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뭇잎 사이로 가을 햇빛이 내리는 날
내가 다니는 조그만 숲길 경계석에 앉으니
무르익는 나뭇잎 사이로 가을 햇빛이 내린다.
바닥엔 일찍 떨어져버린 가랑잎들.
오늘 따라 세상이 아름답게 보이는가.
이 세상에
이처럼 맑고, 이처럼 정갈하고
이처럼 고요한 정취가 있다는 것.
가랑잎들 사이로 보이는 얼굴들.
어린 시절의 친구들,
얼마 전 떠나신 어머니,
한 조각 인생이 애처롭다.
이 아름다움, 이 공간 속에
십자가가 없다면
이게 다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지금 내 마음에 고이는 것처럼
그냥 눈물인 것을.
2022. 10. 25
이 호 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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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뭇잎 사이로 가을 햇빛이 내리는 날
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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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9
22.10.25 14:58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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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은혜롭고 아름다운 시네요. 감사합니다.
이제 늦가을의 쓸쓸함이 남는 11월이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