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교육대학교 졸업 50주년 기념행사를 맺으며
2018년은 우리 동기들(4회)이 진주 교육대학교를 졸업한지 50주년이 된 해다. 50주년 기념 전국 동기회를 5월 17일부터 1박 2일 동안 함양 삼봉산 인산가연수원에서 개최했다. 함양에서 갖게 된 연유에는 곡절이 많다.
진주교육대학교는 전통적으로 학교를 졸업한 20주년이 되는 해에 총 동창회를 주관하여 개최하는 주관기가 된다. 우리 동기들이 1968년에 졸업을 하였기에 1988년에 주관기가 되어 총동창회 행사를 성공적으로 주관했다.
총동창회를 주관하는 해에 전국 동기회를 결성했고, 또 지역별 분회도 조직했다. 그 이듬해부터 지역별로 순환하며 전국 동기회를 매년 개최해 왔다. 우리 진주 지부도 여러 차례 전국동기회를 주관한 바 있다. 진주지부가 마지막으로 주관한 해가 2013년 졸업 44주년 행사였다. 그 해에 내가 총무를 맡아 그 행사를 치렀던 것이다.
그 뒤에도 행사가 계속 진행되었다. 순번으로 볼 때 진주지부가 주관해야할 2017년에 행사를 계속해야 하는 것이 옳은지 중단을 해야 하는 것이 옳은지 회원들의 의견이 엇갈렸다. 표결에 회부한 결과 중단할 것이 결의되었다.
그런데 2017년 진주지부를 제외한 다른 지부 회원들이 공동으로 행사를 주관하였는데 장소를 진주로 택해 1박2일 동안 행사를 진행했던 것이다. 그 행사 때 진주지부 임원 몇 사람에게 연락이 와서 그 간부들이 행사에 함께 참여하게 되었던 것 같다.
2017년 행사 중에 전국동기회 존속 여부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그 때 한빛 김성기 회원이 “50주년 행사를 회원들이 동의한다면 자기가 거주하는 함양에서 개최하겠다.”는 의향을 피력했다. 모두가 찬동하여 이렇게 행사가 존속된 것이다.
이처럼 큰 행사를 혼자의 힘으로 기획하고, 장소를 물색하고, 프로그램을 구안하고, 자원인사를 섭외하고, 물품을 구입하고, 지역사회의 인적 물적 자원까지 동원하였으니 그 노고를 가히 짐작할 수 있다. 그래도 워낙 큰일을 많이 수행했던 능력 있는 동기이기에 전 회원들의 칭송이 이어진 가운데 행사를 성공적으로 끝낼 수 있었다.
우리의 행사를 대부분 수행한 곳은 인산수련원이다. 인산수련원의 명칭은 인산 김일훈 선생의 호를 따서 명명한 것이다. 선생께서는 생전에 민초(民草)들에게 인술(仁術)을 베풀어 주민들의 추앙을 받으신 분이다. 선생님의 치유의 근본은 약품에 의한 치료보다는 사람의 면역성을 높여주는 자연 치유법을 적용한 대체 의학 치유법이다. 바탕은 도가의 무위자연에 기반을 두고 있는 듯하다.
그 이론에 의해 개발된 식품이 죽염이다. 이곳은 죽염과 죽염을 이용한 다양한 식품을 개발하여 제품화 하고 또 판매까지 하는 죽염의 총 본산지다.
시설이 다양하다. 문화관, 이화관, 모인정, 시인정, 인수관, 황토방, 심신수련관, 숙소, 식당 등 규모가 모두 대규모다. 거기에 숙박 시설은 안락하고, 식당에서 준비한 식사도 맛있었다.
우리의 50주년 기념 공연과 파티는 연수관 강당에서 개최했다.
행사의 서막을 연 축하공연은 진주 색소폰 동아리 15인조로 구성된 ‘소리샘’ 공연이었다. 축하 공연을 듣는 동안 동기들은 넋을 잃었다. 색소폰 단원 대부분이 우리 동문이다. 우리 동기도 두 사람이나 된다. 색소폰 연주는 35분 정도 연주되었다.
이어서 내가 만든 동영상 ‘추억의 50년’이 방영되었다. 11분 정도의 분량인데 빔프로젝트로 시청했다. 50년 전에 제작된 졸업 앨범 속의 사진을 촬영하여 만들었기 때문에 화질이 좋지 않았는데도 호응도가 높았다. 나를 찾아와 고맙다고 인사한 회원도 다수였다. 나는스마트폰으로 다시 볼 수 있는 방법을 안내해 주었다.
서울 여자 회원들이 준비한 각서리타령 공연 또한 폭소를 자아냈다.
지부별로 무대에 나와 부른 노래 경연도 일흔을 넘긴 노인의 목소리가 아니었다.
서울 김두태 회원은 흥을 돋우기 위해 키보드를 가져와 반주를 했고, 권록현 회원을 처음부터 끝까지 색소폰으로 반주를 해 주었다.
체력과 연주 실력에 감탄할 따름이었다.
자신 있게 이야기 할 수 있는 것은 역대 어느 지역 행사보다 뜻 깊은 추억을 아로 새겼고, 또한 흥겨웠다.
이튿날 새벽 이른 시간에 나 홀로 산책하러 나왔다. 금강송(金剛松) 숲길 800m를 걷고 이어서 힐링 등산로 3.5km를 걸었다. 만보기를 보니 10,000보를 초과 했다. 기(氣)가 충만한 길을 걷고 나니 한결 심신이 가벼워졌다.
아침 식사를 끝내고 이튿날 일정에 들어갔다. 먼저 찾아간 곳이 두레 와인동굴 ‘하미앙’이다. 이곳은 머루와인을 생산 하여 판매하는 와인갤러리다. 제품을 개발하여 성공하기 까지 역경을 극복한 이야기를 듣고 난 후 생산 시설과 까페에 들러 시음을 했다.
다음에 찾아간 곳은 ‘행복마을’이다. 이 마을은 김성기 회원이 촌장으로 불려지는 문화마을이다. 계획적으로 조성된 이 곳은 하와이에 있는 카알라 고급 주택을 연상케 한다. 동기의 집은 고급스럽고 전망도 좋고, 화단도 환경과 조화롭게 조성했다. 사모님은 나와 함께 근무했던 옛 동료이다. 차분한 성격이 집안 곳곳에 그대로 응축되어 있었다.
개평 민속마을에는 일두 정여창 선생의 고택이 있다. 이곳에는 조선시대 양반들의 가옥 구조를 알 수 있다. 문화 관광해설사의 수준 높은 해설도 인상적이었다.
점심은 풀꽃향기식당에서 지리산 산채로 만든 진미로 식사를 했다. 나는 오후에 다른 일정이 있어서 여기 까지만 동참을 하고 조금 일찍 돌아왔다. 남은 여정 까매오 방문과 함양읍 탐방에 참여 하지 못한 점은 아쉽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했다.
진주 교육대학교 동창들 중에서 우리 동기들처럼 교육자로서 존경받고 성공적인 삶을 살아온 동기생이 많은 기수는 없다고 본다. 능력을 탁월하게 발휘하면서도 모나지 않고, 모든 것을 이미 갖추었거나 지금 갖추고 있어도 겸손하며, 서로가 서로를 바라보는 눈빛의 따스함 그 속에서 모든 것을 읽을 수 있는 것이 우리 동기들이다.
함께한 시간 내내 행복했고, 즐거웠고, 또 따뜻했다.
아무튼 행사를 총괄한 김성기 회장, 추진 위원장 윤갑석, 부위원장 김진규, 최양순, 이만기, 노용식, 주기균 회원께 경의를 표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