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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나온 책
어린이도서연구회는 달마다 새로 나온 책을 소개합니다.
평가는 목록위원회가 갈래별로 나누어 맡아서 합니다. 어린이들과 함께 책을 읽은 경험에 비추어 보면서, 어린이들이 재미있게 읽고 독서의 즐거움을 느낄 만한 작품을 찾으려고 애씁니다.
소개하는 책은 크게 문학과 지식책으로 나눕니다. 문학은 그림책, 시·생활글, 옛날이야기, 동화, 소설, 만화로, 지식책은 주제에 따라 사회, 자연의 세계, 생활과 과학, 예술, 역사로 구분하였습니다. 동화는 우리나라 창작 동화의 발전을 중요하게 여겨 ‘우리 동화’와 ‘외국 동화’로 나누어 소개하고 있습니다.
책의 독자는 크게 유아(1~3세/4~5세/6~7세), 초등(8~9세/10~11세/12~13세), 청소년(13세/16세)으로 나누었습니다. 달 수에 따라 발달에 차이가 큰 유아는 나이를 적었고, 청소년은 발달상에서 보이는 연속성과 변화를 고려하여 초등 6학년부터 중등 2학년까지와 그 이후로 나누어 13세와 16세로 적었습니다. 이 나이는 모두 ‘시작 나이’를 뜻합니다.
소개할 책은 목록위원회 갈래별 목록팀에서 토론하고 합의해서 정합니다. 소개할 때는 서지 정보와 함께 소개글을 붙이는데, 소개글은 글쓴이의 생각이 주로 담김으로 글쓴이의 이름을 밝힙니다.
여기에 소개한 책은 다른 회원들의 의견을 반영하여 《어린이도서연구회가 뽑은 어린이·청소년 책》과 ‘도서관목록’으로 정리하여 소개합니다.
이달에 <새로 나온 책>으로 소개하는 책은 그림책 4종, 동화 2종, 시 1종, 과학 1종, 예술 1종, 역사 1종, 만화 1종, 모두 11종입니다.
이파라파냐무냐무
이지은 글, 그림
사계절|2020.6.10.|64쪽|15,000원|그림책|6~7세
여기는 마시멜롱 마을이다. 몸이 동그랗고 까만 고깔모자를 쓴 마시멜롱들은 해가 뜨면 줄지어 나무가 있는 곳으로 간다. 노랗고 빨간 속을 가진 열매를 나눠 먹으며 행복하게 지낸다. 그런데 어느 날 평화롭던 마을에 털숭숭이가 나타난다. “이파라파냐무냐무” 털숭숭이가 외치는 소리에 마시멜롱들은 두렵다. “이파라파냐무냐무 냐무냐무 냐아무냐아무 냠냠? 우리 마시멜롱들을 먹으러 왔나 봐!” 줄줄이 꿰어 구워 먹고 코코아에 넣어 먹을지도 모른다. 마시멜롱들은 털숭숭이를 물리치기 위해 열매를 모아 던지고 줄로 묶어 보기도 하지만 쉽지가 않다. 마시멜롱들이 마지막으로 커다란 불덩이를 슈욱 날린다. 화르르륵 타오른 숲속에서 털숭숭이는 털만 그을린다. 망연자실한 마시멜롱들을 보며 털숭숭이가 입을 연다. 커다란 입, 수많은 이빨 사이로 까만색의 무언가가 보인다. 털숭숭이는 정말 마시멜롱들을 잡아먹으려는 걸까? 하얗고 작은 마시멜롱과 검고 커다란 털숭숭이의 모습을 풍성하고 입체적으로 보여 준다.(이은숙)
커다란 나무가 갖고 싶어
사토 사토루 글|무라카미 쓰토무 그림|이선아 옮김
논장|2020.4.28.|32쪽|11,000원|그림책|6~7세
가오루는 자신의 나무가 있었으면 좋겠다. 가오루가 갖고 싶은 나무는 식구들이 모두 팔을 뻗어야만 껴안을 수 있는 아주 큰 나무다. 이 나무에는 통나무와 널빤지로 만든 가오루의 오두막이 있다. 오두막에서 가오루는 그림도 그리고 요리도 한다. 지붕 위로 사다리를 타고 다시 올라가면 다람쥐 가족이 사는 구멍이 나온다. 나무에는 다람쥐뿐 아니라 어치랑 곤줄박이도 산다. 사다리 끝, 나무 꼭대기에는 전망대도 있다. 가오루는 이렇게 커다란 나무 위 오두막에서 봄 여름 가을 겨울을 지내는 상상을 한다. 가오루는 아빠에게 상상 나무 그림을 보여 준다. 일요일, 아빠와 함께 아주 커다랗게 자란다는 돌참나무를 마당에 심는다.
