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남단, 남해 상주 망산에서의 2013년 해돋이
2012년 12월 31일 오후 11시30분,
한해를 보내고 새해가 오기 바로 직전. 필자는 우리국토의 중앙 최남단 경상남도 남해군 소재 '상주 남산' 해돋이와, 남해 소재 '응봉산-설흘산' 등산을 위해 산악회 버스에 몸을 실었다.
버스에서 맞는 2013년, 오랫만에 맛보는 이색체험이다. 2010년 12월31일 24시, 호주 행 비행기에서 맞았던 2011년 해돋이 이후 '길 위(On The Road)' 에서 맞은 새해는 3년 만이다. 우리들의 삶은 어짜피 "요람에서 무덤까지'의 여행길이 아니던가. 집에서든, 길 위에서든, 어디에서 맞는 새해든 그게 무슨 상관인가.
잠을 자는 둥 마는 둥 비몽사몽 간 버스 위에서 무려 5시간여 여행 후 도착한 남해도 미조항. 새벽 5시 항구의 아침은 아직 깊은 잠에 빠져있다. 전국에 눈이 온다는 일기예보였는데 다행히 이곳 남해는 맑았고 날씨도 별로 춥지않았다. 차에서 내리자 마자 서둘러 공영주차장 쉼터에서 준비해 온 아침식사를 마치고 6시 정각에 랜턴에 의존해 '망산' 을 올랐다. 가벼운 새벽산행으로 30여분 만에 오른 망산 . 정상에는 산불감시초소와 함께 전망대가 설치되어 있다.
망산은 미조항에 위치해 있는 해발286m높이의 낮은 동네뒷산이지만 정상에 오르면 바다와 섬 전망이 수려해 해돋이 명소로 유명하다. 바다에는 이름모를 작은 섬들이 연꽃처럼 떠 있고 뒤로는 멀리 남해 금산 보리암도 올려다 보인다.
아, 저곳이 남해 금산 보리암이구나. 2008년 4월 13일에 올랐던 남해 금산. 감회가 새롭다. 그 때 역시 일출을 보기 위해 5시간여의 무박버스로 내려와 새벽 4시 반에 산행을 시작했었지.
망산 위에서는 서포 김만중이 유배되어 살았던 노도가 보인다던데 어느 섬이 노도인지. 또 지도상으로는 미조항 앞에 범섬이 그려져 있는데 어느 섬이 범섬인지... 아는 사람이 없어 답답하다.
7시 17분. 아직도 어둠이 가시지않았다. 좌우 발 아래 마을불빛이 아름답게 내려다 보인다.
이번 여행은 해돋이보다는 응봉산-설흘산 등산이 주목적이기 때문에 배낭무게를 줄이기 위해 삼각대 대신 모노포드를 가져왔다. 모노포드는 삼각대와는 달리 다리가 1개이지만 카메라를 장착할 수 있어 산행시 스틱 대용으로 쓰면서 카메라 흔들림을 줄이는 데 유용하다.
7시 40분 경. 드디어 미조항 앞바다에서 2013년의 해가 떠오른다. 구름 때문에 수평선 위로 막 떠오르는 해는 보지못했지만 그래도 방금 오른 싱싱한 해를 볼 수 있는 게 다행이다.
2013년을 여는 붉은 해. 올해도 모든 이들에게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시길... (글,사진/임윤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