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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없는 미술관, 고흥 테마 섬들을 찾아서
원시체험의 섬 시호도 및 가족의 섬 우도를 가다
날씨가 꽤 춥다. 올해들어 가장 추운 날씨라 했다. 서해안 지역에는 대설주의보까지 발령됐다. 한 겨울의 섬 여행. 주위에서 의아해 한다. 섬은 여름철에 가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묻는다. 물론 여름의 섬 여행은 두말할 나위없이 좋다. 봄,가을도 좋다. 허지만 겨울 섬을 돌아본 사람들은 역설적으로 겨울에 일부러 섬 나들이를 나서곤 한다. 추운 겨울 섬여행의 짜릿한 맛은 즐겨본 사람 만이 안다. 아무도 없는 바닷가 해안을 걸으면 하늘과 바다가 통째로 가슴에 안겨온다. 꽁꽁 얼어붙은 별들이 보석이 되어 우수수 쏟아져내리기도 한다. 겨울바다는 그래서 색다른 매력으로 여행자들의 마음을 흔들어놓는다.
섬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모임 ‘섬으로’카페(대표 이승희)에 공지가 떴다. 1박2일 일정으로 전남 고흥군 팸투어를 떠날 예정이라 한다. 원시체험의 섬 시호도, 한센병 환자들의 애환이 서려있는 소록도, 천혜의 휴양지 거금도, 모세의 기적이 일어나는 섬 우도 등이다. 강행군 일정이긴 하지만 주저없이 참가신청한다. 고흥군에서 후원한다는 점도 매력이다.
12월 20일(토) 아침 6시 40분 영등포역 앞에서 버스로 출발, 장장 5시간 반 정도 걸려 전남 고흥군 녹동항에 도착했다. 녹동항은 남해안의 수산물 집결지이자 해상교통의 요충지이다. 금당도, 득량도, 시산도 등 인근도서 이외에도 멀리 제주도, 거문도, 금당도, 평일도, 약산도 등을 오가는 여객선이 입출항하는 항구이기도 하다. 녹동항 바로 앞에는 소록대교로 연결된 소록도가 지척이고 소록도에서 다시 다리를 건너 거금도로 이어진다.
필자는 몇 개월 전 팔영산 산행을 다녀왔던 터라 고흥군 지리가 그다지 낮설지는 않다. 팔영산은 고흥군의 자랑으로 8개의 암봉이 웅장하고 아름다운 명산이다. 바위능선을 오르내리다 보면 우측 아래로 해창만 간척지가 내려다 보이고 좌측으로는 나로도 등 크고 작은 섬들이 연꽃같이 피어 있다. 고흥군은 이 이외에도 우주센터가 위치해 있는 나로도, 한센병 환자들의 애환이 서려있는 소록도 등도 유명하다.
이번 고흥 테마섬 투어 참가는 총 51명. ‘섬으로’카페 운영자 이승희를 비롯, 우리나라 섬 1,000개 이상을 다녀오고 섬 관련 시집을 30여 개나 펴낸 바 있는 한국의 대표적 섬시인 이생진, 경향신문 (전) 국장 김석구, (전) 전라남도 정보통신담당관 나천수, 가수 현승엽, 국악인 김순임, 경찰공무원 김명중, 시인 이병화, 화가 김애경, 고용노동부 공무원 이명숙, 국악인 김문숙, 오지여행가 심효순, 시인 임윤식(필자) 등 다양한 분야의 섬 애호가들이 함께 했다. 고흥군청 측에서는 문화관광과 담당자가 직접 나와 우리 일행을 안내해 줬고, 전남도청에서도 해양항만과 담당자가 나와 전라남도 및 고흥군 관내 섬 현황 및 개발계획을 설명해 줬다.
전라남도에 있는 섬은 총 2,219개. 우리나라 전체 섬의 65%가 전남 지역에 위치해 있다. 전라남도에서는 2005년부터 이중 42개를 집중적으로 테마섬으로 개발 조성 중이라고 한다. 고흥군의 경우에는 관내에 230개의 섬이 있으며, 이중 24개가 유인도이다. 그리고 특히 최근에는 무인도인 시호도를 ‘원시체험의 섬’, 모세의 기적을 보이는 섬으로 유명한 우도는 ‘가족의 섬’, 진지도는 ‘낚시의 섬’ 등 3개섬을 테마섬으로 개발 중이다.
