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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도서연구회는 달마다 새로 나온 책을 소개합니다.
덥석! 페르난도 비렐라 글, 그림|라미파 옮김 아마존 열대 우림, 배고픈 애벌레가 수풀에서 맛있는 이파리를 찾고 있다. 화면 한쪽에 갈고리 모양의 검은 부리가 보인다. 다음 장면에서 앵무새가 애벌레를 덥석 삼키고 있다. 앵무새가 점심을 먹고 졸고 있는데 화면 한쪽에 동그란 구멍 두개가 보인다. 다음 장면에서는 멧돼지가 휙 달려와 앵무새를 덥석 삼킨다. 한 장면은 동물들이 쉬거나 자고 있고, 다른 장면은 사나운 모습으로 잡아먹는 내용이 반복된다. 긴장과 이완 속에 “검은 부리는 누구죠?”, “동그란 구멍 두 개는 누구죠?” 한다. 동물을 노리는 또 다른 동물에 궁금증이 생긴다. 최상위 포식자 아나콘다가 마지막에 악어를 잡아먹고 나서는 배가 아파 결국 토해낸다. 먹이 사슬 관계를 악어는 재규어를 재규어는 멧돼지를 꼬리에 꼬리를 물듯이 토해 내는 것으로 재밌게 표현했다. 화면이 꽉 차도록 크게 표현된 동물들이 바로 눈앞에 있는 듯 역동적이다. 색감도 녹색 계열 보색으로 보라, 빨강, 노랑 등을 사용하여 선명하고 강렬하다. (정영화)
부러운 새끼 개 초등학교 6학년 아이들 시|박선미 엮음 “아아, 짜증 나. 우리 엄마는 / 왜 나 버리고 도망가. / 진짜 힘들다.” / … / “그냥 낳지 말지.” 자신을 버린 엄마가 원망스럽기만 한 현경이는 눈물을 훔치며 꽁꽁 언 마음을 열어내 보인다. “새끼개는 엄마랑 함께 / 혀를 깔짝깔짝 날름날름 / 폴짝폴짝 뛰고 놀면서 / 엄청 사랑을 받는다 / 나는 엄마가 없는데. / 오늘만이라도 새끼 개가 되고 싶다.” 채원이는 단 하루라도 엄마 있는 새끼 개가 되고 싶은 속내를 숨기지 않는다. “배추에 구멍이 다 났다. / 바로 애벌레가 먹은 것이다. / 아무리 배추가 먹으라고 해도 / 조금만 먹지 / 너무 많이 먹었다. / 참 양심이 없다.” 구멍 숭숭 난 배추를 보며 주현이는 해도 해도 너무한 애벌레가 참 밉단다. 힘들면 힘들다 말하고 속상하면 속상하다 표현하며 더 큰 세상에 맞서 까칠하게 소리치는 아이들이지만 자신보다 여린 생명체를 바라보는 시선은 그 누구보다 더 따뜻하다. 시와 친구하며 아픈 마음을 쓰다듬고 서로 위로하면서 날마다 조금씩 성장하는 씩씩하고 대견한 아이들을 만날 수 있다. (이향림)
신통방통 홈쇼핑 이분희 글|이명애 그림 찬이는 집안 사정으로 부모님과 떨어져 큰할아버지가 계신 독각면에서 잠시 살게 된다. 큰할아버지 댁은 마당과 집을 둘러싼 산에 상수리나무가 많아 아침마다 지붕에 도토리 떨어지는 소리에 잠이 깬다. 심심한 찬이는 어느 날 우연히 텔레비전에서 신통방통 홈쇼핑을 보게 된다. 홈쇼핑에서 파는 물건은 머리에 쓰면 모습이 사라지는 최신형 도깨비감투다. 값은 도토리 한 됫박이고 하루만 사용할 수 있다. 찬이는 도깨비감투를 사서 얄밉게 구는 대성이를 골려준다. 그 후로 나뭇잎을 넣으면 돈으로 변하는 나뭇잎 지갑, 원하는 사람으로 변신할 수 있는 구미호 꼬리도 산다.
