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사법고시는 개천에서 용이 승천하게 만드는 신분상승의 기회가 되는 제도입니다. 가난한 집에서 입신양명하게 하는 한마디로 말해서 대한민국에서 가장 권세를 누리는 고시제도입니다. 사법시험은 현대판 과거시험이라 할 정도로 많은 법학도는 물론이고 신분상승을 위해 노심초사 수 십 년을 시험공부에 매달려 생업은 포기한체 고시 공부에만 전념하여 이른바 고시낙오자로 전락하여 사회생활에 적응하지 못하여 인생패배자로 살아가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사법고시는 육법전서라 하여 헌법,민법,민사소송법,상법,형법,형사소송법을 주 과목으로 경제학, 정치학, 사회학, 형사정책, 법철학, 경영학, 행정학 국제법, 노동법, 국제거래법, 조세법, 지적재산권법, 경제법을 머리 터지며 공부를 해서 도전하지만 극소수만 사법고시에 패스 하여고 그 나머지는 재수, 삼수, 사수. 오수, 무려 10수 이상 까지 공부하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그런 분들은 평생 고시 공부만 하다가 생활 부적응자로 낙인찍혀 인생낙오자 인생 패배자로 쓸쓸한 삶을 살아가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왜 이렇게 사법고시에 목을 메달까요? 그것은 신분상승의 기회이고 권력과 부귀영화를 보장해 주기 때문입니다. 그런 신분상승을 위한 과정은 험난합니다. 아무나 도전하고 패스하는 것은 아닙니다. 좀 부족한 실력이라면 시간낭비를 하지 않고 자신의 실력에 따라 눈높이를 낮추어 9급 공무원으로 눈을 돌리는 곳이 현명한 판단이라 생각합니다. 공부에 자신이 없다면 차라리 회사원으로 살아가는 것이 더 좋을 지도 모릅니다.
색소폰 세계에서도 이러한 상황이 보이고 있습니다. 색소폰 학원은 물론이고 프로연주자들의 레슨에는 반드시 12스케일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버클리음대 커리큐럼을 독립군, 아나츄어 색소폰 교육에 적용하고 있습니다. 어려운 고급화성학, 재즈 화성학, 텐션 이론, 모드 이론으로 많은 색소폰 입문자들로 하여금 혼란을 부추기고 중도포기를 부추기고 있습니다.
얼마전에 60세 중반의 아줌마와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대구에 유명 프로 연주자에게 레슨을 받는다고 했습니다. 무얼 배우느냐고 물으니 12 스케일은 물론이고 모드를 배운다고 합니다. 모드란 재즈 이론인데 이오니아스케일, 도리안 스케일, 프리지안 스케일, 리디안, 믹솔리디안,에올리안, 로크리안 스케일을 말 하는데 이 스케일을 배우고 있다고 자랑을 합니다. 그만 제가 웃었습니다. 글쎄요. 저도 이 스케일을 알지만 가요 연주에는 사용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재즈 즉흥연주를 하지 않는 이상 이러한 재즈 기법을 사용할 수가 없는데 이렇게 가르치는 것은 눈높이가 맞지 않는 레슨입니다.
모든 색소폰 입문자들이 프로들과 같이 능숙한 연주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수십년을 음악공부한 그들과는 다르게 눈높이 색소폰 교육을 하여야 하는데 동일한 12스케일과 모드공부를 요구하는 것은 중장년층들의 피교육자 눈높이를 간과한 교육입니다.
사법고시에 도전한다고 다 패스하는 것은 아니듯이 색소폰에 입문한다고 해서 모두가 다 프로연주자가 될 수 는 없습니다. 아니 불가능합니다. 극소수만이 할 수 있는 프로연주 커리큐럼, 전공자가 이수하는 커리큘럼을 아마추어들에게 동일하게 요구하는 것은 무리입니다. 얼마전 프로 연주자 세미나에서 말씀 하시기를 색소폰 전공한 동기들이 18명안대 지금 연주를 하고 있는 동기가 2명이라고 합니다. 전공자들도 어려운데 아마츄어들이야 말 할 것도 없습니다.
물론 음악의 정석이라는 것이 있습니다만 그렇다고 모든 것을 색소폰 입문자 모두에게 요구 할 수 없습니다. 9급 공무원 시험에 과목축소가 있듯이 색소폰 연주에도 약식으로 연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9급 공무원 시험은 시험과목이 축소되고 시험내용도 눈높이를 낮추어 요구합니다. 마찬가지로 아마츄어들이 색소폰연주를 배우는 것도 그렇습니다. 연주 눈높이를 낮추어 12스케일의 절반으로 축소하여 가르치고 배우는 것이 더 현명한 교육이라 생각합니다.