과역터미널 앞 해주식당에서 갈치조림 및 피굴 등으로 점심식사를 한 후 먼저 내나로도 바로 앞에 있는 조그만 섬 ‘시호도’로 향한다.
시호도란 이름은 하늘에서 바라본 섬의 지형이 호랑이가 죽어 누워있는 모습과 같다 하여 ‘시호도(尸虎島)’란 이름이 붙여졌다고 하며, 호랑이가 살아 있는 모양이면 사람에게 해가 되는 데 죽은 모양이라 해가 되지않는다는 구설이 전해 내려오고 있다. 이 섬에서는 복잡한 문명을 잠시나마 잊고 자연과 더불어 살았던 원시인들의 삶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원시체험마을이 조성되어 있으며, 바다에서 즐기는 갯벌체험과 함께 섬을 탐방할 수 있는 솔바람길 등 산책로가 있어 다양한 섬 체험을 즐길 수가 있다.
내나로도 구룡마을 선착장에서 불과 150m, 배로 2-3분 정도면 시호도로 건너갈 수 있다. 구룡마을 선착장에서는 멀리 나로우주발사전망대도 보인다. 나로도 우주센터와는 해상으로 15km 직선거리에 위치하여 나로호 발사광경을 최단거리에서 선명하게 볼 수 있는 곳이다.
시호도 선착장에는 정자쉼터와 함께 아치형 입구가 보인다. 완만한 비탈길을 오르면 곧 호랑이배꼽재라고 부르는 능선고개에 이르고, 배꼽재를 넘어가면 해안가에 조성된 원시체험마을에 들어선다. 마을 입구에는 좌우로 벌거벗은 원시인조형물이 방문객들을 반긴다. 해안가에는 원시움막들이 세워져 있어 마치 선사시대로 돌아간 듯한 느낌에 빠져들게 한다.
이곳의 주요시설은 움막 8동, 집회장 1동, 화장실 2동 등이다. 먼저 집회장 움막인 관리동에서 마을지도자인 김정배 촌장이 원시체럼마을에 관하여 설명해 준다.
이곳 원시체험마을에는 움막 이외에도 텃밭, 가금류사육장, 뗏목, 탐방로 2개 코스(약 1.4km), 개막이시설, 국궁장, 화덕 등이 있다. 사업비 21억원(국비 3억원, 도비 8억원, 군비 10억원)으로 2010년 7월 사업 착수, 2012년 12월 사업이 완료되어 2013년 7월 23일 개장되었다고 한다. 고흥군 직영으로 운영되고 있다.
원시체험마을을 운영하는 인력은 총 5명. 총괄지도자 1명, 체험지도자 2명, 인명구조원 1명, 선장 1명 등이다. 총괄지도자 김정배 씨는 ‘촌장’이라는 호칭으로 부르고 있다. 김정배 촌장은 교육학박사로 국무총리실 청소년육성위원회 전문위원,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자원봉사센터 소장, 국립 고흥청소년우주체험센터 개원준비단장, 국립 평창청소년수련원 원장 등 다양한 공직경험을 가진 분이다. 현재 원시체험의 섬 시호도 촌장이면서 경기도 청소년 활동진흥센터 운영위원장, 농어촌 청소년육성재단 이사 등도 겸임하고 있는 청소년육성 관련 전문가이다. 김정배 박사는 시호도 원시체험마을 개발을 자원하면서 책임자의 호칭을 ‘촌장’이 좋겠다고 제안했다고 한다.
원시체험마을에서는 가족, 학생 등을 대상으로 다양한 원시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2013년 개장 초기에는 제1단계로 ‘자연을 이해하기’라는 주제로, 하루 5시간 정도 원시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 바 있다. 당시에는 주로 농부, 어로, 수렵체험, 식생관찰 및 자연공작, 물불 등 원시과학을 체험토록 하였다.
