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 아버지처럼 자비로이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2015년 3월 13일, 베드로의
후계자로 선출되신지 2주년을 기념하는 날에 특별 성년(聖年)을 반포하셨습니다. 이는 평범한 기념일이 아니라, 하느님 아버지의 속성 가운데 구약과 신약 안에서 가장 높이 찬미되는 주님의 자비를 기념하는 첫 번째 성년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직무에서 자비가 가장 중요한 자리를 차지한다는 것은 회칙 『복음의 기쁨』에서 교황께서 하신 말씀을 보면 확실히 알 수 있습니다. 교회는
“하느님 아버지의 자비와 그 무한한 힘을 경험하였기에 자비를 베풀려는 끝없는 열망을 지니고 있습니다.”(『복음의 기쁨』, 24항)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자비를 신학적으로 충실하
게 종합한 『자비의 얼굴』을 통하여 이 희년의 길과 방향 자체의 개요를 보여주십니다. 자비는 추상적인 개념이 아니라, 하느님의 얼굴, 나자렛 예수님께서 날마다 구체적으로 하신 일, 교회의 신뢰성에 대한 확실한
표현 방식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이는 우리 각자, 모든 곳에서 모든 방식으로 드러나는 하느님의 표징들에 충실하도록 부르심을 받았음을
의미합니다. 교황께서도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교회는 용서와 헌신으로 이끄는 이러한 사랑의 봉사자요
전달자가 됩니다. 그러므로 교회가 있는 곳 어디에서나 하느님 아버지의 자비가 드러나야 합니다. 우리 본당과 공동체, 단체와 운동, 곧 그리스도인들이 있는 곳에서는 누구든지 자비의 안식처를 찾을 수 있어야 합니다.”(『자비의 얼굴』, 12항)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자비의 특별 희년’이 바티칸에서 뿐만 아니라 모든 지역 교회에서도 일치와 사랑의 표지가 되기를 간절히 바라십니다. “특별히 주님
의 자비에 주의를 기울여 우리 자신이 자비를 베푸시는 아버지의 뚜렷한 표지가 되라는”(칙서 『자비의 얼
굴』, 3항) 요청에 대하여 우리 교구 안에서도 각 본당과 우리의 생활에서 구체적인 응답이 따라야 합니다.
원죄 없이 잉태되신 동정마리아 대축일인 12월 8일
(화), 바티칸 베드로 대성전에서 ‘자비의 문’이 열리는
것을 시작으로 ‘자비의 특별 희년’이 성대하게 시작됩니다. 우리 교구에서도 이날 주교좌 대흥동성당에서
‘자비의 희년 개막과 교구 시노드 선포 미사’가 거행됩니다. 이어 대림 3주일인 12월 13일, 전 세계의 개별
교회에서는 주교좌 성당과 교구장 주교가 지정한 성당과 성지에서 자비의 문이 열리며, 우리 교구는 이날 주교좌 대흥동성당, 갈매못성지, 솔뫼성지, 해미성지에서
자비의 문 개문 미사가 거행됩니다.
바티칸 베드로 대성전과 세계의 모든 개별 교회에서
열리는 자비의 문은 세상 모든 곳의 신자들이 하느님
아버지의 자비를 충만하게 경험할 수 있도록 모든 교
구에서 이 특별 성년 동안 열어두라고 프란치스코 교
황께서 부탁하신 특별한 성문(聖門)입니다. 희년의 성
문은 진실로 하느님의 자비를 원하고 청하는 사람들에
게 열려 있는 하느님의 자비를 뜻합니다. 구세주이시
고 목자이시며 스승이신 그리스도를 통하여 하느님 아
버지께로 나아갈 수 있는 것처럼, 자신의 잘못을 뉘우
치고 기도하며 성문이 열린 곳을 순례하는 신자들은
희년의 전대사 은총을 받을 수 있습니다.
- 성소국장겸 교구자비의희년 담당 이의현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