색소폰 동호회 내부를 관찰 해 보면 대부분 사람들이 12 스케일의 목을 걸고 연습하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12스케일을 능숙하게 한다 하더라도 연주에 얼마나 사용하고 있는지는 미지수입니다. 보석을 연마하여 반짝 빛나고 있지만 그 보석을 잘 사용하고 있지 못하는 것처럼 12 스케일도 그렇습니다.
현재 나온 색소폰 교재에는 반드시 12스케일이 등장합니다. 여기에서 색소폰입문자들은 질리고 맙니다. 그 많은 조표을 알아야 하고 12스케일, 모드, 텐션 이론에 겁을 먹게 됩니다. 원론적인 음악이론을 액면 그대로 색소폰 연주에 적용하는 것은 무리입니다. 12스케일 모드이론은 중장년층들에게는 그림의 떡입니다. 실사구시를 외치는 실학처럼 콘서트 키를 가지고 연주 하는 것만으로도 얼마든지 훌륭한 연주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12 key 가 사법고시 육법 전서라면 9급 공무원의 축소과목과 같이 절반의 키를 콘서트 키로 하면 됩니다. 운지가 어려운 키는 제외하고 운지가 쉬운 C, D, F, G, Bb, Am, Bm, Dm, Em, Gm 10개 키만 가지고라도 얼마든지 연주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마츄어들이 연주를 즐겁게 하기 위해서는 색소폰 배우는 시간 절약은 물론아고 흥미를 유발시켜 주어야 합니다.
프로연주자들과 같이 고차원적인 연주를 하는 것 보다 상식적인 연주를 하는 것으로 만족하는 수준이면 족합니다. 사법고시에 패스하여 판검사, 변호사로 법률전문가로 활동하는 것 처럼 색소폰 연주자도 그렇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에 활동하는 프로연주자는 판검사 변호사 같은 전문 연주자들이라 생각합니다. 그분들은 피나는 연습과 음악적 과정을 거쳤습니다.
변호사 사무실에는 사무장이 모든 업무처리를 하게 됩니다. 사무장이 변호사 보다는 법을 이론적으로는 잘 알지 못하지만 실무에 있어서는 변호사를 능가한다고 생각합니다. 변호사가 하는 업무처리는 대부분 우리의 생활과 관련된 업무들이 많습니다. 역시 색소폰 연주도 이론상에 존재하는 키 보다는 콘서트키를 많이 사용하고 있는 키와 스케일로 연주하는 것이 더 실사구시에 가까운 연주생활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애드립 역시 같습니다.
변호사라도 전문영역이 있습니다. 예컨대 이혼전문 변호사, 행정 소송 전문 변호사, 의료소송 전문 변호사, 교통사고 전문 변호사, 민사 소송 전문 변호사 ,형사소송 전문 변호사. 등등의 영역이 있드시 프로 색소폰 연주자 중에도 제각각의 연주 취향이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프로 연주자중에 목가적으로 연주하는 김00, 카리스마적으로 연주하는 신00, 온몸으로 연주하는 남00, 뽕필로 연주하는 윤00, 펜타토닉 스케일로 연주하는 최00, 스윙리듬으로 연주하는 이00, 묵직한 음으로 연주하는 장00, 이하 무수히 많은 프로연주자들의 연주 스타일은 제각각 다릅니다. 그런 프로분들의 연주는 제각각의 전공연주입니다.
색소폰의 사법고시에 패스한 분들의 프로연주자 같이 아마츄어 연주자들은 그렇게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아마츄어 연주자중에 재능과 노력으로 색소폰 사법고시에 패스 할 수 있는 사람은 역시 극소수라 생각합니다. 아니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사법고시 시험 과목을 축소하여 9급 공무원이나 대기업의 입사시험에는 국어, 영어 ,국사 일반상식 수준정도입니다. 따라서 색소폰 연주에도 12 스케일을 축소하여 6 스케일만으로도 얼마든지 연주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60대 중반의 연주자들은 2-3개의 키만으로도 얼마든지 연주를 즐길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연주자들은 자신의 눈높이에 맞춰 연주를 하는 것이 중요 합니다. 뱁새가 황새를 따라 가려면 가랑이가 찢어지는 것처럼 색소폰 연주도 자신의 실력에 맞게 즐겁게 연주하는 것이 행복의 지름길이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