기본 프로그램을 보면, 10:00-10:30 승선 및 무인도 조난 가상현실 부여/10:30-11:00 입촌식, 원시인 복장 갈아 입기, 움막 지정, 부족 세우기, 부족 깃발 및 명칭 만들기, 족장 선출/ 11:00-12:30 <부족 활동> 어부-개막이 채취, 갯벌 관찰, 뗏목 체험, 낚시 체험, 자연공작(만조,간조별 체험 상의), 농부-식생관찰, 밭 일구고 수확, 자연공작, 사냥꾼-새총 및 활쏘기, 자연공작(식생관찰). <원시장터 운영> 부족별 체험 실적에 따라 중식거리 지급(지급받은 식량으로 자체취사 후 식사), 물물 교환/ 12:30-14:00 원시방법으로 불피우기, 취사 및 식사/14:00-14:30 평가, 응급처치 교육/14:30-15:00 퇴촌식, 무인도에서의 생존의미 부여
2013년 7월 이후 2014년까지는 제2단계로 ‘자연을 활용하기’라는 주제 하에 1박2일 프로그램을 운영해 왔다. 시호도 탐사 프로그램으로 나침반 활용 및 독도법, 자연 속에서 의식주 해결, 집짓기, 뗏목 만들기, 시호도 일주 등이 주요 프로그램이다.
김정배 촌장은 “2015년부터는 제3단계로 ‘자연을 극복하기’라는 주제를 설정, 2박 3일 프로그램도 운영할 예정”이라고 계획을 밝힌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무인도에서의 생존을 위해 위기대응 능력, 생존프로그램, 암벽 오르기, 짚라인, 기타 모험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라 한다.
이들 프로그램에 참가하기 위해서는 사전 예약(sihodo.goheung.go.kr ; 전화예약 및 문의 061-830-5224)이 필요하며, 입장료(성인 5,000원, 청소년 4,000원, 단 20인 이상 단체이용객 50% 할인), 체험료(당일 1인 15,000원, 1박2일 1인 20,000원), 대관료(1일 1인 10,000원)가 있다.
필자 일행은 체험프로그램 참가자가 아니고 단순 방문자들이기 때문에 프로그램을 직접 체험하지는 못하고, 원시방법으로 불피우기, 활 쏘기 등을 배우고, 야외화덕에서 원시방법으로 피운 불에 직접 채취한 굴을 구워먹는 등의 간단한 체험을 하고 돌아왔다.
다음 날, 오전에 소록도 및 거금도를 돌아본 후(소록도 및 거금도에 관해서는 별도 소개) 오후 1시경 물때에 맞춰 고흥군 남양면 남양리에 위치한 우도를 찾아갔다.
우도는 시호도, 진지도와 함께 고흥군에서 추진하고 있는 3개 테마섬 중 하나로, 만조시에는 바닷물이 차서 섬이 되고 간조 때는 바다가 열려 육지와 이어지는 섬이다. 즉, 하루에 두차례 바닷물이 빠지면 걸어가거나 차로 오갈 수 있는 1.2km 정도의 콘크리트 노둣길이 6-7시간 정도 열려 이른 바 ‘현대판 모세의 기적’이 일어나는 섬 중 하나이다. 우리나라에서 ‘바다 갈라짐’ 예보지역은 고흥 우도 이외에 진도 모도, 충남 보령 무창포, 서산 웅도, 제부도, 제주 서귀포 서건도, 인천 실미도, 소야도, 무안 하도, 통영 소매물도, 경남 창원 동섬 등 11개소이다.
우도는 고려말 황씨 일가가 처음 입도, 소 머리 모양의 암석을 보고 ‘소섬’ 또는 ‘쇠섬’이라 하였으며,이를 음차(音借)하여 우도(牛島)라 불리우게 되었다고 한다.
