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님 전 상서-솟아라 뭇별
겨레시인 성재경
어머니 제가 있는 한
조국의 별은 지지 않습니다
저와 같은 아들들이 팔도강산에
차돌처럼 단단히 박혀 있는 한
국운은 결코 쇠하지 않을 것입니다
밤하늘 가득 솟아있는 뭇별들로
청청한 하늘은 더욱 푸르러
조국의 은하강은 마르지 않을 것입니다
겉모습은 분명 사람인데
속 모습은 전혀 사람일 수 없는
이웃나라 풍신수길의 족속들은
삼국시대를 거슬러 지금까지
신라 삼국사기에 왜구로 스무 번
고려 고려사에 왜구로 오백열 다섯 번
조선왕조실록 왜구로 백일흔 여덟 번
그리고 수탈의 일제침략으로 한번
이 나라를 칠백열 네 번이나 침략하고도
대대로 이어지는 야만인 핏줄을 세워
섬뜩한 노략의 칼날을 갈고 있는데
우리는 단 한 번도 쳐들어간 일 없는
올곧은 선비정신 무궁화꽃 백성들
풀잎도 자꾸만 바람타면 강해지듯이
수많은 침략을 계속 당했다는 것은
엄동설한에도 얼어 죽지 않고 살아나서
저 풀뿌리로 솟는 뭇별들
어머니 아들을 용서 하십시오
저는 어머니와 어머니 조국을 위해
침략의 흉수를 용서하지 않겠습니다
죽음의 강물이 몇 번씩 감고 흘러도
밤하늘 빈틈없이 오호 빈틈없이
다시 솟아나는 차돌처럼 야무진 뭇별
그 아들들을 앞장서 이끌며
별나라까지 팔 휘저으며 가렵니다
제가 이등박문의 심장을 겨냥하듯이
어머니 장한 아들들이 있는 한
이제 칠백열 다섯 번째 침략은 없습니다
대한의 정신이 왜나라 열도를 뒤덮고
우리가 그들을 정복하는
단 하나의 승리만이 남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