족이란 무엇인지, 가족은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가족 간 호칭은 무엇인지 등 가족에 관한 것들을 하나씩 들여다본다.
가족끼리 잘 싸우는 법, 어른들이 싸울 때 대처법, 어른들한테 덜 혼나는 방법 등 함께 살기에 부딪칠 일도 많은 가족 간의 일들을 재미나게 풀고 있다.(정임선)

◦팍스
사라 페니패커 글|존 클라센 그림|김선희 옮김
아르테|2017.11.30.|312쪽|15,000원|소설|13세
 
교통사고로 엄마를 잃었던 피터는 어미 잃은 아기 여우 팍스를 발견하고 데려와 5년 동안 키웠다. 피터의 아버지는 전쟁에 참여하기 위해 팍스를 공장 근처 숲에 놓아주고 피터를 할아버지 집에 맡긴다. 피터는 팍스를 놓아주어야 한다던 아빠의 말에 따른 것을 후회한다. 팍스는 인간에게 길들여진 여우라 야생에서 살아남는 것이 쉽지 않다. 피터는 자신이 팍스를 포기했다는 생각에 힘들다. 피터가 팍스와 헤어졌던 숲은 이미 전쟁터가 되었지만 팍스는 그곳을 떠나지 않는다. 자신의 여우를 찾아가는 열두 살의 피터와 인간 친구를 기다리는 팍스의 이야기가 번갈아 서술된다.
팍스의 눈은 카메라가 되어 자기 주변에 있는 숲과 인간들의 움직임을 자세히 비춘다. 팍스가 보고 듣고 선택하는 것에 대한 묘사가 세밀하다. 전쟁의 한 가운데서 피터를 기다리는 팍스, 가는 곳이 전쟁터라는 것을 알면서도 자기 여우를 향해 가는 피터 이야기가 가슴을 울린다.
(정인복)
 

◎나는 누구입니까
리사 울림 셰블룸 지음｜이유진 옮김
산하｜2018.3.16.｜152쪽｜12,000원｜만화｜16세
 
한국 이름 정울림. 두 살 때 한국에서 스웨덴으로 입양된 아이는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정체성에 혼란을 겪는다. 인종 차별을 당하며 겨우 중학교 과정을 마친 뒤에는 버려졌다는 생각으로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도 한다. 아이를 낳고 나서는 죽음을 생각하기보다 자신의 뿌리를 찾기 위해 노력한다. 친부모를 찾기 위해 수많은 서류와 문서를 살피고 입양에 관여했던 기관들과 메일을 주고받는다. 열일곱 살 때부터 뿌리 찾기를 시작했지만 한국의 입양 단체와 담당자들은 기록이 남아 있지 않아 부모를 찾을 수 없다는 대답을 20년 동안 반복한다. 부모를 찾고 나서도 혼란스러운 감정은 해소되지 않는다.
작가는 개인의 경험을 토대로 한국 입양 산업의 문제를 완곡하게 고발한다. 20만 명이 넘는 아이들을 입양 보낸 국가는 나는 누구냐고 묻는 입양인의 물음에 어떻게 답해야 할까. 치열한 기록과 무거운 질문을 황토색 바탕에 단순하고 부드러운 선으로 담담하게 담았다. 실물 서류와 메일 내용이 만화 곳곳에 들어가 있어 주인공의 절실함을 더욱 구체적으로 느낄 수 있다.(이경이)

◦좁은 방-내 빵 생활 이야기
김홍모 만화 
보리 | 2018.2.26.| 224쪽 | 15,000원 | 만화 | 16세
 
영민은 삼수 끝에 대학에 들어간다. 그리고 강의실이 아닌 선배들에게 역사와 예술을 배우며 자연스럽게 학생 운동에 나서게 된다. 작품은 시위 도중 잡힌 후배를 구하려다 구치소에 들어가 범죄자들과 함께 생활하며 벌어지는 일화가 주된 내용이다. ‘좁은 방’을 같이 쓰는 강력 범죄자들은 각기 다른 사연이 있고 개성이 강한 성격으로 묘사되어 있다. 영민이 구치소의 불합리한 처우를 바꾸기 위해 재소자와 함께 투쟁한 일화는 영민이 지키고 싶었던 마음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대학에서 맞닥뜨린 사회의 부조리를 바꾸려 했던 한 청년의 열정이 구치소 좁은 방에서 빛을 발한다. 돌아보면 부끄럽지 않을 시절을 살아낸 청춘들과 살아남은 자들의 어쩔 수 없는 자책을 작가는 모나지 않은 둥글둥글한 선으로 토닥이며 위로한다.(김선정)

◦우리 그림책 작가를 만나다
정병규 글
보리｜2018.2.14｜304쪽｜18,000｜교사학부모
 
어린이 서점 ‘동화나라’ 주인장인 지은이가 발품을 팔아 그림 작가 37명을 인터뷰한 내용을 바탕으로 1940년대부터 현재까지 우리 그림책 70년 역사를 기록한 책이다. 1부에서는 우리 그림책의 뿌리를 내린 1세대 원로 작가들을 2, 3부에서는 독창적인 영역을 구축하면서 우리 그림책의 튼튼한 줄기를 세우고 있는 중견 작가들을 소개하고 있다.
일본에서 조선인으로 살면서 한글과 미술을 독학으로 익힌 홍성우 작가. 권정생 선생이 코를 빨간 색으로 강조한 그림을 보고 원작의 농부 아저씨를 ‘빨간 코 농부 아저씨’로 고쳤다는 일화가 담긴 《훨훨 간다》의 김용철 작가. 우리네 따스한 고향 풍경을 소환해 주었던 《솔이의 추석 이야기》의 이억배 작가가 그린 그림에는 늘 고목나무가 나온다는 등 어디에서도 들을 수 없었던 작가들의 치열한 삶과 그림 작업에 얽힌 흥미진진한 일화들을 들려준다. 작가들의 그림 작법과 특징들도 세세히 설명해 주어 새로운 시각에서 그림책을 보게 한다.(박주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