가오루의 상상 나무 그림이 따뜻하다.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야 하는 나무 그림들은 위로 넘기며 보게 그려져 있다. 그래서 읽다 보면 나무 위로 같이 올라가는 것처럼 느껴진다. 자기만의 나무를 가지고 그곳에 사는 생명과 함께 사이좋게 지내는 상상을 하는 가오루의 마음이 귀엽고 정답다. 2003년 발간된 후 절판되었다가 2020년 재발행되었다.(노은정)
우리는 딱이야
민 레 글|댄 샌탯 그림|신형건 옮김
보물창고|2020.6.20.|40쪽|13,800원|그림책|8~9세
엄마 차에서 내려 할아버지 집에 도착했다. 할아버지는 환하게 웃으며 맞이하지만 아이는 오기 싫었다는 듯 고개를 숙인 채 할아버지와 눈도 안 마주친다. 아이에게 맞을 만한 음식도 준비해 놓고, 좋아할 만한 TV도 틀지만 아이는 계속 불편하기만 하다. 새로운 게 없냐고 말을 건네 보지만 역시나 서로가 못 알아듣는 말만 한다. 자기만의 놀이 방식으로 아이는 색연필을 꺼내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다. 요술봉을 들고 있는 멋진 영웅 그림을 그렸다. 어깨너머로 아이의 그림을 보고 있던 할아버지 눈이 갑자기 반짝거린다. 방에서 붓과 먹을 들고나와 아이가 그린 영웅 그림 옆에 칼을 든 멋진 영웅을 그린다. 서먹하던 할아버지와 아이는 서로의 그림에 답하듯, 꼬리에 꼬리를 물며 그림을 이어서 그려낸다. 화려한 색채와 먹그림이 어우러지며 둘만의 새로운 세상을 그려간다. 어느 때 보다 가까워졌다가 다시 거리감이 생기지만 곧 서로에게 다가가는 방법을 찾는다. 세대 간의 소통을 그림이라는 새로운 언어로 잘 보여 준다.(정영화)
이사 안 가기 대작전
수지 모건스턴 글|세르주 블로크 그림|이정주 옮김
미디어창비|2020.3.30.|40쪽|13,000원|그림책|8~9세
아이는 자신이 사는 곳이 너무 좋다. 내 방도 좋고 창문 건너편 나무가 가장 마음에 든다. 커다란 나무는 나를 지켜주는 것만 같다. 자동차가 많은 것도, 같은 아파트에 사는 단짝 친구와 계단 오르기 놀이도 좋다. 하지만 아이는 부모님 결정에 따라 갑작스럽게 이사를 가야 한다. 친구 집 침대 밑에 숨어서 이사 안 가기 작전을 펼쳐 보지만 너무 엉성해 슬픈 상황에도 유머러스하게 느껴진다.
새로 이사 간 곳은 예전 도시와는 많이 다르다. 갑작스러운 이별에 속상했지만 집 근처에는 장난감보다 재미있는 바다가 있다. 새로운 친구도 생기고 새 방 창문 앞에 크고 멋진 나무도 발견한다. 새집도 예전 집만큼 좋은 점이 있다는 걸 서서히 알아간다.
아이가 화자가 되어 친구와 헤어지는 슬픔, 낯선 상황과 두려움,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 등 감정 변화를 이야기한다. 얇은 선 드로잉으로 인물들의 표정과 몸짓의 특징만 포착한 그림이 아이의 마음을 잘 보여 준다.(김현정)
오늘 밤 코끼리와 모험을 떠날 거예요
올리버 셰르츠 글│바르바라 숄츠 그림│한윤진 옮김
책속물고기│2020.4.30│112쪽│11,000원│외국 동화│8~9세
엄마도 아빠도 집에 없는 밤이다. 밖에는 폭풍우가 몰아친다. 갑자기 누가 2층 창문을 두드린다. 오빠 요샤와 동생 마리는 무서움을 참고 테라스의 미닫이문을 연다. 커다란 코끼리가 가족을 찾으러 고향에 가고 싶다며 도와달라고 한다. 아이들은 코끼리를 담장처럼 변장을 시키고 배낭을 꾸려 함께 길을 떠난다. 지구본을 보며 무조건 남쪽으로 가다가 높은 산에 오르고 곰과 맞닥트린다. 아이들은 자신들을 남매라고 소개한다. 곰은 남매라는 동물은 처음이라 어리둥절하지만 자신과 천적인지 묻는다. 마리는 자기 침대에 곰이 두 마리나 있다고 한다. 곰은 코끼리와 남매를 동굴로 초대하고 코코아를 대접한다. 아이들은 곰에게 용감한 코끼리의 모험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어서 남쪽의 초원을 향해 가던 아이들은 바다 괴물 크라켄을 만나 위험에 빠지기도 하고 사막에서 겨우겨우 오아시스를 발견하기도 한다.