우도에는 대나무가 많아 임진왜란 때 화살을 만들어 국가에 바쳤으며 그 화살로 대승을 거뒀다고 하여 이후 ‘우죽도’로 개칭하기도 하였다. 그런데 황씨 일가 대부분이 호열자(虎列刺)로 사망하면서 이씨가 입도, 우죽도의 ‘죽’자를 빼고 우도로 개칭, 오늘에 이르게 됐다고 전해지고 있다. 우도주민 박장일 씨(前 이장,36)에 의하면 우도에는 현재 38가구, 80여 명의 주민이 살고 있으며, 자연산 석화 채취, 낙지잡이 등이 주 수입원이라 한다.
득량만 가장 깊숙이 자리한 곳이라 고기들의 산란서식지이며 조개류 서식이 아주 좋은 황금어장터다. 어린이 교육을 위한 남양초등학교 우도분교도 있다. 우도분교는 현재 여학생 1명(2학년), 선생 1명으로 폐교 직전에 겨우 명맥이 유지되고 있는 셈이다.
노둣길 좌우에는 광활한 갯벌이 펼쳐지고 자연산 굴이 갯벌의 상당부분을 덮고 있다. 멀리 할아버지 한 분이 굴을 캐는지 낙지를 잡는지 갯벌에서 일하는 모습이 보이고, 길 옆에도 할머니가 유모차에 망태 몇 개 가득 굴을 담아 귀가할 채비를 하고 있다. 섬에서는 유모차가 할머니들에게 유용한 짐 운반수단이다.
‘고흥우도 가족의 섬’이라는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는 김성수 씨에 의하면, 이곳 우도 주민들은 아직도 전통방식으로 굴재배를 하고 있다고 한다. 즉, 갯벌에 세워둔 대나무에 종패가 자라면 무거워서 떨어진다. 갯벌에서 3-5년 정도 자라면 수확해 판매한다. 요즘에는 석화껍질을 뿌려 그곳에서 종패가 자라도록 해 수확하기도 한다고 한다. 김성수 씨는 우도에 살고 있지는 않지만 개인적인 연고가 있어 20번 이상 우도를 방문하면서 그의 블로그에 우도에 관한 적지않은 자료를 모아오고 있는 분이다.
노둣길을 건너 섬에 이르면 좌우로 집들이 보이고, 마을 입구에 우도를 소개하는 안내판과 함께 이정표도 눈에 들어온다. 전망대 직진으로 1.8km. 우측 갯벌체험장 1.13km, 좌측 쉼터 1.09km, 민박 800m 등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섬시인, 아니 세계적인 섬시인이신 이생진 선생님과 함께 그동안 적지않은 섬들을 다녀왔는데 이번에도 또 동행해주셨다. 아직도 젊은이들 못지않은 건강과 열정을 지니신 선생님. 오래오래 우리들과 함께 섬을 다니실 수 있기를 빈다.
섬 전체를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 전망대에 오르기로 한다. 왕복으로 3.6km여서 동행한 여자분들에게는 약간 부담이 되지않을까 생각했는데 경사가 완만해서 별로 어렵지가 않다. 조금 오르면 우측으로 분교가 나타나고 좌측으로는 넓은 갯벌과 해안도로가 내려다 보인다. 우도의 해안선 길이는 3.25km라니 바다와 섬을 바라보면서 산책하기에 알맞은 길일 것 같다.
신대식 목사 그림-사진협조 김성수
해안가에는 조그만 교회도 눈에 들어온다. 주민 80여 명에 불과한 작은 섬에 교회가 있다니 의외다. 김성수 씨는 그의 블로그에 이 교회 담임목사인 신대식 목사(56)에 대해서도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신 목사는 18년 전 입도, 우도에 교회를 직접 짓고 개척한 목회자인데 화가로서도 꽤 유명한 분으로 알려져 있다. 1980년 전남 미술대전 입선, 대한민국 무궁화작가 초대전 등 수많은 수상경력을 가지고 있으며, 특히 백석대에서 미술학 박사과정도 수료한 분이다.
전망대 오르는 길이 꽤 아름답다 오를수록 바다시야가 넓어지고 당연히 하늘도 가까워진다. 굽이굽이 휘어진 길이 마치 하늘로 오르는 길 같다. ‘이건 하늘길이네’라고 말하자 함께 가던 여회원이 웃으며 동조한다. 좌측에 아담한 마을이 또 내려다 보인다. 유럽의 어느 농촌마을처럼 그림같다.
