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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5060들의 손에 손잡고 원문보기 글쓴이: 술래
제주 초가지붕을 그리다
글/이승익
오름 닮은 제주 초가지붕은
만신萬神들 놀이터다
깊은 밤
제사 음식 퇴주 올리는 곳
그곳이지요
명命 다한
하르방 할망 이승서 저승 갈 때
혼적삼 훠이 날려 넋 맞는 곳
그곳이지요
옹기 항아리 처마에 놔
빗물 받아 밥 짓고 국 끊인 물
그곳 물이지요
따스한 춘삼월 낟가리에 달겨드는
참새 떼 날리우면 후드득 날아가 앉는 곳
그곳이지요
생니를 실로 묶어 순식간에 뽑아
<묵은니랑 돌아 가곡>
<새 니랑 돌아옵서>
던지는 곳 그곳이지요
제주 초가지붕은
하르방 할망
저승 갈 때 타고 가는 곳
조상님 제삿밥 먹으러
내려오는 곳
이승과 저승이
만나고
헤어지는
작은 오름이다.
*생니------------- 생이빨의 제주어
*하르방,할망-------할어버지,할머니의 제주어
첫댓글 초가지붕 등고선마다 피안과 차안의 경계가 주렁주렁 여닫고 있네요. 지붕위에 올린 수많은 생이빨들이 하늘의 별들로 반짝입니다. 우리 회장님 단단한 문장들이 지난한 비바람으로부터 저 초가를 매심줄로 보호하셨군요. 삭지 않는 애정으로 우리 글밭회원들 붙들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저야 비록 연한 억새풀의 힘이지만 우리 회장님 지붕위로 저의 마음 한 단, 휙~~ 올려드립니다......늘 건강 유의 하십시오 회장님^^
유년시절, 흔드는 이빨을 실로 뽑아 그렇게 중얼거리며 지붕위로 던지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늘 건필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