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아나운서 출신 김종찬(김주혁분)이 5선의 노련한 노재순후보(집권당에서 팽 당하여 무소속으로 출마)를 물리치고 집권여당의 지역구 국회의원 공천을 받았다.
본격적으로 선거 유세가 시작되는 첫날 김후보의 중3딸 김민진(신지훈분)이 실종되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김종찬의 아내 김연홍(손예진분)은 선거 사무실에서 남편과 사무실 직원들에게 딸을 찾기 위해 도움을 청하지만 남편은 이를 거절하고 오직 선거 운동에만 전념한다. 그런데 선거는 뜻밖의 방향으로 전개된다.
경상도출신인 김후보의 아내 김연홍이 전라도 출신(홍어라고 야유)이라는 것이 밝혀지고, 또 김후보의 딸이 실종되었는데도 선거 운동에만 집중하고 있는 김후보를 노후보 측에서 공격하면서 선거의 판세는 김후보에게 불리하게 전개된다.
연홍은 혼자서 외롭게 실종된 딸의 행방을 추적해 나간다. 실종된 날 아침 딸 민진이 학교에 가면서, 학교가 끝나고 ‘자혜’와 같이 있을 거라면서 붙여 놓은 전화번호는 모르는 번호였고, 딸의 휴대폰 통화목록과 주고받은 이 메일 추적결과, 신성여중 3학년 같은 반 친구 최미옥과 같은 학교 수학선생님이 등장하게 된다.
그리고 자기의 딸인 김민진이 불량스런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도 알게 되었고, 딸을 해친 범인으로 처음엔 최미옥을 의심하였다. 남편이 가지고 있었던 고가의 시계를 잃어버렸는데 그 시계를 최미옥이 차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김후보의 승용차를 운전하는 최기사가 미옥의 아버지인 것도 나중에 알게 되었다. 그래서 가난하고 미천한 최미옥이 부자이며 좋은 가문인 민진을 시기하여 죽였을 것이라 의심한 것이다.
그러다가 지난 1학년부터 최미옥과 김민진의 수학성적이 점차 향상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수학선생님과의 관계를 파 해치기 시작한다. 그 결과 수학선생님이 이들 둘에게 시험문제를 유출하게 된 것도 알아냈다. 수학선생님에게 왜 그랬는가를 추궁하자 그냥 마음에 들어서 그런 것이라 하였지만 믿어지지 않았다.
어느 날, 딸이 자주 가던 친구들의 모임장소에 갔다가, 타악기 속에서 쏟아져 나온 현금다발을 보고 놀라게 된다. 최미옥이 부자집 딸인 민진을 시켜서 이런 돈을 가져오게 한 것이라 짐작하고 미옥 추궁하자 실로 무서운 사실을 털어 놓았다. 수학선생님이 시험문제를 이들에게 유출한 이유가, 우연히 수학 선생님의 카섹스 동영상을 이 두 사람이 가지게 되었는데 이런 사실을 알고 나서, 수학선생님은 그 이후로 전전긍긍하면서 이들에게 호의를 베푼 것이 그 원인이었다. 최미옥은 수학선생님을 범인으로 지목하였다.
그렇다고 수학선생님이 정말 딸을 죽이기까지 하였을까?
선거 판세는 딸을 잃은 김종찬후보에게 동정의 국면으로 호전되어 가고, 투표 당일 김연홍은 아내의 도움도 없이 고군분투하고 있는 남편에게 당신의 성공을 기원하겠다고 용기를 불어넣어 준다.
투표결과 김종찬 후보는 노재순후보를 물리치고 극적으로 당선되었다. 수학선생님에 대한 살인 의혹에 골몰하던 김연홍은, 최미옥으로부터 수학선생님의 카섹스 상대는 바로 남편 김종찬임을 알게 되었고, 이 사실이 밝혀짐을 두려워한 남편이 제 딸을 죽인 것이라는 심증을 굳힌 것이다. 김연홍은 남편을 외딴 곳으로 유인하여, 남편이 호신용으로 준 전자총으로 남편을 실신시켜 자백을 받고 응징한다.
탐욕에 눈이 멀어 사랑하는 딸을 죽였다는 고통을 오래오래 느끼면서 죽도록 말이다.
손예진의 혼신을 다한 연기를 높이 사고 싶었다. 누군가 관람 평에서, 남편이 후보인 선거판에서 아내인 손예진이 엄마로서의 역할에만 최선을 다하였고, 후보의 아내로서 역할과 감정 표현에 소홀했다고 지적하였는데, 그것은 손예진의 몫이 아니라 씨나리오 작업과 작품을 만든 이경미감독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오늘날 선거판에서 수많은 정치인의 아내들이 자식보다는 현재의 권력 즉 남편의 권력 획득과 유지에 집착하는 것이 상례인데 여기서는 그 반대의 현상에 주목하였다는 점이 특이하였다. 따라서 아내로서의 역할에도 고민하는 점이 부각되도록 균형을 맞추었다면 그런 지적이 없었을 것을.
또,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은 항상 자기가 만드는 영화가 관객에게 미치는 교훈적 결과를 생각하고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으면 차라리 범죄 다큐를 만드는 것이 더 관객을 흥분시키고 상업적으로도 성공할 것이 아닌가? 구지 많은 돈을 쏟아 부어 예술을 빙자하여 선정적이고 말초적 감정에 몰입하여 허접한 오락물만 만들어서야 쓰겠는가? 이 영화가 그런 부류라는 것은 결코 아니다.
따라서 전반부에 후보의 아내가 전라도 출신이라 선거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 것에 대한 이슈를 부각시켜, 지역 색에 대한 이득을 보려는 자들에게 경종을 주기 위해서라도 확실한 반전의 포인트를 찍어서 노재순 후보에게 불이익의 결과가 화면으로 표현되었더라면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있었다. 우리나라 민주주의 발전을 위하고, 이웃과의 관계를 이기적으로 악용하는 몰상식한 행위는 항상 그에 상당한 벌이 따른다는 아주 평범한 진실이 보여 졌어야 했다.
이 영화에서 선거라는 큰 줄거리 속에서 후보자의 딸이 실종되었다가 의문의 주검으로 발견되어, 한 꺼풀씩 의문이 밝혀지면서 문제를 해결해 가는 과정 속에서, 가족 간의 대화 부족, 학교에서의 교우문제와 사제 간의 소통과 성적 관리문제, 청소년들의 진로문제와 청소년들이 느끼는 고민꺼리, 선생님과 학부모 간의 부적절한 관계 등 아주 많은 문제들이 단편적으로 등장하였다. 그리고 그것들이 총체적으로 문제 해결에 동원되었다.
결론은 한 촉망받은 정치지망생이 한 때의 실수로 인해서 제 인생 최절정의 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지게 된다는 교훈을 강렬한 메시지로 보여주었다. 보고나서 느낌이 오래도록 남는 영화였다. 이런 수준의 영화를 만든 이경미감독과 출연자 그리고 스텝들의 노고에 경의를 표한다.
첫댓글 영화 한 편 공짜로 보았습니다.
그 속에서도 전라도 홍어 이야기가 나오네 그려
작가고 뭐고 지역감정은 언제 없어지려나?
덕분에 나도 영화 잘 봤어요.