구비길을 약 20분쯤 올랐을까? 드디어 우도의 정상인 전망대다. 정상은 운동장같이 꽤 넓다. 나선형 전망대도 예쁘다. 전망대 상단은 원형으로 하늘이 보이도록 만들어졌다. 우주로 향하는 고흥의 꿈을 상징화한 것이라 한다. 몸을 낮춰 멋진 조형물을 카메라에 담아본다.
사진협조 김성수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우도는 거대한 호수 속 섬 모양이다. 우도 뒤쪽 바다 방향에는 각도섬, 보치섬, 하구룡도, 중구룡도, 상구룡도 등 작은 무인도들이 연꽃처럼 피어 있다.
보치섬은 평상시에는 우도와 연결되어 있지만 사리 때는 해수면이 높아져 각각 섬으로 격리된다. 여자의 음부와 흡사한 모양이라고 하여 풍수상 풍요와 다산의 상징이 되고 있다고 한다.
사진협조 김성수
우도와 보치섬 사이에는 바닷물이 빠지면 갯바닥에서 물이 솟아 마실 수 있는 신비의 샘물도 유명하다. 이른 바 ‘약샘거리’라고 부르는 이 샘물은 바닷물이 들어오면 잠겨서 마실 수 없지만 썰물 때는 위에 고인 바닷물을 퍼내고 조금만 기다리면 신선한 약수를 마실 수 있다고 한다. 우도는 약샘 뿐 아니라 섬 전체가 사시사철 물이 마르지않는 섬이다. 가가호호 가정집마다 지하에서 솟는 샘물을 뽑아서 수도를 놓아 식수를 대신하고 있다.
전망대에서 필자 일행이 노둣길로 들어온 중산마을 쪽을 내려다 보면 갯벌 한가운데 아주 작은 섬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해섬’이라고 부르는 이 섬은 섬이라기 보다는 조그만 둔덕 정도의 크기인데 이곳에는 참으로 신기하게도 팽나무들이 군락을 이루며 우뚝 서 있다. 마을 주민들도 나이를 잘 모르는데 신대식 목사에게 물어보니 수백년은 되지않았을까 짐작한다.
왜 우도의 테마를 ‘가족의 섬’으로 했을까? 물이 빠졌을 때 연인들이 우도에 놀러왔다가 물때를 잘못 맞춰 섬을 나가지못하면 할 수 없이 섬에서 하루저녁을 함께 보내게 되고 그 결과 가족이 되는 경우가 많을 것 같다. 이건 우스갯소리일 테고 고흥군청 담당자 말에 의하면 가족들이 와서 오붓하게 쉴 수 있는 섬으로 조성해나가는 것이 목표라 한다. 우도는 전남 관광․치유(healing)프로젝트인 ‘해도림(海島林)사업'의 일환으로 ‘가족 우울증 치료 명소화지역’으로 선정된 곳이기도 하다.
‘우도-가족의 섬’ 테마는 사업비 4,634백만원(국비 2,780백만원, 군비 1,854백만원)을 들여 2009년 7월부터 조성해 왔다고 한다. 주요시설은 마을구판장, 전망대, 운동장, 공중화장실, 야영장, 육각정 등 휴게시설, 갯벌데크, 산책로, 석류농장 등이다. 이중 석류농장은 7년생 500주로, 2016년도 가을 경 과실상태를 확인한 후 유상 임대분양할 예정이라 한다. 분양받은 자는 ‘우도가족’으로 명명하여 ‘가족의 섬’ 테마와 부합하는 각종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전망대에 올라서면 사방이 완전히 트이면서 바다와 섬들이 한 폭의 그림처럼 시야에 들어온다. 날씨가 맑다. 우주로 통하는 원형 속 파란 하늘, 발 아래 바다는 망망대해로 이어지는 물길. 그 접점에 내가 서 있다. 다시 원형 속 하늘을 올려다 보면서 잠시나마 ‘우주를 향한 고흥의 꿈’, 나로호를 향한 우리 모두의 꿈을 그려본다.(글,사진/임윤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