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는 돈 때문에 전교조 했느냐고 힐난하더군요. 누구는 그만큼 했으면 됐으니 이제 좀 쉬어라고 하더군요. 누구는 우리보다 못한 노동자들도 있는데 염치없는 일이라 하더군요. 또 누구는 한두 푼도 아니고 천수백명을 보상할 돈이 어딨냐고 나라 살림 걱정을 하더군요. 또 누군가는 연금 꼬박꼬박 받으면서 연금 더 받으려 원상회복 피켓팅하는 게 염치없어 보인다고 염려하더군요. 그렇습니다. 조금씩 다 맞는 얘기입니다. 하지만 저마다 조금씩은 맞고 대부분은 틀렸습니다. 조금씩은 옳지만 대부분은 글러먹은 생각입니다. 돈 한푼 때문에 돈 한푼 더 받자고 염천혹서를 무릅쓰고 피켓팅을 하는 건지 동지에게 물어보십시오. 왜 피켓팅 하느냐고? 왜?
아무리 생각해도 33년전 전교조 가입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사년반 십여년씩이나 목줄을 끊어놓은 건 지나친 것이잖아요? 노조 가입 하나만으로 빨갱이로 몰아붙인 건 해서 안될 일이잖아요? 농약을 음독하고 아파트 옥상에서 몸을 던지고 몸에 불을 붙여 죽으면서 이 일은 부당하다고 항거하며 죽은 그들의 죽음은 그럼 어떻게 되나요? 이 모든 일을 없었던 것으로 해도 되나요? 우리 역사에 단 하나의 사건에 천 오백여 사람들이 동시에 목줄을 내민 적이 있었나요? 단 한 가지 대의명분을 걸고 다양한 형태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있었나요? 세끼 밥 굶지않고 수억 십수억 아파트에 살고 해외여행도 할 수 있으니 만족하고 없었던 일로 하고 이제 다 잊고 살자는 건가요? 그러면 되나요? 그래도 되나요? 세상 모든 일은 제자리를 찾도록 해야 합니다. 유식한 말로는 正名 혹은 正法이라 하지요. 누구말마따나 안중근 의사나 유관순 열사를 독립운동관련자로 부르면 되나요?
민주화운동관련자? 민주화운동 가담자? 민주화운동 연루자? 이대로 내버려두고 각자도생하며 사는 게 과연 옳은 일인가요? 묻고 싶습니다. 동지들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