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우마는 되물림 되는가?
어린 시절의 폭력은 되물림 되는가?
우리 삶에 가장 중요한 시기가 바로 어린 시절이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고 하지 않았는가?
다르게 표현하면, 유아기나 아동기의 초기 어린 시절 경험은 일생에 영향을 미친다는 말이다.
특히 이 시기에 경험한 강렬한 심리적 상처는 일생을 두고 반복되기 쉽다.
왜냐하면 그 상처는 우리의 마음과 몸에 저장되어 있기 때문에 성인이 되어서 다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흔히 트라우마라고 하면 아주 충격적인 경험을 하고 난 이후에 심리적 후유증을 겪는 것을 말하는데,
이것은 ‘쇼크 트라우마’라고 한다.
이와 다르게 ‘발달 트라우마’는 어린 시절 아주 반복적으로 존재감을 상실하거나
심한 불안감에 노출되면서 양육자의 사랑이 충족되지 않을 때 나타나는 심리적 후유증을 말한다.
비유하자면 쇼크 트라우마는 폭우와 같은 것이고,
발달 트라우마는 계속해서 내리는 가랑비에 옷이 젖는 것과 같다.
우리가 태어날 때 뇌는 아지 완성되지 않은 상태에 있다.
뇌는 크게 3개의 영역으로 구분할 수 있다.
즉, 뇌간은 감각 혹은 생존을 담당하는 파충류 뇌, 변연계는 감정을 담당하는 포유류 뇌,
대뇌피질은 사고를 담당하는 신포유류 뇌로 구분한다.
초기 어린 시절에 뇌간과 변연계는 어느 정도 완성이 되어 있지만
대뇌피질은 완성이 되지 않은 상태로, 적어도 3~4세 이후부터 서서히 발달하게 된다.
따라서 초기 어린 시절에 위협적인 충격에 노출된 사람은 외부의 심리적 충격을
합리적으로 이해하지 못하고 두려움과 슬픔, 존재의 수치심을 경험하면서 감각뇌와 감정뇌가 매우 예민해 진다.
따라서 작은 자극에도 극도로 예민한 신체적, 정서적 반응을 보이게 된다.
심한 경우에는 감각과 감정이 마비되어 해리나 무감각을 드러낼 수 있다.
예컨대, 어린 시절에 가정폭력에 노출된 사람들은 그와 같은 후유증을 겪기 쉽다.
반복된 두려움과 공포를 심하게 겪게 되면 분노는 자연스럽게 억압하게 된다.
성인이 되면서 억압된 분노는 가장 가까운 사람, 즉 가족에게 표출하게 되면서 폭력을 되물림 하게 된다.
발달 트라우마를 갖게 된 사람은 안전한 환경에서 성장한 사람에 비해 그가 경험한 상처를 되풀이 할 가능성이 높다.
정신분석가 S. 프로이트는 “무의식적 충격은 기억되기보다 재현되고 싶어한다.”라고 하였다.
심각한 고통을 겪었던 사람들은 자신이 겪었던 격렬한 감정을 행동으로 옮기고 싶어 한다는 말이다.
분노 조절이 어려워 쉽게 폭력적으로 행동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분노가 어린 시절의 발달 트라우마에 의한 것인지 점검해 볼 일이다.
따라서 발달 트라우마로 인해 폭력을 재현하고 싶어 하는 사람은 무의식적 충격을 다루는 것이 매우 중요한 일이다.
<마음숲심리상담센터 소장 박희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