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하얀 소복 입고 고종의 승하를 슬퍼하며 / 대한문 앞 엎드려 통곡하던 이들 / 꽃반지 끼고 가야금 줄에 논다 해도 말할 이 없는 / 노래하는 꽃 스무 살 순이 아씨 / 읍내에 불꽃처럼 번진 만세의 물결 / 눈 감지 아니하고 앞장선 여인이여 / 춤추고 술 따르던 동료 기생 불러 모아 / 떨치고 일어난 기백 / 썩지 않은 돌 비석에 줄줄이 / 이름 석 자 새겨주는 이 없어도 / 수원 기생 서른세 명 / 만고에 자랑스러운 만세운동 앞장섰네.
김향화 서도흥 이금희 손산홍 신정희 오산호주 손유색 이추월 김연옥 김명월 최진옥 한연향 정월색 이산옥 김명화 소매홍 박능파 윤연화 김앵무 이일점홍 홍죽엽 박도화 김금홍 정가패 박화연 박연심 황채옥 문롱월 박금란 오채경 김향란 임산월 김채희
오! 그대들 수원의 논개여! 독립의 화신이여!"
위는 이윤옥 시인이 여성독립운동가 20인을 골라 그들에게 드리는 헌시를 쓰고 그들의 일생을 잔잔하게 그린 시집 ≪서간도에 들꽃 피다≫ 속에 있는 ‘수원 기생 김향화’에 대한 시입니다. ≪서간도에 들꽃 피다≫는 연합뉴스, 문화일보를 비롯하여 전국 70여 개 언론이 앞 다투어 소개한 시집이지요.
이윤옥 시인은 “현재 국가보훈처에 등록된 여성독립운동가는 202명이다. 이는 기록된 남성 독립운동가 11,500여 명에 견주어 아주 적은 숫자이다. 하지만, 남성이 독립운동을 하려면 그만큼의 여성도 있었을 것이다. 밥하고 빨래하고 군복 만드는 일에서부터 아이들 교육은 물론 총까지 들었던 여성들의 독립운동이 조명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안타까웠다. 이번 시집에서는 그 202명 가운데 겨우 20명만 다뤘을 뿐이다.”라고 말합니다. 그러면서 기생의 몸이지만 일제에 항거한 김향화와 33명 수원기생의 숭고한 독립운동을 잊지 말라고 당부합니다.
모윤숙이나 노천명 같은 문학인들은 친일 찬양시를 써댔는데 요즘 사람들은 그들을 두둔하여 ‘그때 친일 안 한 사람이 어디 있느냐’고 하는 것에 대해 이 시인은 통탄스럽다고 말합니다. 그러면서 나라를 되찾으려고 서간도의 북풍한설을 온몸으로 맞으며 풍찬노숙으로 조국광복을 위해 뛴 분들을 더는 욕되게 하지 말라고 호소합니다. 또 이 시인은 “시집에서나마 이분들의 이름을 불러주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라 시 속에 33인의 이름을 넣었다”고 합니다. 이를 듣고 감동한 이무성 화백은 영국 체류(8월 한 달) 중임에도 김향화의 고결한 모습을 그리고 그에 더하여 의로운 기생 33인의 이름을 일일이 써서 보내오셨습니다.
소나무의 푸르름은 추운 겨울이 되어야 그 빛을 더욱 발한다는 말처럼 풍전등화에 놓인 조국의 운명 앞에 독립운동가들의 삶은 더욱 빛났습니다. 오늘 66주년 광복절을 맞아 숭고한 독립정신을 보여준 수원 기생 33인과 김향화의 삶을 되돌아보는 하루가 되면 좋겠습니다.
-----생존해 계시는 두 분의 애국지사를 찾아서----
이윤옥 시인은 ≪서간도에 들꽃 피다≫에서 생존해 계시는 수원 오희옥 애국지사와 부평 요양원에 계시는 이병희 여사를 다뤘는데 지난 8월 11일 출간된 시집을 들고 이 두 분을 찾아가 시집을 전달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이 시인은 두 분의 시를 직접 낭송해 드렸는데 오희옥 애국지사와 이병희 애국지사는 연신 고맙다면서 눈시울을 붉히셨고 이 시인의 눈가도 촉촉이 젓어 있었습니다. 오희옥 여사(86살)는 건강하셨지만 부평 요양원에 계시는 이병희 여사(95살)는 한 달 전에 비해 상태가 매우 안 좋았습니다. 어서 이병희 여사께서 예전처럼 기력을 회복하시길 빕니다.
* 마지막 단락 다섯째 줄 "젓"는 "ㅈ" 받침을 일부러 "ㅅ" 받침으로 바꿔 썼습니다. 대량메일에서는 성 적이거나 광 고성 또는 속된 말을 쓰면 발송이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
|
|
|
| |
|
|
|
|
|
|
==================================================================
[ 토박이말 시조 22 ] |
|
|
|
| |
|
|
|
|
|
|
언제 되돌아 가리 (1) |
|
잠자는 갓난아기 오는 날은 갈불잎 언제면 맛보겠나 시원한 고장 가을 남땅의 골 가을이야 믿고장을 못 우기리.
| |
|
|
|
| |
|
|
|
|
|
|
. |
|
* 갈불잎 ; 단풍잎 * 골 ; 만(천의 열배)
| |
|
|
|
| |
|
|
|
|
|
|
. |
|
가을이 깊어가는 밤, 새근새근 잠자는 갓난이는 무슨 꿈을 꿀까? 아마도 곱게 타듯 물든 단풍을 꿈꾸고 있을 것이다. 일본사람들은 일본의 가을이야말로 맑고 아름답다고 우기지만 우리 조국의 가을은 그보다 만 배나 더 아름답다는 것을 모르고 있다.
* 제목에서 "되돌아 가리"는 일부러 띄어쓰기를 했습니다. 대량메일에서는 성 적이거나 광 고성 또는 속된 말을 쓰면 발송이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