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숲에 들어
류윤
나만 외로운 줄 알았는데
다들 고독을 견디며 서 있었구나
발등이 소복이 붓도록
단단히 나이를 견디는 고목들
속내에 갈무리한 둥근 둥근 울음들
고독이 울어 해결될 일이라면
저 둥근 울음들을
다시는 유턴해 오지 못할 곳으로
아주 유배보내도 좋으리
묵묵히 견디다보면
다시 봄은 오고
슬하에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꽃들
어린 것들 피어나는 것이나보며
살아가는 것도 생의 보람일지니
나이란 허무한 거라고들 하지만
꼭 그렇지 만은 않으리
돌아보면 각자 속내에 감춘
내면의 이야기들이
책 한권으로도 모자란다고들
한탄을 하고
다들 왜그리 나이 먹어가는 것을
서러워들 하는가
이제 나이를 가부좌 틀고 앉아
흘러간 옛노래를
턴 테이블에 올려
가벼운 콧노래의
음악으로 흥얼거려보는 건 어떠리
각자의 살아낸 풍운의 이력을 담아낸
레코드 판으로 바꾸어낸다면
온 숲이 웅장한 합창으로
아니면 숲 전체로
폐부를 긁는 목관악기라도
오가는 이들의 이목을 끌지 않으리
다들 묵묵한 고독으로 서서
무거운 나이를 견디기보다는,
카페 게시글
┌………┃류윤모詩人┃
겨울 숲에 들어
류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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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25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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