코끼리 가족을 만나는 일이 순탄하지만은 않으나 그때마다 아이들의 용기와 따뜻한 마음, 동물들의 순수함이 빛을 발한다. 한밤중에 벌어지는 모험 이야기가 유머와 재미로 가득하다.(신민경)
우리들의 오소리
앤서니 맥고완 글|안지원 옮김
봄의정원|2020.3.2|124쪽|11,000원|외국 동화|12~13세
니키의 상황은 좋지 않다. 엄마는 집을 나갔고 아빠는 나쁜 일에 휘말려 경찰조사를 받고 있다. 엄마가 떠난 뒤 아빠는 열심히 일을 해왔는데 지금은 온종일 텔레비전만 보고 술만 마신다. 형은 학습장애를 겪고 있어 니키가 돌봐주어야 한다.
어느 새벽 형은 니키를 깨워 잡목림으로 데려간다. 동네 불량배인 제즈보가 오소리랑 놀 수 있다고 꼬여내어 불법인 오소리 사냥을 시킨다. 니키는 오소리 사냥을 돕는 척하면서 어미 오소리와 새끼들을 탈출시켜준다. 그러다 탈출하지 못한 새끼 오소리와 심하게 다쳐 버려진 개 티나를 집으로 데려온다. 아빠는 티나를 치료해 주면서 예전의 모습을 보인다. 니키는 새끼 오소리와 티나가 서로를 품고 있는 모습에 오랫동안 느끼지 못한 감정이 생긴다. 니키는 오소리를 가족에게 돌려보낼 방법을 알아내고 형과 함께 오소리 굴을 찾아낸다. 오소리를 돌보고 돌려보내는 일은 니키 가족에게 좋은 변화를 일으킨다. 《우리들의 강꼬치고기》와 《우리들의 떼까마귀》를 이어서 읽으면 좋다.(김인숙)
우리 어멍은 해녀
허유미 시
창비교육|2020.4.13.|144쪽|8,500원|16세부터
제주도에서 나고 자란 허유미 시인의 첫 시집이다. “소라 몇 번 씹고 / 소라 맛 좋네 하는 손님에게” “소라 맛을 보려면 마라도 끝에서부터 오는 물살과 / 수십 번의 숨비소리를 생각한 다음 먹어야 / 소라의 고소함을 알 수” 있다고 “오늘 먹은 소라가 세월 끝 바라보는 / 여든 할머니가 잡은 소라”라고 당당하게 말하는 엄마. 아빠를 잃고 가장으로 살아가기로 맘먹은 오빠, 힘들 때 마음의 등대가 되어주는 언니, 애써 말하지 않아도 서로에게 응원해주고 기댈 수 있는 게 가족이다.
시인은 관광지로 낭만 가득한 제주도의 모습이 아닌 그 안에서 살아가는 제주민의 시선으로 말한다. 물질하는 해녀의 고된 삶 속에 녹아든 억척스러움, 해군기지 건설로 마을 사람들끼리 겪는 갈등, 관광지로 몸살을 앓는 제주의 현실과 4·3사건과 같은 슬픈 역사도 놓치지 않고 담았다. 무겁지만 담담하게, 간결하지만 깊이 있는 시인의 이야기들은 풍랑이는 바다와 같은 청소년기를 잘 견뎌낸 성장시다. 또 제주 방언으로 옮겨 쓴 몇 편의 시는 낯설지만 구수한 맛으로 읽힌다.(김남희)
전은지 선생님이 들려주는 도전! 우주 미션
전은지 글|김다정 그림
우리학교|2020.5.15|144쪽|12,000원|생활과 과학|12~13세
인공위성을 쏘아 올려 우주를 탐사하고 임무를 수행하는 과정을 항공우주공학자가 알기 쉽게 들려준다. 우주로 나가는 유일한 수단인 로켓은 어떤 재질과 모양, 얼마만 한 무게로 만들어야 할까? 과학자와 공학자들이 연구하며 성공하고 실패했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태양계가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추측하기 위해 소행성에 로켓을 보내 흙을 가져오기도 한다. 보이저 1, 2호는 태양계를 벗어나는 효율적인 방법으로 각 행성을 지나가는 거리와 중력을 이용해 엄청난 속도를 얻는 스윙바이 기법을 찾았다. 현재 성간에서 지구로 데이터를 전송하는 보이저호가 어디 있는지, 어떤 상태인지 QR코드를 통해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또한, 국제 우주 정거장은 지구 상공 400km 저궤도를 돌고 있고, 내가 있는 위치에서 맨눈으로 볼 수 있는 시간도 알려주어 우주가 더 가깝게 느껴진다.(이경희)
