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는 하늘이 곧 비가 올 듯 '꿀꿀'하더니,
오후 들어 햇볕이 짱짱, 하늘이 우리 인간들을 왔다갔다 훈련시키고 있는 것이야.
아휴, 답답하고 더워라.
그런데 우리 사랑방은 오늘 썰렁, 냉기가 돈다.
어제 영희가 '너희 남정네들 어쩌구 저쩌구...........' 일갈하니 추운가?
언제 따져볼 날이 올 것이닷, 누가 이렇게 썰렁하게 방을 맹글었는지.
오늘 또 땜방, 다시 썰렁할까 무섭다.
지난 26일 상숙이네 '인성참치' 다녀온 메모.
2003.8.26.화.
어제 저녁 집사람과 함께 털보 상숙이네 인성참치에 갔다.
수남이가 7시전에 오면 밥과 술을 산다고 했는데 워낙 퇴근길 명동 앞 길이 막혀
아깝게 수남이의 지갑 들여다 볼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다른 친구 누가 왔을까 했는데 역시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또 수남이와만 '번개팅'을 하게 되었다.
저녁 7시 반경의 인성참치는 앉을 자리가 쉽지 않았다.
수남은 이미 자리를 잡고 있었는데 우리들 자리가 없었다.
우리가 도착하자마자 천사 영애의 전화가 왔다.
같이 왔으면 좋으련만, 일 때문에 여의치 않은 모양이었다.
조금 기다려서 문 가까이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생각보다는 영업이 나빠 보이지 않았다.
온 가족들이 시간을 내어 운영하는 것이니 최소한 노동의 댓가 이상이 보장되어야 하겠지만, 어디 이 불경기에 그것이 쉬운가.
현상유지만 되어도 하늘에 감사해야 하지 않은가.
털보의 막내, 대학 2년짜리가 이모와 함께 땀을 흘리며 바삐 손님들을 맞이하고 있다.
언니를 멀리 모스크바에 보내놓고 왜 마음이 아프지 않으리요만,
그 날은 생활의 여전사, 입 모습이 굳게 닫혀져 비장하기까지 하다.
부모님이 없어도 가게 운영은 문제가 전혀 없다고 웅변하고 있다.
아이들은 어른들이 없을 때, 자신들이 알아서 할 일을 잘 하게 되어 있구나,
새삼 확인하였다. 모든 부모들이여, 자식들을 너무 어린애 취급하지 마시라,
그냥 간섭하지 말고 그들에게 맡겨두시라.
우리 집사람은 수남의 팬이다.
68 게시판의 수남의 글은 간결하고 꾸밈이 없고 낭만적이어서 좋다는 것이다.
수남의 담담한 표현들을 나 또한 좋아하지만, 왜 나의 글은 길다고 하면서 크게 반겨주지 않는지 우리 집사람이 나는 오늘 밉다. 나의 것도 못지 않게 좋다고 하면 안 되는가?
소주 두 잔인가 세 잔인가.
오늘따라 얼굴이 더 붉다.
오늘따라 몸이 더 무겁다.
나이가 든 것인가.
요즈음 너무 신경을 써서 그러한가.
수남이도 예전과 달리 얼굴이 붉어 보인다.
근처 국세청 33층의 라운지 야경은 어디 다른 나라에 온 것 같다.
오랜만에 종로에 나온 집사람이 더 좋아한다.
우리는 진토닉, 이름 잊어버린 칵테일, 아이스크림 하나씩을 들면서
30여 년 전 종로 이야기, 대학 1학년 때의 이야기를 하였다.
재수하던 주인이, 제평이는 1학년 신입생 수남과 동희를 시도 때도 없이 불러내었었다.
지들이 공부를 죽어라 해야할 놈들이 당구치며,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꾸려야 하는 친구들을 불러내었으니,
지금 생각해도 '웃기는 짬뽕들'이었다.
그 때의 종로통은 나에게는 부러움의 거리,
밤의 거리를 친구들과 어울리고 싶어도, 그 놈의 가정교사 역할은 내게 이를 허락하지 않았다.
그것도 1 년이 지난 뒤에는 수원으로 내려가서 더 이상 종로는 내게 어울릴 수 있는 거리에 있지 않았다.
오늘 종로거리는 변함없이 젊은이들로 가득차고,
젊은 연인들의 거리낌없는 자유로움은 33년을 건너뛴 나를 시샘나게 한다.
더 늦기 전에 가끔 종로거리를 우리집사람하고 걸어다녀야겠다.
시새움나면 나도 더 젊어지는 거 아니겠어?
첫댓글서울에서 모임 초청장이 떠도 그림의 떡인 전 뒷 소식이 꾀나 궁금했는데 소상히 사진을 보듯 옛날 상황 설명까지 해 주신 글에 감사, 또 감사!! 영희의 글 솜씨는 익히 알고 있었지만 동희씨의 글 솜씨에 맨날 멀리서 감탄하고 있으니 안심하시라, 그런데 엠들의 글이 한결같이 마음에 드는 이유는? 팔이 안으로 굽는건가?
첫댓글 서울에서 모임 초청장이 떠도 그림의 떡인 전 뒷 소식이 꾀나 궁금했는데 소상히 사진을 보듯 옛날 상황 설명까지 해 주신 글에 감사, 또 감사!! 영희의 글 솜씨는 익히 알고 있었지만 동희씨의 글 솜씨에 맨날 멀리서 감탄하고 있으니 안심하시라, 그런데 엠들의 글이 한결같이 마음에 드는 이유는? 팔이 안으로 굽는건가?
아이고 방장님, 썰렁하고 냉기돈다는 야기에 깜짝 놀랐시유. 엠들의 순수성이 너무 좋아 좀 놀린다는게 지나쳤남유? 우리 언제 대포 한 잔 해유.
추석 지나고 적당한 토요일 오후, 청계산을 등반하고 하산길에 한 잔 하면 어떨까? 관련자들이 오시면 사진도 팔고 빛바랜 노트도 팔고 , 돈 좀 벌 수 있을텐데,,,
날짜 잡으면 뛰어 가지요. 산 좋아, 친구 좋아, 지은 죄도 있겠다, 두루두루 조오씁니다.
남수,추석지나 토요일이면 9월20일인데,언제 그때까지 기다려?6일이나 13일이면 참을만 하지만...넌 참을성이 남보다 많았지,좀 땡기면 안될까?영희는 지은죄가 있다하니 날짜잡으면 온데잖아? 지은죄가 있지도 않은데,사랑방 끓게 한것도 죈가?
6일은 우리집 에프들하고 섬에가기로 한 날. 13일은 선약 없슴. 무방함.
'피나 콜라다'였네. 다른 걸 시키고 싶었지만 눈이 안보여 메뉴 판을 볼 수가 있어야지? 그냥 생각 나는게 그거여서. 그대의 유일한 F에 전혀 관심이 없는 평소의 방주가 그 날이라고 별 수 있었겠나?
'피나콜라다'였다구요? 칵테일 이름치고는 어째 이상하지 않은가? '물나타나다'나 '나불타다'정도는 돼야쥣.너무 갈구지 마쇼 공개리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