우주로 가는 계단 전수경 글|소윤경 그림 지수는 물리학에 심취해 있으며 어려운 과학책에 빠져 산다. 엘리베이터를 타지 않고 아파트 20층까지 계단을 오르내리고 층마다 현관문을 보며 그 안에 사는 사람들을 상상한다. 그러다 701호에 사는 할머니를 만난다. 지수는 할머니를 보자마자 강한 끌림을 느끼며 금세 친구가 된다. 둘은 물리학과 우주, 탐험을 이야기하고 머나먼 미래까지 나아가는 꿈을 꾼다. 그런데 할머니가 갑자기 사라진다. 민아는 경비 아저씨를 의심한다. 희찬이는 할머니가 어디 멀리 여행을 갔을 거라고 한다. 사소한 일에서 시작한 불안은 의심을 낳고 급기야 경비 아저씨가 체포당한다. 아무 단서를 찾지 못한 채 할머니 실종 사건은 의문으로 남지만 할머니는 지수에게 메시지를 남기고 지수는 실마리를 풀어간다. 과학과 문학을 절묘하게 결합하며 실종 사건이라는 추리까지 더해 극적인 완성도를 높인다. 만유인력의 법칙, 양자 역학, 파동, 우주 등이 지수의 마음과 만나 상처를 어루만진다. 빈틈없이 자리하는 복선은 책이 끝날 때까지 강한 여운을 남긴다. (신민경)
체리새우 : 비밀글입니다 황영미 글 중학교 2학년 다현이는 클래식과 가곡을 좋아하고 학원에도 다니지 않는다. 그렇다고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을 싫어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다섯 손가락’친구들 사이에서 ‘진지충’소리를 들으면서 함께 하지 못할까 걱정이다. 가끔 친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비공개 블로그 ‘체리새우’에 담아 둔다. 다현이는 친구들을 의식하고 그들에게 거슬리는 말을 하지 않는 것이 관계를 유지하는 방법이라 생각한다. 새 학기가 되어 다섯 손가락에서 요주의 인물로 바라보는 은유와 짝이 된다. 은유는 다른 사람을 의식하지 않는 자유로운 아이다. 다현이는 은유와 함께 과제를 하면서 조금씩 가까워지고 다섯 손가락과는 조금씩 멀어진다. 자신의 속마음을 다 드러내면 친구들과 멀어질까 노심초사하는 다현이의 마음과 은유를 만나면서 친구에 대한 생각을 조금씩 정리해 나가는 모습을 잘 보여 준다. ‘나’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면 어떤 관계에서도 흔들리지 않을 거라는 믿음을 주는 이야기다. (배현영)
5월 18일, 맑음 5.18 기념재단 기획|임광호, 배주영, 이민동, 정수연 지음|박만규 감수 39년 만에 법정에 선 전두환 전 대통령의 사과없는 침묵과 극우 정치권 세력의 5.18 망언이 되풀이되는 상황에서 시의적절한 책이 나왔다. 5.18 기념재단 기획으로 현직 교사 4명이 5.18 그날의 이야기들을 청소년의 눈높이에 맞추어 쉽고 세세하게 기록했다. 작전명 ‘화려한 휴가’의 공수 부대 진압 작전과 ‘택시운전사’들의 봉기 이야기 그리고 위르겐 힌츠펜터 독일 기자 이야기는 영화로도 소개된 익숙한 내용이라 독자들의 관심을 더욱 잡아 끈다. 책은 크게 2부로 나뉘어, 1부는 1980년 5월 18일 이후 열흘간의 시민 항쟁을, 2부는 현재까지 이어 온 ‘진실’과 ‘명예 회복’을 향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각 장 말미에는 외국의 다양한 사례를 소개해 5.18을 세계사적 관점에서 넓게 볼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저자 말대로 “이 책은 살아남은 사람들 그리고 기억하는 사람들의 기록”이다. (박주원)
미래가 온다 로봇 김성하, 권수진 글|이철민 그림 1920년 체코의 희곡 작가 카렐 차페코가 체코
3.1 운동 일기 김영숙 글|장경혜 그림 기독교 선교사이자 세브란스 의학 전문 대학 교수로 왔던 스코필드는 학생의 참된 스승이자 독립운동가들의 동지였고 어려운 이들의 벗이었다. 이 책은 스코필드 박사가 남긴 기록과 사진, 인터뷰를 바탕으로 3.1 만세운동이 어떻게 준비되었고 일어났는지를 스코필드 박사의 시선을 통해 일기로 전하고 있다. 특히 만세 시위의 보복으로 자행된 제암리의 참혹했던 학살 현장은 그가 아니었다면 역사 속에 묻혀 버렸을지도 모른다. 스코필드 박사는 일본의 철저한 감시 상황에서도 현장에 찾아가 직접 보고, 듣고, 조사하여 신문에 투고했다. 서대문 형무소가 아주 좋은 기술 학교처럼 거짓 포장되어 <서울프레스>라는 신문에 실려 있는 것을 보고 편집 책임자에게 편지를 써서 시정하게 하는 등 투옥된 많은 독립운동가들을 위해 애쓴다. 일제의 만행에도 얼마나 많은 국민과 학생들이 목숨을 걸고 독립을 위해 노력했는지, 또한 비참한 우리나라 상황을 전 세계에 알려 일제의 만행을 그치게 하고자 힘쓴 스코필드 박사의 노력이 감동으로 전해온다. (김경미)
