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게 저승갈 때 뭘 가지고 가지?』
물어본다면 여러분은 뭐라고 대답하실 겁니까?
『사띠』요.
네, 그래도 테라와다 불자(수행자)들에게 물어보니까 '사띠'라고 대답을 하는군요.
오늘 크리스마스 3박4일 집중수행 마치고 이곳 마하보디 선원 門을 나설 때 귀가해서는 어떻게 하믄 될까요?
여기서야 수행할 수 있는 법당도 있고, 가르쳐 주고 점검해 주는 스님들도 있고 하니, 마치 엄마가 아침마다 등교하는 자녀들한테 도시락 가방을 손에 쥐어주면 그저 받아챙기면 될 뿐이지만,
이제 집으로 돌아가서는 어떻게 할 것인가, 누가 챙겨줄 것인가입니다. 스스로 자기 자신이 챙겨들어야 됩니다. 자력의 힘으로 스스로 사띠를 길러내야 됩니다.
그렇다면 재가 수행자들, 재가속에서도 충분히 사띠를 둘 수 있고 유지할 수 있는 아주 쉽고 탁월한 방법 하나를 일러줄까 합니다.
그게 바로 『묻는 사띠』라는 겁니다.
자기 자신의 몸과 마음을 대상으로 스스로에게 질문하듯, 단지 물으면 되는 사띠입니다. 행주좌와 어묵동정, 때와 장소 불문하고 아주 손쉽게 질문 하나로서 사띠를 챙김하는 방법입니다.
아무 데서나, 아무 때나 [그대는 지금 알아차리고 있는가?]의 업그레드 버젼으로서, 나는 『지금 뭘 알고 있지?』 이렇게 물어줄 것 같으면, 우선 먹다(모하/어둠)의 정신에서 깨어나도록 사띠침(針/Sensor)을 놓는다고나 할까요?
그러면 동시에 대상들이 다 마음 안으로 들어오기 때문에 곧바로 <들어오는 대로-알아지는 대로>의 노팅법과 직결되어 죽은 사띠를 살려내면서 벌써 이미 들어온 대상들을 죽 알아차리면서 이어지게 할 수 있습니다.
한번만 물어주곤 곧바로 <들어오는 대로-알아지는 대로>가 돼 버린다면 더 이상 자꾸 물을 필요는 없습니다. 한번이면 된 것입니다. 이미 마음 안으로 들어온 대상들로 인하여 『지금 뭘 알고 있지?』의 대답이 된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띠를 두는 법 자체가 지극히 자연스러운 수행법입니다. 사띠 둘 줄 아는 것은 이미 지혜롭고, 지극히 수용적이며 자연스러운 이치, 법성을 공유하는 마음가짐, 자세(attitude)이기도 합니다.
가장 인간답고 사람다울 수 있습니다. 그래서 무엇보다도 마음 중 가장 중요한 마음, 가치 있는 마음이 사띠 있는 마음이라고 하였습니다.
알아차림의 가치에 더욱 심도 있게 깨닫고 이해되어야 할 따름입니다.
놓치면 다시 한번만 물어주고 <들어오는 대로-알아지는 대로>하고, 다시 또 놓치면 그렇게 피드백만 하면 될 뿐입니다.
이어지는 알아차림에 의해 가속도를 유지시키는 것도 우선 먼저 사띠부터 살려내야 되는 일입니다.
알아차림에 가속도가 붙게 되면 ‘있는 사띠’에 이어 자동으로 ‘되는 사띠’, 더욱 자연스럽게 ‘아는 사띠’, 이어 ‘앎을 놓치지 않는 사띠’까지 원만히 보이게 될 것입니다.
능숙한 알아차림, 할 줄 아는 지혜도 다 이와 같은 성품(법성), 법으로서 일할 뿐입니다. 내가 아닌, 諸法無我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더 이상은 엄마가 챙겨주는 사띠 도시락을 내가 챙겨 먹는 스스로의 자력(보는 힘)을 키우는 일입니다.
갓 수행하는 초심자이거나, 좀 지난 중급자이거나, 오래토록 알아차림을 방치해 두어서 잃어버렸거나 잊어버렸을 때 다시 사띠 존으로 복귀시키는 마음의 대상화 작업인바 그저 피드백만 해주면 곧 다시 살아날 뿐입니다. 힘쓰거나 애쓸 일 전혀 없습니다.
다만 잊지 않는 관심과 인내, 위리아(노력)만 필요할 따름입니다. 이 보다 더 좋을 순 없습니다. 어려운 건 1도 없습니다. 어렵지 않고 쉽다는 이것, 이게 부처님 보증수표입니다.
“사띠 없이는 생활할 수가 없다. 그러니 사띠를 안 둘 수가 없다. 사띠가 없이 사는 것은 죽는 것보다 더 하다. 사띠가 있으면 한번만 죽지만 사띠가 없으면 순간순간 찰라지간 자주자주 죽어야 하기 때문이다. 붓다께서는 오직 사띠만을 강조하셨다. ‘잊지 말고 사띠로서 생활하라’라고 유언하셨다.” 오래전 사야도께서는 말씀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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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2023’ 계묘년 신년 소참법문을 지난 크리마스마스 집중수행 회향법문을 상기하며 적어봅니다.
경주 마하보디 선원장 U.Sasana)_
https://youtu.be/3DSkHO2R1eg
첫댓글 새해가 시작되었습니다.
사띠로 시작해서 매 순간마다 좋은 결과를 마주하기를 서원을 세움니다.
사두 사두 사~두
사띠..
스님 감사합니다.붓담사라남
음악도 넘 좋아요~
사ㅡㅡㅡㅡ띠
사두ㅡ사두ㅡ사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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