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xalis Cernua 사랑초 세르누아
Oxalis Pes-Caprae 사랑초 페스카프레
두개의 영어이름이있지만
잎에 점이 콕콕 박혀있어서
쉽게 점박이 사랑초라고 부릅니다.
향기가 있는 사랑초라고해도
향기가 미미해서
이 사랑초는 향기가 있습니다라고 하기에는
민망할때가 대부분인데
세르누아 사랑초는
확실히 향기가 납니다.
시원하면서 달콤상콤한 향기인데
향기는 사진으로도 말로도 표현하기가 어렵네요.
잎에 콕콕 점이 있지요.
10cm포트에서 꽃핀 모습이예요.
키크죠?
사랑초 중에서 꽃대의 길이가 가장 길다고해요.
자로 재어보니 꽃대만 40cm정도 됩니다.
세르누아 사랑초는
원산지에서는 우리나라 괭이밥처럼
번식이 너무 많이되고
없애기도힘들어
잡초취급을 받는다는 글을 본적이있어요.
구근이 많이 생기기때문에
한해만 키워도 처치곤란이 되기도하고
빛이 부족한 환경일 경우에
긴 꽃대가 흐느적흐느적 산만하고
꽃도 어찌나 많이피는지
떨어지는 꽃잎이 지저분하다고
사랑초 고수님들 베란다에서 퇴출대상1호라는
구박을 받기도합니다.
하지만
제가 가장 많이 심는 사랑초가 세르누아입니다.
아래 포트를 잘 봐주세요.
바로 위에 꽃핀 포트를 화분 가까이 찍은것이예요.
밑둥크기로 봐서는 큰구근이 아니고
중간이하 구근을 심은것인데
튼튼한 꽃대가 세대궁이나 굵직하게 나와있지요.
세르누아는 화분이 클 필요는 없는것같아요.
10cm포트에 한구 심은것인데요.
상토4:펄라이트3:마사토3 정도로 섞어서 심었어요.
잎이 커지고 많아지면 포트에 물이 빨리 말라요.
묵은잎이 노랑잎이 되도록 물을 주지않고있어요.
이래도 저는 앞으로 몇일동안도 물을 안줄거예요.
화분을 쏟아봤어요.
도라지뿌리처럼 생긴 퉁퉁하고 딱딱한 이 뿌리를
물주머니라고 불러요.
아래부분흙을 털어봤어요.
물주머니가 두개가 생겨있지요.
화분흙이 바짝 말라도
이 물주머니가 머금고있는 수분으로 충분한데
화분위로 보이는 흙이 마르면
사랑초 주인은
어머! 흙이 말랐네!
물을 줍니다.
그러니 안그래도 약한 겨울햇빛에 수분이 지나쳐서
잎도 치렁치렁
꽃대도 흐느적흐느적 자라게되는것이죠.
큰화분에 5구 정도 심은 세르누아예요.
과습하지않으면
꽃이 피기전까지는 이렇게 꽃대가 구부러져있다가도
꽃이 필때는 알아서 꽃줄기가 서는편이예요.
사랑초 물주는 시기는
저는 잎이 시들해져서 줄기가 힘이 없어지면
그때 저면관수를 흠뻑 해줍니다.
그 다음에 또 잎이 시들해질때까지
물을 안주고요.
그 다음.
꽃이 시들때 꽃잎이 떨어져서
지저분하다고 하시는데요.
저는 세르누아는 겨울철 꽃다발 선물을 자주 합니다.
한두송이 피기 시작하면
밑둥을 한손으로 꾸욱 누르고
꽃대를 쑥 뽑아서 꽃을 수확해요.
오늘 사진에 등장한 꽃들을 수확했어요.
굴러다니는 맥주병에 꽂았어요.
이러면 화분위로 꽃잎이 떨어져서 지저분해질 염려도 없고
다음에 필 꽃봉오리가 더 빨리 생기겠죠.
생각보다 꽤 오래갑니다.
손님이 오시면 쑥 뽑아서
"선물이예요~향기도 좋아요."
그러면 손에 꽃을 받아들고
세르누아 꽃송이에 코를 갇다대시며
모두 얼마나 행복한 미소를 보이시는지 몰라요.
딱 한번
딱 한 사람만 제외하고요.
"자기야~~선물이야♡♡♡"
꽃을 손에 받아들고도
절대 표정이 안바뀌는 사람도 있다는것을 알게된
연구대상 남편입니다.
"뭐여, 우짜라는겨..."
시커먼 목장갑에
담배를 꼬나물고
어찌나 안어울리는지...
돼지목에 진주목걸이를 걸어준 이 상황이 어찌나 웃긴지
사진을 찍으려고 폰을 드니
"이리 들고 있으면 되는겨?""
으이그...
꽃을 선물받고
꽃에 코도 안대보는 사람은 처음봤어요.
이런 사람한테
사랑초 꽃말이
[당신을 버리지않을거예요.
당신을 끝까지 지켜줄께요.]
이런 의미가 있다는 얘기까지는 차마 말이 안나왔어요.
세르누아.
남들은 퇴출대상 1호라는데
제게는 없어서는 안될 1등 사랑초입니다.
졸업 시즌에는 노랑 후리지아꽃이 많이 쓰이지만
그때는 세르누아 꽃이 절정일때예요.
작은애 졸업식에는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세르누아 꽃다발을 만들어갈거예요.
첫댓글 아무리 생각해도 히브리다님 대단하요
좋게봐주시니 감사드려요.
멋집니다~꽃도 멋지고 글도 멋져요^^
글쓰시는분이 제 글을 멋지다해주시니 우쭐해지네요.
국민학교때 우등상은 어쩌다 한번 받았어도
일기장 상은 자주 받았었어요.ㅋ
@히브리다 글을 잘 쓰시는걸요~정말 차분하게...진심을 담아서 잘쓰셔요^^
작년에도 꽃꺽어서 꽂아 놓더니 올해도 그렇게 해놓았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