동물원에서 만난 세계사 손주현 지음 인간과 동물 사이에 벌어졌던 다양한 역사의 현장들을 보여주고 인간과 동물의 관계를 세계사를 통해 풀어내고 있다. 선사 시대에는 인간이 벽화에 위험한 동물을 그려 놓고 섬기는 대상이었다가 고대 사회에서는 동물들의 서커스를 열어 자신이 정치를 잘하는 것을 알리는 도구로 이용되었다. 한나라 무제 때는 희귀한 동물을 선물로 받으면 자신의 정원에 가둬 왕의 권위를 자랑하는 데만 사용되었는데 드디어 1828년 런던 동물원이 생기면서 사람들이 동물을 배우고 경험하는 곳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1970년대 생태주의 동물원으로 나아가면서 동물들이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것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동물은 인간에게 동등한 관계에서 권력, 재미, 정복의 상징으로 변질되어 갔고 근대에 이르러 동물의 존엄성, 권리, 미래 환경에 대한 다양한 시각이 열리게 되었다. 각 시대를 대표하는 화가들의 그림과 동물 관련 이미지, 유물, 미술관의 사진들이 이해를 돕고 인간과 동물이 함께 공존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게 만든다. (김문숙)
맨발의 평화운동가 비노바 바베 김영주 글|이용택 그림 비노바 바베는 간디의 뒤를 잇는 인도의 평화운동가이다. 간디는 “조국 인도가 독립하면 가장 먼저 국기를 올리는 사람은 비노바 바베 여야 한다.”라며 칭송을 아끼지 않았다. 바베의 어머니는 음식을 나누어 먹을 때도 나보다 이웃 먼저 나누어 주곤 했다. 그런 어머니의 영향을 받아 바베는 평생 인도의 가장 천한 사람들과 함께 했다. 맨발로 인도 전역을 걸어서 수행하며 부자들로부터 땅을 헌납 받아 땅이 없는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어 공동 경작을 하게 했다. 바베는 비폭력 저항 운동으로 감옥살이를 했지만 진정한 수행을 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라 생각하며 기도하고 실천했다. 바베가 숨을 거둘 때 그에게는 옷 두세 벌과 컵 한 개, 밥그릇 한 개가 전부였다, 인도 최고 계급 브라만이었지만 직접 일하며 천민들이나 했던 똥오줌 치우는 일까지 서슴지 않고 했다. 제일 낮은 곳에서 평화를 실천하는 삶을 살았던 비노바 바베의 거룩한 일생을 만날 수 있다. (김혜원)
밍기민기 김한조 만화 민기는 노랑초등학교 3학년이다. 친구들은 보습학원에 다녀서 함께 놀기 어렵다. 대신 친구 동생과 놀거나 민석이 누나와 앙꼬밴드 팬클럽에도 들어가 보고, 바쁜 친구 건웅이의 병아리를 돌봐주며 나름 바쁘게 지낸다. 합체 로봇에 빠져 무적 용사 팀 F4가 되었다가 겨울에는 눈사람처럼 눈을 하얗게 덮어쓰기도 하고, 추위를 이겨 보겠다며 이글루를 만들기도 한다. 곧 태어날 동생처럼 다시 아기가 되었으면 하는 민기의 마음에 쉽게 공감하듯 누구나 몇 번은 경험했을 것 같은 작은 소동들이 군더더기 없이 유쾌하게 이어진다. 동글동글 부드러운 선으로 그려진 얼굴은 학교 교실이나 동네 놀이터에서 몰려다니는 친구처럼 볼수록 정감 있다. 이야기 한 편당 6칸에서 9칸으로 구성되어 있어 펼쳐 보기에 부담이 없다. 잡지에 연재했던 만화를 초등학생의 일상과 친구들, 가족, 학교 이야기 등 주제별로 묶고 다듬어 책으로 펴냈다. 《PEANUTS》의 찰리 브라운이나 꼬마 니콜라가 떠오르는 캐릭터, 민기가 반갑다. (김선정)
이상한 마을에 놀러 오세요! 1-2 하민석 글, 그림 누에는 호랑말코나비만 찾아다니는 곤충학자 아빠를 따라 이상한 마을로 이사를 왔다. 이상한 마을에 살고 있는 고치, 봉구를 따라 학교에 가지만 학교는 자꾸만 이리저리 움직이고 교장은 학생들이 오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학교 시간표도 이상하다. 1교시는 ‘만화책 보기’, 2교시는 ‘낮잠 자기’ 그리고 3교시는 ‘바다로 소풍’이다. 실컷 놀기만 하는 이상한 학교에서 수학여행도 간다. 이상한 역 이상한 기차에서 만난 ‘무더위’ 들은 사람들의 얼굴에다 입김을 불어 더워지게 한다. ‘무더위’를 한방에 날려 버릴 수 있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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