살아 있는 그림 그리기 1, 2
이호철 글
보리|2020.5.20|총 558쪽|총 50,000원|예술|교사학부모
저자가 초등 교육 현장에서 38년 동안 아이들과 함께한 실천 사례를 모았다. 저학년부터 고학년까지 아이들 글, 그림 468점과 주제, 사례별, 구체적인 미술 교육 지도 방법도 소개한다. 1권은 사람, 동식물, 사물, 풍경, 유적과 유물 등 관찰력을 키우는 ‘자세히 보고 그리기’. 2권은 마음, 감정, 상상, 엉뚱하게 그리기, 음악 듣고 그리기 등 ‘생각과 마음 담아 그리기’로 구성되어 있다. 사람 그리기처럼 기본적인 그림 그리기부터 선의 변화 살려 그리기까지 아이들 그림 변화 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다. 그림의 변화를 보면서 독자는 그림을 그리고 싶어질 것이다. 그림 그리기와 글쓰기는 자기 표현의 가장 중요한 수단이라고 저자가 강조한다. 꾸준한 글쓰기와 그림 그리기는 자기 생각과 느낌을 잘 표현하는 방법이다. 그림 그리기를 통해 사물을 정확하게 보는 눈을 키우고, 자신과 이웃의 삶을 따뜻한 시선으로 눈여겨보기를 바라는 저자의 철학과 사랑이 느껴진다. 1994년 《살아있는 그림그리기》의 고침판이다.(최경숙)
나는 태극기입니다
임정은 글|원혜진 그림
그레이트BOOKS|2020.2.25.|112쪽|13,000원|역사|10~11세
1883년에 우리나라 국기로 정해진 태극기가 주인공으로 등장해 근현대사 속으로 탐방을 떠난 이야기를 담았다. 태극기는 윤봉길 의사가 독립에 대한 결의를 다질 때, 대한민국 정부 수립을 선포할 때, 민주화를 위해 국민이 행진할 때 등 우리와 기쁨과 슬픔을 함께했다. 이처럼 태극기가 함께한 우리나라 근현대의 역사적 순간을 전달한다. 독립운동 당시 태극기를 구하기 힘들어 일장기에 태극기를 덧그린 진관사의 스님 이야기와 자신이 잡혀도 태극기를 지키려 했던 소년의 이야기 등 태극기를 둘러싼 다양한 이야기도 흥미롭다. 김구의 서명문이 적힌 태극기 사진, 1948년 런던 올림픽 당시 태극기를 달고 출전한 선수 사진 등 태극기와 관련된 실제 사진들도 함께 수록되어 이해를 돕는다. 태극기를 캐릭터화 하여 다소 무거울 수 있는 내용을 재미있게 했다. 태극기가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이야기를 생생하게 전달하면서 자연스럽게 우리나라 근현대사에 관심을 갖게 한다.(김라나)
둥섭 - 북에서 온 명작 스캔들
탁영호 지음
딸기책방|2019.12.23.|208쪽|15,000원|만화|12~13세
전직 정보요원 황용관은 새터민이 탈북 요청한 여인의 사진 속 배경에서 그림 한 점을 보게 된다. 그것이 이중섭의 작품임을 직감하고 미술 감정사 박영신을 찾아간다. 화가 이중섭은 한국전쟁 직전 함경남도 원산에 살고 있었다. 피난길에 함께 하지 못하는 노모에게 자신의 작품을 남겨두고 떠나 왔다고 전해온다.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할 유작을 찾기 위한 이들의 모험은 남과 북을, 때로는 중국 하얼빈을 오가며 국제적으로 펼쳐진다.
등장인물들의 성격에 꼭 맞는 개성 있는 얼굴, 많은 공간을 이동하는 내용에도 장소를 쉽게 알아볼 수 있는 건물이나 배경이 눈에 띈다. 이중섭의 작품과 삶을 잘 드러내면서도 허구적 상상력의 재미를 놓치지 않아 인물들의 감정에 몰입되는 즐거움을 준다.
분단과 전쟁이라는 비극은 이중섭의 가족을 갈라놓고 작품조차 뿔뿔이 흩어지게 하며 쓸쓸한 죽음을 맞게 하였지만, 그의 그림을 통해 남과 북이 교류하고 소통하는 이야기가 흥미롭게 다가온다.(최윤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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