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공원의 커다란 나무에서 살던 꼬마 참새는 친구들과 빵 부스러기를 주워 먹는 일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침, 꼬마 참새는 자기 부리가 부러진 걸 알게 됩니다. 더 이상 빵 부스러기를 주워 먹을 수 없게 된 꼬마 참새를 아무도 도와 주지 않습니다. 점점 야위어 가던 꼬마 참새에게 따뜻한 빵 한 조각을 나눠 준 사람은 돌아갈 집도 없는 떠돌이 아저씨였습니다.
이제 둘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우정을 키워 나갑니다.
저자 및 역자소개
너새니얼 래첸메이어, Nathaniel Lachenmeyer
너새니얼 래첸메이어Nathaniel Lachenmeyer는 정신 건강 문제와 무주택자와 홈리스 등 집 없는 사람들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어린이 책으로 처음 쓴 『부러진 부리』는 우리 나라를 비롯해 오스트레일리아와 브라질에서 출간됐고, 앞으로도 여러 나라에서 계속 출간될 예정이다. 작품으로는 『아웃사이더』 『13』 등이 있다.
로버트 잉펜, Robert Ingpen
로버트 잉펜Robert Ingpen은 오스트레일리아의 자연주의 작가로 자연 보호와 생명 존중에 관한 그림책을 주로 만들어 왔으며 1986년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상을 수상했다. 작품으로는 『살아 있는 모든 것은』 『무슨 생각하니?』 『폭풍 소년』 등이 있다.
이상희
이상희는 시인으로, 시와 그림책 글을 쓰면서 외국 그림책을 우리말로 옮기는 일을 하고 있다. 『외딴 집의 꿩 손님』『도솔산 선운사』『고양이가 기다리는 계단사』『내가 정말 사자일까?』 등의 그림책에 글을 썼고, 어른들을 위한 동화 『깡통』을 펴내기도 했다. 『난 그림책이 정말 좋아요』 『심프』『바구니 달』『작은 기차』『밤의 요정 톰텐』『압둘 가사지의 정원』 등 많은 영미권 그림책을 우리말로 옮겼다.
보도 자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우정을 나누는 꼬마 참새와 떠돌이 이야기
우리 주위의 소외된 생명들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는 그림책.
평소 우리의 관심 밖으로 밀려나 있던 홈리스를 비롯한 많은 아웃사이더들에게 보내는 따뜻한 시선이 녹아 있는 이 책은 우리의 무관심과 이기심을 일깨워 주위를 돌아보게 한다. 돌아가 편히 쉴 곳 없는 노숙자(떠돌이)와 부리가 부러져 먹이조차 먹을 수 없게 된 꼬마 참새. 한없이 절망적인 이들의 상황을 작가와 그림 작가는 따뜻한 시선으로 아우른다. 그 시선은 가진 자가 베푸는 입장에서가 아니라 불행을 당한 자의 입장에서 바라보기 때문에 더욱 사실적이다. 부리가 부러진 참새에 빗대어 마음의 병을 앓고 있는 많은 자들에게도 관심과 사랑이 필요하다는 것과 그들도 우리와 함께 살아가야 할 이웃임을 깨닫게 하는 이 그림책은 인간의 존엄성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한다.
세상에서 소외되어 고통 받는 자들의 노래
불행을 당한다는 것. 더 이상 쓸모없는 존재가 되었다는 것. 그건 세상에 홀로 남겨진 것과 마찬가지다. 누군가에게 짐스러운 존재는 결국엔 외면당하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공원의 커다란 나무에서 살면서 친구들과 빵 부스러기를 주워 먹는 일로 하루를 시작하던 꼬마 참새도 하루아침에 불행의 주인공이 되고 만다. 어느 날 아침, 눈을 떠 보니 이유 없이 부리가 부러져 있었던 것이다. 그 누구보다 재빨리 큼직한 빵 부스러기를 주워 먹곤 했지만 부러진 부리로는 그 어떤 것도 주울 수가 없다. 친구들에게 다가갔지만 자기와 다르게 생겼다는 이유로, 사람들에게 다가갔지만 부리가 부러진 걸 알아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참새의 두려움과 불행을 누가 짐작할 수 있을까.
부리가 부러진 참새에게 가장 절박한 것 빵 부스러기를 주워 먹는 일이다. 동병상련이란 말이 있는 것처럼 아파 본 사람만이 아픈 사람의 심정과 처지를 이해한다. 말로만 안다고 하는 것은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도. 참새에게 생명과도 같은 빵을 먹여 준 건 돌아갈 집도 없는 떠돌이다. 큼직한 빵을 보고도 어떻게 해 볼 수 없었던 참새에게 떠돌이는 빵을 똑같은 크기로 잘라 참새와 나누어 먹는다. 그 빵 한 조각에는 굶주린 배를 채울 수 있는 영양만 담겨 있는 게 아니다. 참새의 처지를 알아주고 필요를 채워 준 떠돌이의 마음과 사랑도 함께 담겨 있었을 것이다.
돌아갈 집도 없는 떠돌이와 꼬마 참새는 자기들만의 집을 만든다. 떠돌이는 공원의 작은 벤치 위에서 무릎을 세워 몸을 웅크리고 꼬마 참새는 떠돌이의 머리에다 둥지를 튼다. 세상의 어떤 집도 이 두 친구의 집보다 따뜻하고 아늑하지는 못하리라. 황량하기 그지없는 공원의 작은 벤치에 마련한 그들만의 보금자리가 따뜻해 보이는 이유는 그 안에 둘만의 사랑과 우정이 숨쉬고 있기 때문이다.
심오한 통찰력으로 그려 낸 아름다운 그림
로버트 잉펜은 매우 사실적이고 섬세한 터치로 꼬마 참새의 변화를 담아 냈다. 부리가 부러지기 전의 건강하고 당당했던 자태.
눈망울엔 자신감이 가득 차 있다. 어느 날 갑자기 부리가 부러진 참새의 눈에는 세상을 향한 암담함과 두려움이 깃들어 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 절망의 나락으로 빠지고 만 참새의 처지와 심정을 잘 표현했다. 시선의 분산을 절제하며 보여 주는 참새의 모습에는 팽팽한 긴장감마저 돌게 한다. 그리고 그것은 보는 이들의 시선을 참새와 떠돌이에게로 온전히 빨아들인다.
출처 : 문학과 지성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